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5-11-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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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매우 효율적인 오픈 월드, 매드맥스

Zerasion 기자

인벤에서는 zerasion님이 작성한 '매드맥스' 리뷰를 소개해 드립니다. zerasion님은 현재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며, 다양한 리뷰와 칼럼 등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zerasion님은 현직 게임업계 기획자로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과 플랫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자, 그럼 게임 기획 시각에서 '매드맥스'의 오픈월드 레벨 디자인을 흥미롭게 풀어낸 리뷰를 소개합니다.


* 본문은 zerasion님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성향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zerasion 홈페이지




최근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 굉장히 오랜 만에 게임 하나를 알알이 뽑아먹은(?) 행복한 경험을 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이나 SNS 등을 통해 틈틈히 주변에 홍보했던 "매드 맥스Mad Max"가 바로 그 게임입니다.



비단 최근의 유행이라면 유행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 아니면서 현실감 있는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게이머의, 아니 인류의 열망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지금의 오픈 월드라 불리는 장르처럼 흘러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오픈 월드는 몇 가지 어려운 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제작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죠. 오픈 월드라고 부를만한 정도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월드의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야 한다는 게이머의 기대가 있는 데다가, 그 큰 규모를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아티스트들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게 되고, 또한 그 큰 월드를 매끄럽게 돌아다니고 그 안에서 다양한 행동들을 하려면 기술적으로도 어마어마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어디 이 뿐인가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일종의 놀이터에 가까운 "마인크래프트"라도 만들 게 아니라면 그 큰 월드를 채울 무수히 많은 컨텐츠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시간과 노력을 짜내어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들인 공만큼 재미가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너무 많은 할 일들이 온갖 곳에 존재하게 되면서 플레이어는 굉장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시스템이 가이드 수준을 넘어 플레이 자체를 간섭하게 되기 쉽고, 그러면 아이러니하게도 "오픈 월드"라고 부르는 장르의 특징적인 장점인 자유로운 행동이라는 부분에서 근본적으로 충돌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오픈 월드라는 형식은 일단 만들기도 어려운데, 잘 만들기는 더더욱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지금부터 설명할 매드 맥스는 제목으로도 적은 것처럼, 무척이나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오픈 월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 아트 리소스 제작

게임 제작의 많은 부분이 정량적으로 작업물을 측정하기 어려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번뜩이는 디자인 아이디어나 획기적인 알고리즘 등은 단지 시간을 들인다고 무조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상대적으로 아트 리소스들은 상당히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하게 만들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초안 단계의 획기적인 무언가는 정성적이지만 그 이후의 제작에 들어가는 피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정량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아티스트 분들의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만 놓고 말하면, 매드 맥스의 비주얼은 굉장합니다. 주변에서는 드라이브하면서 경치를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는 것이야말로 이 게임이 가진 최고의 가치라고 반 농담을 던질 정도로 굉장히 볼만한 화면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게임의 무대가 되는 지역의 크기에 비해, 아트 리소스들이 차지하고 있는 "밀도"가 굉장히 낮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스카이림의 숲과 이브온라인의 우주를 비교해보자면, 스카이림의 숲은 생태를 구성하는 풀들도 여러 종류고 여기 저기 흩어진 돌들도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숲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나무들의 모양도 매우 다양합니다. 물론 스카이림도 역시 효율적인 레벨 구성을 위해 기술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일단 그 재료가 되는 아트 리소스들은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건 맞는 거니까요. 그리고 환경만 있을 수 없죠. 숲에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 소형 중형 대형 동물들이나 각종 인물들, 그리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나 머무는 건물들.. 필요한 리소스들이 어마어마합니다.

▲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의 게임 화면


이와 극단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이브온라인의 우주는 어떤가요? 배경을 표현하는 우주 이미지 하나와 적당히 떠다닐 우주 쓰레기나 우주 정거장, 그리고 적 기체 정도면 끝납니다! 세상에! 배경을 "우주 이미지 하나"로 끝내버릴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함이란! 하지만 누구도 이브온라인의 배경을 저급이라고 폄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우주는 무의 공간"이니까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당연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 '이브 온라인'의 게임화면


