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VR 경험을 위한 백팩형 컴퓨터가 등장하고 있다.

머리에는 헤드셋을 쓰고 등에는 PC를 매는 방식의 백팩형 가상현실(VR) 기기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 등 PC 기반 VR 시스템을 조금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필요성이 대두했기 때문이다.

백팩형 컴퓨터는 헤드셋과 PC를 유선으로 연결해야만 하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VR 기기를 좀 더 수월하게 사용하기 위해 고안됐다. 거치형 PC와 연결 개념은 같지만 거추장스러운 케이블 공간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시야가 제한되는 HMD의 특성상 케이블에 걸려 넘어지는 불상사도 막을 수 있다.


오큘러스VR의 설립자 팔머 럭키는 트위터를 통해 케이블이 VR 산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PC VR에서 케이블이 사라지기까지는 모바일 VR 시장이 성공에 더 가까울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고민에 대한 결과물들이 조금씩 대중에 공개되고 있다. 최근 대만 타이페이에 위치한 아오러스(AORUS)와 마카오에 위치한 조택(Zotac)은 랩톱 PC를 배낭에 넣어 메고 다니면서 쓸 수 있도록 한 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대만의 PC 제조 업체 MSI는 코어 i7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980 그래픽 카드 등이 포함된 VR용 백팩 컴퓨터 '백팩 PC(Backpack PC)'를 선보였으며 HP는 개발 중인 '오멘(OMEN)'을 공개했다. '오멘'은 등에 메고 다닐 수도 있고 거치도 할 수 있는 가변형 백팩 컴퓨터다. 무게는 4.5kg. 허리에 매달린 배터리의 사용시간은 1시간 남짓하지만 기기 가동 상태를 유지하면서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는 '핫 스왑' 기능을 탑재했다.

미국의 컴퓨터 회사 DELL의 게이밍 PC 브랜드인 에얼리언웨어 역시 백팩 컴퓨터를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정식으로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E3 Expo 2016 부스에 프로토 타입이 전시된 것. 에얼리언웨어는 백팩 컴퓨터 개발을 위해 AMD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백팩 컴퓨터는 일종의 탐색과 도전이다. 아직은 실제 수요가 있는지, 시장이 형성될지는 모르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큘러스 리프트, 바이브 등 PC 기반 VR 경험을 제공하는 HMD가 막 보급되기 시작하는 이때, 유수의 기업들이 해당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은 분명 관심 있게 봐야 할 일임이 틀림없다.

▲ MSI의 Backpack PC

▲ HP의 OMEN

▲ 에얼리언웨어의 프로토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