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같은 게임만 나온다고 비판을 받는 요즘의 한국 게임계지만, 실은 국내 게임계에서도 꽤나 신선한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 사실 어찌 보면 PC 패키지 시장이 사멸하고 온라인 시장만이 존재했던 매우 기형적인 형태의 게임 시장 속에서 이런 게임들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도 상당히 신비로운 일이다.

여하튼,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나온 게임들이 모두 다 똑같은 것들은 아니었다. 특히 2000년대~2010년대 사이는 시장 주도권이 완전히 온라인 플랫폼으로 넘어온 상황에서 이 주력 플랫폼에 막 적응한 게임사들이 만반의 준비를 한 프로젝트들을 쏟아낼 때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쩌면 일종의 중흥기, 혹은 춘추전국시대라고 할만한 그 시절, '우리는 다르다!'를 외치며 독특함으로 승부를 보던 게임들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친구들이지만, 이제는 추억이니까, 하나씩 들춰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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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막 : 지구를 지켜라(완전판 2002년)


먼 옛날, 아직 한국에서도 패키지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을 때 탄생한 이 게임은 사실 연애 시뮬레이션이었다. 그렇다고 '동급생' 같은 물건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 게임의 진 히로인은 화분에 목만 내놓고 있는 여신이니까.

배경 스토리는 매우 비범하다. 수많은 신들이 인간은 더 이상 답이 없다며 지구를 멸망시킬지 고민하던 차에, 이에 유일하게 반대하던 사랑의 여신이 있었다. 그 여신은 인간에게 사랑이 아직 있다며 자신이 직접 인간계에 강림해 그들의 사랑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순수한 아가페적인 것이어야 했기에, 머리만을 화분에 심은 채 지구에 강림했다는 것이다. 결국 결론은 이 화분 안의 머리 여신과 이어지지 못하면 지구는 멸망하는 거다.


요즘 스팀 등 다양한 디지털 마켓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게임들 중 비둘기들을 모아놓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속칭 '비연시'가 매우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온갖 벌레와 곤충, 아니 이제는 생물이 아닌 무생물까지 미연시의 소재로 나오고 있다. 어쩌면 '토막 : 지구를 지켜라'는 이런 부류의 시초쯤 되는 게임이 아닐까.

그리고 이때 '토막 : 지구를 지켜라'를 만든 시드나인은 현재 넷마블 산하의 개발 스튜디오가 되어 '몬스터 길들이기'로 대박을 냈고, 이로 인해 사명마저 '넷마블 몬스터'로 바꾸었다. '몬스터 길들이기'의 귀여운 캐릭터들을 보다가 '토막'을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느껴진달까.


■ 택티컬커맨더스(2001년)


요즘도 유저들의 구설에 오르면 "당장 부활시켜야만 한다!"는 주장이 종종 나오는 게임이 있다. 바로 과거 거의 유일하다시피 온라인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책임졌던 '택티컬커맨더스'다.

'택티컬커맨더스'는 상당히 조용하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창기, 혼자서 게임을 알아나가며 조금씩 플레이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만큼 입소문을 타면서 유저들 사이에 퍼진 게임이었고, 당시 '스타크래프트'를 위시한 실시간 전략 게임들의 붐 속에서 거의 유일한 온라인 RTS로 한자리 당당하게 꿰차고 있던 게임이었다.


덕분에 점점 더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고, 좋은 평가도 많아지며 넥슨에 의해 세계 각국으로 퍼블리싱 되기 시작했다. 일본, 중국, 미국, 독일 등 다양한 시장에 퍼져나간 게임은 그러나 머지않아 줄어든 유저들로 서비스 유지가 어렵게 된다. 비록 온라인 플랫폼에서 RTS라는 장르는 생소하긴 했으나, MMORPG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콘텐츠와 게임 초기 빌드에서부터 이어진 플랫폼의 한계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2005년 일본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닫게 된 '택티컬커맨더스'는 현재 미국에서 이를 기반으로 재탄생한 게임인 '섀터드 갤럭시'가 명맥을 잇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릴 온라인(2002년)


