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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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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나루토를 통해 살펴보는 중국 모바일 게임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 - 上

양영석 기자 (Lavii@inven.co.kr)
인벤에서는 '나루토를 통해 살펴보는 중국 모바일 게임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라는 주제로 고금아님의 기고를 소개해드립니다. (※ 본 기고 칼럼은 다소 내용이 긴 편이라, 1부와 2부로 나누었습니다.)

'고금아'님은 현재 개인블로그 '잡상그룹부설게임연구소'를 통해 다양한 리뷰와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게임업계 기획자로서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 기획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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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0. 근황 및 소개

안녕하세요 격조했습니다. 마지막 포스트가 작년 6월에 작성한 기적난난이었던 것을 보니 벌써 7개월동안 업데이트가 없었군요. 그동안 중국의 느린 인터넷 환경 + 바쁜 회사일로 인해 업데이트가 없었습니다만... 실은 작년 연말에 회사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상해에 있는 2K 차이나에서 보더랜드 온라인의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고 있었습니다만 2K 본사에서 중국 지사들을 정리해버렸어요 하하하.. 뭐 여튼 그래서 지금은 한국에 돌아와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중인 모바일 게임을 중국 시장에 맞춰 로컬라이징 하는 것입니다. 아직 중국에 출시하지는 않은 상황이고, 퍼블리셔와 시장의 요구에 맞춰 게임을 손보는 작업을 진행중이죠. 딱히 중국어를 잘하는 것도, 중국 모바일 게임을 잘 아는 것도 아닙니다만 어쨌든 중국에서 살다 온 경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주 열심히 한국과 중국의 모바일 게임을 연구하는 중입죠.

그러다 요즘 아주 눈에 띄는 게임이 하나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텐센트에서 퍼블리싱하고 있는 '나루토 화영닌자' 입니다. 1년에 14만개의 게임이 쏟아진다는 중국 시장에서 3위 내로 데뷔해서 두달 가까이 계속 그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입죠. 예전에 사석에서 KOF98UM을 도탑전기 모델의 끝판왕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나루토는 세션 내에서의 게임플레이 뿐만 아니라 성장구조와 같은 메타게임 등 여러 측면에서 그 KOF98UM 조차 초월한, 최신 중국 모바일 게임 트렌드를 아주 잘 반영하고 있고 또한 일부는 선도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게임이기에 그 디자인을 한번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영상부터 보시죠.



1. Classic but Classy

제 첫 게임도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이긴 했습니다만, 사실 이 바닥에서 영화나 애니메이션 원작이 있는 게임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본적으로 단방향으로 서술되는 매체를 게임으로 옮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여기에 원작과 그 캐릭터의 특성을 강조하다보면 그게 또 게임이랑안 안맞는 경우도 생기기 쉽상이고, 그러다보면 원작의 파생상품으론 그럭저럭 괜찮더라도 게임으로썬 구린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 나루토가 3위로 데뷔했다고 해도 처음엔 텐센트 퍼블리싱 + 나루토 IP 빨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니.. 나루토를 떼도 될만큼 굉장히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게임이었습니다.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는 던전 앤 파이터와 같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외국에선 다 때려 부시고 나간다고 해서 빗뎀업(Beat'em Up) 게임이라고 하죠. 왼쪽의 가상 스틱으로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오른쪽의 액션 버튼들로 공격하고 필살기를 쓰는 게임입니다. 굉장히 클래식한 구성이죠. 하지만 예로부터 클래식한 구성일수록 재미있게 만들기가 참 어려운데, 이걸 정말 잘 해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아래 플레이 영상을 한번 보시죠. (혹시 플러그인 문제로 영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미려한 2D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 때릴 때의 화끈한 타격감과 이펙트,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다양한 연속기(영상의 플레이어는 실력이 좀 떨어지는군요), 공중 콤보, 필살기 등 정말 빗뎀업 게임의 기본기를 아주 충실하게 잘 갖추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런 컷씬, 원작을 보는 듯한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그들의 화려한 스킬, 소환수, 거대 보스와의 전투 등이 잘 섞여있어 그야말로 원작을 둔 캐릭터 게임의 교과서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2. 간단한 조작계


조작계 또한 모바일에 맞게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왼쪽의 가상 스틱으로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오른쪽엔 액션 버튼들이 위치해 있지요. 가장 오른쪽 구석의 큼지막한 주먹 버튼이 기본 공격 버튼인데 굳이 타이밍을 맞출 필요 없이 누르고만 있어도 연속기가 쭉쭉 나갑니다. 대부분의 연속기가 적을 띄우고 앞으로 돌진하는 형식이라 정말 쉽게 쉽게 공중콤보를 계속 먹일 수 있지요. (가끔 착지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굉장히 평범해보이는 일반적인 조작계입니다만, 사실 여기에 엄청난 비밀이 하나 숨겨져있습니다. 위 플레이 영상에서 왼쪽 하단 가상 아날로그 스틱의 움직임을 봐주세요. 터치 점이 한쪽 방향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으면 가상 스틱의 위치가 딸려가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사실 우리가 D패드나 아날로그 스틱으로 방향을 입력할 땐 땐 한쪽 방향으로 계속 힘을 가합니다. 그래서 스틱의 움직임을 막을 수 없는 가상 스틱에선 플레이어가 터치하고 있는 지점이 한쪽으로 계속 이동합니다.


HIT나 이데아, 레이븐에선 처음 건드린 지점을 가상 스틱의 원점으로 잡지만 이후 원점의 위치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이제까지 가상 스틱을 밀어온 것과 반대 방향으로 힘을 가하더라도 터치 지점이 원래의 원점을 지나기 전까지는 입력 방향이 바뀌지 않습니다. 위에 그림으로 풀어보자면요 자 2번에 이르기까지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손가락을 오른쪽으로 밀었습니다.

