철권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개발자 '하라다 카츠히로'가 10월 2일에 열린 '제 1회 인벤게임컨퍼런스(IGC2015)'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IGC2015에서 'Head Mounted Display VR 개발을 통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라는 주제로 90분 동안 기조강연을 펼쳤습니다. 철권의 메인 프로듀서로 유명한 그이지만, 현재 VR 연애 시뮬레이션인 '섬머레슨'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죠.

소니의 PS VR에 대응하는 연애 시뮬레이션으로, 기기를 장착하면 눈 앞에 그녀가 등장합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영상을 감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녀의 옆에 앉아있는 듯한 리얼리티가 강렬하게 전달되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감 덕분에 '섬머레슨'은 공개되자마자 많은 사람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라다PD는 철권과 관련해 이미 몇 차례 한국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만, '섬머레슨'과 관련해 발표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는 강연을 통해 '섬머레슨'을 개발하게 된 동기와 한계점과 더불어 HMD VR 개발시의 주의점,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어렵게 발걸음 했기에 강연과 더불어 추가적으로 '섬머레슨'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강연 종료 후 별도의 카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맛있는 디저트와 커피를 즐기면서 하라다PD와 '섬머레슨'과 VR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철권의 아버지 '하라다 카츠히로' 프로듀서



Q. 이번에 IGC2015에서 기조강연을 해주셨는데요.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한국에서는 몇 차례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코엑스에서 열렸던 대규모 컨퍼런스에도 참가했었고요. 하지만 대부분이 철권 혹은 격투게임과 관련된 주제였죠.

이번에는 가상현실, VR(Virtual Reality)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VR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간 건 그다지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래서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개발하는 곳이 많지는 않죠.

저 역시 철권이나 소울칼리버 시리즈 등을 개발해왔지만, 지금은 '섬머레슨(Summer Lesson)'이라는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한국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공유하면서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양한 분야의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함께하고자 IGC2015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섬머레슨'을 주제로 발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가요?

일본 내에서는 몇 차례 발표했습니다. 대기업이나 게임사 내에서 '섬머레슨'을 발표하거나, 혹은 도쿄게임쇼(TGS) 등에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섬머레슨'을 주제로 강연한 건 이번 IGC가 최초입니다.

[IGC2015] '섬머 레슨', 그리고 '하라다 카츠히로'...그는 HMD에서 무엇을 보았나?



Q. IGC 강연을 마친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IGC에는 현직 게임 개발자뿐만이 아니라 게임업계에 관심이 많은 학생도 다수 참여했더라고요. 모두 정말 게임을 사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를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며, 저희가 '섬머레슨'을 개발하면서 고민해왔던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는 말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제 예상보다 VR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Q. 강연 이후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요.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질문이 무엇이었나요?

VR 콘텐츠는 일반 게임 개발과는 다르게 여러 부문에서 제약점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는 식의 질문이 많았죠. 실제로 저희가 VR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처음에 고민했던 부분에 대한 질문들이었어요.

개발 초기에는 해서는 안 되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의외로 많았어요. 일반적인 게임 개발이었다면 가능했던 부분이 VR에서는 불가능하다던가, 가능은 하더라도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든가 하는 부분이요. 하지만 개발에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그 이상으로 '가능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면 할수록 여러 가지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질문을 쉽게 던져주시니깐 이 강연을 듣고 있는 사람들이 혹시 'VR 콘텐츠 개발에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적나?' 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 부분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Q. '섬머레슨'의 현재 버전에서는 여주인공과 간단히 대화하거나 무언가를 함께 찾는 정도로만 콘텐츠가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런 내용으로만 1시간 이상을 플레이하기란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하는데요.

일반적인 게임을 만들 때는 보통 2~3시간 플레이할 것을 고려하면서 개발합니다. 하지만 '섬머레슨'은 애당초부터 접근 방법이 달랐어요. 하루에 약 15분 정도도 충분하다는 전제하에 제작했어요.

15분이라는 시간으로 설정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로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가 부피도 크고 무게가 나가기 때문이죠. 장시간 착용을 하면 밀착되는 부분에 땀이 맺힌다던가 혹은 피로감이 밀려오거든요. HMD를 장착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을 저희는 최대 30분 정도로 봤습니다.