매드 맥스의 세계도 비슷합니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이기 때문에 물도 거의 없고 생명도 거의 없는 고도의 사막화가 진행된 곳입니다. 때문에 기초가 되는 "지형"적인 기반만 충실하게 표현되고 나면, 그 위를 채울 요소들의 가지 수는 비약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덕분에 아트 리소스의 제작 비용이 굉장한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기술적인 구동 사양 역시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최소 사양이 얼마나 되는 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렌더링할 개체 자체가 적기 떄문에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은혜로운 배경 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매드맥스'의 게임 화면


이처럼 넓은 대부분의 필드를 표현할 노력이 줄어든 덕분에, 반대로 노력을 집중해야 할 국소적인 부분들에는 더더욱 힘을 줄 수 있게 됩니다. 이 게임의 월드는 랜덤 구성도 아니고 모두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게임 전체에 몇 개 안되는 적들의 본부와도 같은 캠프들이나 일부 랜드마크가 될법한 대형 구조물들, 또는 시나리오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몇몇 지역들에 대해서는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공을 들인 것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후반 지역이자 매우 좁은 영토인 The Dump는 매립지라는 컨셉이라 나름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 캠프의 모습


그리고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은 바로 The Dunes 이라는 지역인데요, 맵 전체가 거대한 사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다른 곳은 그나마 황무지 정도의 느낌인데 The Dune은 그야말로 모래밭입니다..! 지도 상에 길로 표시되는 아스팔트 영역도 애초에 적은데, 그마저도 반절 이상이 모래에 묻혀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겉보기와 달리 오히려 굉장히 꽉찬 지역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장치들이 존재하는데요.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두 세 군데 정도에 "이 광활한 모래 벌판은 사실 도시였고 그 도시는 모래 밑에 가라앉아 있단다"라는 힌트들이 등장합니다. NPC가 알려준 정보를 따라 벌판 한 가운데에 도착하면 그냥 평범한 지하 벙커같은 입구가 있는데 들어가보면 거대한 교회가 있다던가, 지하철 역이 있다던가, 굉장히 평범한 2층 가정집이 있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심지어 스토리상 중요한 장소인 The Dunes의 핵심 장소는 "공항"으로 설정되어 있으니 각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실제로 꽤 커다란 도시였다는 것을 플레이어는 현실의 정보를 대입해 추측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폐허가 된 교회 내부, 폐허가 된 집 내부, 폐허가 된 지하철 역 일부 정도일 뿐인데도 말이죠. 이처럼 연관성 없이 제한적으로 주어진 정보들을 머릿 속으로 조합해 연결시키는 것을 "아포페니아(Apophenia)" 현상 또는 아포페니아 심리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저도 몇 년 전에 GDF의 한 번역글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인데 정말 알찬 정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이처럼 굉장히 효율적으로 플레이어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The Dunes의 모습


또한 유사 장르의 다른 타이틀들인 GTA5나 툼레이더처럼 이야기의 진행에 필요한 연출의 요소를 굉장히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일단 게임 내 모든 대사는 풀 보이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모든 미션은 길든 짧든 컷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미션에 컷씬이 존재하며 풀 보이스를 지원한다!만 놓고 보면 여느 대작 게임들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미션의 숫자 자체가 굉장히 적습니다.

미션은 굉장히 긴 구간마다 한 번씩 "이제 다음 영토로 넘어가렴" 정도의 동선 가이드 정도로만 동작하고 그 큰 공백을 메우는 것은 오픈 월드형 컨텐츠인 지역 기반 컨텐츠들을 플레이 하면서 발생하는 플레이어 서사일 뿐입니다. 물론 일정 기점을 넘어가면 꽤 빼곡하게 미션으로 스토리텔링을 끌고 가지만 그야말로 후반의 후반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떄문에 게임 전반에 걸쳐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적은 숫자의 연출이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는 전체 게임의 구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 게임 컨텐츠를 다룰 때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 오프닝 컷씬 모습



2. 세계관 전달

여타 다른 많은 게임들도 메인 시나리오의 전달만큼 세계관의 전달에 비용을 들이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매드 맥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연출을 통한 메인 시나리오의 스토리텔링 빈도가 적다보니,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전달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큰 공수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오프닝에서 매우매우 간략하게 "세계 경제가 몰락하고, 핵전쟁이 일어나고, 그래서 사막화가 되었다." 정도로만 영상으로 보여줄 뿐이며, 이는 여느 판타지 배경 게임의 "만 년 전, 대륙에는 마왕과 용사가 있었다."만큼이나 평이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큰 공수를 들이지 않고 이 세계의 시대 설정이나 이전 시대에 대한 배경, 그리고 이전과 현재를 잇는 시대의 흐름까지 플레이어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전달하고 있는 방법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바로 "역사 유물(History Relics)"이라는 수집 요소를 통해 이 같은 전달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역사 유물 중 사진의 모습


