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오락이나 인터넷이 흔하지 않던 어린 시절. 우리는 건강 넘치던 몸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즐기며 하루 종일 친구들과 걱정 없이 놀곤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놀이도 여러 번 하다 보면, 곧 새로운 놀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했죠. 거기에 장마가 겹친 궂은 날씨가 계속된다면 한참 뛰어놀 우리는 참을 수 없는 지루함에 시달리곤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집 근처에 또래가 이사를 왔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집들이를 간 어머니가 새로운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동안, 멀뚱하게 남겨진 이웃 친구와의 어색한 침묵. 무언의 눈빛을 주고받은 뒤, 이삿짐 상자 속 가득 쌓여있는 블록 장난감들에 시선이 꽂히는 순간, 우리는 친구가 되고 맙니다.
머지 않아 강력한 재미를 탑재한 디지털 기기들이 등장하고,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에 현혹된 우리는 실체 없는 쾌락에 모든 관심을 빼앗겨 버립니다. 손으로 만질 수 있던, 열심히 가지고 놀던 수많은 장난감들의 플라스틱 감촉과 향기는 모두에게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십수 년이 지나고, 어른이 되고 나니 갑자기 새로운 단어가 들립니다. 장난감은 장난감인데, 앞의 한 단어가 더 붙으며 어쩐지 범접할 수 없는 '포스'가 생겨납니다. 바로 '아트토이' 라는 단어입니다. 기존의 그저 놀기 위한 대량생산형 장난감에서, 보다 예술적인 감각으로 접근, 제작, 영위하는 장난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아티스트와의 에디션이 만들어지거나, 다양한 상품과의 콜라보레이션을 겸하기도 하며 희귀성, 상업성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런 다양한 국내외 아트토이들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판매하기도 하며, 작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아트토이 문화 행사인 '아트토이컬쳐'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세 번째 개막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어떤 다양한 아트토이들이 전시되었을까요? 개막일에 방문해 본 제 3회 아트토이컬쳐 현장. 사진으로 간단하게 담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