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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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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매출 1위를 달성한 'HIT'가 변화시킬 향후 모바일 게임 개발 트렌드

이득우 대표 기자 (desk@inven.co.kr)

이득우 대표님은 유니티 테크놀로지스의 한국 지사에서 이사로 근무하였고, '유니티4 게임 개발의 정석'을 집필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대표로 게임 엔진과 미들웨어에 관련된 전문 교육과 국내외 다양한 인디 게임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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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넥슨의 'HIT'가 최단 신기록을 세우며 양대 마켓에서 출시하자마자 순식간에 1위를 찍었다. 이에 대해 '넥슨이 드디어 한을 풀었다'라는 사업적인 평이 지배적이지만, 필자는 다른 관점에서 'HIT'의 성공은 게임 개발 방법에 있어서 엄청나게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재 모바일 게임 개발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유니티 중심의 개발 방식에 앞으로 혼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앱( 2015년 11월 27일)


◆ 'HIT'의 성공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필자가 인벤 칼럼을 통해 '게임 엔진 전쟁의 서막'이라는 주제로 언리얼 엔진4에 대해 기고한지 벌써 1년 반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많은 분들이 새로 나온 언리얼 엔진4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유니티로 갈지, 언리얼을 선택할지 많은 갈등과 고민을 했다. 하지만 작년, 언리얼 엔진4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그 동안 많은 신규 모바일 프로젝트에서 외면받았었다.

무거운 에디터, 익숙하지 않은 개발 환경, 잦은 크래시, 발열, 부족한 솔루션등과 같은 악재들이 산재해 있었고, 가뜩이나 빨리 변하는 불안한 모바일 시장 상황에 미완성된 개발 환경까지 추가로 짊어지고 선택하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달성한 'HIT'의 마켓 1위 등극은 미완성된 엔진이 향후 개선될 것을 믿고 뚝심있게 밀어붙인 개발팀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HIT'의 성공은 향후 모바일 게임 개발의 판도를 변화시킬 큰 사건이라 생각하며, 향후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1. 언리얼 엔진4은 안드로이드에서 안된다는 편견 타파

올해 GDC에서 발표한 'HIT' 개발 자료를 보면 'HIT'는 갤럭시 S3를 기준으로 개발을 진행했다고 되어 있다.



▲ 2015년 3월 GDC에서 에픽 게임즈가 발표한 HIT 관련 자료

이는 다음에 설명할 언리얼 엔진 4 렌더링의 기본 시스템인 물리 기반 렌더링이 제대로 동작하기 위한 현실적인 최소 사양이기 때문이다.

갤럭시 S3에서도 간신히 돌아간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언리얼 엔진 4의 도입을 부정적으로 보았고, 언리얼 엔진은 최소 2년 후, 스마트폰이 향후 두 단계 정도 업그레이드되어야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 곳이 많았다.

또한 언리얼 엔진4의 발열, 언리얼 엔진 3 및 4 초창기에서 경험했던 안드로이드 파편화 대응 미숙, 모바일 고퀄리티 3D 무용론등은 개발자들 사이에서 안주거리가 되기 좋은 소재였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사용자 환경이 이미 다음 세대의 모바일 게임 환경으로 변했음을 매출 1위라는 확실한 팩트로 알려준 셈이다.

과거에 유사한 논쟁이도 있었는데, 모바일은 전세계적으로 3D 게임보다 2D 게임의 성공 사례가 더 많고, 사용자 측면에서 발열과 적은 사이즈를 차지하는 코코스 엔진유니티 엔진보다 더 유리하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맞는 말이지만 결과는 당시 유니티로 만든 윈드러너가 비교적 높은 발열에도 오래 흥행했었다.

▲ 2D 게임이었지만 3D 엔진으로 제작해 장수한 윈드러너

이로 인해 향후에는 더 높은 퀄리티의 모바일 게임을 만들기 위한 대형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차기작 개발 엔진 선정에 있어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스튜디오들은 언리얼 엔진4를 두고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다.


