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이랑 슈퍼맨이 싸우면 누가 이겨?"

이것은 최근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많은 이들을 고민하게 했던 질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들은 항상 서로 다른 무언가에 대해 우열을 가리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누가 더 힘이 센가, 누가 더 똑똑한가, 누가 더 돈이 많은가, 이런 것들 만큼 흥미로운 주제도 찾기 힘들죠. 배트맨과 아이언맨 중 누가 더 부자인지 굳이 알 필요는 없지만 글쎄요, 호기심이 살짝 생기지는 않나요?

오늘 이야기할 주제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서로 다른 게임끼리는 우열을 어떻게 가리는가' 하는 호기심에서 이번 주제는 시작합니다. '재미'가 있는지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우열을 가리기엔 힘들어 보입니다. '난이도'를 놓고 가리기엔 판정 기준이 모호한 면이 있죠. 쉬운 게임이 좋은 게임인가요, 아니면 어려운 게임이 좋은 게임인가요? 어떻게 하면 쉽고 간단하게 수많은 게임들 사이에서 순위를 정할 수 있을까요?

수치를 통해 간단하면서, 또한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각 게임 별 판매량을 비교해보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매한 게임이라면 좀 더 객관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판매량이 저조하다고 해서 못 만든 게임이라거나, 재미가 없는 게임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스파이더맨이 아이언맨보다 재산이 부족하다고 해서 형편없는 슈퍼히어로라는 뜻은 아닌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게임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게임이슈 콕! 이번 주에는 이색적인 매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역대 게임들을 살펴봤습니다.


'1조 원' 매출을 가장 빨리 기록한 비디오 게임 - 'GTA5'



2013년, 혜성처럼 등장해 약 7개의 기네스북 기록을 갈아치운 게임이 있습니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모든 '잘 만든 게임'의 비교 대상이 되는 게임, 'GTA 5'입니다.

실존하는 미국의 도시 LA를 모티브로 한 '로스 산토스'는 마치 현실처럼 생기 넘치고, 그곳에서 펼쳐지는 주인공들의 스토리 또한 흥미진진합니다. 물론, 프랜차이즈 특유의 디테일한 자유도는 마치 게임 속에서 또 하나의 삶을 산다는 느낌까지 주죠. GTA 5는 모든 게이머들이 오픈 월드에 기대했던 많은 요소들을 너무도 충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출시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는 GTA 온라인을 보노라면 정말 GTA 5 만큼 '명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게임이 또 어디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GTA 5가 갈아치운 기네스북 기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24시간 내에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출시 당일에만 1,100만 장 판매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8억 달러(당시 한화 약 8천670억 원)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으로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 매출을 가장 빨리 달성한 엔터테인먼트 자산'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후에 설명할테지만,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은 약 16일 만에 그 기록을 달성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GTA5는 출시 이후 단 3일 만에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하게 되죠. 물론, 이 두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24시간 내에 가장 많이 팔린 엔터테인먼트 자산' 같은 비슷한 종류의 기록도 같이 경신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참, '트레일러를 가장 많이 시청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기록 또한 GTA 5가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락스타 노스의 전 리드 프로듀서 레슬리 벤지스(Leslie Benzies)가 테이크 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통해서 GTA 5의 누적 매출액이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그가 소송을 위해 기재한 문서에 따르면 GTA 5는 지금까지 약 30억 달러(한화 약 3조 4,6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GTA 5의 총 제작비가 약 3000억 원 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배가 넘는 수익을 기록한 셈입니다.

또한, 얼마 전에는 GTA 온라인의 소액결제를 통해서만 5억 달러(한화 약 5,700억 원) 매출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GTA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GTA 5 발매를 앞둔 2013년의 어느 날


유비소프트 역대 최고 매출 기록 경신 - '더 디비전'



요즘 가장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타이틀,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은 출시 이후 5일 만에 3억 3천만 달러(한화 약 3,936억 원)를 벌어들이며 유비소프트의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특히, 후속작이 아닌 신규 IP라는 점에서 '디비전'의 이번 기록이 갖는 의미가 큽니다. 디비전이 출시되기 이전, '출시 이후 5일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신규 IP 게임' 1위로는 '데스티니'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유비소프트의 효자 타이틀인 '와치독스'와 '어쌔신크리드'가 각각 잇고 있었죠. 당시 데스티니의 출시 이후 5일간 집계된 매출액은 3억 2,500만 달러, 근소한 차이로 디비전에게 1등 자리를 내줘야만 했습니다.

이로써 촉망받는 또 하나의 오픈월드 IP를 가지게 된 유비소프트. 온라인 TPS인 데다 1년간의 DLC가 모두 준비되어 있으니, 앞으로의 매출도 기대가 됩니다.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 '마인크래프트'



'모장'이 개발한 전설적인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PC게임'의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사각형 타일로 이뤄진 월드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특징을 가진 '마인크래프트'는, 전 세계적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타이틀입니다. 2014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는 2조 6천억 원을 들여 모장과 '마인크래프트'의 모든 권리를 구매했고, 이후 '마인크래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간판 타이틀이 되었죠.

마인크래프트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판매량을 확인할 수 있는데,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서 마인크래프트 PC 및 MAC 버전의 판매량은 약 2,314만 장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정도 되는 사람들이 PC/Mac 용 '마인크래프트'를 구매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모바일 기기를 포함한 모든 플랫폼의 판매고를 합치면 약 7,300만 장으로, GTA 5보다 많이 팔린 게임이 됩니다.