게임에서 유물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수집 요소"에 그칠 뿐이며,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요소는 1도 없습니다(딱 한 장의 숨겨진 파츠를 찾을 수 있는 힌트를 주는 사진이 있는데, 정말로 딱 한 장 뿐인 예외 사항). 종류는 사진과 메모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사진은 뒷면에 메모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지역 기반 컨텐츠"의 "달성 여부"를 체크할 때 같이 포함되기 때문에 굳이 모으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찾기 어렵게 꼭꼭 숨겨져 있는 편도 아니라 기본 동선 내에서 발견하기도 쉽고요. 일부러 안 모아봤자 나중에 전체 지도를 볼 때 괜히 하다 만 컨텐츠 같은 찜찜한 표시들만 가득할 겁니다. 그래서 여러 모로 전혀 부담감이나 압박감 없이 그냥 길가다가 줍는 느낌으로 모을 수 있는 요소일 뿐입니다.

사진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굉장히 일상적인 것들이거나, 대공황이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폭동이나 참극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뒷면의 메모는 주로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어 누가 누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단편적으로 당시의 생활이나 시대상을 담게 되는데 이 유물의 양이 모두 103 개나 됩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익숙한 현실의 풍경이 담긴 사진들과 게임 내 황량한 풍경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게임 세계의 비극을 강하게 전달하게 되고(사진을 본 맥스의 독백이 굉장히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라 대비를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수집한 유물의 양이 늘어날 수록 단편적인 정보들이 모여 현실의 일상에서 매드 맥스의 세계로 이어지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매드 맥스의 사막화 된 풍경이나 인물들의 외관 및 성격, 그리고 주인공인 맥스가 개 사료나 지나가는 도마뱀, 심지어 시체에 생긴 구더기들을 식량으로 섭취하는 광경을 창 너머로 구경하는 분리된 이야기가 아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 느끼게 되면서 그 세계에 강하게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수집 요소와 같은 사이드 컨텐츠로 세계관을 전달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째는 스토리텔링의 비용이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절감됩니다. 컷씬이나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만들어 설명한다거나, 하다 못해 퀘스트 등의 컨텐츠라도 만들어서 전달하려고 하면 잘 전달하기도 힘들지만 일단 제작 비용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둘째는 주요 컨텐츠 또는 필수 컨텐츠가 아닌 방식으로 접근해 강제성을 덜어냄으로서, 능동적인 플레이어들에 선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우리나라 게이머 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효율 중심의 플레이어 타입에겐 이 같은 세계관을 전달하려는 컨텐츠는 단지 매우 귀찮게 대사가 많은 무언가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마치 수동적으로도 볼 수 있는 TV와 능동적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책의 차이처럼, 굳이 적극적으로 사이드 컨텐츠를 소비하려는 플레이어, 즉 세계관이 궁금해 알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플레이어들에게 이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유사 사례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스카이림에서 볼 수 있는 "서적 컨텐츠"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드 맥스의 유물은 텍스트의 양 자체가 그 두 게임들보다도 적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죠.

이처럼 위에서 The Dunes의 사례에서 잠깐 언급했던 아포페니아를 세계관 전달에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굳이 전체를 서술하지 않아도 마치 "이어 그리기"를 하듯 사건과 사건들을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연결짓도록 만드는 방법은 매우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작년에 GOTY에서 수상하기도 했던 인디 게임 "This War of Mine"에서도 이같은 비유와 상징을 통한 암시적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시간이 없어 초반 부분만 잠깐 해봤는데 매드 맥스의 유물과 비슷하게 "편지" 형식으로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위기와 시대 배경 전달에 무척 효과적이라는 것도 직접 체감하게 됐었고요.

▲ This War of Mine의 게임 화면



3. 간소화 된 조작

매드 맥스는 여러 면에서 간소하게 압축된 게임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리소스도 아껴쓰고 그만큼 컨텐츠의 숫자 자체도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컨텐츠들의 깊이도 그다지 깊지 않습니다.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전투와 전투와 전투로 점철된 플레이를 보이고 있는데, 심지어 그 전투마저도 굉장히 간소화된 입력 체계를 사용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느낌을 줍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게임의 전체적인 호오가 갈리게 되는데 가벼운 접근으로 화려한 영상미를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쪽과 게임의 깊이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확실하게 평을 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각자의 판단이니 무어라 단정지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어쨌든 유사 장르들과 조작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액션 면을 비교해보자면,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멋진 액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니악한 액션 플레이어가 아닌 층에게 꽤나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배트맨 아캄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공격"과 "반격"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화려한 배트맨의 근접 격투술을 감상하듯이 즐길 수 있는 부분과 비슷합니다.

