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6-01-0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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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찬칼럼] [스타트업 법률특강 ⑩]- 스타트업 게임회사의 외주계약, 분쟁을 어떻게 최소화할까?

박태학 기자 (Karp@inven.co.kr)
게임 관련 법률 전문가로 유명한 이병찬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온새미로 소속이며, 블로그 '함께 바꾸는 세상'을 통해 게임 규제와 관련된 다양한 글을 기재하고 있습니다. 금일(4일), 이병찬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의 시각에서 게임회사 설립 노하우를 서술한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특강'이라는 칼럼을 인벤에 기고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게임회사 스타트업과 법률 관련 주제들을 갖고 칼럼을 연재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 본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이병찬 변호사 ]
갑 주식회사의 “축구왕 몽키”는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출시되었지만, 빠르게 유저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게임 출시후 2개월이 지나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갑 주식회사의 저녁메뉴도 라면과 김밥에서 돈까스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저들이 눈에 띄게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원래 라이프 사이클이 길지 않은데다가, “축구왕 몽키”의 경우 자금부족으로 출시를 서두르다보니 컨텐츠의 양도 충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A는 새로운 컨텐츠와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고심끝에 “축구왕 몽키”에 선수 뽑기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유저가 300원짜리 아이템을 구매하면 총 3번의 선수 뽑기 기회를 제공하되, 뽑기에서 나올 선수의 능력치는 우연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A의 구상이었습니다.

새로운 재미 요소를 부여해 유저들의 이탈도 막고, 갑 주식회사의 매출도 늘릴 수 있는 아이디어였지만, 문제는 “축구왕 몽키”에 선수 뽑기 기능을 추가하려면 선수들의 얼굴이 표시된 카드가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A는 B, C와 돈까스를 먹으면서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디자이너인 B가 갑자기 난색을 표했습니다. 유저들의 급속한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늦어도 보름안에 뽑기 기능을 추가해야 하는데, B가 보름 안에 300장의 선수 카드를 모두 디자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A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대학동기 Z에게 카드 디자인을 부탁했고, Z는 150만원을 받고 보름 안에 선수들의 얼굴이 표시된 카드 300장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Z가 보내준 카드가 도착한 날 A, B, C는 깜짝 놀랐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카드 디자인 수준이 형편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A는 디자인 수준이 너무 형편없어 약속한 돈을 지급할 수 없다고 Z에게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Z는 약속대로 300장의 카드를 모두 디자인해 보내줬으니 빨리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일주일 간 설전이 오고간 끝에, 결국 갑 주식회사와 Z는 약정금액의 절반인 75만원을 지급하고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최소 인원으로만 팀이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위 사례와 같이 일정한 업무를 떼어내서 외부에 맡기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처럼 "당사자 일방(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도급인)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계약"을 "도급계약"이라고 합니다.

도급계약의 경우, 다른 계약에 비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매매계약은 매수할 물건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매수인은 계약 체결전에 물건에 하자는 없는지, 품질은 좋은지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도급계약의 경우에는 상대방의 능력과 성실성을 믿고 일을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결과물의 품질이 어떠할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같은 도급계약이라도 건축 도급계약의 경우에는 건축주가 설계도를 교부하고, 건축에 사용될 자재나 부품도 미리 지정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계약 내용대로 의무를 이행했는지 비교적 쉽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 사례의 카드 디자인처럼 수급인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실제로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 입증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하지만, 도급계약 체결시 최소한 아래와 같은 원칙이라도 염두에 둔다면 분쟁의 소지를 현저히 줄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우선, 도급 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스타트업이 제3자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계약기간도 짧고 그 금액도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지인이나 지인을 통해서 소개받은 사람에게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그러나, 일단 분쟁이 발생하면 모든 판단은 계약서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므로 계약서는 꼭 작성해야 합니다.

두번째, 수급인이 처리해야 할 업무의 범위와 도급인의 요구사항을 계약서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정량화할 수 있는 모든 요소는 정량화하고, 정량화하기 어려운 요소도 최소한의 기준은 기재하시기 바랍니다(본 사례의 경우 갑 주식회사는 최소한 Z가 디자인해야 하는 카드의 크기와 해상도, 카드 제작시 사용되어야 하는 색상의 수 등은 계약서에 기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세번째로, 가능하다면 분할하여 대금을 지급하면서, 중간점검의 기회를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본 사례에서 갑 주식회사가 계약체결 후 5일이 경과한 시점에 Z의 카드에 대해 중간점검을 하고 품질을 이유로 Z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특약조항을 두었다면, 갑 주식회사는 보다 신속하게 계약을 해지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네번째로, 수급인이 정해진 기간내에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떤 기준으로 손해를 배상할 것인지 계약서에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의 채무이행이 늦어지면 도급인은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손해액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도급계약에서는 지체된 날짜에 일정비율을 곱해 산정된 금액(일명 지체상금)을 손해배상액으로 규정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금까지 도급계약 체결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계약서를 꼼꼼히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약상대방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일입니다. 조금 더 비싸거나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뢰할만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게 결국에는 더 이익인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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