지지난해 말 런칭한 MMORPG '검은 사막'을 개발해나가고 있는 게임사 펄어비스, 그 창립자인 김대일 PD는 한국 게임업계에서 꾸준한 외길을 보여주고 있는 몇 안되는 인물 중 하나다. 액션을 내세운 RPG는 곧 그의 아이덴티티가 됐고, 지금까지 선보였던 게임들 모두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런 그와 함께 게임을 만들어온, 속칭 '김대일 사단'의 첫 작품이 바로 '릴 온라인'이었다. '릴 온라인'은 당시 기준으로도 액션성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했는데, 동시기 오픈했던 아래의 '프리스트 온라인'처럼 논타게팅을 도입한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들 수 있겠다. 물론 상당 부분에서 타게팅 시스템이 남아있어 전면 논타게팅 타이틀은 '프리스트 온라인'이 가져갔지만, 당시로서는 일단 매번의 공격을 스스로 거리나 범위를 계산해 가하고 회피해야 하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비록 게임의 다른 부분은 평범했고,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지만, 그럼에도 이후 '릴 온라인 - R2 - C9 - 검은 사막'으로 이어지는 '김대일' 가문(?)의 계보도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논타게팅 시스템을 초창기 보급하여 후에 국산 MMORPG에서 대세로 등극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홈페이지조차 남아있지 않지만, '릴 온라인'에서부터 시작된 '액션 외길'은 이제 '검은 사막'에 이르렀다. 뭐, 사실 '검은 사막'은 액션이라는 한 단어만 강조하기엔 너무나 많이 들어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가끔씩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예전의 그 게임이 여기까지 다다랐구나 하는 그런 기분. 그때 '릴 온라인'을 했고 지금 '검은 사막'을 하는 유저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 프리스트 온라인 - 러쉬(2003년)


과거 소위 만화를 좀 본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굉장한 인기를 끈 국산 만화가 몇 개 있었다. 대표적으로 박민서의 '웨스턴 샷건', 윤인완, 양경일의 '아일랜드' 등과 함께 형민우의 '프리스트'가 있었다. 그리고 특히, 그중에서 특유의 그로테스크함과 어두운 분위기로 비범한 평가를 받았던 '프리스트'는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프리스트 온라인'은 2000년대 이후로는 몇 안되는 국산 미디어믹스라는 의의와 함께, 또 '논타게팅'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적용한 첫 게임이라는 기록 또한 가지고 있다. 당시 몇몇 게임들이 실험적으로 받아들였던 부분이며 다른 게임에서도 논타게팅 시스템은 일부 사용되긴 했지만, 그 게임들은 기존의 타게팅 시스템을 버리지 않고 같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형민우 작가가 창조한 암울한 분위기의 개척시대 미 서부. 초창기 거대한 낫과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테모자레의 매력에 빠져서 을씨년스러운 광야에 발을 들여놨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실 당시 '프리스트 온라인'은 원작의 표현 수위와 소재 등을 감안해 성인 전용 게임으로 만들어졌고, 그만큼 분위기 하나는 정말 죽여줬다. 지금도 이 게임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이 '이처럼 암울한 분위기의 게임을 꼭 더 해보고 싶다'라고 입을 모을 정도니.

이런 흔치 않은 분위기와, 국내 최초로 100% 논타게팅이라는 멋진 타이틀을 단 게임이지만, 안타깝게도 높은 이용 연령과 그런 생소함이 오히려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는 데에는 걸림돌이 됐다. 때문에 이후 보다 분위기를 밝게 하고 여러 가지 편의 시스템을 도입한 '러쉬 온라인'으로 재탄생했지만, 2006년의 서비스 종료를 막을 수는 없었다.


■ 울프팀(2007년)


게임 개발사 소프트닉스는 2000년대 초부터 '건바운드', '라키온' 등의 게임을 개발, 서비스해 좋은 반응을 얻어온 회사였다. '포트리스2'의 열기가 가셨던 때, 새로운 그래픽과 더 깔끔해진 게임 시스템을 내세운 '건바운드'는 상당한 인기몰이를 했고, 요즘에야 흔하지만 당시엔 도전의 영역 중 하나였던 액션 TPS 팀배틀 '라키온'도 기자에게는 굉장한 추억의 게임으로 남아있는 작품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렇게 대포와 칼을 다루던 그들이 드디어 '총'과 '발톱'을 뽑았다. 바로 늑대인간들이 득실 득실 거리는 특수부대의 총싸움, '울프팀'을 개발한 것이다. 2007년 선을 보인 이 게임은 그 당시 쏟아져 나오던 여타 다른 FPS 들과는 조금 달랐다. '라키온'의 경험을 살린 것인지, 아니면 그냥 총만 쏴서는 영 멋이 안 난다고 생각한 것인지, 이 친구들에게 달밤에 미치는 능력을 주었다.


