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던 SKT T1이 MSI에서 중화권 팀에 2연패를 당했다. 승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지만 최강 LoL 리그라는 LCK를 3연패하고 월드 챔피언십, IEM 카토비체까지 정복했던 SKT T1이기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SKT T1에 승리를 거둔 팀이 LCK의 잠재적 라이벌로 언급되는 중화권 팀이라니, 신경이 날카로워 질 수 밖에 없다.

SKT T1 선수들의 실력을 의심하진 않는다. 자신이 속한 리그를 3연패하고 나가는 국제대회마다 트로피를 싹쓸이하던 팀이다. 김정균 코치는 이번 롤챔스 스프링 시즌, 우승을 확정한 후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고 말했다. 리그 우승을 통해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하고 한 말이다. 이번 패배로 SKT T1의 클래스를 의심하는 것은 지나치다.

다만,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이 있다. SKT T1은 MSI 2일 차 경기를 통해 방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환사 스펠도 부족했고 체력도 적어 귀환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임에도 버티는 모습이 있었고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은 챔피언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챔피언을 다시 선택할수도 있다. 라인에서 좀 더 버텨볼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플레이를 할 때는 '질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

강팀은 있어도 100% 승리하는 팀은 없다. 최정상을 지키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더이상 올려다볼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방심은 쉬워도 경계는 어렵다. 너무나도 당연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는 말이지만, 당연해서 자주 잊어버리는 말이기도 하다.

SKT T1은 이번 2일 차 경기를 통해서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이런 패배를 8강, 4강에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조별 예선에서 당한 것이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3일 차 경기부터 SKT T1의 모습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패배를 경험할 때마다 확실한 피드백이 있었기에 SKT T1은 위기를 딛고 최정상의 자리에 다시 올랐다.

달라진 SKT T1을 기대한다. 분노의 연승행진을 진심으로 바란다. 물론, 다시 한 번 패배할수도 있지만 오늘과 같은 모습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화이팅, SKT T1! 어제의 교훈이 오늘의 승리로 돌아올 것을 믿는다. 이번 MSI에서 SKT T1의 그랜드슬램 달성을 기대하며 그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싶다.


▣ 2016 Mid Season Invitational 대회 3 일차 일정(한국 시각 기준)

14:30 - FW (LMS) vs RNG (LPL)
15:30 - CLG (NA) vs SKT (LCK)
16:30 - SUP (IWC) vs G2 (EU)
17:30 - FW (LMS) vs SKT (LCK)
18:30 - CLG (NA) vs SUP (IWC)
19:30 - G2 (EU) vs RNG (LP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