일단 아캄 시리즈의 전투를 계승/발전 시켰다고 불리는 "Middle Earth:Shadow of Mordor(이하 모르도르)"의 경우는 앞서 설명한 "간편한 공격/반격 조작과 화려한 근접 전투"를 충실하게 계승시키고, 그 위에 Kill Streak 이라는 콤보 개념을 얹어 몇 콤보 이상 성공하면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액션 게임으로서의 조작"을 발전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 때의 필살기들은 기본적으로 PS4의 듀얼 쇼크 기준으로 서로 다른 두 개의 버튼을 조합해 누르는 것으로 각각의 기술 입력을 구분지어 두었습니다.

반면에 매드맥스는 일단 스킬의 개수 자체가 모르도르에 비해 적은 까닭도 있겠지만, 같은 입력이라도 서로 다른 전투 "상황"에 따라 다른 스킬이 발동되도록, "Contextual Interface"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황적 조작은 "블레이드 & 소울"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E나 F 또는 Space Bar 등의 같은 입력을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스킬로 매칭시켜주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Space Bar는 점프지만 전방의 적이 다운 상태라면 다운 공격기로 바뀐다거나, 내가 적의 공격을 막아낸 상태라면 반격기로 바뀐다거나 하는 방식이죠. 매드 맥스의 전투 조작은 기본적으로 마우스 좌클릭이 공격, 우클릭이 반격이라는 부분은 공통적이지만 여기에 특수 만능키인 E키를 더해 총 세 가지 입력을 기본적으로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좌클릭과 E 키 입력은 다시 짧게 누름과 길게 누름으로 구분해 4 가지로 나누고, 좌클릭 길게 누름과 E, E 길게 누름의 세 입력은 현재 맥스의 전투 상황에 맞춰 각각 다른 스킬들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좌클릭을 길게 누르면 보통은 강공격을 사용하지만 분노 상태라면 Fury Chain Finisher라는 기술로 바뀌고, 적이 벽을 등지고 있다면 Wall FInisher 라는 기술로 바뀝니다. 그리고 만능인 E 키는 기절 상태의 적에게는 단검 마무리, 적이 나를 포박한 경우에는 즉시 포박을 풀고 단검 마무리, 맥스가 분노 상태라면 Fury Grould Finisher, 맥스가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다면 Melee Weapon Finisher, 내가 공격한 적이 방패로 막았다면 Shield Crasher로 각각 바뀌게 됩니다. 마우스 좌클릭과 E키, 단 두 가지 입력 만으로 이처럼 굉장하고 다이나믹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도 마치 액션 게임의 초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한 장점이니까요.

만능 입력인 E 키는 전투 외에도 매우 다양한 곳에서 사용됩니다. 기본적으로 대화, 수집, 도구의 사용에 E 키를 누르고 있는 조작이 사용됩니다. 그야말로 기본 Interaction 입력인 셈입니다. 그리고 빠루(..)라는 전문 용어로 잘 알려진 쇠지렛대(Crowbar)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때에는 Mash Button 이라는 표시가 나타나면서 E 키를 두다다다다 연속으로 입력해야 합니다. 갓오브워나 툼레이더에서 무거운 문을 열거나 잠긴 틈을 벌릴 때 사용하던 익숙한 입력 방식이죠. 익숙하면서도 몰입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적절한 입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상 전투의 모습


원거리 공격 부분은 모르도르의 경우 Focus 라는 일종의 스테미너 또는 마나 같은 별도의 자원을 소모해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활을 조준하면 자동으로 포커스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거의 정지한 것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덕분에 게임 패드를 기준으로 오른쪽 스틱을 사용해 조준해야 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플레이어들에게 꽤나 어려운 조작이라는 것을 꽤나 부드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포커스가 다 떨어지면 시간이 원래대로 흐르고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지만요.