그래서 시연 버전을 만들 때도 5분에서 6분 정도의 플레이타임으로 맞춰서 개발했습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플레이해도 15분 내로 끝낼 수 있도록 설정했습니다. 하루에 15분만 즐기고, 푹 쉬고, 다음날 또 15분 플레이하는 식으로 말이에요. 이 패턴으로 플레이하게 하는 것이 저희의 기본 취지였습니다.

장착감도 그렇지만 눈의 피로감 때문에 플레이타임을 짧게 설정한 것도 있어요. 광학렌즈를 눈앞에 두고 장시간 보고 있으면 피곤할 수밖에 없으니깐요. 저는 '섬머레슨'을 개발하면서 적응되었지만, 실제로 보는 세계와는 시각적으로 다가오는 게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몇 시간 동안 플레이해야 하는 콘텐츠는 적합하지 않죠.

아직은 HMD가 많이 무거워요. 좀 더 가볍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어 갈 필요가 있어요. 이후에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VR 화면으로 전환되는 식으로 구현될 수도 있어요. 지금은 기기를 장착하면 눈앞에 화면 말고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잖아요. 내 핸드폰이 어딨는지 찾기 어려운 건 물론이며, 바로 앞에 있는 음료수 잔을 건드려서 쏟을 수도 있어요.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Q. '섬머레슨'의 최종적인 모습에 대해서 묻고 싶은데요. '이런 기능이나 시스템은 차후 도입하고 싶다' 하는 부분이 있나요?

일반적으로 게임을 만들듯이 VR 콘텐츠를 만들면서 문자를 넣는 건 현재로서 여러 부분에서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VR 콘텐츠에서 최적인지 다양한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고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상의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해서 인공대화가 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해가고 있는데요. 반응이 정말 인간과 비슷할 정도이더라고요. 참 재미있는 기능이에요. 여러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많은 반응이 가능하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시리'같은 기능을 게임에 도입하는 겁니다. 시리에게 말을 걸면 반응을 하잖아요. 뭐라고 대답할지 궁금하기도 하죠. 하지만 답변이 무한하지는 않아서 계속하다 보면 패턴을 찾을 수도 있어요. 다양한 답변을 보는 것 외에 이런 패턴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죠.

'섬머레슨'에서도 게임 속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라 외부 서비스도 연계하면 그 캐릭터의 반응이 더욱 더 재밌게 표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게임업계만의 힘으로가 아니라, 다른 업계와 손을 잡고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게임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그렇게 하려면 큰 비용이 들겠지만요.




Q. 내년 상반기에는 오큘러스나 PS VR이 출시될 예정인데요. 굵직한 두 VR 기기가 출시된 이후의 시장 흐름이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하는지요?

오큘러스는 오픈 플랫폼이에요. 소비자 버전이 출시되면 오큘러스 쪽이 많은 사람에게 보급될 수도 있어요. 오큘러스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죠. 현재 다양한 기업이 다양한 장르로 오큘러스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시뮬레이션에도 사용할 수 있고, 게임 외의 체험에도 쓰이고 있어요. 부동산에 가지 않고도 사고 싶은 집 내부를 VR을 통해 볼 수도 있죠. 실용적인 부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요.

그러나 게임에 한해서는 사실 PS VR 쪽이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PS VR은 플레이스테이션 기기를 구매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타겟 유저를 파악하기가 굉장히 쉽거든요. 코어 게이머들이 대부분이죠.

오큘러스에 게임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층이 늘어날 거로 생각하겠지만, 사실 게임 개발자 측면에서 보면 오큘러스에서는 타겟 유저를 추리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사용되는 분야라던가 PC 스펙이 제각각이니깐요.

하지만 PS VR은 가지고 있는 기기도 모두 플레이스테이션이기 때문에 기기 스펙이 동일하죠. 어떤 게임을 구매할 것인지 니즈만 잘 파악한다면 게임 분야에 한해서는 PS VR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Q.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PS VR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 기기가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게이머 층이 PS VR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PS4를 구매해야 하므로, 금액적인 측면에서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아직은 PS VR의 가격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확정을 지어서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플레이스테이션 기기를 사야 하는 것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오큘러스는 PC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사실 이건 엄청난 오해입니다.