그리고 3번에서 반대 방향으로 스틱을 밀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현재 손가락의 위치는 스틱의 중심 - 원래 터치 원점보다 오른쪽이기 때문에 캐릭터는 여전히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4번에 이르러 손가락 위치가 원래 원점보다 왼쪽에 와서야 겨우 왼쪽으로 입력이 바뀌죠. 2번에서 4번 사이 동안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입력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나루토는 플레이어가 한쪽 방향으로 스틱을 밀고 있으면 스틱의 중점도 같이 움직여 줍니다. 그래서 2번처럼 쭈욱 밀었더니 스틱도 같이 오른쪽으로 끌려갔죠. 여기서 손가락을 왼쪽으로 땡기기 시작했습니다. 3번에서의 터치 지점은 여전히 1번의 원점 보다는 오른쪽이지만, 2~3번에서의 원점 기준으로는 좌측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입력 방향이 왼쪽으로 바뀌고 실제로 캐릭터 이동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이데아나 레이븐, 히트 같은 경우는 3번에서도 여전히 입력은 오른쪽입니다. iOS라 플레이 영상을 캡쳐하지 못했는데 한번 따라서 해보세요. 이렇게 섬세한 조작계를 보고 있으면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옛 광고 카피가 떠오릅니다.

한편 주먹 왼쪽에 있는 2개의 버튼은 일반 스킬로, 쿨 타임 외에 따로 마나를 먹는 등 사용상에 다른 제약은 없습니다. 이들 스킬들도 거의 대부분 하나를 성공시키면 다음 것도 자동으로 따라서 들어가도록 고안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트 가이의 기술 1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적을 띄워 올리는 스킬이고 기술 2는 전방으로 쭉 날아가면서 이단 옆차기를 날리는 기술인데 1로 띄우고 2로 추격타를 날리거나 2로 접근한 뒤에 다시 1로 때리는 연결이 아주 쉽습니다.

그리고 주먹 위쪽은 궁극기 인데, 따로 쿨타임은 없지만 왼쪽 상단에 보이는 궁극기 카운터가 끝까지 차야만 그 카운터를 모두 소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카운터는 스킬을 사용해 적에게 피해를 줬을 때에만 한칸식 차지요.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카운터가 2개 차있는 상태에서 기본기 연타 -> 기술 1 -> 기술 2 -> 궁극기 순으로 공격이 이어집니다. 점점 공격의 강도와 화려함이 에스컬레이팅 되는 거지요.




이 궁극기는 위에서 보듯 굉장히 화려한 연출을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범위 공격인데다가 중간에 애니메이션 컷인도 들어가고, 특히 궁극기가 상대의 HP를 0으로 깎아버리는 마지막 공격이 될 때엔 음성과 대사까지 출력됩니다. 그야말로 나루토에서의 액션의 화룡점정이라고 볼 수 있겠죠.


기본공격, 기술 1, 기술 2, 궁극기는 모두 캐릭터에 묶여있는 반면, 그 위쪽에 있는 비권(특수기)과 통령(소환수)는 여러가지 중 플레이어가 하나씩 선택해서 장착할 수 있는 녀석들입니다. 나중에 성장 항목에서 따로 설명드리겠습니다만, 모든 스탯이 자동으로 상승하는 등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는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캐릭터가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과 선호도에 맞춰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비권은 일반 기술과 마찬가지로 쿨타임만 맞으면 쓸 수 있는 반면 소환수는 미리 사용할 3마리를 지정해두고, 게임 중에 순서대로 꺼내 사용합니다. 한번 부르면 다음 소환수를 부를 때 까진 쿨타임이 있구요. 위 스샷의 경우 이미 빛을 쏘아내는 두꺼비(그렇게 안보입니다만)가 두번째 소환수였고, 다음 소환수는 뱀인데 19초 뒤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네요.

액션 게임을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 조작계일 겁니다. 기본적으로 액션 게임은 정교한 조작을 전제로 하는 반면 모바일의 터치 스크린 인터페이스는 그런 정교한 조작에는 적합하지 않죠. 나루토는 이 문제를 대부분의 공격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함으로써 해결했습니다.

기본 공격 버튼을 누르고만 있으면 연속기가 자동으로 나가고, 연속기의 마지막엔 상대를 띄움으로써 스킬로 연결지어주고, 스킬은 다시 궁극기로 이어지는 흐름은 탁월한 타격감이 뒷받침 되어 실제로 조작 자체는 간단하면서도 뭔가 거창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합니다.

물론 중국 게임들이 다 그렇듯 자동 전투도 지원되는데요, 다른 쿼터뷰 ARPG들이 자동 전투 중에도 플레이어의 조작을 받는 것과 달리 나루토는 자동 모드에선 모든 조작계가 꺼진다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소탕이 별도의 아이템이 아닌 기본 시스템으로 제공되어 각 스테이지를 사실상 한번만 플레이하면 되는 상황에서 굳이 자동으로 진행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소탕에 관한 이야기는 뒤에 후술하겠습니다.


3. 모험 모드 - 게임 기본 컨텐츠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컨텐츠는 스토리에 따라 진행되는 모험모드 입니다.




이렇게 두루마리 형태로 각 챕터가 나눠져있고, 각 챕터마다 여러개의 스테이지가 이어져있습니다. 스태미너를 소모해 입장하고, 클리어 하면 경험치와 게임 머니, 아이템을 얻으며 다음 스테이지가 열리는 아주 일반적인 구성입니다. 3성으로 클리어하면 소탕을 사용할 수 있는 것 까지두요.

하지만 중반 이후 부턴 스테이지에 최소 레벨 제한을 걸어 과금 유저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컨텐츠를 소모해나가는 것을 방지하면서 동시에 플레이어들에게 단기 목표를 제시해 계속 플레이 할 동기를 부여합니다.

아참, 각 스테이지는 원작의 스토리에 따라 배치되어있지만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느 캐릭터로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4. 게임 기본 컨텐츠의 변주



한편 이 PVE 스테이지들은 기본적으로 조무라기들을 처리하면서 전진하다가 보스를 잡으면 끝나는 빗뎀업 게임의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만 자잘한 변화를 둬서 게임 진행에 변주를 주기도 합니다. 어떤 스테이지는 이동하지 않고 한 구역에 머무르면서 웨이브 단위로 몰려오는 적을 처리하는 서바이벌과 같은 형식을 띄기도 하고 어떤 스테이지는 공격하진 않지만 진행을 가로막는 바위들이 진행을 가로막아 이 바위들을 부수면서 진행하는 형식도 존재합니다.

