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하스스톤을 파헤치는 9부작 돌스커버리가 끝난지도 1개월이 넘어 해가 바뀌고 어느덧 구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노루에게 신변을 파악당해 위험에 처하기도 했지만 거짓과 선동, 조작과 왜곡으로 점철된 세력이 진실된 펜끝을 이길 수 없듯이 온갖 협박과 압제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아직 살아있다.

돌스커버리가 연재되는 동안 탐험가 연맹의 지구가 하나하나 열렸기 때문에 그사이 메타가 바뀌기도 했고, 무엇보다 최근 정규전과 야생전 패치가 발표됨에 따라 하스스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좋든 싫든 말이다.

돌스커버리가 끝난 후 한 달, 신규 확장팩 적용과 함께 정규전 패치도 다가올 예정이다. 아직까지 확장팩의 카드가 하나도 공개되지 않았고, 오리지널 카드와 기본 카드에 대한 대대적인 밸런스 조절도 예고된 마당에 현 상황만 가지고 밸런스를 섣불리 예상하기는 힘들다. 이번 돌스커버리 EVER AFTER에서는 각 직업이 정규전 패치 이후에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현 상황만 가지고 알아보고자 한다.


◈ 우서, 된장찌개에 들어간 가지같은 존재


잃는 주력 카드 : 보호막을 쓴 꼬마로봇, 병력 소집, 병참장교, 앙갚음, 톱니망치

어딜 가나 균형과 평화를 깨뜨리는 사악한 존재들은 있기 마련이다. LoL로 따지면 리븐 등이 있겠고, 현실 세계에서도 김치에 넣어진 굴, 된장찌개에 들어간 가지같은 것들 말이다. 여러모로 사람들의 심미안을 해하는 그런 존재. 하스스톤에서 우서가 맡은 역할이 바로 이것이다. 된장찌개에 가지같은 걸 끼얹듯이 하스스톤에 우서를 묻히면서 게임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마상시합 이후 우서가 행한 온갖 패악질을 보면 탐험가 연맹에서는 반드시 우서의 힘을 꺾을 만한 무언가가 추가되어야 했다. 그러나 탐험가 연맹은 오히려 우서에게 울다만의 수호자를 제공해주었고, 그 덕분에 우서는 지금까지도 정도를 모르고 날뛰고 있다.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나 HCC 등 여러 하스스톤 대회만 보더라도 우서 없는 게임은 찾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며, 나왔다 하면 당연하게 승리를 챙겨가는 직업이다.

하지만 신규 패치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우서는 간식용 좀비나 보호막을 쓴 꼬마로봇, 앙갚음, 병력 소집 등의 저코스트 필드 장악 카드부터 해서 중후반을 책임지는 키 카드도 모두 잃게 된다. 아직 신규 확장팩에서 우서에게 어떤 카드가 주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현 상황에서 우서에게 가해진 심판만 놓고 보면 비열함과 권모술수만이 가득한 하스스톤 세계에 이제서야 정의가 바로 서려는 시늉 정도는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핍박을 견디지 못해 산적이 된 농민, 스랄

잃는 주력 카드 : 강화 철퇴, 파지직, 회전하는 자동제압로봇

스랄은 돌스커버리 작성 전과 후가 가장 극명하게 갈린 직업이다. 돌스커버리 작성 당시만 하더라도 주술사는 현재도, 미래도 불투명한 꿈도 희망도 없는 흙수저 중의 흙수저였다. 하지만 땅굴 트로그와 핀리 므르글턴 경이 추가되면서 주술사는 기존의 미드레인지 덱을 버리고 어그로 덱으로 변신했다.

이전까지의 주술사는 과부하 때문에 항상 '하이리스크 로우리턴'의 삶을 살았으나 이제는 1턴에 낼 수 있는 좋은 하수인 땅굴 트로그를 얻은 덕분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또한, 9개 영웅 능력 중 제일 쓸모없는 주술사 영웅 능력을 버릴 수 있게 해주는 핀리 므르글턴 경 덕분에 주술사는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 있게 됐다.