매드 맥스는 맥스의 직접 전투의 원거리 공격에 대해서는 슬로우를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서 다룰 차량 액션에서는 모든 원거리 공격에 슬로우가 기본 적용되는 친절함을 베풀지만, 맥스의 전투까지 적용하지는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원거리 공격이 어려운가? 라고 한다면 대답은 No 입니다. 슬로우를 적용하는 대신, 퀵 타겟이라는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사실 저는 마우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써본 적이 별로 없지만 원거리 무기를 조준한 상태에서 시점 이동을 하지 않고 있다면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또는 맥스에게 가장 가까운, 또는 정해진 우선 순위가 가장 높은 대상에게 자동으로 조준 표시(하얀 외곽선 표시)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르면 조준점을 향해 공격하는 좌클릭과 달리, 자동 타게팅된 대상을 향해 알아서 공격하게 됩니다. 아마도 게임 패드를 사용할 때라면 꽤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기능일 것 같지만 직접 써보질 못해서 평가를 하기는 어렵겠네요.

하지만 원거리 공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황량한 세계에서 총과 탄약은 매우 희귀한 자원이거든요. 따라서 맥스에게 있어 샷건이란 그야말로 궁극의 필살 무기 같은 존재가 됩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간혹 등장하는 기름통에 불을 붙이고 집어 던지는 일이라거나, 적들의 물건을 빼앗아 사용하는 폭발 작살 같은 것들도 있지만 이 또한 자주 사용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맥스는 주먹으로 말하는 사나이니까요. (사실은 차를 타고 다닐 때가 더 많은 것 같지만요.)

그리고 매드 맥스라는 세계의 상징인 자동차, 그리고 그 자동차로 벌이는 액션 부분이야말로 이 게임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라면 GTA 시리즈나 와치독스, 그리고 배트모빌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아캄나이트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GTA와 와치독스는 자동차를 적극적인 공격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작 자체도 전진, 후진, 좌우회전, (핸드)브레이크 정도로만 제공됩니다. 그리고 전투를 위한 존재인 아캄나이트의 배트모빌은 차량 모드와 전투 모드가 분리되어 있고, 차라기보다는 바퀴달린 로봇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기 떄문에 조금 별도로 취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드 맥스의 차량 기본 조작은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전진/후진/좌우회전/핸드브레이크 정도가 제공되지만, 직접적인 기본 공격 커맨드가 있습니다. 바로 측면 들이받기 인데요, 영화에서 차량 추격 씬이 나오면 차를 옆으로 밀어붙여 다른 차량을 공격하거나 들이받는 것처럼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른 상태로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하면 그 방향으로 마치 어깨치기를 하듯이 빠르게 방향을 돌렸다가 다시 핸들을 복구시킵니다. 그리고 차량의 앞은 범퍼 파츠를 강화해 방어력을 높일 수 있지만, 후면이나 측면은 강화 효과가 약하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치 월드 오브 탱크의 플레이처럼 옆구리를 잡으려고 적과 나의 차량이 서로 빙빙 도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만들어집니다. 정면 들이받기는 마치 산양의 뿔 들이받기 처럼 니트로 부스트를 이용해 피해를 극대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영문 명칭이 Ramming 이더라고요. 아니면 타이어 휠에 날붙이를 달아 그라인딩 데미지를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 차량 전투의 모습


그리고 자동차라는 점의 기본 동작을 이용한 위의 공격 수단들 외에도, 보다 직접적인 공격 수단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일단 차량 탑승 상태에서도 운전자 맥스의 샷건을 사용할 수 있으며 차량에서는 지상과 달리 조준 시 슬로우가 적용됩니다. 또한 근거리 대상일 경우, 공격할 수 있는 각각의 "파츠"가 별도로 표시되어 조준 사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퀴를 쏘면 타이어가 터져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게 되고, 차량 후미에 달린 가스통을 쏘면 피해량에 따라 가스가 폭발해 차량을 파괴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살총(Harpoon)을 매우 높은 빈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짐칸에 동승하는 Chum Bucket(이하 첨) 이라는 NPC가 있는데요, 작살은 첨이 사용합니다. 덕분에 운전자라는 상황 때문에 사각에 제한이 있는 샷건과 달리 발사각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마찬가지로 우클릭을 눌러 조준 상태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슬로우 상태가 되며, 가벼운 물체는 즉시 좌클릭을 눌러 작살을 회수해 잡아당길 수 있고 무거운 물체는 작살총을 꽂아 둔 상태로 차량을 이동해 잡아당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캄나이트의 작살총과 매우 비슷한 느낌이에요. 작살총도 샷건처럼 조준사격을 할 수 있고 바퀴를 잡아 뽑는다거나 운전자만 뽑아내 차량을 무용지물로 만든다거나, 장갑판을 떼어 내고 다른 수단으로 공격하는 등 활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차량 외에는 들이 받기(Ramming) 면역인 문짝을 뜯어낸다거나 위협 요소인 거대 허수아비 같은 걸 쓰러뜨릴 때 주로 사용하게 되고요.

