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는 정규리그에 앞서 각 구단별로 선수들의 마지막 컨디션을 점검하는 무대라 할 수 있다. 특히 지난주 때아닌 한파가 밀어닥쳐 경기가 연달아 취소되는 등 좋은 여건속에 펼친 경기는 아니지만, 각 구단별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하는 신인들이 등장해 기대감을 부풀렸다.

베일에 가려있던 외국인 용병 선수부터 올해만큼은 정말 다르다고 외치는 부상 복귀 선수들, 그리고 떠오르는 샛별인 신인까지. 시범경기를 통해 떠오르는 구단별 핫 플레이어를 선정해봤다.


▲ 구단의 미래를 책임질 시범경기 라이징 스타는 누구?




■ 6할에 육박하는 타율! - 삼성 라이온즈

정규 시즌과 달리 시범경기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한 삼성이 올해는 시범경기에서도 1위를 달리며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는 오랜기간 무명타자로 있던 백상원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백상원은 입단 6년차 중고 신인으로 13시즌에 데뷔하여 통산 출전 경기가 80여회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 무려 0.588이라는 타율을 거두며 전체 타격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까지 2루에서 대활약한 야마이코 나바로가 일본으로 진출한 바람에 달리 주전 선수가 없어진 2루의 주인은 마치 나라고 말하는 듯한 페이스다.

반면 투수쪽에서 기대를 많이 모았던 이케빈과 최충연은 나란히 시범경기 선발로 등판했으나, 각각 3이닝 1실점과 3이닝 5실점 등 첫 데뷔 무대에서 쓴 맛을 삼켰다.


▲ 나바로의 빈 자리는 내가 채운다! 중고 신인 백상원의 활약이 놀랍다




■ 군복무를 마친 선발부터 독기품은 신인의 모습까지 - 한화 이글스

장민재는 본명이 장민제로 한대화 체제 시절 한화 야구를 봐왔던 팬이라면 익숙한 이름이다. 2010년 한화 이글스가 한창 암울한 시기, 패전조로 종종 등장하던 투수였으나, 어느순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더니 11시즌에는 아예 5선발로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기도 했다. 아쉽게도 후반기로 갈수록 공의 위력이 떨어져 다시 불펜으로 보직이 이동되었고, 이듬해 군입대를 하여 팬들의 머리속에서 잠시 잊혀졌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친 후, 올해 시범경기에 드디어 오래간만에 첫 선을 보였는데, 2경기 3 2/3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의 쾌투를 펼쳤다. 특히 넥센과의 경기에서 강지광, 김하성, 홍성갑을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는 등 예전과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 정규 시즌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외에 야수쪽에서는 2루 도루에 이어 상대의 실책을 틈타 홈까지 쇄도하는 투지 넘치는 주루 플레이를 보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강상원이 정규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 야왕 시절 첫 승을 거두고 감동의 눈물 인터뷰를 했던 장민재




■ 이제는 치고 달리는 신바람 야구로 전환 - 엘지 트윈스

본래 선발 투수 자원으로 입단한 투수였으나, 한 번의 임의탈퇴에 이은 신고선수 입단, 그리고 투수에서 타자로 전환 등 다사다난한 야구 인생을 살고 있는 이형종의 이야기다.

고교 시절 비교적 약체에 속했던 서울고를 결승까지 올려놨고, 1군 데뷔에서도 활약은 적었으나 잠재력은 인정받는 등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하지만 고교시절 혹사로 인한 부상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고, 이로인한 방황으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게 되었고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포함한 강렬한 레이저 송구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후 성공한 대선배들처럼 이형종 역시 올시즌을 시작으로 LG의 새로운 힘이 되지 않을지 기대된다.

또한, 봉중근이 선발로 보직을 바꾼 이후 마무리 자리도 본격적으로 경쟁이 붙었다. 본래 정찬헌으로 어느정도 무게가 쏠린것이 사실이나, 전지훈련때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임정우도 만만치 않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선수와 본격적으로 마무리를 하게 된 임정우




■ 현수가 떠난 빈자리 누가 채울까? - 두산 베어스

특이한 이름만큼 특이한 스위치 히터로서 시범 경기에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국해성이다. 시범 경기 총 5경기에 출전하여 14타수 6안타 0.429의 타율에 2홈런 9타점이라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로서, 삼성 백상원에 이은 타율 2위에 타점은 전체 1위에 달한다.

마치 김현수를 떠올릴법한 신고 선수 출신이지만 올해까지 별다른 활약 없이 대타로 2시즌 14경기에 뛴 것이 전부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벌써 타점 선두를 달리며, 장타력에 대한 재능을 마음껏 과시중이다. 특히 메이저로 떠나가버린 김현수의 빈자리를 메꿀 소중한 외야 자원으로 팀 내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또한, 다소 유망주라 할 순 없으나 새로 들어온 외국인 타자 에반스도 0.412의 타율로 매일 맹타를 휘두르며 팬들의 정규 시즌에 대한 눈높이를 키우고 있다.


▲ 어디선가 귀신같이 나타난 거포 냄새 풀풀 풍기는 교타자




■ 악몽같은 부상병동에서 부활하여 돌아왔다 - 기아 타이거즈

09년도 기아 우승의 주역이자 현재까지 부상으로 신음했던 두 선수가 드디어 기지개를 펴며 일어났다. 한기주와 곽정철은 나란히 동시기에 활약한 경험과 역시 비슷하게 수술 경력을 가진 선수로서 오랜 기간 재활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선수들이다. 겨울을 지나 스프링 캠프 시즌만 되면 항상 해당 선수의 재활로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올라오곤 했으나 다시 부상을 입고 재활에 돌입하는 것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부활하리라 믿고 끝까지 기다려준 구단과 선수 스스로 재활을 포기하지 않은 탓에 15시즌 말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스프링캠프 및 2군 캠프를 소화하며 실전 무대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부활의 서막을 알렸는데, 한기주는 SK와의 경기에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 곽정철은 1 1/3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물론 아직 둘의 컨디션이 제 궤도에 올랐다 할 수 없다. 하지만 1군 무대에서 건강한 한기주와 곽정철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16시즌에 대한 기대는 충분치 않을까 싶다.


▲ 부상 악몽은 이제 끝났다! 다시 일어나 달릴일만 남았을 뿐




■ 롯데 자이언츠 - 박세웅

박세웅은 이미 작년부터 활약한 유망주다. 하지만 데뷔년도인 15시즌에는 눈에 띄는 큰 활약을 하지 못한채, 31경기 출전 114이닝 2승 11패라는 다소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kt에서 트레이드 되기 전에도 미래의 에이스감으로 여겨지며 꾸준히 선발 요원으로 사용되었고, 롯데에서도 추억을 자극하는 차기 우완 에이스 라인으로 여겨지며 현재 4선발을 담당하고 있다.

시범 경기에서는 10일 삼성전에 등판하여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아직 날이 풀리지 않은점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투구였고, 무엇보다 매 이닝 구속을 148km를 찍으며 작년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세웅 외에 5선발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좌완 루키 차재용에 대한 기대도 크다. 2선발인 레일리를 제외하고 왼손 투수 자원이 부족한 롯데에서 몇 없는 왼손 자원이며, LG전에 등판하여 3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내용은 그렇게 좋다고 할 수 없지만, 희귀한 왼손 선발 자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박세웅과 마찬가지로 길게 내다보고 투자 할 가치가 있다.


▲ 향후 롯데 선발의 미래를 책임질 좌우 영건 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