여느 플레이어처럼 총을 쏘다가도, 갑자기 늑대로 변해버려 고기를 찾는 육식동물이 되어버리는 시스템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다. 이미 과포화 되어가던 온라인 FPS 시장에서 새로운 요소를 접목한 것은 유효한 시도였고, 마니아층을 만들며 꽤나 유저몰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는데, 신선함에 매료되어 게임에 접속한 유저들은 FPS 특성상 한정적인 콘텐츠를 빠르게 소모해버렸고, 수시로 대회를 열었음에도 유저들의 콘텐츠 욕구를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해외시장, 특히 터키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던 게임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탓에 결국 한국 서비스를 철수하고 국제 서버와의 통합을 거치며 지금은 전 세계 통합 서버 안에서 새로운 생존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 페이퍼맨(2007년)


위에 소개한 '울프팀'처럼, 2000~2010년 사이의 FPS 붐은 다양한 게임을 낳았다. '페이퍼맨' 역시 그중 하나였다. 이 게임은 총격전이 벌어지는 장소나 쓰이는 화기들, 또 기본적인 데스매치 방식까지 기존의 온라인 FPS 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단 한가지 큰 차이가 있었으니, 바로 총을 쏘는 플레이어 캐릭터가 종이로 된 인형이라는 사실이었다.

앞에서 보면 마치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인형 옷 입히기 놀이에 들어있는 종이 인형처럼 생겼고, 옆으로 보면 종이 한 장 두께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 게임은, 만약 상대가 총을 난사한다면 순식간에 게걸음으로 전환해 옆으로 스텝을 밟는다면 모든 총알을 피하는 플레이가 '이론상' 가능했다. 또, 정면에서 총을 맞더라도 그 자리엔 구멍이 뚫려서, 동일한 위치에 총을 쏴봤자 그냥 숭숭 지나가는 효과도 있었다.


기자는 당시 샷건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한발 한발 쏴서 종이에 무수한 구멍을 뚫어준 후 사이드 스텝으로 피하는 현란한 액션을 즐겼다. 물론 상대가 보기엔 그저 웃긴 춤 정도로 보였을 것 같다. 사실 산탄총이 무조건 잉여 취급을 받는 요즘의 국산 온라인 FPS 중에서도 이점은 상당히 이례적이었고, 그만큼 무장의 선택지도 있었다.

하지만 이 게임 역시, 재미있는 만큼 빠르게 질려버린다는 멀티플레이 FPS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 했다. 부족한 후속 콘텐츠로 인해 해외 시장인 일본, 대만에도 진출했음에도 본가인 한국이 가장 먼저 문을 닫아야 했고, 이어 대만 서비스도 종료됐다. 현재 '페이퍼맨'은 일본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후속작이나 서비스 재개 등의 루머가 간간이 들려오고 있는데, 어찌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 풍류공작소(2007년)


지금도 종종 보이는 생활형 게임들은 사실 그보다 앞선 선배 하나를 두고 있다. 바로 싸이칸 엔터테인먼트의 '풍류공작소'다. 물론 이 게임도 최초의 생활형 온라인 게임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당시 '풍류공작소'는 발표 직후 대단한 기대를 받았다. 당시 기준으로 매우 독특하고 생소했던 극화체의 그래픽, 무엇보다 전투 일변도에서 벗어나 생활, 아니 '풍류'를 내세운 점 덕분이었다.

몬스터도 그냥 푹 찍 일변도이던 당시 대세에서 벗어나 상대의 약점과 패턴에 따라 다른 입력을 해주어야 했고, 생활 중심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채집부터 생산, 하우징까지 굉장히 많은 요소가 준비되고 있었다. 때문에 이 게임 역시 앞서 소개한 게임들과 같은 패턴으로, 많은 기대 속에 오픈 베타를 시작했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유저들을 모았다. 그러나 이 게임은 오픈베타 시작 7개월 만에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어째서였을까?


