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자는 '크루세이더퀘스트'를 단 한 번도 플레이해본 적이 없다. 같은 팀원들이 하는 것을 뒤에서 지켜본 적은 있었지만 그게 다였다. 그런 기자를 학여울 역 SETEC '케이크스퀘어'로 향하게 만든 건 단 한 장의 일러스트였다.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크루세이더퀘스트' 등장 캐릭터인 'R-0'가 그려진 일러스트.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였을까. '크루세이더퀘스트' 개발사 '로드컴플릿'의 신작 '라이드제로'의 티저 이미지가 공개된 순간 이건 꼭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케이크 스퀘어 부스에서 라이드 제로 시연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바로 취재에 자원했다.
'라이드제로'가 어떤 게임일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취재 전날까지 팀원들 내에서도 슈팅 게임이다, 액션 게임이다. 이런저런 의견만 나눴을 뿐이었다. 그리고 도착한 현장에서는 비행 슈팅 게임의 화면을 가진 리듬 게임이 기다리고 있었다.
겉모습은 비행 슈팅 장르에 가깝지만 실제 게임은 전형적인 리듬 게임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크루세이더퀘스트'에 등장하는 'R-0', 'V', '스타냐' 세 가지 캐릭터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눈앞의 적들이 날리는 탄환(노트)이 판정선에 닿는 순간에 맞춰 누르면 된다.
리듬 게임이란 사실에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리듬 게임이라면 나름 즐기는 장르였기에 시연대의 기기를 잡고 플레이를 해보았다. 직접 체험해본 느낌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생각 외로 괜찮다 였다. 비행 슈팅 게임의 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날아오는 탄환 (노트)을 모두 받아쳐야 할 것 같은 사명감도 생기고 리듬 게임답게 리듬에 맞춰 누르는 재미가 쏠쏠했다.
세로 화면이라 노트 판정이 후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직접 플레이해본 건 4가지 난이도 가운데 하드 난이도였는데, 생각보다 무난한 수준으로 점수가 나왔다. 최고 난이도를 직접 플레이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냥 리듬 게임을 좋아하는 수준의 기자가 하드 난이도에서 큰 문제없이 A~S+ 사이의 점수를 기록한 걸 보면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즉, 초보자들도 큰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모바일 기기에서 세로 화면은 상당히 좁기 때문에 리듬 게임에 적합하다고 보기 힘들다. 대형 화면의 기기라면 플레이에 크게 지장 없지만 소형 화면에서는 손가락이 화면의 반 이상을 덮는 상황에서 노트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 따른다. 또한 노트 판정이 좋다는 점은 초심자가 즐기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리듬 게임 마니아들에게는 게임이 너무 쉬워져 자칫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라이드제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순수하게 리듬 게임으로 놓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크루세이더퀘스트'의 외전이라는 점을 감안하자. 기존 '크루세이더퀘스트' 유저나 팬이 아니더라도 매력적인 캐릭터 일러스트와 무난한 게임 난이도 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높인다.
거기에 더해 '라이드제로' 자체 스토리 모드에서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본편인 '크루세이더퀘스트'에는 나오지 않는 새로운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크루세이더퀘스트'를 즐겼던 혹은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p.s) 크루세이더퀘스트의 팬, 특히 알둘기를 사랑하는 유저라면 더더욱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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