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즈 게이밍의 우승은 픽풀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현지 시각으로 13일 막을 내린 도타2 디 인터내셔널(이하 TI6)에서 우승을 차지한 윙즈 게이밍이 대회에서 총 61명의 영웅을 사용하면서 가장 넓은 픽풀을 선보였다. 3, 4위를 차지한 EG와 프나틱도 61명으로 픽풀 공동 1위를 기록했고, 준우승팀 디지털 카오스는 5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5-6위를 차지한 MVP 피닉스와 이홈이다. MVP 피닉스는 40명의 영웅을 쓰면서 본선 진출 16개 팀 중 가장 좁은 픽풀을 보였고, 공동 순위인 이홈도 41명으로 픽풀이 매우 좁았음이 드러났다.

TI6 그룹 스테이지 초반에는 이전 메타의 강자인 대지령, 흡혈마, 연금술사 등이 등장했지만 모두 저조한 승률을 기록하면서 '낡은 픽'임이 드러났고, 이에 각 팀들은 미라나, 고대 티탄, 드로우 레인저, 그림자 악마 등 다른 영웅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엄청난 승률을 보인 모플링과 컨카, 닉스 암살자, 우르사 등이 대회 기간 내내 조커 카드로 활약했고 TI6 후반부에는 모래제왕과 루나가 떠오르면서 넓은 픽풀을 가진 팀이 매우 유리한 구조로 흘러갔다. MVP 피닉스는 픽풀이 가장 좁을 뿐만 아니라 흡혈마나 리치, 대지령 등 타 팀에게 버림받은 구식 픽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고, 모래제왕이나 모플링, 컨카 등 깜짝 카드를 기용할 여력이 되지 않으면서 최고의 픽풀을 자랑하는 윙즈 게이밍과 프나틱에게 무너진 셈이 됐다.

넓은 픽풀을 지닌 팀이 모두 최상위권에 위치하면서 TI에서의 넓은 픽풀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