때로는 적들을 회복시켜주는 치료 닌자나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는 술법 닌자, 플레이어를 격리시키는 결계 닌자 등이 등장해서 이들을 먼저 처리하는 식의 다른 구성을 보이기도 하지요. (위 스샷 상으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으시겠습니다만, 실제로 플레이 할 때는 일반적인 빗뎀업 스테이지와 다른 전술을 요구합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스테이지에 변주를 주는 것은 최신 중국 게임에선 아주 일반적인 구성입니다. 위 스크린샷은 나루토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넷이즈의 쿵후 팬더 3 인데요, 원래는 레이븐, HIT, 나루토와 같이 쭉 길을 따라 가면서 적들을 쓸어나가다가 보스를 잡고 끝내는 것이 기본 구성입니다만 그 외에 다양한 서브 모드 스테이지들이 있습니다.

첫번째 스샷은 최종 목적지까지 NPC를 호위하는 미션입니다. 두번째 스샷은 좁은 공간에서 바글바글 밀려오는 적들을 마구마구 쓸어버리는 형식의 스테이지죠. 세번째 스샷은 적들이 저 철항아리들을 가져가지 못하게 지키는 내용의 미션입니다. 이외에도 세 방향에서 몰려오는 적들로부터 특정한 구조물을 지키는 디펜스형 모드라거나 대포를 쏘는 등의 다양한 스테이지가 존재합니다.

국내 ARPG들의 경우 스테이지의 구성이 거의 다 똑같은데 만일 그대로 중국에 진출하게 된다면 퍼블리셔나 유저들로부터 게임이 너무 단조롭다는 불평을 살 공산이 매우 큽니다.


5. 기본 컨텐츠에서의 동기부여


한편, 스테이지 선택 화면으로 돌아가보면 최신 중국 게임들의 또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하단에 있는 스테이지 클리어 별 누적 보상이죠. 각 챕터 별로 획득한 별의 누계에 대해 보상을 부여하는 시스템입니다. 스샷 상으로는 저 챕터에는 총 13개의 스테이지가 있고, 최대 39개의 별을 획득할 수가 있으며 현재까지 15개를 획득한 것으로 나와있군요. 사실 이미 레이븐이나 HIT과 같은 국내 게임도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 누적 별 보상에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게임들은 챕터(지역) 단위가 아닌 게임 전체에 걸쳐 누적된 별의 갯수를 기준으로 보상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보통은 한 챕터의 모든 스테이지를 3성으로 클리어해야 보상을 받는 식으로 구성되어있죠. 하지만 중국 게임들은 다릅니다.



위는 스네일 게임즈의 태극 팬더, 아래는 역시 텐센트의 KOF98UM 입니다. 나루토와 마찬가지로 누적 별 보상이 챕터 단위로 쪼개져있고, 그나마도 다시 1/3과 2/3 지점에 보상을 걸어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게 작아 보이지만 플레이어 경험 측면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보상 주기가 짧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 유저들은 세계적으로도 인내심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있죠. 꾸준히 목표를 제시하고 보상을 줘서 플레이를 유도하지 않으면 이탈해버리기 쉽상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식의 누적 별 보상 시스템은 보상 주기가 너무 길어서 플레이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성장이 정체되는 후반부에 가면요.

하지만 중국 식으로 저렇게 3등분을 해놓으면 보상 주기를 짧게 유지할 수 있을 뿐더러 '다음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부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위 두 게임들은 맵 상에 보물상자를 배치하고 있다는 것도 특기할만 합니다. 연결되어있는 스테이지를 처음 클리어하면 주는 보상이죠. 저 누적 별 보상을 퍼주고있지만 그걸로도 부족해서 보상을 마구마구 걸어두는 겁니다. 물론 이런 외적 보상은 '업적'이나 '퀘스트' 등으로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한국 게임들이 그렇게 구현하고 있습니다만) 그건 사실 없는 것 보다는 나은 정도이지 잘 된 디자인이라고 보긴 힘듭니다.

로비로 돌아가서 퀘스트나 업적 창을 열어야만 볼 수 있는 거니까요. 지도에 저렇게 딱 박아놓으면 그 챕터에 머물러있는 동안 눈앞에 바로 보이잖습니까. 그리고 중국 게임들은 당연히도 저 맵 상에 보이는 외적 보상 외에 업적 / 미션에다가도 푸짐한 보상을 걸어두고 있지요.



물론 나루토의 챕터 / 스테이지 UI는 저 보물 상자를 배치할 공간이 없습니다만, 대신 이 초회 클리어 보상을 기본 시스템에 포함시켜두고 있습니다. 일단 첫번째 스샷에서 보이는 것 처럼 각 스테이지를 맨 처음 클리어했을 땐 특별히 경험치와 게임머니를 푸짐하게 얹어주고는 초회 클리어 특전이라고 큼직하게 써붙여줍니다. (중국어로는 수차통관首次通关이라고 적어뒀네요)

그리고 천부 포인트를 하나 던져주는데, 이 포인트와 골드를 사용해서 영구적인 스탯 보너스를 획득하게 됩니다. (이 천부 시스템은 나중에 성장 시스템에서 다시 논하겠습니다.) 비록 지도에 외적 보상이 명시되어있지는 않지만, 매 스테이지를 처음으로 클리어할 때 마다 (특히 스테이지 진행이 빠른 초반부에) 저 보상을 받게 되면서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새 스테이지 클리어 = 보상 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는 구조지요.

