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기스타의 침착함과 정확성, 그리고 패기로 똘똘 뭉친 신예가 동시에 돋보였던 하루였다.

지난 21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렸던 피파 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2016 시즌1 16강 D조 경기가 마무리됐다. 엄청난 인기를 몰고 다니는 김승섭과 강성훈, '오빠부대'를 연상케 하는 열광적인 팬들이 현장을 방문했던 정지완, 패기로 똘똘 뭉친 신보석이 8강 진출을 위해 자웅을 겨뤘다.

그 결과, 모두의 예상대로 김승섭이 패드 유저들을 제치고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정지완의 아쉬운 탈락 이후에 8강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강성훈과 신보석이 대결을 벌였다. 여기서 신보석이 신들린 선방 두 번으로 마지막 생존자가 됐다.

그 과정에서 등장했던 멋진 골 장면들을 살펴보자.

▲ 유상철의 간결한 움직임

D조의 시작을 알렸던 김승섭과 강성훈의 1경기. 골은 생각보다 빨리 터졌다. 김승섭이 팽팽한 상황에서 간결하고도 정확한 움직임으로 선취골을 기록했다. 오래 전부터 한국 국가대표의 경기를 챙겨봤던 올드 팬이라면 추억에 젖을만한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선취골의 주인공이 유상철이었기 때문.

강성훈의 공격을 막아낸 김승섭이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봤다. 공을 넘겨 받은 라우드루프는 드리블을 툭툭 치면서 시간을 벌다가 앞쪽에 자리잡은 비어호프에게 롱패스를 시도했다. 안정적으로 공을 받은 비어호프가 슈팅을 위해 몸을 돌리는 사이, 메르테사커가 공을 잘라냈다. 그리고 그 공을 유상철이 이어받았다.

이 공 역시 비에이라가 끊어내는 듯 했다. 하지만 유상철의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곧장 일어나 다시 공을 잡은 유상철은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는 상대 수비를 간단한 개인기로 떨궈낸 뒤, 안정적인 자세로 강력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처럼 간단한 개인기 하나로도 충분히 슈팅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김승섭 급의 빠른 상황판단이 필수지만.

▲ 실제 축구를 방불케 하는 멋진 패스워크

아무리 실제 축구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라곤 하지만, 피파 온라인3에서는 실제 축구에서 자주 활용되는 포메이션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에 제대로 반박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D조 2위의 주인공인 신보석이다. 그는 전형적인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실제 축구를 방불케 하는 운영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상대의 공격을 손쉽게 커트한 신보석이 오른쪽에서 공격을 시작했다. 페페가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라모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공을 넘겼다. 그리고 호날두는 엄청난 속도로 드리블을 시도해 상대 수비를 제쳤다. 그대로 공을 몰고 나갈 줄 알았지만, 호날두는 뒤에서 달려오던 데 로시를 봤다.

충분히 크로스가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신보석은 실제 축구를 모티브로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완성한 선수였다. 공을 잡은 데 로시는 자신에게 수비가 붙자, 논스톱 패스로 공을 다시 호날두에게 보냈다. 수비를 완벽하게 뚫어낸 상황. 호날두의 크로스가 루카 토니에게 정확히 배달됐고, 토니는 두 번의 시도 끝에 골을 기록했다. 측면에서의 정확한 리턴 패스에 이은 크로스는 실제 축구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 물 흐르는 듯한 김승섭의 공격

기분 좋게 1승을 챙긴 김승섭이 패기로 똘똘 뭉친 신보석과 3경기를 갖게 됐다. 실제 축구를 방불케 하는 운영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신보석이었지만, 3경기의 승리까지 챙기진 못했다. 김승섭은 물 흐르는 듯한 공격을 통해 신보석을 압박했고, 그대로 선취골이자 결승골을 집어 넣었다.

김승섭의 골킥으로 시작된 공격.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헤딩으로 쉐링엄에게 공을 떨궜다. 공을 달고 오른쪽으로 향하던 쉐링엄이 기가 막힌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제쳤다. 그대로 크로스가 가능한 지역까지 공을 몰고 간 쉐링엄은 방향을 틀어 뒤에서 달려오던 보드메에게 땅볼 패스를 건냈다.

상대 수비가 달려오는 것을 확인한 보드메는 논스톱 패스로 공을 네이마르에게 보냈다. 골대를 등지고 공을 잡은 네이마르는 곧장 몸을 틀어 상대 수비의 압박에서 벗어났다. 여기서 김승섭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곧장 슈팅을 날릴 것으로 예상한 수비가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는데, 네이마르는 슈팅을 하지 않고 드리블을 한 번 더 했다. 프리 상태. 네이마르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침착함과 정확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