2. 물리 기반 렌더링은 모바일에서 시기 상조라는 편견 타파

언리얼 엔진이 4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렌더링 시스템을 모두 사라지고 물리 기반 렌더링 방식으로 강제로 변경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기존 렌더링 시스템에 익숙한 작업자들에게 강력한 멘탈 붕괴를 안겨주었는데 ( 심지어 언리얼 엔진 3 개발자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

게임 리소스의 제작 방식이 변경되면서, 기존에 열심히 닦아 놓은 노하우와 만들어놓은 결과물이 언리얼 4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감도 조금 가미가 되었는지, 물리 기반 렌더링 시스템은 퀄리티나 작업 생산성을 따졌을 때 언차티드와 같은 콘솔급 대작 타이틀에서는 효과적인 최신의 기술 트렌드이지만 모바일에서는 큰 의미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 기존 게임 개발자들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HIT'의 큰 매력 중 하나를 그래픽으로 꼽고 있으며, 이는 물리 기반 렌더링이 모바일에서도 효과적임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언리얼 엔진 4에서는 퀄리티 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 개발 방식등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3. 물리 기반 렌더링의 진정한 의의

결국 예전에 기고했던 물리 기반 렌더링에 다시금 초점이 맞춰져 버렸는데, 이 기술이 게임 개발에서 가져올 진정한 의미를 살펴보자. 예전에는 아티스트의 감각에 의존해 물체에 입히는 텍스쳐를 직접 만들었었고, 이 이미지는 프로그래머가 제작한 '셰이더'라는 코드와 결합해 최종적으로 화려한 게임 그래픽을 연출했었다.

그래서 고품질 그래픽 표현에 있어서 아티스트의 손재주와 경험, 프로그래머의 셰이더 제작 능력은 중요한 핵심 개발 요소였었다. 그러나 물리 기반 렌더링은 다르다. 물리 기반 렌더링은 자연의 법칙을 기반으로 게임 엔진이 사실적인 표현을 반 자동으로 표현해주는 시스템이다.

즉 잘 짜여진 체계가 알아서 그래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기존 아티스트가 가진 직관과 경험, 손재주가 여기서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이미 물리 법칙에 근거해 게임 엔진이 고 품질의 '셰이더' 코드 체계를 이미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해박한 '셰이더' 프로그래밍 지식도 크게 활약할 일이 없어지게 된다. 비유하자면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없는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왔었는데, 이제 더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배경 사진을 밑에 깔아준 격인 셈이다.

▲ 쉽게 비유하자면 이런 느낌.
물리 기반 렌더링이 반드시 최고의 퀄리티를 보장해 주는 건 아니다.

그래서 게임 제작 과정에서 물리 기반 렌더링을 사용한다는 것은 퀄리티를 높인다는 의미보다 비약적인 작업 속도의 향상이 더 무게가 실린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같이 그림 작업에 문외한이라도 어설프지만 그럴듯하게 무언가 만들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 필자가 언리얼 교육에 사용하기 위해 물리 기반으로 제작된 텍스쳐를 입힌 결과.
참고로 필자는 텍스쳐를 그릴 줄도 모르고, 3D 모델링 툴을 다룰 줄 모른다.

이러한 물리 기반 렌더링의 전체 퀄리티의 상향 평준화 효과와 높은 생산성이 검증되면서, 점점 게임 개발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으며 올해 E3 발표로 충격을 안겨준 너티독의 신작 언차티드4도 이미 모두 물리 기반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 물리 기반 렌더링 방식으로 제작되었다고 알려진 언차티드 4 ( 출처 : 인벤 )

'HIT'의 성공은 물리 기반 렌더링 제작 방식이 안드로이드 플랫폼까지 성공적으로 안착된 세계적인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향후에는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읽고 적극적으로 작업 방식을 개선하는 팀이 승리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한 가지 사족을 달자면, 필자는 물리 기반 렌더링이 <무조건 만능>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스타일리시한 비주얼 기반의 특정 장르에는 물리 기반 렌더링 방식이 안 맞을 수 있다. 다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손익 분기를 계산했을 때, 적용 가능한 부분에서는 기존 개발 방식보다 물리 기반 렌더링 방식의 장점이 더 많은 것은 분명하다.


4. 언리얼 엔진 4 만의 장점은?

그렇다면 언리얼 엔진 4가 가지는 절대적이 우위는 무엇일까? 필자가 지금까지 물리 기반 렌더링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몇몇 독자들은 유니티 5도 물리기반 렌더링을 지원한다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기존 언리얼 엔진 3 사용자들에게조차도 멘붕을 안겨줄 정도로 변화된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전 언리얼 엔진 3에서는 PC/콘솔과 모바일을 분리해서 별도의 시스템으로 동작하도록 구성되었다. 따라서 기존 개발자들이 모바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래픽 관련해서는 모두 다 다시 작업할 수 밖에 없었다.

