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온라인 게임이든 퍼블리셔를 이전할 때에는 그만한 부담이 따른다. 아쉬움 꾹꾹 참아왔던 유저들이 서비스 이전을 기점으로 아예 게임을 접는 경우가 발생하고, 과거와 비교해 부족한 서비스 수준을 보이면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된다. 주로 큰 업체에서 작은 업체로 서비스를 이전할 경우 두드러진다.

작년 중순까지 스마일게이트에서 서비스했던 'DK온라인'도 이러한 우려의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서비스를 이전받는 마상소프트가 유저들에게 그리 친숙한 곳이 아니었으니까. 과거 '에이스 온라인'을 서비스한 바 있으나 장르가 장르인 만큼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우였다. 우려와는 다르게 'DK온라인'의 상승곡선은 꾸준했다. 벌써 반년 가까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지속했고, 늘어나는 유저수에 따라 신규 서버 오픈도 예고했다. 최신 게임과 비교해도 나름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은 결코 흔한 케이스가 아니다. 마상소프트의 권동혁 부사장에게 장수의 비결을 물었다. 꾸준히 유저들을 모으는 비결이 그의 대답에 담겨 있었다.





당초 스마일게이트에서 서비스하던 'DK온라인'이 지난해 8월 12일부터 '마상소프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서비스 이관은 언제나 유저들에게 심적 부담을 안겨주는 요소이기도 한데, 현재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다고 보는지 들어보고 싶다. 

이관과 관련해서 특별히 불안감이 조성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DK온라인 서비스가 스마일게이트라는 큰 회사에서 작은 마상소프트로 이전하는 데 불만을 갖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작은 회사가 게임 운영을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오픈 후 지금까지 가장 크게 신경 썼던 부분도 ‘유저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였다. 이관 후 벌써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데, 그간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밤낮없이 노력을 해왔고, 이제 유저들도 마상소프트라는 회사를 조금씩 인정해 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계속 노력하고 있고, 끝없는 숙제라고 생각한다. 항상 낮은 자세로 유저들에게 귀를 기울이며 듣고자 한다면 유저들도 점차 마상소프트라는 회사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마일게이트에서 서비스되던 당시와 비교해 주로 어떤 부분에서 더 신경을 썼는지 궁금하다. 

마상소프트의 DK 개발팀은 스마일게이트의 DK 개발팀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완전히 새로운 팀이다. 그래서 서비스 전략 수립 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전무해 어려움이 많았다. 새로운 콘텐츠나 획기적인 시스템 개선을 통한 서비스 질의 향상을 꾀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유저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그 서비스의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자동 사냥의 근절이었다. 최근 대부분의 MMORPG는 자동플레이로 인하여 일반 유저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무료 게임들은 이들 오토 캐릭터들이 대량으로 유입될 시 인프라/네트워크 비용도 만만치 않게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DK 개발팀과 운영팀은 이 자동 사냥을 근절하기 위해 다양한 검출 시스템을 개발했고, 운영팀 또한 끈질긴 직업 정신을 발휘하여 현재 어떤 게임보다도 깨끗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스마일게이트의 DK온라인 관계자분들과 지인들이 서비스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고, 덕분에 지금까지 서비스를 무사히 진행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을 주신 지인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전이 끝난 9월, 신규 서버를 오픈하고 동시접속자 수 6배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신 서버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 유저 수는 어느 정도가 유지되고 있나.

당시 개발팀이 매일 새벽 퇴근을 불사하며 2주 만에 신 서버를 정말 야무지게 오픈했다. 그때만 해도 DK온라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 반신반의했고, 마케팅이라고 해봐야 채널링사의 크로스 마케팅 정도만 진행했다. 그럼에도 수많은 DK온라인 고수분들이 큰 호응을 해주셨다. 그때 DK온라인 유저들이 많은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

지금 정확한 유저 수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그 당시 폭발적인 유저수만큼은 안 되어도 이관 당시와 비교하였을 때 3배 이상의 유저가 플레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는 2월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이 기다리던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한다. 먼저 어떤 것들이 업데이트되는지 간단하게 들어보고 싶다. 