발사형 무기의 최강자는 작살총의 강화판인, 번개창(Thunderpoon)입니다. 영화 매드맥스를 보면 시타델의 워보이들이 작살 끝에 터지는 무언가를 달아서 차에 집어던지는 씬이 많이 나오잖아요? 바로 그 무기입니다(로망이 한 가득)! 발사와 발사 사이의 쿨다운이 길긴 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번개창은 샷건이나 작살총과 달리 파츠 조준 사격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차량을 통채로 대상으로 지정하며 맞으면 어지간한 소형 중형 차량을 즉시 폭발합니다. 하지만 번개창은 개수 자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황야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틈나는대로 번개창을 모아야만 한다는, 매우 강력한 효과만큼 강력한 제한이 적용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위 3종의 발사형 무기와 조금 다른 형태의 또다른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화염방사기(Flamethrower)입니다. 조준 방식이 아니라 슬로우 처리는 없지만, 차량의 진행 방향과 수직이 되는 양 옆으로 강력한 불줄기를 내뿜을 수 있습니다. 사용법도 간단합니다. 좌클릭을 유지하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꽤나 강력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차량의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가 매애애애애애애우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효과는 그만큼 강력하지만요. 자연스럽게 사용 전 연료 잔량을 체크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공격 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각각 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가스통이 달린 차량은 샷건으로, 운전석이 노출된 차량은 작살총으로, 둘다 여의치 않으면 화염방사기로, 긴급상황이라면 필살의 번개창으로 타입별 적들을 상대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샷건, 작살총, 번개창, 화염방사기의 각 무기를 전환하는 조작은 마우스 휠을 스크롤하는 것으로 매우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전체적으로 왼손은 이동인 WASD와 부스트인 Space Bar에, 그리고 오른손은 마우스의 좌우클릭과 휠클릭 또는 스크롤에서 벗어날 일이 없기 때문에 조작이 매우 간결하고 불편이 한없이 0에 수렴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차량 액션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차량 액션의 정수가 담긴 컨텐츠는 수송단(Convoy)이라는 위협 요소를 상대할 때인데 분량을 조절하기 위해 여기서는 자세하게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화염방사기를 사용하는 모습



4. 잘 시각화된 컨텐츠

매드 맥스는 매우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요소들을 사용해 분위기와 전달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GUI를 제공합니다. 이는 정보 전달에 있어 텍스트 의존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보다 즉각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있으며, 추가적으로 타 언어 사용자들에게도 게임의 목표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부수적인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복잡하지 않은 GUI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GUI 때문에 게임의 인상이 나빠질 부분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매드 맥스의 컨텐츠는 크게 미션형과 지역 기반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빠른 설명을 위해 각각을 표로 나타내보면 아래처럼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 매드 맥스에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는, 일단 전체 지도(TAB)를 열면 반 이상은 해결됩니다. 표에서도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주된 컨텐츠는 각 지역의 위협 요소(Threaten)를 해결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각 영토들의 위협 수치를 낮추는 것이 게임의 핵심 플레이입니다. 따라서 지도를 보고 아직 못 가본 곳을 간다거나, 가야할 곳을 간다거나, 어디로 갈 지를 정한다거나 등의 결정을 내린 뒤, 차를 몰고 달리면 됩니다. 와우 이후로 크게 유행한 퀘스트 중심의 플레이가 사실은 어디가서 뭘해라 라는 지역 기반의 플레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시작과 끝을 특정한 인물에 귀속시켜 퀘스트라는 "포장"을 해둔 것과 달리, 매드 맥스는 날 것 그대로 "여기서 이걸 해"라고 직접적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 전체 지도의 모습


위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각각의 지역별 잔존 위협 요소는 붉은색에서 주황색 - 노란색 - 녹색으로 변하는 색상 정보로 표현됩니다. 또한 각각의 지역 기반형 컨텐츠들은 각각의 상징화된 아이콘으로 위치와 종류를 직접적으로 표시해줍니다. 진행중인 정보는 위 지도에서 오른쪽 상단에 표시되는 텍스트 박스 내부처럼 표현됩니다. 항목마다 분수 형태로 1/4 처럼 나타내고 모두 달성했다면 녹색 체크 박스로 교체됩니다.