6. 하드 난이도와 유료화 모델


뭐 여하튼, 저 기본 난이도 외에 하드 난이도가 있습니다. 노멀 모드의 스토리 진행에 따라 하나씩 열리고, 각 스테이지 당 하루에 3번씩만 플레이할 수 있는데 돈을 내면 3번을 더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보상으로는 캐릭터의 조각과 중후반부 육성이 필요한 고급 아이템들이 지급되죠. 각 스테이지 마다 드랍될 수 있는 보상은 정해져있지만 실제로 뭘 받을지는 랜덤이구요. 도탑전기에서 유래한 대표적인 중국 시스템입니다.

가차를 뽑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하기 힘들 정도로 목을 졸라버리는 한국적 관점에서, 어쨌든 가차의 최고 상품인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줄 수 있는 하드 난이도 컨텐츠가 무상으로 공급된다는 점은 유료화에 불리할 것으로 인식되기 싶습니다만, 실상은 정 반대입니다. 오히려 하드 난이도가 조각을 공급해주기 때문에 가차와 다른 유료화 시스템이 돌아간다는 게 중국식 BM이죠.

게임에 필수적인 좋은 아이템을 가차로만 얻게 하는 것 보다 행동력으로도 얻게 해주는 것이 실제로는 매출을 더 견인할 수 있다는 건 사실 진격의 바하무트와 확산성 밀리언 아서가 이미 증명했습니다. 전자의 경우, 3성 이상의 카드를 얻기 위해선 가차를 구매하거나 이벤트로 가차를 얻어야만 했지요.

하지만 후자는 6성은 가차로만 얻을 수 있지만 3~5성은 '레이드'를 통해 무상 플레이로도 얻을 수 있게 했습니다. 게임의 기본 자원인 행동력으로도 3~5성 이상의 유의미한 카드를 얻을 수 있게 되자 플레이어들은 이들 카드들을 돈을 내야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부가" 서비스로 인지하고 자연스럽게 이를 자신과는 관계 없는 것으로 배제하는 대신, 게임의 '기본' 컨텐츠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3천원에 3~6성 1장 얻을 수 있는 가차와 달리 2천원에 3~5성을 대여섯 장 얻을 수 있는 빨포(행동력 구매)라는 '합리적인 구매'를 하기 시작했지요.

확밀아가 후발주자로서 바하무트를 추월하는 데엔 클라이언트 게임이라 완성도가 높고 연출이 좋았다거나 스토리가 좋았다거나 뭐 다양한 요소가 있었겠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저 유료화 모델이 핵심이었다고 봅니다.

가차로 얻을 수 있는 카드를 기본 플레이로도 마구 퍼주니 일단 유저 만족도가 높아지고 게임 저변이 넓어지죠. 그리고 가차 대신 빨포라는 '합리적인' 옵션이 저과금 유저들을 공략하고 고과금 유저들은 여전히 가차를 뽑습니다.

특히 가차를 살 가차를 살 유저들이 싼 빨포로 옮겨간 것이 아니라 가차만 있었다면 돈을 내지 않았을 소과금 유저들이 빨포를 통해 구매 유저로 전환되고, 그 중 일부는 시간 대비 효용이 좋은 가차로 옮겨갈 수 있었죠. 없던 시장을 만들어낸 겁니다.

하드 난이도를 중심으로 한 중국식 BM은 기본적으로는 바로 저 확밀아 모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무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하드 난이도가 캐릭터 조각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복수의 캐릭터를 모으고, 캐릭터의 성급을 올리는 것이 기본 플레이로 안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저들은 일부 조각을 무상으로 획득하더라도 이를 캐릭터로 완성시키거나 성급을 올리기 위해선 더 많은 돈이나 시간을 써야만 하죠. 리텐션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해주는 매우 중요한 장치입니다.

또한 이 하드 난이도는 전체 메타 게임을 구성시켜주는 핵심 요소이기도 합니다. 플레이 횟수 제한이 없는 노멀 난이도는 성장 주기가 짧지만 그만큼 성장 효과도 작은 아이템 성장을 제공합니다. 캐릭터 조각은 목표한 갯수를 채우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만큼 성장 효과도 크지요.

게다가 캐릭터 조각이 가차에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금전적 비용 효율 측면에선 하드 난이도를 플레이하는 것이 더 가성비가 좋습니다. 하지만 각 하드 스테이지를 훑기만 해도 스태미너는 금방 바닥나버립니다. 이 지점에서 행동력의 분배를 중심으로 한 메타 게임이 발생하죠. 한정된 행동력을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요? 당장 조금씩이나마 성장할 수 있는 노멀 난이도를 우선시 해야 할까요, 현금 절약 효과가 있는 하드 난이도를 우선시 해야 할까요?

그런데 게임을 진행할 수록 하드 난이도의 스테이지 갯수는 늘어나고 어떻게 해도 행동력은 부족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자원 - 돈 - 을 사용할 차례가 오는 거지요. 가차를 구매하는 유저는 어쨌든 빨리빨리 자원들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해피하고, 그 외 수단 - 행동력을 직접 구매한다거나 하드 난이도의 일간 플레이 제한을 추가로 구매한다거나 - 을 쓴 유저들은 돈을 아낄 수 있으므로 해피하고, 퍼블리셔와 개발사는 어쨌든 유저가 돈을 써주니 해피한 상황이 오는 겁니다. 이게 바로 도탑전기가 개척한 새로운 유료화 / 메타 게임 모델입니다.


한편 태극 팬더의 경우, 하드 모드의 맵을 노멀에서 분리시키는 대신 지도 상에 노멀 스테이지 옆에 별도로 '엘리트' 스테이지로 붙이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그냥 UI 차이로 보일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기존의 도탑 모델과는 조금 다른 구조입니다.

이 게임에선 기본적으로 모든 스테이지에 일간 플레이 횟수 제한이 걸려있어요. 기본 5회에 VIP 레벨에 따라 조금씩 올라가는 구조죠. 그리고 개별 엘리트 스테이지에 일간 2회 제한이 걸린 것 외에 전체 엘리트 스테이지 클리어 횟수도 일간 3회로 제한이 걸려있습니다. 물론 돈을 내면 이 제한은 리셋할 수 있지요.

