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의 저주는 이제 극복했다.

28일 서울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5 결승전에서 '캐스터' 박종철이 하마터면 놓칠 뻔한 경기를 극적으로 잡아내면서 '카이제로' 김승훈을 4: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박종철은 7세트에서 상대가 쌍둥이 제왕을 꺼냈을 때 킬을 낼 수 있었으나 이를 보지 못하는 실수를 하면서 역전을 당할 뻔했다. 그러나 라그나로스를 꺼낸 후 두 번째 킬각을 제대로 본 박종철은 암흑불길로 필드를 정리한 뒤 승리를 따냈다.

이하는 박종철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우승을 차지한 소감이 어떤가?

7세트만 아니었으면 멋지게 우승했겠다고 생각을 했을텐데 그렇지가 않다. 지난 번 경기에서도 그렇고 마지막 세트 때마다 실수를 하는 징크스가 생긴 것 같다. 아쉬운 승리긴 하지만 그래도 1위를 한 것에 자부심은 느껴진다.


Q. 마지막 세트의 실수는 어쩌다 나온 것인지?

킬각을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 긴장을 했는지 계산을 하다 말고 다른 수를 찾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머리가 멍해져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아무 플레이나 했다. 도발을 뚫는 2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걸 합칠 생각을 못하고, 턴이 끝난 뒤에 생각이 나서 좌절했다.


Q. 사제를 준비하려고 했다가 쓰지 않았다고 했는데, 사제 대신 뭘 들고 온 것인가?

흑마법사를 대신 들고 왔다. '카이제로' 선수가 주로 쓰는 덱을 상대로 사제가 승률이 너무 안 좋고, 현재 메타에서도 많이 밀린다. 직접 사제 덱을 만들어보려고 6시간을 투자했는데 도저히 안되겠어서 흑마법사를 들고 왔다.


Q. 흑마법사를 계속 뒤로 미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리노 덱이기 때문에 사냥꾼을 상대로 4턴까지 낼 만한 하수인이 거의 없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예상도 하긴 했지만 패가 굉장히 안 좋았다. 6-8턴 사이에 죽는다면 리노 흑마법사의 패가 좋지 않아서 죽는 거라고 생각한다.


Q. 직업 밴픽을 보고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연습하면서 흑마법사 덱은 승률이 낮아서 자신이 없었지만 나머지 덱에 대해선 자신이 있었다. 마법사 덱은 밴을 할 것을 알고 미끼로 던져주는 셈치고 포기하고 있었다. 마법사를 상대가 밴한 것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


Q. 경기 도중에 정규전이 도입됐는데, 도입 후 뭐가 가장 크게 바뀌었나?

정규전 전에는 무자비한 파마 기사와 위니 흑마법사가 판을 쳤다. 고대 신의 속삭임이 나오니까 조금 중후반을 보는 것처럼 느조스 성기사와 느조스 사제가 많아졌으나 최근 메타를 보면 결국 또 초반형 덱이 대세가 된 것 같다. 메타가 다 초반형 덱이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서는 사냥꾼, 주술사 등 초반형 덱을 쓸 수밖에 없다.


Q. 춘계 APAC에 나가게 됐는데, 자신 있나?

지금 상태로는 조금 자신이 없긴 한데... 그래도 우승도 했고 타 대회에서도 괜찮게 했었으니까 멘탈만 가다듬고 준비만 잘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긴장을 많이 해서 실수도 했지만 16강부터 한 번의 매치도 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대로 만족스럽긴 하다. 춘계 APAC에서는 준비 많이 해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