오큘러스를 쾌적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스펙의 PC가 필요해요. VR 콘텐츠가 보통 90프레임으로 구동되기 때문이죠. 최저 조건이 90프레임이고, 120프레임으로 구동되는 콘텐츠도 많습니다. 개발자들이 생각한 프레임과 그래픽 수준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그래픽카드나 컴퓨터 내 부품 사양도 높아야 합니다.

지금 보급되어 있는 컴퓨터의 평균 스펙은 90프레임을 구동하는 데 있어 다소 무리가 있는 수준이에요. 노트북은 말할 것도 없고요. 데스크탑의 경우에도 그래픽카드를 반드시 최신으로 교체해야만 합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PC를 가지고 있어서 PS VR처럼 기기를 별도로 사지 않아도 된다"라던가 "오큘러스 쪽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겁니다.

결국, 비용이 드는 건 오큘러스나 PS VR이나 마찬가지예요. 가치관의 문제인 거죠. 평소에 쓰는 컴퓨터의 스펙을 높여서 사용할 건지, 혹은 하고 싶은 게임 소프트를 따라 PS VR을 살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열혈 게이머여서 새로운 그래픽카드가 나올 때마다 바꿔주는 사람이 아닌 이상 돈이 드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Q. 그렇다면 '섬머레슨'의 발매는 언제쯤이 될까요?

글쎄요. 애초부터 '섬머레슨'의 게임화(化)가 결정된 상태가 아니었어요. 열심히 '섬머레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나 소니 쪽과의 이야기가 예전보다는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죠. 많은 분이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 계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저 역시 '섬머레슨' 관련 기사는 여러 번 써왔는데요. 실제로 시연을 했던 건 올해 상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가 처음이었어요. VR 콘텐츠는 실제 시연을 해봐야만 진가를 알 수 있는데, 기자는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이 시연해볼 기회가 너무 적은 것 같아 아쉽네요.

저희도 그 부분이 고민이에요. 단순히 '체험회를 연다'라고 생각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거든요. PS VR을 시연하려면 센서의 반응을 잡아야 하므로 기기당 상당한 공간이 필요하죠. 또한, 기기 1대당 1시간에 최대 6명이 시연해볼 수 있는데요. 저희가 PS VR을 수십 대 가져올 수 있는 것도 아녀서 생각보다 적은 인원만 플레이하게 됩니다. 도쿄게임쇼에서도 섬머레슨은 2대밖에 없었어요.



Q. 올해 지스타에서 SCEK가 부스 내에 PS VR 시연대를 마련할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혹시 '섬머레슨'도 출전하나요?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다면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요. 하지만 반대로 너무 기대가 크면 행사장이 패닉상태가 될 수도 있어요. 시연기기를 두 대 비치한다면 1시간에 12명 정도가 플레이할 수 있는데요. 지스타가 24시간 열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비즈니스 데이 이후 일반 기간동안 많아봐야 100명도 안되는 사람 만이 플레이할 수 있어요.

작년 12월에 일본에서는 섬머레슨 시연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10대의 PS VR 기기를 두고 이틀동안 진행되었는데, 선발된 300여명의 사람들이 플레이를 할 수 있었어요. 심야까지 시연할 수 있도록 두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수치였죠. SCEK 부스 관련 사항은 전적으로 소니 쪽에서 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소니 쪽과의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Q. 혹시 철권VR 등의 콘텐츠를 만들 계획은 없는건가요?

처음에는 철권 캐릭터를 이용해 VR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격투게임을 VR로 하니까 어마어마했어요. 개발에 많은 노력을 들였는데, 이에 반해 사람들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어요. 눈 앞에서 격투가가 날뛰니 "으아! 무서워!"라는 반응 뿐이었거든요. 나를 향해 발길질을 하니까 무섭다며, 계속해서 하고 싶지는 않다는 식의 반응들이 많았어요,

이외에도 뒷 배경에 대한 구현 문제도 있었어요. 바로 앞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의 퀄리티를 향상시켜야 하는 점도 있었고, 60프레임의 콘텐츠를 90프레임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섬머레슨'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VR 콘텐츠에 대한 제작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Q.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섬머레슨' 이후에 차기작을 만들 계획은 있나요?