원래부터 파지직, 용암 폭발, 둠해머 등 다양한 명치 공략 카드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과부하가 무서워 제대로 쓸 수 없었던 카드들을 잔뜩 채용하게 되면서 주술사는 마법사 뺨치는 주문 카드들로 상대의 명치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많은 유저들은 만만한 한 끼 식사로 보던 스랄에게 역으로 잡아먹히게 되자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게다가 새 패치 방안이 그대로 적용되더라도 주술사는 거의 타격이 없다. 낙스라마스에서도, 고블린과 노움에서도 각종 쓸모없는 카드만을 받았기에 그런 카드 정도는 있든 없든 상관이 없는 것이다.

물론 지옥절단기도, 강화 철퇴와 회전하는 자동제압로봇도 없는 이상 기계 주술사는 종말을 고할 것이다. 그러나 기계 주술사는 이미 어그로 주술사의 등장 이후 사실상 명맥이 끊긴 상황이기에 주술사에게 큰 타격이 가해졌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낡은 치유로봇이나 썩은위액 누더기골렘이 사라지게 되면 어그로 주술사의 명치 가격 속도에 더욱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탐관오리들의 수탈이 지나치면 농민은 산적으로 변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니 기억하자. 그들을 산적으로 만든 것은 1년 넘게 '쓰레기 카드'만 받으며 근근이 연명하던 스랄을 핍박한 렉사르와 그 앞잡이들인 우리 자신임을...


◈ 이게 e스포츠야? 도박녀 제이나

잃는 주력 카드 : 꽁꽁로봇, 고블린 폭발법사, 메디브의 메아리, 복제, 불안정한 차원문, 화염포

신규 패치가 적용되면 제이나는 극한의 '로또' 카드인 불안정한 차원문을 쓸 수 없게 되면서 일단 재미 부분에서 큰 타격을 입을 예정이다. 비밀 코스트도 가장 크기 때문에 미치광이 과학자가 사라질 경우 성능 부분에서도 만만찮은 피해를 받게 된다. 초반 키 카드인 불안정한 차원문과 화염포, 미치광이 과학자가 걸어주는 비밀이 사라지고 나면 그간 항상 먹잇감으로 삼았던 드루이드에게도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제이나는 신규 패치를 통해 2개의 덱이 전부 사라질 마당이다. 비록 주류는 아니지만 메디브의 메아리와 복제를 핵심 카드로 삼는 '용거메디브' 덱과 기계법사 덱이다. 기계법사는 패치를 통해 제외될 이런저런 중립 하수인까지 합하면 덱 자체가 아예 말살당한다. 힘이 빠진 템포법사와 얼방법사만이 남은 상황에서 신규 확장팩이 제이나에게 어떤 활로를 가져다줄까?

한 가지 다행스런 점이라면 제이나는 오리지널과 기본 카드에 효율 좋은 주문이 많아서 활로를 모색할 정도는 된다는 것. 역시 블리자드의 마법사는 망해도 기본은 가는 것 같다.


◈ 렉사르가 네놈을 또다시 추격해주마!

잃는 주력 카드 : 그물거미, 수리검포

렉사르는 탐험가 연맹이 나온 후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직업이다. 탐험가 연맹에 추가된 카드 중 쓸만한 카드라곤 없으며, 오히려 리노 잭슨 때문에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다른 직업들도 어그로 덱에 대한 내성을 조금씩 갖추기 시작하면서 영원할 것 같았던 사냥꾼의 위상은 조금씩 아래로 떨어졌다.