우선 생소함 자체가 발목을 잡았다. 전투를 벌일 때에는 약점에 따라 키를 입력해주고, 때문에 적을 시종일관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채집의 경우도 별도의 키 조작을 요구하기에 느긋하게 재료들을 긁어모을 수도 없었다. 물론,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저러한 불편함 들은 마지막에 돌아오는 커다란 보상과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지속성이 보장된다면 얼마든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풍류공작소'에 준비된 콘텐츠는 너무나 적었다.

때문에, 기대를 갖고 게임을 하던 유저들은 몇 달 정도를 버티다 모두 떠나버렸다. 결국 다른 게임들처럼 뒷심 부족으로 '풍류공작소'도 무너지면서, 이후 '생활 중심'의 게임의 재 출현에는 다시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 허스키익스프레스(2009년)


요즘 온라인 게임 중에서 '전투'를 빼놓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이 얼마나 될까? 심지어 카트를 몰고, 달리기를 하는 게임도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온라인 게임에서 유저는 언제나 싸움에 노출되어 있으며, 때론 이게 너무나 피곤하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비전투 콘텐츠 중심이라고 일축하기엔 너무나 독특한 게임이 있었다. 바로 데브캣 스튜디오의 '허스키 익스프레스'다. 이 게임의 중심 콘텐츠가 뭐냐고? 한마디로 '개 썰매 택배'였다. 유저들은 '머셔'가 되어 썰매를 끌 귀여운 개를 데려다 먹이도 주고, 털도 뽑아 주고, 일도 적당히 부려먹으면서 키워나가고, 빙원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날라야 했다.


게임 플레이는 언제나 여유로웠다. 화창한 날씨의 설원을 발발이들과 함께 달려가고, 때론 개들이 지치고 마을은 멀어 걱정되기도 하고, 물품 목록을 보면서 운송 일정을 짜는 등 여러모로 마음 놓고 플레이하기 좋은 것들이 많았다. 깊이도 있었다. 분명 잘 만든 게임이었지만, 이 게임 역시 '마비노기 하세요 여러분'이라는 말을 남기고 2011년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실 콘텐츠 소재가 좀 마니악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평소 다른 전투 위주에 길들여진 게이머들이라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만한 물건이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수십 시간씩 상주 접속 인원을 만들어내야만 하고 정액제보다는 부분유료화 상품에 기댈 수밖에 없는 당시의 온라인 플랫폼이 게임과 잘 맞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한다. 만약 패키지 시장이 살아있었다면, 혹은 콘솔 등 플랫폼에 수요가 이미 있었다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



■ 새로운 시도가 가치 있는 환경으로


이 게임들 중에서 몇몇은 서비스 당시 정말로 재미있게 즐겼던, 생각만 해도 아른거리는 추억이 된 것들이다. 비록 온라인 게임 자체의 발달이 덜 이루어진 시기였긴 했어도, 오히려 그런 발달의 한계를 독창성으로 풀어나가고자 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

'토막'을 제외하고 위에서 설명한 각 게임들마다, 공통된 부분이 하나씩 있다. 결국 마지막에는 유저 수의 부족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는 것.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쨌건 원인은 대부분 같은 '콘텐츠 부족'이다. 결국 문제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라이브 서비스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하나의 강력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지는 것은 매우 유효한 전략이지만, 어쩌면 온라인 게임만이 살아남은 현재의 기형적인 시장 구조에서 살아남기엔 적합하지 못 했던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새로운 시도들이 그리운 지금, 과거 이 게임들이 큰 성공을 거뒀다면 어땠을까 하는 기대 혹은 미련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요소를 도입한 게임들이 모두 사라져간 것은 아니다. 하나씩 살아남은 게임들은 시장을 변화시켜 왔으며, 또 주도해 왔다. 유저들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것을 쫓고, 게임이 그들을 앞서갈수록 좋은 선순환이 만들어질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게임들 중에도, '페리아 연대기' 같은 게임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처음 '프리스트 온라인'이나 '허스키 익스프레스'를 접할 때처럼, "오, 이런 것도 있어?" 하는 흥미로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굳건한 주전들에게 대항하는 강력한 뉴페이스의 출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