DK온라인 경력이 7개월밖에 안 된 개발팀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마는, 이제 조금은 DK온라인의 게임성이 어디에 있으며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알아가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아직도 개발팀이 신규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정도로 성장한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

이번 2월 업데이트 역시 무리한 신규 콘텐츠 추가라기보다는 기존 콘텐츠를 수정한 리뉴얼과 보강이라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았다. 주요 업데이트 내용은 그동안 고레벨 지역인 락시툼 2층의 6대 던전들을 보다 강력한 고레벨 지역으로 탈바꿈해 하나씩 차례대로 오픈하며, 그에 걸맞는 아이템 보상도 같이 반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라이트 유저들도 충분히 구할 수 있고 활용 가능한 무기와 방어구가 추가되었고, 이 부분은 유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를 준비하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유저들이 이미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의 밸런스에 있었다. 온라인 게임은 어느 날 갑자기 대규모 업데이트가 되고 나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규모 업데이트라면 더 강력한 무기, 더 강력한 방어구, 더 강력한 몬스터 등 더 강력한 업데이트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무조건 더 높은 것들을 추가해야 한다는 대규모 업데이트의 고정관념은 종종 유저들에게 박탈감을 가져다주곤 한다.

DK온라인은 기존 아이템과의 조화와 색다른 특징을 추가하여 기존 아이템의 가치도 유지하면서, 새로운 아이템만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새롭게 오픈되는 던전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보상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하다. 

업데이트 전 DK온라인의 최고레벨 사냥터 대부분은 유저들의 장비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사냥터였다. 따라서 사냥을 좋아하는 하드코어 유저들에게 장비 업그레이드는 사치라고 생각될 정도였는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반영하여 밸런스를 잡았다.

새롭게 오픈되는 던전은 총 6개인데 각 던전의 난이도는 모두 다르며, 그 상승폭 역시 피부에 와 닿을 정도다. 총 6번의 난이도 상승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유저들은 한 단계씩 올라가 보면서 본인의 장비 수준에 맞는 던전을 찾아가면 된다.

물론, 각 던전마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신규 아이템을 구할 수 있고, 난이도가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고급 재료들의 드랍율 자체도 같이 상승한다. 각 던전에는 길드 단위 레이드로만 공략 가능한 보스 몬스터들도 각각 등장하며, 그 보스들만의 고유 아이템도 드랍된다.


기존 장인 방어구의 업그레이드 형태로 '위대한 장인' 방어구가 등장하는데, 어느 정도의 성능 차이를 보이나.

이미 DK온라인에는 새로 추가된 '위대한 장인' 방어구를 뛰어넘는 '명예급'의 방어구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 명예급 아이템은 최고레벨 보스들에게서만 나오며, 기존 아이템과는 격이 다를 정도로 매우 강력한 아이템이라 밸런스를 잡기가 참 어려운 상황이었다.

'위대한 장인'의 방어구는 이 '명예급' 아이템과 기존 '수호급', '장인급', '거신급' 아이템과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투입한 아이템이다. 명예급 아이템에는 없는 다른 옵션을 적용하여 명예급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히 대용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특히, 기존 방어구에는 없었던 상태이상 중 스턴 저항옵션을 높게 설정하여, 방어력이 낮더라도 특정 던전이나 유저간 전투에 있어 명예급과도 자웅을 겨룰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성능이 뛰어난 신규 장비가 등장한 만큼, 게임 내 경제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이번 업데이트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기존 아이템과의 밸런스였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추가된 아이템들이 기존 아이템들의 가치를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도록 디자인했고, 또, 신규 추가된 아이템들이 기존 아이템들을 재료로 사용하는 데다, 많은 재료를 필요로 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큰 리스크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게임 내 경제적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한데, 신규 장비 제작을 위한 고급 재료의 거래 활성화가 일어나게 되어 오히려 게임 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인 방어구의 경우 1강화부터 파괴 위험이 있었지만, 위대한 장인 방어구는 이를 개선하고 기능을 추가했다고 들었다. 여기서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라면 '파괴 위험부담'이 줄어들었는지에 대한 것일 텐데, 이에 대한 답변 부탁한다. 