완료 여부를 표시하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 요소라면 아이콘을 삭제하고, 기능의 종류가 변경된다면 녹색 체크 박스를 붙입니다. "했다" 라는 피드백을 시각적으로 강하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길드워2를 처음 보고 느꼈던 "지도에 표시되는 수많은 할 일들"과 이와 같이 표시되는 "달성율"이라는 디자인이 굉장히 성취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매드 맥스의 지역 기반형 컨텐츠와 지도 표현이 이를 충실히 재현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길드워2의 지도와 달성률의 모습



5. 집중된 콘텐츠 간 연계

사실 매드 맥스를 플레이하면서, 그리고 하고 나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이 바로 지금부터 설명할 "컨텐츠 연계" 부분입니다. 컨텐츠가 제한적인 미니 게임 형식의 게임들에서는 발생하지 않지만 컨텐츠들의 종류가 많아지는 MMORPG나 액션 및 어드벤쳐류의 대작 게임들은 각각의 컨텐츠들은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지지만 그 컨텐츠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따로 동작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자유도와 방대한 스케일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오픈 월드식 게임에서도 이같은 컨텐츠 연계 단절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은데요. 컨텐츠들의 종류가 많아질 수록 연계 디자인 자체의 난이도도 높아지지만, 사실 절묘하게 잘 연계시켰다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없을만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연계 단절만큼이나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매드 맥스는 전체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컨텐츠 별 복잡도가 높지 않고, 명료한 컨텐츠들의 목적성도 분명하게 연계되고 있는 것을 플레이어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만큼 한 지점으로 집중이 잘 되어 있습니다.

우선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클리어 입니다. 그리고 클리어에 필요한 것은 성장입니다. 여기서 성장은 파츠 강화와 지속 효과의 습득으로 나뉘어집니다. 파츠 강화는 맥스와 차량의 각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컨텐츠입니다. 지속 효과는 맥스의 기본 스탯이나 수집품들의 양을 늘려주는 총 열 가지의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맥스의 강화 화면


우선 파츠 강화 부분입니다.

강화에 필요한 것은 크게 자원 습득과 제한 조건 해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자원 부분은 게임 내 유일한 화폐 자원인 고철 더미인 스크랩(Scrap)을 모으는 것이며, 이 고철들은 게임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경로로 고르게 얻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고철 수집에 특화된 컨텐츠는 약탈 구역(Scavenging Location)이며, 이는 지도에서 미리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를 향해 이동하다가 발견해야 합니다.

(- 덧붙임. 요새(Stronghold)에 구축할 수 있는 시설(Project) 중에 조사단(Survey Crew)이라는 시설을 설치하면 영토(Territory) 내 약탈 구역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요새의 시설 부분은 플레이를 지속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기도 하며 시설 부품이 대부분 약탈 구역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일부러 약탈 구역을 밝히기 위해 약탈 구역에서 조사단 시설 부품을 찾아 다니는 것은 역설이 되기도 합니다.)

제한 조건의 해제 부분은 두 가지 타입이 존재합니다. 특정 미션을 클리어하는 조건과 특정 영토의 위협 수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감소시키는 조건입니다. 미션 조건은 스토리 미션이라면 스토리 미션을 순차적으로 진행해나가면 되고, 황무지 미션이라면 스토리 미션을 하면서 발생한 시점에, 개별적으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위의 표에서 게임의 주된 컨텐츠라고 설명한 “영토의 위협 수치 감소”는 감시 초소(Vantage Outpost)라고 적힌 열기구 지점으로 가면 영토 내 위협 요소들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되기 때문에 아이콘을 따라 이동해 각 요소들을 처리하면 됩니다. 여기서 위협 요소와 요소 사이를 이동하는 중간에 자연스럽게 약탈 구역을 발견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동선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눈 앞에 보이는 포인트들을 따라 조금씩 조금씩 지역 기반형 컨텐츠들을 달성해나가게 됩니다.

▲ 챌린지, 명성 및 지속효과 화면


다음은 지속 효과 부분입니다.