가장 많이 팔린 콜 오브 듀티 시리즈 -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FPS 시리즈',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는 2014년 기준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의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총 타이틀 판매량은 약 2억 5천만 장으로, 슈퍼마리오와 포켓몬스터 시리즈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시리즈인 셈입니다.

그중 현대전을 다루기 시작한 '모던 워페어' 시리즈는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기념비적인 시리즈입니다. 바로 '콜 오브 듀티'를 기네스북도 인정한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준 장본인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2013년 기준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콜 오브 듀티' 첫 세 편의 판매량을 합한 것은 약 550만 장인데 반해 '모던 워페어 1'의 판매량은 약 1,350만 장이었습니다. 현대전을 다루는 바로 그 순간부터 콜 오브 듀티의 신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모던 워페어 시리즈의 마지막,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콜 오브 듀티'라는 것인데요, 2013년을 기준으로 모던 워페어 3는 약 2,650만여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출시 16일 만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 매출을 달성해 영화 '아바타'가 세운 '19일 만에 10억 달러 매출' 기록을 뒤집기도 했습니다.

▲ 현대전의 마지막을 최대 판매량으로 장식한 '모던 워페어 3'


가장 많이 팔린 모바일 게임 - EA '테트리스'



고전 중 고전, 이름만 들어도 배경음이 흥얼거려지는 게임의 조상 '테트리스'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모바일게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루에만 수십, 수백 종의 게임이 출시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고 말할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팔려야 할까요? '테트리스'의 기록을 보니 적어도 4억 2500만 명 정도는 다운로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테트리스가 처음 세상에 나타난 건 1984년입니다. 이후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테트리스' 게임이 등장했지만,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EA의 '모바일 테트리스'죠. 스마트폰이 생소했던 2006년부터 아이팟(iPod)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EA의 테트리스는 이후 iOS, 블랙베리, PSP 등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점점 넓히며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판매량을 늘려갔습니다. 그렇게 2010년 1억 유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4년 뒤인 2014년 4억 2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해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바일 게임'이 되었습니다.

2014년 기준 약 4억 2500만 유료 다운로드를 기록한 테트리스는, 당시 유료 앱 가격인 0.99달러로 단순 계산했을 때 약 4,81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셈입니다. 물론, 매출 순위로는 요즘 잘 나가는 모바일 게임들을 따라가긴 힘들지만, 미국 전체 인구가 3억 2천만 명 가까이 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테트리스의 유료 다운로드 기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가장 많이 팔린 게임 확장팩 - 'WOW: 대격변'



2010년 12월 세상에 나타난 '대격변'은 말 그대로 게임 내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마을들이 새로운 모습이 된 것은 물론, 특성과 아이템 능력치, 전투 시스템까지도 전부 새롭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불모의 땅은 남북으로 갈라지고, 이전 아제로스의 모습은 찾을 수도 없었죠. 뿐만 아니라 퀘스트 동선까지도 전부 변했습니다.

기존의 콘텐츠들이 변한 것만이 '대격변'의 전부는 아니었죠. 먼저 신규 종족인 늑대인간과 고블린이 추가되었고, 하이잘 산과 바쉬르 등 신규 지역들도 추가되었습니다. 또한, 최고 레벨이 85로 상승한 것도 대격변 때의 일입니다. 이렇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충격적인 변화를 만들어 낸 확장팩 '대격변'은 출시 한 달 만에 470만 장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고,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게임 확장팩'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핀오프까지 합쳐 2억 7천 900만 장 - '포켓몬스터' 시리즈



레드, 블루, 골드, 실버 등등...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팬이 아니라면 다 외우기도 힘들 정도로 다양합니다. 버전별로 몇몇씩 다른 포켓몬들을 수집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기꺼이 감수할 만큼 각각의 타이틀들이 저마다 재미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포켓몬스터의 특징이죠.

지난 3월 17일, 포켓몬 컴퍼니는 보도자료를 통해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총 판매량이 2억 장을 돌파했으며, 최근 출시한 버추얼 버전의 스핀오프 작까지 합치면 총 2억 7천9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포켓몬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게임 시리즈'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시리즈와의 차이는 약 3,600만 장입니다.

1996년 세상에 처음 탄생한 이래로 올해 20주년을 맞은 포켓몬스터지만, 증강현실을 이용한 '포켓몬 GO' 및 '포켓몬스터 썬&문' 등의 신작 게임들이 차례로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대로 승승장구할 수만 있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시리즈! - '슈퍼 마리오'



'동키콩'의 이름 없는 주인공으로 시작해 지금은 닌텐도의 마스코트가 된 멜빵바지의 배관공, 마리오는 이제 하나의 문화로서 게임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맥도날드의 해피밀 피규어 품귀 현상만 봐도 마리오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죠.

1983년부터 지금까지 마리오가 등장하는 모든 게임들의 판매량을 합하면 약 5억 2,800만 장이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그중 '슈퍼마리오'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판매량은 얼마나 될까요?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지금까지 약 3억 1,1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인구 순위 3위인 미국의 전체 인구와 비슷한 수입니다.

얼핏 보면 30년 동안 계속된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판매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 3억 1,100만이라는 숫자에는 지난 2015년 말 시리즈 최신작인 '슈퍼마리오 메이커'가 기록한 약 330만 장의 판매량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프랜차이즈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