위대한 장인 방어구 역시 1강부터 파괴될 위험이 있다. 다만, 전체적인 강화 확률은 증가했다. 또한, 위대한 장인 방어구는 강화 시에 얻는 효과를 보다 높게 설정하여 파괴의 부담을 안고 갈 만한 가치를 부여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1강화시에 추가되는 방어력 외에도 이미 언급한 스턴 저항 수치를 높게 적용하여 위대한 장인 방어구는 강화 시 스턴 저항 효과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는 특성을 부여한 것이다.


콘텐츠 업데이트 외 시스템에서 개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 

시스템은 함부로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유저들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계속 피드백을 받아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서비스한지 오래 된 게임이니 그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신규 유저들을 끌어 들일만한 요소가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인데. 

DK온라인의 게임성이 여타 다른 MMORPG와 견주어 봐도 충분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유저들이 많이 있다. 

그래픽 퀄리티 역시 칭찬할만하다. 쉐이더 효과나 리소스의 디테일도 최근 나온 게임들만큼은 안되겠지만,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던 만큼 시원시원한 타격감과 보는 재미는 충분하다. 시스템 요구사항도 낮으며, 굳이 좋은 사양이 아니더라도 괜찮은 그래픽 퀄리티와 프레임 속도를 보이는 엔진 역시 매우 안정적으로 개발되어 왔다. 즉, 우리는 오히려 신규 게임이 아니어서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오픈 한 게임의 경우 불안정한 시스템 때문에 유저를 잃는 경우도 많은데, 오래된 게임이라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MMORPG를 좋아하는 유저들 역시 서비스가 안정적이며 운영을 잘하는 게임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신규 유저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어서, 초반 플레이에 적응하는데 있어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번 업데이트와 관련하여 특별한 이벤트도 함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만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이번 설날 이벤트에 유저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많이 놀랐다. 이런 반응을 경험한다면 정말 게임 개발자로서의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DK온라인 유저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놓치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이벤트로는 운영팀에서 준비한 '하이드레이트 드랍 이벤트'가 있다. 이번에 추가한 '위대한 장인' 방어구 외에도 '은빛 서리' 방어구가 있는데, 이 은빛 서리 방어구는 장인급정도는 아니어도 충분히 그 활용 가치를 가지고 있는 방어구이다.

이 방어구의 주 재료가 하이드레이트라는 재료인데, 평상시에는 이 하이드레이트라는 재료의 드랍율이 너무 낮아 은빛 서리 방어구 역시 제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와 함께 드랍율 상승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재료를 얻을 수 있는 사냥터 역시 어려운 난이도의 사냥터가 아니기에 충분히 방어구를 제작할 만큼 재료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락시툼 던전 업데이트와 설날 이벤트 등에 가려져 이 이벤트를 잘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데, 이 이벤트는 초중반대 레벨 유저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후 업데이트 계획에 대해서 간략하게 들어보고 싶다. 

아직도 기존 고레벨 지역 중 유저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지역들이 많이 있다. '루멘의 탑', '바람의 탑' 등에 대한 리뉴얼을 계획 중인데, 이 지역은 맵 디자인부터 완전히 리뉴얼을 해서 유저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바람의 탑과 함께 4대 정령(바람, 불, 물, 대지)의 탑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 부분도 올해 안에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길드 단위 콘텐츠로 길드 전용 보스 레이드, 공작성의 공성전과 8개 백작성의 공성전을 연계한 하나의 큰 공성 시스템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DK 온라인'을 사랑해주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유저 분들이 DK온라인을 계속 지켜주고 있었기에 마상소프트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발팀도 DK온라인을 맡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너무나 즐겁게 밤낮없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게 고생하는 직원들과, 그리고 무엇보다 DK온라인 유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