지속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리파 토큰(Griffa Token)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포인트 입니다. 그리파는 게임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넝마주이 NPC인데요, 신출귀몰하게 어느 골짜기 같은 곳에 나타나며 맥스가 찾아가면 알 수 없는 대사를 하곤 환각제 같은 걸 불어넣어 줍니다. 그리고 환각 상태에 빠진 맥스에게서 잠재된 어떤 능력치를 끌어올린다는 컨셉인 것 같습니다.

이 그리파 토큰을 얻는 주된 방법은 챌린지라는 과제를 달성하고 보상으로 받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챌린지는 전투와 수집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러 토큰과 챌린지를 목적으로 플레이한다기보다 플레이 도중 자연스럽게 달성되는 편입니다. 챌린지를 달성할 때마다 여느 RPG의 레벨과 같은 맥스의 명성(Legend)이 한 단계씩 높아지게 되는데요, 누적 챌린지 달성 횟수와 습득한 토큰의 숫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뿐 명성 자체가 RPG의 레벨처럼 강함을 증명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물론 많은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숙련도도 높아지고 일단은 토큰으로 지속 효과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고, 또한 명성 단계 자체가 다시 파츠 강화의 조건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강함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수는 있겠지만요.

그리고 챌린지 외로는 간혹 조우(Encounter) 이벤트에서 보상으로 토큰을 받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토큰만 받고 명성은 오르지 않았던 것 같지만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네요.

그리고 위의 각 컨텐츠들은 앞서 설명한 정돈된 시각화와 함께 시너지를 일으켜 강력한 "자이가닉 효과(Zeigarnik effect)"를 만들어냅니다. 자이가닉 효과는 쉽게 설명해 완료되지 않은 것을 완료시키고 싶어하는 심리입니다. 가장 좋은 예시는 와우의 퀘스트 디자인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하면… 여기까지만 하면…”을 반복하다 보면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퀘스트 배치 덕분에 어느새 최고 레벨까지 달성하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지요. 미시적으로 보자면 한 약탈 구역 안에서 수집할 요소들이나 한 캠프 안에서 달성해야 할 임무들이 X 키를 누르면 화면에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어렵지 않게 한 지역의 완전한 달성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 X 키는 정보 보기 토글이며 기본 HUD 대신 현재 보유한 고철의 양, 영토의 위협 수치, 남은 위협 요소들, 수집 요소들 등을 표시)

그리고 각각의 거점을 종료한 이후에는 다른 거점으로 가기 위해 전체 지도를 열게 되고, 전체 지도에 나타나는 그 지역(Region)의 잔존 위협 요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단계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지역의 위협 요소를 모두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그 지역을 묶는 영토 단위의 위협 수치를 낮춰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한 영토의 위협 수치를 0으로 완전히 제거한 다음에는 다음 영토로 이동해 다시 거점-지역-영토 단위의 완료를 자연스럽게 목표로 설정하게 됩니다.

▲ 플레이 중 X키를 누른 모습


정리해보자면, 플레이어는 지도에 보이는 요소들을 따라서 마치 빵 조각을 따라 덫을 향해 걸어가는 새들처럼 큰 고민 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를 하면서 마찬가지로 큰 고민 없이 성장 조건들을 충족하게 되고, 성장을 통해 스토리를 진행할 힘을 얻고 게임의 결말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컨텐츠가 결말이라는 목표를 향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매드 맥스의 거시적인 컨텐츠 연계 디자인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만듭니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마치 무책임하거나 무계획한 듯이 흩뿌려진 컨텐츠들의 구성을 본 첫인상과는 매우 대조적인 감상을 마지막에는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강한 몰입과 만족을 만들어준 게임 요소는 특정한 무엇이 아닌, 위에서 1. 부터 5. 까지 설명한 그야말로 모든 요소들의 더하거나 부족함 없는 밸런스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별첨. 함께 볼만한 다른 게임들

위의 본문에서도 잠깐씩 언급되었지만, 오픈 월드라는 장르의 공통점이나 각각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매드 맥스가 그들 사이에서 가지고 있는 위치 등을 살펴보기 좋을 것 같은 타이틀들을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 레드 데드 리뎀션
- GTA 시리즈(III, Vice City, San Andreas, IV, V)
- 유비소프트 오픈 월드 시리즈 (와치독스, 파크라이, 어쌔신스 크리드 등)
- 툼레이더
- 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 아캄 시리즈(어사일럼, 시티, 오리진,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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