언리얼 엔진 4는 이전의 비효율적인 구조를 모두 엎고 단일 시스템에서 모바일과 PC/콘솔 환경을 처리할 수 있도록 장기간에 걸쳐 모든 엔진 구조를 새로 정비하였다. 언리얼 엔진 4가 정확히 지금의 구성을 가지게 된 때가 언제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처음부터 새롭게 아키텍쳐를 기획하고, 구현하는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3월에 정식으로 발표한 후에도 오랜 기간 동안 물리 기반 렌더링 체계가 안드로이드 기반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에픽 게임즈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었다. ‘HIT’의 성공은 이러한 노력이 드디어 완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도 저사양 플랫폼의 끝판왕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말이다.

이러한 구성의 또 다른 장점은 전체 구조가 단일화 되어 있기 때문에, 원하는대로 퀄리티를 조절할 수 있다. 실제로 ‘HIT’를 저사양 기기에서 돌리면, 자동으로 고급 품질 옵션이 비활성화되고 렌더링 스케일이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언리얼 엔진 4의 렌더링 시스템 구성

이렇게 언리얼 엔진 4가 제살을 깎는 혁신을 선택한 반면, 유니티5의 구조를 보면 혁신보다 안정성을 추구한 것이 느껴진다. 기존 렌더링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하고 표준 셰이더(Standard Shader)라는 이름으로 물리 기반 렌더링을 확장해 구현해놓았는데 이 둘간에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언리얼 엔진 4는 모바일에서도 강제적으로 물리 기반 렌더링을 사용해야 하는 반면, 유니티는 선택이 가능하다. 다만 모바일 환경에서 물리기반 렌더링이 실전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유니티의 코멘트는 없는 상황이다.


4. 언리얼 엔진 4가 넘어야 할 향후 과제

그럼에도 언리얼 엔진이 게임 개발에서 보편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큰 두 개의 산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 언리얼 엔진 4 관련해서 필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UI다. 언리얼 엔진은 자체적으로 U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 UI 솔루션이 모바일에만 특화되어 있지 않다보니 유니티와 비교시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언리얼도 유니티 처럼 곧 자체적이나 커뮤니티의 힘을 빌려 조만간 해결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다만 대형 모바일 게임 제작이 가능한 능력있는 개발팀에게는 UI 솔루션의 미비는 직접 해결이 가능한 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 아이언맨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UMG. 이제는 완성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프로그래머의 수급이다. 언리얼은 C++로 구성 되어있기 때문에 가뜩이나 프로그래머가 부족한 상황에 언리얼을 다룰 줄 아는 프로그래머를 찾기 힘들다. 게다가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언리얼 3와 언리얼 4는 아예 다른 엔진이기 때문에 기존의 언리얼 개발자들도 적응 기간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유니티와 언리얼을 다 만져본 필자는 유니티에 익숙하다면 언리얼 엔진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배워야 하는 것도 많은 엔진인 만큼 전체적인 흐름을 잘 파악시켜주는 교재나 문서가 현재로서 부족한 상황이다.

▲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 4의 프로그래밍 구조 비교

이 두 가지 문제의 해결이 명확히 보이기 전까지 언리얼 엔진4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HIT'의 성공으로 본격적으로 언리얼 엔진 개발 바람이 분다면 예상치 못하게 커뮤니티의 활성화로 빨리 해결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5. 마치며

지금까지 'HIT'의 매출 1위 달성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기고는 향후 대작 모바일 게임의 개발 동향은 유니티 중심에서 언리얼 엔진 4로 변화될 것이다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 그만큼 대한민국의 모바일 게임 개발 트렌드가 현재 유니티 중심으로 치우쳐있고, 경쟁자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데 비해 유니티는 너무 안일하게 정체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HIT'의 성공은 그동안 물음표였던 언리얼 엔진 4의 모바일 지원에 대해 신뢰를 주었고, 반면 유니티는 그동안 독식하던 안방 자리를 내 줄 수도 있다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작년 3월에 이야기한 언리얼과 유니티의 게임 엔진 전쟁은 'HIT'가 성공하면서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진행이 많이 기대된다.


※VR 게임 테크 세미나 안내

이득우 대표님은 다음 달 12월 11일 오후 판교에서 VR을 다루는 차세대 게임 기술 세미나 행사에 참석합니다. 참가자분들께 경품과 최근에 필자가 직접 제작한 언리얼 교재도 제공할 예정이니 행사에 관심이 있는 분은 온오프믹스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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