엘리트 스테이지를 일종의 보너스 스테이지로 간주하면, 노멀/하드의 보상 구분이 없는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각각의 유니크한 아이템을 장착시키는, 전통적인 RPG의 형태에 가깝다 보니 캐릭터 조각 대신 점점 더 나은 아이템을 획득하는 식으로 게임을 구성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캐릭 조각을 주는 하드 대신 이런 구성을 취한 것 같아요.

이런 구성에서 플레이어는 일단 가장 뒤에 있는 (그래서 가장 나은 아이템을 주는) 스테이지 부터 행동력을 쏟아부어 보상을 받아냅니다. (이 게임은 위에서 보시듯 소탕이 기본 제공 됩니다.) 일간 제한을 다 쓰면 그 직전 스테이지로 계속해서 옮겨오죠.

여기서 플레이어가 더 구린 아이템을 얻기 위해 이전 스테이지로 돌아가는 대신 최신 스테이지의 플레이 횟수 제한을 리셋하면 좋겠습니다만 사실 그런 일이 잘 일어날 것 같진 않습니다. 화끈하게 캐릭터 조각을 보상으로 내건 게 아닌 이상은요.

태극 팬더를 아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한 것으로 보이는 (바꿔 말하자면 정말 그대로 갖다 베껴놓은 듯한) 쿵푸 팬더 3도 스테이지 구성 만큼은 베끼지 않고 노멀-하드 구성을 따라간 것을 보면 그다지 훌륭한 구성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7. 소탕권


그런데 나루토와, KOF98UM에서 한가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도탑전기와 달리 소탕이 유료로 판매되거나 제한적으로 공급되는 부가 서비스가 아닌, 아무런 비용이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시스템으로 탑재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중국의 최근 게임들은 소탕을 아예 기본 기능으로 내장하거나 (나루토, KOF98UM, 태극 팬더) 소탕권을 유상 판매하더라도 엄청나게 많은 양을 마구 퍼주고 있습니다. (쿵푸 팬더 3, 구룡전)

사실 위에 나열한 설명들을 보면 어디에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재미는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위쳐나 드래곤 에이지 처럼 한번 플레이하고 끝나는 것을 전제로 한 컨텐츠를 두번 다시 플레이 반복하지 않는 구조로 설계하지 않는 형태의 게임에서 반복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재미난 컨텐츠라도 반복하다보면 물리고 지겨워질 따름이죠.

'소탕권'은 이렇게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게 해주는 '부가' 서비스라는 개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션 내에서 미시 플레이의 재미는 1회성이고, 이미 거시 게임의 중심은 행동력 배분의 메타 게임으로 넘어온 뒤에요. 그렇다면 굳이 하기 싫은 걸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기 보다는 그냥 안하게 해주는 것이 타당합니다.

MMORPG에 빗대 보자면요, 에버퀘스트 시절엔 HP와 MP가 떨어지면 앉아서 한참을 쉬어야 했어요. 심지어 이 쉬는 동안 심심하지 말라고 테트리스 까지 넣었죠. 와우는 물과 빵을 만들어서 이 쉬는 시간을 단축시켜주고 사제와 법사에게 소소한 역할을 부여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전투 중간에 빵탐 물탐을 갖는 게 귀찮긴 하단 말입니다.

그래서 스타워즈 구공화국에선 그런 아이템 없이도 버튼만 누르면 쭈우우욱 하고 회복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혁신이라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길드워2는 그냥 전투 끝나면 바로 채워버립니다. 어차피 스킵할 거라면 버튼은 왜 누르게 하냐는 거지요.


그리고 저 행동력 분배 메타게임은 기본적으로 행동력을 다 소모하고 부족해져야만 동작하는 구성입니다. 그런데 소탕권 공급이 부족해진다면, 행동력은 있는데 플레이 할 시간이 없어서 행동력이 고갈되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어요. 신세계의 최민식이 떠오르죠. '이럼 나가린데...' 여기서 소탕권을 유상으로 판매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사실 전 의문이긴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기본적인 심리라는 게, 행복해지기 위해 돈을 쓰는 거지 덜 불행해지기 위해 돈을 쓰진 않거든요. 행동력은 있는데 소탕권이 없다.. 그럼 돈을 내서 소탕권을 사기 보다는 그냥 나중에 시간 날 때 몰아서 쓰자고 생각하는게 훨씬 합리적인 선택일 겁니다.

시간이 정말 정말 정말 없는 사람이 아니고선요. 그래서 지금 중국에서 행동권이 존재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소탕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넉넉하게 깔아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위 스샷은 쿵푸 팬더 인데요, 스테이지 레벨 제한에 걸려서 며칠째 모든 행동력을 소탕에 쏟아붓고 있음에도 소탕권이 무려 509장이나 남아있습니다.

사실 레이븐과 HIT를 플레이 할 때 가장 황당했던 부분이 바로 여기였죠. 소탕을 소탕권이라는 별개 아이템으로 뽑아낸 것 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소탕권 인심이 정말 짜요. 그렇다고 파는 것도 아니구요. 어차피 자동으로 돌리나 소탕을 돌리나 게임 플레이는 안하고 보상만 받아가는 건 똑같은데 이걸 왜 공짜로 풀지도 않고 팔지도 않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실제로 레이븐이든 HIT든 제 계정엔 행동력이 세자리수로 쌓여있단 말이죠. 꽂아놓고서라도 돌릴 시간이 안나서 행동력을 소모하질 못하고 있어요.

소탕권 때문에 과금 유저들의 컨텐츠 소비 속도가 걱정되기 때문이라면 그건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풀 수 있습니다. 스테이지에 플레이어 레벨 제한을 걸어둘 수도 있구요, 행동력과 게임머니의 구매 횟수를 제한하고 (VIP로 상한을 올려주는 것 또한 일반적이죠), 구매 가격에 누진제를 걸 수도 있습니다.

처음 구매할 땐 행동력 50점에 젬 10개지만 세번째 부턴 젬 20개, 다섯번째 부턴 젬 40개 이런 식으로 올려가는 거죠. 이렇게 브레이크를 걸어두면 또 이제 이 제약에 걸린 유저들에겐 다시 가차가 또 매력적인 대안이 되는 거구요.



