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다양한 재미로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2016 코카콜라 제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섬머 시즌 2라운드에 대한 내용입니다.

팀 간의 처절한 복수극, 혜성 같은 신인의 등장, 고인 챔피언의 재발견... 롤챔스에서는 매 시즌마다 팬들을 열광케 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수시로 등장하곤 했습니다. 끈적한 날씨 탓에 유난히 찜찜했던 최근에도, 역시 다양한 이슈들이 롤챔스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다양한 스타일의 팀들이 뒤엉켜 싸우는 롤챔스. 한 점 한 점의 승점을 쌓아가기 위해 수많은 승부를 치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전적으로 다른 팀들을 크게 앞서는 팀과, 승점을 많이 챙기지 못해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팀들로 순위의 윤곽이 점점 잡히기 시작합니다. 강팀으로 분류된 팀들은 상대적 약팀을 압도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고, 중하위권 싸움은 점점 치열해지게 되죠. 이런 뚜렷한 위계가 있는 승부를 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뻔해질 수 있는 이런 구도에 반전의 쾌감을 추가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상성'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시즌의 상성은 바로 최강의 팀, SKT T1을 중심으로 일어납니다. 언제나 우승 후보로 꼽히는 SKT T1의 이번 시즌 최대 천적은 락스 타이거즈나 기세 좋은 삼성도 아닌, 바로 ESC 에버와 아프리카 프릭스입니다. 먼저, 이변 그 자체인 ESC 에버는 SKT T1을 상대로 무려 4승 1패, 그리고 아프리카 프릭스는 무려 4승 0패의 완벽한 전적으로 SKT T1을 앞서고 있습니다. SKT T1의 완벽한 경기력 속의 빈틈을 파고드는 저돌적인 두 팀. 이 둘에게 자존심이 상한 SKT T1에게 고통받는 팀은 여전히 ROX 타이거즈입니다. 그런 ROX 타이거즈는 되살아나는 기억들에 치를 떨며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화풀이를 하게 되고... 이러한 돌고 도는 상성의 꼬리 물기를 다 설명하기에는 본문이 너무나 길어져버릴 것 같네요.

상성 뿐만이 아닌, 갑자기 확 달라진 팀의 모습도 즐거움을 주기 마련입니다. 바로 지난 26일, 진에어 그린윙스는 롤챔스 역사에 길이 남을 '꿀잼' 경기를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늘 보여줬던 비폭력적 장기전과 연이은 패배로 불안함을 보였던 진에어 그린윙스는, 간만에 아프리카 프릭스와 정말로 치열한 승부를 벌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부쉈지만 끝없이 재생된 억제기, 정말 딱 한 대의 아쉬움으로 부수지 못한 넥서스, 백도어를 노렸으나 니달리의 덫에 '박멸' 당한 엘리스 등, 오랜 싸움 만큼이나 수많은 희대의 볼거리들을 남기며 롤챔스의 유쾌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승점을 잃은 아프리카 프릭스에게는 아쉬운 결과였지만, 진에어 입장에서는 온갖 수단을 다 쓰며 팀에게는 연패 탈출을, 팬들에겐 재미를 동시에 준 명경기로 남게 되었습니다.

치열한 상성과 의외의 경기들이 이어지며, 롤챔스의 재미 역시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도, 상술한 ESC 에버와 SKT T1의 천적 싸움이 예정되어 있기도 하네요. 마치 다양한 놀이 기구들이 즐비한 놀이 공원처럼, 수많은 볼거리들이 협곡을 수놓고 있는 롤챔스 섬머 시즌. 어느덧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은 결승까지, 이러한 즐거움들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