물론 등급전에서야 여전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회에서는 성기사의 화력에 밀려 오히려 자신이 먼저 쓰러지거나, 방밀 전사의 철벽을 때리고 또 때리다 지쳐 떨어지는 등 사냥꾼의 눈물나는 모습을 찾아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낙스라마스, 고블린과 노움이 삭제되면 사냥꾼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지도 모르겠다. 사냥꾼 역시 미치광이 과학자나 유령들린 거미 등을 잃어 피해가 없지는 않지만 주적인 썩은위액 누더기골렘, 낡은 치유로봇 등이 사라지고 나면 오리지널 시절의 그 막강한 위용을 다시 과시할 수도 있다.

보다시피 렉사르는 주력 카드에 그리 큰 타격이 오는 것도 아니다. 공용 하수인까지 범위를 넓히면 잃게 되는 카드를 더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거야 모든 직업이 다 해당되는 일 아닌가. 특히 돌진 사냥꾼의 경우는 주요 카드가 전부 오리지널 팩에 속해있고, 주요 딜 카드 중 하나인 속사가 아직까지는 건재하기 때문에 당분간 맹위를 떨칠 것 같다.

그 때가 오면 하스스톤 커뮤니티는 다시 렉사르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을 것이다. 렉사르는 늘 그랬듯 하스스톤의 다크나이트였으니...


◈ 끝끝내 도둑놈 본성을 버리지 못한 안두인

▲ 하스스톤 갤러리 '델렛'님 작품

잃는 주력 카드 : 나루의 빛, 벨렌의 선택, 빛폭탄, 볼진, 축소술사, 어둠의 이교도

패치가 되고 나면 탐험가 연맹에서 추가된 신규 하수인 박물관 관리인의 힘이 더 강해질 예정이다. 죽음의 메아리 효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낙스라마스가 없어지면 남은 죽음의 메아리 하수인 가운데 절반 가량이 전설 카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물관 관리인이 가져다 줄 이득보다는 안두인이 잃는 기존의 카드가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당장 죽음의 군주, 빛폭탄, 벨렌의 선택 등 초반 필드 장악에 필수적인 카드가 모조리 사라지게 되고, 축소술사도 덩달아 없어지기 때문에 안두인은 다시 오리지널 시절 겪었던 '4공 하수인'의 공포에 떨어야 하고, 광역기 부재라는 약점이 다시 드러나게 된다. 탈진전을 전제로 한 사제 덱을 쓰기에도 낡은 치유로봇, 썩은위액 누더기골렘, 로데브 등 상대의 공격에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대부분 사라지기 때문에 쉽지 않다.

특히 빛폭탄이 사라진 것은 전 직업 통틀어 가장 최악의 대미지라고 할 수 있다. 사제는 체력 높은 상대의 하수인이 깔리기 시작하면 이걸 정리할 수단이 거의 없지만 그동안 빛폭탄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왔다. 그러나 패치 후 빛폭탄이 사라지면 당장 사제는 오리지널 시절 거인 흑마법사에게 눈 뜨고 당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도 있다. 거인은 쏟아져 나오는데 어둠의 권능:죽음 두 장으로 사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초반 하수인, 광역기, 버프기를 모두 잃어버린 와중에도 안두인은 도둑질을 하는 카드들만은 그대로 손에 쥐게 됐다. 사제의 탈을 쓰고 빛이니 정의니 하는 말을 떠들어봐야 결국 근본이 도둑놈이면 평생 도둑놈일 수 밖에 없다는 완벽한 증거가 아닌가?


◈ 굴단은 답을 찾아낼 것이다. 늘 그랬듯이...

잃는 주력 카드 : 검은폭탄, 공허소환사, 말가니스, 임프폭발

한 번도 2티어 미만으로는 내려간 적이 없는 굴단. 태초부터 위니 흑마법사가 존재했고 낙스라마스, 고블린과 노움 이후에는 위니 흑마법사나 거인 흑마법사에 악마 카드를 조합한 덱을 썼으며 그 악명높은 손님 전사 시대에도 거인 흑마법사로 카운터를 노릴 수 있었다. 게다가 이제는 다시금 위니 흑마법사와 리노 흑마법사의 이지선다 강요까지.