8. 풍성한 컨텐츠


여하튼 기본 컨텐츠는 살펴봤는데, 사실 최근 중국 게임들은 기본 컨텐츠 외에 부가 컨텐츠의 볼륨이 매우 큽니다. 나루토 역시 마찬가지죠. 위 스샷은 메인 메뉴인데요, 좌하단에 배치된 6개의 버튼이 모두 성장 컨텐츠들입니다. 그리고 화면 가운데에 배치된 7개는 부가적인 게임 컨텐츠 들이죠.


플레이컨텐츠 구분 특징 주요 보상
모험(노멀) PVE 기본 플레이 컨텐츠 장비
천부 포인트
모험(하드) PVE 기본 플레이 컨텐츠 장비
닌자 조각
결투장 PVP 동기식 PVP
캐릭터 컨트롤 중심 (완전 수동 조작)
3-3 순차 전투
소환권
윤회석
젬(캐쉬포인트)
적분새 PVP 비동기식 PVP
캐릭터 스탯 중심 (완전 자동)
3-3 동시 전투
성망 (명성)
전용 상점 화폐
수행의 길 PVE 1인용 PVE.
플레이 횟수 제한은 없으나 각 스테이지
별로 보상은 하루 1회.
마지막으로 클리어했던 스테이지 까지
1일 1회 리셋 및 소탕.
아이템
구옥
인옥
생존 도전 PVE 봇과의 PVP.
플레이 횟수 제한은 없으나 각 스테이지
별로 보상은 하루 1회.
게임머니
전용 상점 화폐
풍요의 간 PVE 사실상 일간 보상을 수여하는 쉬운 PVE
각기 다른 3개의 보상을 주는
3개의 서브 스테이지
경험치
성망 (명성)
게임 머니
소대 돌습 PVE 2인 코옵 PVE.
노멀/하드 난이도.
성망 (명성)
인석
비권 조각
게임 머니
조직(길드) 커뮤니티 길드 전용 상점 화폐


모험 모드에서 소탕권을 사용해 행동력을 다 소모하고 나더라도 플레이어는 여전히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특히 성장에 필수적인 비권 조각과 성망, 게임머니를 생산하는 컨텐츠인 생존 도전, 풍요의 간, 소대 돌습 이 셋은 반드시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모드인데다 기본적으로 개별 세션의 플레이 타임은 짧은데 실제로 플레이 하는 시간은 깁니다. 그래서 일단 행동력은 모험모드에서 소탕권으로 금방 소모하고, 위와 같은 컨텐츠를 플레이 하면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성장
컨텐츠
내용 필요 자원
플레이어
레벨
소량의 스탯 보너스
모험모드 스테이지 해방
경험치
닌자 닌자 캐릭터들을 수집
닌자 캐릭터들의 성급을 향상시켜 스탯 증가
각 닌자 캐릭터들을 보유하는 것으로도 영구적 스탯 보너스 존재
닌자 조각
천부 천부 포인트를 소모해 영구적인 스탯 보너스 획득
각 포인트를 쓸 때 마다 얻는 보너스는 고정, 플레이어 선택 없음.
천부
통령 소환수의 스탯을 향상시킴
사용할 수 있는 소환수의 종류와 갯수를 늘림
장비 아이템을 합성하는 식으로 스탯 보너스
성망(명성)
구옥 장비나 통령에 구옥을 장착해 스탯 보너스를 부여
각 슬롯에 어떤 구옥이 들어갈 수 있는지는 고정. (유저 선택권 없음)
구옥끼리 합성해 스탯 보너스를 증가시킬 수 있음.
구옥
비권 닌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게임 중 사용하는 특수기를 수집
특수기의 레벨을 올려 성능 강화
비권조각
신기 고정된 스탯 보너스를 주는 사실상의 패시브 스킬
인옥을 소모해 레벨을 올려 스탯 보너스 강화 가능
각 신기엔 랜덤한 스탯 보너스를 주는 슬롯이 3개 존재
윤회석으로 각 슬롯의 스탯 보너스를 다시 추첨할 수 있음
인옥
윤회석


위 표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각각의 성장 컨텐츠들은 특정한 자원을 필요로하고, 이 자원들은 다시 특정한 플레이 컨텐츠들에서 생성되는 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권을 수집하고 성장시키고 싶다면 소대 돌습을 플레이하고, 또 거기서 나온 인옥으로 신기도 업그레이드 하는 식이죠.

이게 개개의 컨텐츠가 재미가 없다면 정말 성장을 위한 노가다로 여겨지기 쉽습니다만 - KOF98UM의 이벤트 던전들이 좀 그런 감이 있지요 - 나루토의 부가 컨텐츠들은 기본 조작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제법 재미있고 각 컨텐츠 내부에도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외적 보상들이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게임 내에서 소모되는 자원이 많다는 것은 가차의 하급 보상이나 이벤트의 보상 등을 구성하기에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특히 적분새, 생존 도전, 길드 등은 성장 컨텐츠에 필요한 아이템 전반 - 닌자 조각까지 포함 - 을 판매하는 전용 포인트 상점이 있어서 노가다의 부담을 덜어주고 무과금 유저나 특정 컨텐츠를 플레이하고싶지 않아하는 유저들에게 숨통을 터주는 한편, 이런 자원을 현금이 아닌 다른 화폐로라도 구매하는 경험을 갖게 함으로써 구매 유저로 전환시키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9. 단계가 세밀한 성장 컨텐츠

위 표를 보시면 성장 컨텐츠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 역시 중국 유저들의 성향 때문에 발생하는 중국 게임들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기본적으로 어느 게임이든 간에, 성장이라는 건 계속 진행될 수록 다음 성장까지의 주기가 길어지기 마련입니다.

레벨이 오를 수록 다음 레벨까지 필요한 경험치가 계속 올라가는 것 처럼요. 문제는 중국 유저들은 이렇게 성장 주기가 길어져서 발생하는 정체 구간을 잘 버텨내지 못한다는 것에 있지요. 일단 이에 대처하는 가장 쉬운 - 그리고 기본적인 방법은 성장 단계를 굉장히 잘게 쪼개주는 겁니다.