하하, 너무 이른 질문 아닌가요. 지금으로써는 첫 작품도 출시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기 때문에 잘 모르겠네요.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라고 지금은 말할 수 밖에 없네요. 유저 여러분들의 응원과 요청이 많다면, VR 콘텐츠 개발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겠지요. 노력하고 싶고, 저도 정말로 '섬머레슨'을 출시하고 싶습니다.


Q. VR과 함께 자주 거론되는 분야가 AR인데요. AR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AR과 VR은 발상이 전혀 다른 분야에요. 생각하는 방법이나 접근 방식이 많이 다르죠. 게임 외의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공통점이 많아요. 다만 게임에 국한해서 보면, VR 콘텐츠 제작자와 AR 콘텐츠 제작자는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VR은 말이죠. 애초부터 밖에 나오는게 귀찮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콘텐츠에요. 외출을 싫어하는 이들에게 있어 최적의 콘텐츠죠. 하와이로 여행을 가고 싶은데, 실제로 가면 덥기도 하고 너무 귀찮은거에요. 그런 사람들이 VR을 통해 집에서 에어콘을 쐬면서 레모네이드를 마시면서 하와이를 즐기는 거에요.

AR은 실제 현실세계를 보다 즐겁게 만들어주죠. 대화를 나눌 때 AR 글래스를 끼면 둘이서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재미있는 연출 및 데이터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 +알파가 되는 거랄까요. 실제 현실과 가상 세계가 섞이는 것이죠. 여자친구와 함께 밤하늘을 볼 때 둘이서 함께 폭죽으로 수 놓아진 하늘을 감상할 수도 있어요. 뭐, 쉽게 말해서 가진 자들이 즐기는 것이랄까요.

이사를 해야하는데 새로운 집을 봐야 되요. 그런데 다니면서 일일히 살펴보는건 힘들잖아요. VR을 활용하면 집에 앉아서도 이사갈 집 내부를 볼 수 있죠. AR을 활용한다면 이사갈 집에 가서 가상으로 가구나 냉장고 등을 세팅해보면서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랄까요?

제가 도쿄에서 혼자 산게 20년 이상이고, 그동안 이사를 9번 정도 했어요. 그런데 집을 사기 전에 직접 가서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잡지라던가 인터넷 상의 정보만 보고 결정했죠. 귀찮으니깐요. 그런 저에게 있어 VR은 정말 멋진 수단이죠. 골프를 치고 싶을 땐 VR로 즐길 수 있으니 말이에요.

반대로 활동적인 분들은 AR을 활용하면 더욱 좋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면서 AR을 통해 스코어라던가, 공이 날라간 포물선 등을 확인하면서 즐길 수 있거든요. VR과 AR, 어느 것이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전혀 다른 분야이죠.

▲ 최근 이슈가 됐던 AR 콘텐츠인 '포켓몬스터 GO'


Q. 앞으로 VR 시장이 어떻게 흘러 갈까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한마디 해주세요.

2013년도에 많은 분들이 "3년 후에는 VR이 크게 유행하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세요. 아직은 아니에요. PS VR과 오큘러스가 내년에 정식 발매되기는 하지만, 아직은 초기단계이죠.

기기가 출시된다고 해서 갑자기 인기가 대폭발할 것 같지도 않고요. 인기를 끄려면 그에 상응하는 콘텐츠가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당장 생각했을 때 PS VR 혹은 오큘러스가 출시됐을 때 바로 하고 싶은 게임이 있나요? 이렇다 하고 전면에 내세울 게임이 아직은 없는거죠.

그래서 출시 시점에서는 자잘한 콘텐츠들이 갖춰진 상태로 발매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2016년에 VR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2016년 그 이후에는 VR 시장이 좀 더 확장될까요?

하드웨어 스펙과 형태기 이 상태로라면 더 큰 발전은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VR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거라고 보고 있어요. 10년 후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VR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선글라스처럼 가볍게 착용하고 다니면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고요. 그 때가 되면 "와! 저렇게 거대한 기계를 쓰던 때가 있었네"하면서 웃는 때가 오겠죠.


Q. 마지막으로 '섬머레슨'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이번 IGC에 온 것도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온 게 아닙니다. 함께 VR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였어요. 더 많은 사람이 VR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해 주기를 바라니깐요. 현재 학생들이나 인디 개발자들이 VR 게임에 흥미를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VR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