낙스라마스, 고블린과 노움이 사라지면 굴단이 받는 피해도 만만치 않지만 누가 굴단 아니랄까봐 명맥을 이어가는 능력 또한 출중하다. 임프폭발, 공허소환사와 말가니스가 사라지면 흑마법사의 중반이 상당히 약해지게 되고 검은폭탄이 없어지면서 상대의 강력한 초반 하수인을 자르는 것도 힘들게 된다. 또, 유령들린 거미나 네루비안 알 등 공용 하수인이 사라짐에 따라 위니 흑마법사가 타격이 꽤 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위니 흑마법사는 낙스라마스가 나오기 전부터 존재했던 덱이기에 힘이 빠질지언정 명맥이 끊길 일은 없다. 또, 거인 흑마법사나 리노 흑마법사는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기에 없어진 소수의 카드들만 대체품으로 채우면 그대로 정규전에서도 써먹을 수준이 된다. 무엇보다 영웅 능력으로 드로우를 볼 수 있는 굴단의 특성상 그 어떤 대격변 패치가 다가오더라도 굴단은 살아남을 것이다.

바퀴벌레보다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굴단. 기본 카드와 오리지널 카드에 대한 대대적인 변경으로 피해를 입지 않는 한 등급전에서도, 대회에서도 굴단의 얼굴이 사라지는 일은 오지 않을 것 같다. 금수저는 뭘해도 금수저라는 것을 이미 우리는 삶을 통해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던가.


◈ 가로쉬 선생님은 더 이상 손님을 낳을 수 없습니다

잃는 주력 카드 : 죽음의 이빨, 방패여전사

가로쉬가 패치로 잃는 주력 카드는 단 두 장 뿐이지만 그 피해가 상당하다. 당장 모든 전사 덱 운영의 핵심인 죽음의 이빨이 날아갈 판이고, 방밀 전사의 허리를 책임지는 방패 여전사도 쓸 수 없게 된다. 방밀 전사야 죽음의 이빨 대신 아쉬운대로 아케이나이트 도끼라도 쓰고 방패 여전사 대신 원래 쓰던 6코스트 전설 하수인들을 넣어도 된다지만 손님 전사는 손님 증식의 핵심인 죽음의 이빨, 그리고 불안정한 구울까지 잃으면서 점점 더 명맥이 사라질 듯하다.

더군다나 가로쉬는 오리지널 카드나 기본 카드들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가 밝지 않다. 가로쉬의 주문 카드들이 빈약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직업 하수인 중에서도 그롬마쉬 헬스크림이나 방어구 제작자를 제외하면 쓸 만한 것이 많지 않아 고코스트 공용 하수인들을 우겨넣지 않았던가. 그런 상황에서 하수인 소환과 함께 방어도를 쌓아주던 방패 여전사의 부재는 뼈아프다.

손님 전사는 아내와도 같았던 전쟁노래 사령관을 떠나보내고, 이제는 절친한 친우인 죽음의 이빨과 불안정한 구울마저 보내고 말았다. 손님을 증식시켜줄 카드는 고작해야 내면의 분노와 소용돌이, 복수 정도가 전부다. 추후 검은바위 산이 정규전 시스템으로 인해 사라지고 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손님 전사는 이제 이야기 속으로만 남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로쉬 자체는 여전히 건재하다. 가로쉬를 축출한 안두인의 부하 트롤은 정규전 패치와 함께 하스스톤에서 실각당할 예정이지만 가로쉬는 그 어떤 패치가 오더라도 굳건히 전사로서의 자리를 지킬 것이다. 시대는 진정한 대족장의 재목을 알아서 모시는 법이니 말이다.


