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김신겸을 막지 못했다. 14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펼쳐진 블소 토너먼트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주술사 김신겸이 팀 동료 기공사 윤정호를 4:1로 꺾고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연승 행진은 20연승에서 끊겼지만, 김신겸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시종일관 완벽한 경기력으로 윤정호를 압도했다. 마령과의 완벽한 연계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하는 1위부터 4위를 차지한 김신겸, 윤정호, 이재성, 유야 마츠모토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우승을 축하한다. 기분이 어떤지?

김신겸 : 지금까지 블소 토너먼트를 하면서 처음 우승했다. 얼떨떨하고 기쁘다. 팀 동료 윤정호 선수가 아니었다면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맙고 미안하다. (윤)정호 형, 내가 잘 할게(웃음).


Q. (김신겸에게)주술사가 너프되더라도 다음 시즌에 주술사를 할 예정인지?

김신겸 : 연습을 해 보고 괜찮다 싶으면 주술사를 계속 할 생각이다. 다만 확정까지는 아니고 여러 직업을 해 보면서 뭘 할지 결정할 것 같다.


Q. (김신겸에게)항상 4강 징크스에 시달리다가 이번에 징크스도 깨고 우승을 했다. 징크스 타파가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또, 경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

김신겸 : 와일드카드전을 통해서 진출했을 때만 해도 기공사라는 직업이 정말 까다로웠다. 기공사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부담도 됐는데, 4강에서 이재성 선수를 만났을 때 정호 형이 많이 도움을 주고 기공사의 약점을 빠짐없이 알려줬다. 그런 정호 형을 꺾어서 우승하게 되니까 미안한 마음이 크다.


Q. (유야 마츠모토에게)한국에서 블소 대회를 처음 해 봤는데, 소감이 어떤가?

유야 마츠모토 : 한국에 처음 와서 경기를 하면서 한국 선수들, 그리고 다른 나라 선수들과도 경기를 펼쳐보니 정말 큰 도움이 됐다.


Q.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기공사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는데, 기공사로서 아쉬움은 없나?

윤정호 : 그 당시만 해도 기공사가 상당히 강하다는 걸 우리도 알고 있었고, 너프될 것이란 건 예상했다. 그런데 너프가 됨과 동시에 타 직업에게 기공사 대처 스킬이 너무 많이 생겼다. 때문에 기공사의 스킬을 연계할 수단이 많이 사라져서 꽤 힘들었다. 그 상태에서 플레이를 하다보니 비무 스킬도 아닌 것을 비무에 억지로 맞춰서 쓰는 상황이 생기게 돼서 아쉽다.

이재성 : 작년 대회부터 기공사가 계속 강세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상대적인 너프를 많이 받았다. 기공사 너프 자체는 동의하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심했다. 그래도 어떻게 운이 따르다보니 우리 둘 다 4강에 오고, 정호는 결승까지 가게 됐다. 그래도 우리는 프로니까 마냥 밸런스 탓만 하지 않고 적응을 해야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패치 내용이 마음에 들진 않았다.


Q. (김신겸에게)주술사가 강하다곤 해도 누구도 본인처럼 주술사를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유가 있나? 또, 윤정호는 대회 이후 행보가 궁금하다.

김신겸 : 주술사가 쉬운 직업이기도 하고, 툭툭 치다보면 유저들이 죽다보니 연구 자체를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력이 오르면 오를수록 사람들이 잘 대처를 해서 힘들어진다. 나는 원거리 캐릭터를 주술사로 처음 플레이했는데, 시즌 1부터 치고받는 성향을 못 버려서 고생을 했다. 성향을 방어적으로 바꾸니까 이런 문제가 해결됐는데, 다른 유저들도 이런 부분을 충분히 인지한다면 실력이 오를 것이라고 본다.

윤정호 : 아직 학교를 다 마치지 못해서 내년에는 지금처럼 열심히 하기는 힘들겠지만, 확실하게 진로를 결정한 건 아니다. 가족들과 얘기를 많이 해 봐야겠지만, 내년에도 팬들을 만나뵙고 싶다.


Q. (윤정호에게)김신겸에게 기공사 약점을 전부 알려줬다고 했는데,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윤정호 : (이)재성이 형이랑은 예전부터 친하게 지내왔고, (김)신겸이는 같은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생이라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 그렇다고 내가 신겸이 말처럼 다 알려준 건 아니고 몇 개만 알려줬는데 자기가 알아서 찾아낸 거다. 신겸이가 잘해서 이긴 거라고 본다.


Q. (이재성에게)선수 중에서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인데, 내년 대회에 대한 각오를 듣고 싶다.

이재성 : 선수들 중에는 내가 나이가 있는 편이라 노장이라고 놀리는 분들이 있다. 나는 비록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한 번도 빠짐없이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을 한다. 대회 때마다 나는 우승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기 때문에 나이는 있지만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Q.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직업이 생길 예정인데 내년에는 신 직업을 할 생각이 있는지, 혹은 직업을 바꿀 생각인지 궁금하다.

이재성 : 프로라면 캐릭터를 다 활용할 줄 알고, 그 시즌에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들고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 나도 지금까지 기공사 하나만을 고집했지만 이후에는 기공사 대표 이재성이 아니라 그냥 이재성으로 다양한 직업을 할 생각도 하고 있다.

윤정호 : 다른 직업을 다 해 봤는데 기공사를 빼면 나랑 정말 잘 맞지 않았다. 아마 그 때도 기공사를 할 것 같다.

김신겸 : 신규 직업으로 다 한 번씩 갈아탔고, 그 때마다 1등을 한 번씩 해 봤다. 이번에도 신규 직업으로 플레이를 해 보고 괜찮다면 그걸로 1위를 해 보고 싶다.

유야 마츠모토 : 나는 내년에도 역사를 할 생각이다. 물론 다른 직업으로 해 보는 것도 좋겠지만, 지면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경기를 하는 것 자체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역사를 할 생각이다.


Q. (유야 마츠모토에게)일본에서는 블레이드&소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듣고 싶다.

유야 마츠모토 : 내 생각에는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PVP 게임은 별로 인기가 없는 편인데, 그나마 블레이드&소울은 PVP 게임치고 인기가 꽤 되는 것 같다.


Q. 대회를 주최하는 NC소프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있는지?

이재성 : 많은 혜택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 다만 좀 더 유연해졌으면 좋겠다. 유저들의 공통된 반발이 있다면 그것을 수용할 줄도 알고 피드백도 해 줄 때도 있어야 하는데, 항상 "차후 반영하겠다" 등의 답변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 물론 대규모 대회를 꾸준히 열어주는 점에 대해서는 정말 고맙고 조금의 불만도 없다.

윤정호 : 앞에서 할 말을 거의 다 해서...(웃음). 일단 기공사 버그 좀 빨리 고쳐줬으면 좋겠다.

김신겸 : 직업에 대한 너프는 순식간에 이뤄지는 반면, 상향은 정말 해 주지 않는다. 물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많은 유저들이 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빠르게 대처를 해 줬으면 좋겠다.

유야 마츠모토 : NC소프트에서 대우를 잘 해 줘서 감사드린다. 직업별 밸런스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을 써 준다면 좋을 것 같다. 한국보다 일본이 항상 업데이트가 늦는데, 이 점도 고쳐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