위는 태극 팬더의 아이템 강화 시스템입니다. 레이븐이나 HIT와 마찬가지로, 다른 아이템을 재료로 갈아먹여서 대상 아이템의 레벨을 올릴 수 있죠. 그런데 위에 보이는 숫자 50이 아이템 레벨입니다. 아이템 등급은 이미 오렌지 색이구요. 아직 그 위로 성장시키진 못했지만, UI상에 나타난 추가 보너스 항목을 보면 최소 85레벨까지는 존재합니다.

사실 각 레벨 마다 스탯이 크게 오르진 않습니다만, 이렇게 레벨을 잘게 쪼개서 성장하는 순간을 자주 많이 공급하는 것이 중국의 일반적인 트랜드입니다. 태극 팬더는 여기에다가 5레벨부터 매 20레벨 마다 추가적인 스탯 보너스를 부여해 플레이어가 아이템을 꾸준히 강화시킬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나루토는 역시 이렇게 성장 단계를 쪼개는 디자인을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위의 통령 시스템만 보더라도 통령의 레벨 1단계를 다시 4개의 소구간으로 쪼개놓고 있습니다. 위 스샷은 46과 2/4레벨에 해당하겠군요.

46레벨에서 47레벨이 되기 위해 필요한 성망 점수의 총량을 N점이라고 한다면, N점을 다 모아야 47레벨이 되어 뿅 하고 스탯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N/4를 모을 때 마다 1/4레벨이 올라 스탯이 조금씩 올라가는 구성입니다. (실제로는 필요한 성망이 조금씩 오릅니다만 어쨌든 총량은 N점입니다.)



도탑전기에서부터 유래한, 아이템 업그레이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위 KOF98UM의 아이템 강화를 보시면 필요한 4가지 자원을 모두 모아야 아이템의 등급이 오릅니다. 일단 오르고 나면 자동 레벨업으로 또 5레벨이 오릅니다만, 이 4가지 자원을 다 모으기 전까진 성장이 정체됩니다.

반면 나루토에선 각 아이템은 총 6개의 재료를 모아야 등급이 오르는데 이 때 6개 재료를 하나씩 갖출 때 마다 이를 아이템에 박아넣고 스탯이 오릅니다. 그리고 물론 6개의 재료를 다 박아넣으면 그땐 등급이 올라가면서 뿅 하고 등급이 오르면서 스탯이 또 많이 오르겟죠.


10. 다양한 성장 컨텐츠를 통한 성장 리듬 조절


하지만 아무리 단계를 잘게 쪼갠다고 하더라도 결국 성장하면 할수록 다음 성장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성장을 경험하지 못하는 정체 구간은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 게임들은 다양한 성장축을 두는 것으로 이 문제를 회피하죠.

위 그래프에서 가로축은 시간, 세로 축은 성장입니다. 왼쪽 그림처럼 성장축이 하나만 있는 경우, 같은 시간 동안 플레이어는 5번의 성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가로축 아래에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성장을 경험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오른쪽 그림은 성장축을 3개 구비하고 있지요. 개개 성장축의 성장 주기는 왼쪽 그래프와 동일하지만 3개의 성장축에서 성장하는 타이밍을 엇갈리게 배치하면 실제로 유저는 같은 시간 동안 15번의 성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위의 태극 팬더의 예시로 돌아가자면요, 태극 팬더도 캐릭터 레벨, 아이템, 룬, 스킬, 특성 보너스, 펫 등 굉장히 다양한 성장 컨텐츠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성장 컨텐츠 내에서도 복수의 성장축을 부여하곤 하죠. 위의 아이템만 하더라도 레벨을 올리는 강화(Fortify) 외에 등급을 올리는 정제(Refine), 추가 스탯을 부여하는 돌파(Exalt) 세가지가 있지요. 펫도 펫 레벨, 펫 등급, 펫 성급 등등.

이런 복수의 성장 축을 제공하는 데에는 빈도와 효과라는 또다른 주제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성장을 즐기는 것도 사실 따지고보면 어떤 자극에 대해 쾌감을 느끼는 것인데,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극이 일정하고 균일하게 제공되면 금방 거기에 적응하게 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쾌감을 덜 느끼게 되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규칙적인, 예상하지 못한 자극이 왔을 때 더 쾌감을 느끼곤 하죠.

그래서 이 복수의 성장 컨텐츠들은 성장이 발생하는 빈도와 성장의 효과를 적절히 조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효과는 적지만 빈도가 높은 성장과 빈도가 낮지만 효과가 큰 성장을 섞어줌으로써 리드미컬한 경험을 형성하는 것이죠.

태극 팬더의 아이템만 보더라도, 아무 템이나 마구 갈아넣으면 레벨이 올라가는 강화(Fortify)는 고빈도 저효과 성장에 해당합니다. 반면 초반엔 전용의 '제련석'을 소모하고 중후반 부턴 제련석에 더해서 동일한 아이템을 요구하는 제련(Refine)은 저빈도 고효과에 해당합니다.

나루토의 성장 컨텐츠들 역시 이러한 빈도-효과 조합을 보이고 있는데요, 통령이나 장비 같은 경우는 위에서 보신 것 처럼 굉장히 빈도가 높지만 효과는 낮은 성장을, 조각을 다 모아야 성장하는 닌자나 비권, 천부 등은 빈도가 낮지만 강한 효과를 제공합니다. 다양한 빈도와 효과가 섞이면서 강약약중강약약으로 이어지는 리듬을 만들어 플레이어가 꾸준히 성장의 재미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11. 하지만 개별 성장 컨텐츠에서 선택의 여지는 거세


성장 컨텐츠가 굉장히 다양하게 준비되어있긴 합니다만, 개별 컨텐츠는 굉장히 단순한 것 또한 중국 게임들의 일반적인 특징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까 한번 지나갔던 아이템 구조일 텐데요. 전통적인 게임에선 보통 각각의 아이템이 서로 기능은 같지만 서로 다른 효과를 지니고 있어 다양한 아이템을 모으고 그 중 어떤 것을 장착하고 성장시킬지에 대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등 플레이어에 의한 커스터마이징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도탑전기로 대변되는 중국 모바일 게임들은 그러한 선택지를 전혀 배제하고 있습니다. 각 슬롯 마다 아이템이 그냥 정해져 있어서 있으면 끼고 없으면 못끼는 구조죠. 장비와 통령에 보석을 박는 구옥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장비든 통령이든 각 슬롯에 들어갈 수 있는 보석의 색상은 정해져있습니다. 같은 색의 보석이 있으면 끼는 거고 없으면 못끼는 겁니다.