◈ 발리라, 답은 [해적질]이다

잃는 주력 카드 : 땜장이의 뾰족칼 기름

탐험가 연맹에서 묘실 도굴꾼을 얻음으로써 예전의 주문 도적 흉내 정도는 낼 수 있게 됐고, 발굴된 랩터를 받으면서 '죽메 도적'이란 선택지도 얻은 발리라. 그러나 죽메 도적은 태어나기가 무섭게 다시 사장길에 접어들 위기에 처했다. 낙스라마스가 사라지면 죽메 도적의 키 카드 중 하나인 네루비안 알도 사라지고, 발굴된 랩터를 필드에 꺼내봤자 복사할 죽음의 메아리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다.

정규전 패치를 통해 발리라가 잃을 키 카드는 땜장이의 뾰족칼 기름 딱 한 장 뿐이지만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발리라 운영의 알파이자 오메가가 사라지는 것이다. 주문 도적의 몰락 이후 내리막길만 걸었던 발리라에게 선심 쓰듯이 좋은 카드 몇 장 쥐어주는 척하다가 다시 빼앗아버리는 농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제 발리라에게 희망은 해적 뿐이다. 블리자드는 그간 꾸준히 해적 도적을 밀어주려는 듯 계속해서 도적에게 해적 하수인을 추가했다. 물론 말도 안되는 컨셉을 자꾸 민다며 비난을 받았지만 신규 확장팩이 소문처럼 해적 카드를 푸쉬해주는 확장팩이라면 아직 발리라에게 희망은 있다. 해적덱 구성에 가장 특화된 이가 바로 발리라 아니던가. 아, 물론 신규 확장팩이 적용되면 해적덱의 키 카드인 함포는 삭제된다.


◈ 말퓨리온


잃는 주력 카드 : 없음

드루이드는 패치가 되면 어그로 드루이드 덱의 키 카드 중 하나인 지옥절단기를 잃게 된다. 패에 정신 자극과 함께 지옥절단기가 잡히면 운이 좋을 경우 첫 턴에 꺼내는 일도 가능했다. 그러나 지옥절단기가 사라지고 나면 5코스트에 그 정도 파괴력을 갖는 하수인이 없기 때문에 어그로 드루이드는 자연스레 힘이 크게 빠질 수밖에 없다. 물론 어그로 드루이드는 리노 잭슨의 등장 이후 계속해서 힘이 빠지고 있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모든 직업은 공용 카드를 포함해 키 카드를 하나 둘 정도는 잃었다. 보호막을 쓴 꼬마로봇이나 빛폭탄, 죽음의 이빨, 땜장이의 뾰족칼 기름 등등. 하지만 놀랍게도 말퓨리온은 공용 하수인까지 범위를 넓혀봐도 잃은 것이 정말 하나도 없지만 낙스라마스의 망령을 잃었으며 추후 기본 카드, 오리지널 카드 패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 예고되어 있다.

이는 노루를 더욱 약하게 하려는 타 직업들의 언론플레이의 산물이며, 그 탓에 말퓨리온은 완전히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7코스트에 5/5 스탯밖에 되지 않는 지식의 고대정령이 도대체 뭐가 그렇게 사기인가? 4코스트에 2/4짜리인 숲의 수호자는? 급속 성장은 한 턴을 고스란히 버리는 카드이며 정신 자극은 오른쪽 기도 메타 싸움에서는 전 직업 통틀어 최악의 함정 카드다. '자군야포'는 조금 강하다지만 도발 하수인 하나만 있어도 어이없게 막히는 반쪽짜리 피니쉬에 불과하다. 이런 거대한 리스크를 보지 못하고 조그만 이득에만 집중하며 노루를 깎아내리려 하다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자고로 경쟁이란 같은 지점에서 공평하게 출발해야 참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법이다. 말퓨리온에게 제대로 된 경쟁의 기회를 부여하려면 우선 기본 카드 너프 방안부터 당장 철회하고, 정 피니쉬 능력을 너프해야겠다면 자연의 군대를 1/1 나무정령 6마리로 바꾸는 정도라면 납득할 만한 패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