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리그에서 최초로 라운드 결승전이 국내가 아닌 중국 상해에서 펼쳐집니다. 지난 2011년 프로리그 결승 당시 kt 롤스터와 SK텔레콤 T1이 상해에서 결승전을 가질 계획에 있었고, 당시 현장까지 이동했지만 태풍으로 인해 취소되며 팬들 역시 많은 아쉬움을 토로했었는데요, 그래서 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열리는 결승전 무대의 주인공을 차지한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 이미 양 팀의 우승, 준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2016 시즌 통합 포스트 시즌 대진이 모두 확정됐지만, kt 롤스터 선수들은 이번 3라운드 결승도 통합 포스트 시즌 경기만큼이나 중요한 경기로 여기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유독 진에어에게 중요한 길목에서 많이 패배했던 kt 롤스터, 핵심 선수인 김대엽-주성욱-전태양은 어떤 각오로 이번 상해행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Q. 3라운드 결승 직행으로 꽤 긴 시간이 주어졌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김대엽 : 3주 정도 지났는데, 마냥 쉰 건 아니고 다들 개인 리그 일정도 있고 바쁘게 보냈다. 이번 주부터 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 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성욱 : 결승까지 기간이 길어서 팬분들이 보시기엔 엄청 쉬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3라운드 결승도 중요한 경기이고 폼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꾸준히 연습하고 있었다.

전태양 : 개인리그 일정이 많아서 오래 쉬진 못했다. 오히려 연습하느라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간 줄도 몰랐다.


Q. 중국을 방문해본 경험은?

김대엽 : 스타1 시절 2011년 프로리그 결승 당시 중국 상해에서 열리기로 했었다. 그런데 당시 상해 날씨가 태풍 때문에 취소됐던 기억이 있다(웃음).

주성욱 : IEM 센젠 때 방문했었다. 중국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습도가 훨씬 높아서 힘들었다.

전태양 : IEM 센젠과 얼마 전 중국 선수들과 올스타전 이벤트로 다녀왔다. 당시 현지 관계자분이 중국어 인사를 알려줘서 했는데 팬들의 환호가 엄청났던 게 인상적이었다.



Q. 해외 대회는 많이 다녀봤겠지만, 팀 단위 대회를 해외에서 펼치는 건 값진 경험일 것 같다.

김대엽 : 놀러 가는 것과 느낌이 많이 다르다. 라운드 결승이긴 하지만 팀을 꼭 우승시키고 싶다. 이번 시즌에는 1, 2라운드에 우승을 못 하기도 했고.

주성욱 : 팀 리그로 해외를 가는 게 처음이다. 설레는 기분도 있고, 진에어한테 많이 진 기억이 있어서 이번을 계기로 복수에 성공해서 터닝 포인트로 삼고 싶다.

전태양 : 원래 해외 대회는 편한 마음으로 참가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프로리그다 보니 간절함이 크다. 꼭 이기고 싶다.


Q. 3라운드 결승 여부에 따라 통합 포스트 시즌 순위 변화는 없다. 포스트 시즌 준비를 위해 전력을 숨길 수도 있지 않나?

김대엽 : 깜짝 카드나 전략이 있다면 아끼지 않고 이번에 모두 사용해서라도 우승하고 싶다. 우승하는 게 먼저고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통합 포스트 시즌에서도 좋은 기운을 받아 잘하지 않을까?

주성욱 : 3라운드 결승도 통합 포스트 시즌 만큼이나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해서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전태양 : 진에어에게 매번 비슷한 패턴으로 진 기억이 많아서 이번에는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Q. 이번 시즌에서 진에어와 총 1:4로 밀리고 있다. 자신 있나?

김대엽 : 특히 (조)성주한테 많이 진 것 같다. 오히려 이번에 성주를 만나서 이기고 약하다는 이미지를 씻고 싶다.

주성욱 : 진에어라도 항상 자신은 있었는데 결과가 항상 아쉬웠다. 진에어의 라인업이 탄탄하긴 하지만 못 이길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성주한테 많이 졌지만 요즘은 많이 이겨서 자신 있다.

전태양 : 진에어랑 만나면 긴장도 많이 하고 내 플레이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그런 부분만 컨트롤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진에어에서 가장 경계 되는 선수는?

김대엽 : 성주다. 진에어한테 많이 졌던 이유가 성주의 역할이 컸었던 것 같다. (김)유진이나 (이)병렬이도 있지만 성주가 제일 무섭긴 하다.

주성욱 : 진에어 선수들이 다 잘하긴 하지만 포스트 시즌 성적을 찾아봤는데 성주의 승률이 말이 안 되더라(웃음). 그 승률을 우리가 만들어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전태양 : 이병렬 선수가 까다롭다. 프로토스전을 워낙 잘하는 것 같다.


Q. kt는 주성욱-김대엽-전태양 외 카드가 상대적으로 부실하다. 포스트 시즌까지 극복할 수 있을까?

김대엽 : 팀원 모두가 정말 열심히 하고 있고 연습 때는 실력이 출중하다. 그런데 우리 셋이 자주 출전하다 보니 기회를 좀 받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통합 포스트 시즌에는 6명이 나서기 때문에 3라운드 결승에서 우승하고 좋은 기운을 가지고 통합 포스트 시즌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Q. (주성욱에게) 요즘 저그를 상대로 패배한 경기가 많았다. 최근 이병렬에게 패배했는데,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복수해주고 싶은지 궁금하다.

주성욱 : 테란전이 잘되면 저그전이 안되고 그런 게 좀 있는 것 같다. 작년에는 동족전과 저그전이 잘되면 테란전이 약한 모습이었다(웃음). 연습 때는 다 비슷한데 방송에선 유독 그렇게 되더라. 내 플레이만 펼칠 수 있으면 이길 것 같다. 병렬이가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멘탈이 좋지 않기로 유명하다(웃음). 단판제다 보니 병렬이의 장점이 다전제보다 더 극대화되는 것 같다.


Q. (전태양에게) 조성주와 자신의 스타일이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더라. 둘의 스타일을 비교해보자면?

전태양 :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 컨트롤이 확실히 성주가 한 단계 위에 있는 것 같다. 성주랑 만나면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된다. 반면, 빌드나 판을 짜는 부분에서는 내가 조금 더 앞선다고 생각한다.


Q. 상해 결승전을 앞두고 각오 한 마디!

김대엽 : 돌이켜보면 진에어한테 많이 졌는데, 다 한 끗 차이로 졌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벌써 상해 무대에서 결승전이 기대된다. 그래서 이기고 싶은 마음도 더 간절하다.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주성욱 : 이번 시즌에 라운드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 3라운드를 우승으로 장식하고 통합 포스트 시즌도 잘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

전태양 : 진에어전에서 특히 허무하게 진 경기가 많다. 이번에는 내 몫을 꼭 해서 팀의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


* 사진 : 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