출처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하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택을 내려야하는 순간이 왔을 땐 나쁜 선택을 피해야한다는 압박을 받곤 하죠. 우리가 매일 점심마다 뭐 먹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게이머의 멘탈은 정말 개복치 레벨이라서, 어떠한 선택지가 주어지면 이를 마음대로 캐릭터를 구성할 자유라고 인식하기 보다는 '몰라 뭐야 무서워'로 인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중국 게임들에서 커스텀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경험의 획일화, 몰개성화라는 단점이 아니라 유저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해주는 미덕이 됩니다.

그리고 물론 이렇게 선택의 여지를 줄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행동력의 사용을 가운데 둔 메타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여전히 의미있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아마 거기까지가 중국에서 게임들이 오토 시뮬레이터와 구분되는 마지노선이 아닌가 싶어요.


12. 대신 편의성을 강화



선택의 여지를 줄여서 얻는 또하나의 이점은, 플레이어가 어떤 항목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매우 분명하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으실텐데 일단 위 레이븐의 스크린샷을 보시죠.

던전을 하나 깨고 나왔더니 장비 아이콘에 알림 마크가 떠있습니다. 눌러보니 '고급' 아이템이 하나 들어와있네요. 그런데 사실 이 정보는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 파쇄쌍검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거든요. 저게 이미 장착중인 전설 등급의 아이템보다 더 쎄서 갈아낄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설 무기에 저걸 갈아넣는다고 전설 무기의 레벨이 오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어차피 장비 아이템은 게임 플레이하고 있으면 2분에 하나씩 생겨납니다. 개복치 멘탈의 중국 플레이어들에겐 이 필요 없는 쓰레기 정보의 홍수 조차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나루토의 경우를 한번 보시죠. 위는 특수기를 모으고 강화하는 '비권' 메뉴인데요, 비권은 해당하는 비권의 조각을 모아야만 새로 획득하고 또 레벨을 올릴 수가 있습니다. 메인 메뉴에서 비권 메뉴에 빨간 불이 들어와있죠. 탭해봅니다.

녹색 소용돌이인 진공파쇄권 아이콘 위에 빨간 불이 들어와있네요. 탭 해봅니다. 파편 10개를 다 모아서 이제 다음 레벨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게임 중 이 진공파쇄권의 파편을 얻을 때 마다 이런 가이드가 뜨는 것은 아닙니다. 오직 이렇게 레벨을 올릴 수 있을 때에만 불이 떠서 플레이어에게 할 일을 알려주는 거지요.



이런 특성이 도탑전기 류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 보다 레이븐/HIT에 가까운 형태인 쿵푸 팬더3의 스크린샷도 준비했습니다. 재료 아이템(과 게임 머니)를 소모해서 대상 아이템을 강화한다는 기본 구조는 동일합니다만, 레이븐/HIT와 달리 같은 슬롯에 들어가는 아이템 끼리만 재료로 사용 가능합니다. 사부 용 무기를 강화하는데엔 사부 용 무기만을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죠.

그래서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모두 재료로 사용했을 때 강화로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 존재하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해서 그 때에만 메뉴의 장비 아이콘에 빨간 불을 띄웁니다. 그리고 강화 대상이 정착중인 아이템들로 특정되고, 재료도 각각의 슬롯에 장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한정되니 탭 한번으로 가능한 모든 아이템을 재료로 써서 현재 장착중인 모든 아이템들을 강화시키는 일괄강화 기능도 지원됩니다. (물론 일정 등급 이상의 아이템은 이 일괄 강화에서 재료로 선택되지 않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레벨이 오를 수 있는 아이템이 하나라도 있으면 메인 메뉴상에도 장비 메뉴 아이콘 위에 빨간 불을 띄우고, 장비 메뉴 안에 들어오면 또 일제강화 버튼 위에 빨간 불을 띄우죠. 이렇게 항상 의미있는 액션을 취할 수 있을 때에만 빨간불이 들어오기 때문에 중국어를 전혀 몰라도 아무런 문제 없이 그냥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중국 게임들의 특징입니다.





반대로 유저가 어떠한 액션을 하고 싶을 때 해당 컨텐츠로 연결해주는 편의성 또한 뛰어납니다. 예를 들어 장비에서 지금 2번째 아이템을 승급하는데 빈 슬롯이 있습니다. 여기를 채우고 싶으니 탭 합니다. 이 슬롯을 채울 수 있는 아이템은 두개의 아이템을 각각 12개씩 합성해야만 얻을 수 있고 이 중 한 아이템이 1개 모자랍니다. 탭 해봅니다. 그럼 해당 아이템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알려주고 탭 하면 해당 스테이지로 보내주며 소탕 메뉴를 바로 띄워줍니다.

여기까진 KOF98UM도 동일하지만, 여기서 당신이 얻어야 할 아이템이 무엇이고 지금 몇개가 부족한지까지 알려줘서 행동력을 낭비하지 않고 원하는 아이템을 얻은 뒤 바로 돌아오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쿵푸 팬더 역시 장착중인 아이템을 클릭하면 해당 아이템을 강화시키는데 재료로 쓸 수 있는, 가장 등급이 높은 아이템이 나오는 스테이지까지 자동으로 보내주는 버튼이 탑재되어있습니다.

▶관련기사 : 나루토를 통해 살펴보는 중국 모바일 게임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 -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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