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를 뜨겁게 달궜던 이번 해 여름 열기처럼 화끈했던 2016 롤챔스 섬머도 드디어 최종 승자를 가려냈다. 어느 한 쪽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상위권 다툼으로 섬머 시즌 막을 내릴 때 까지도 예측하기 힘들었었고, 그래서 이번 2016 섬머 시즌 롤챔스는 더 재밌었다.

다양한 경쟁 구도로 더욱 큰 즐거움을 선사했던 이번 섬머 시즌. 인벤팀에서는 정규 리그 종료를 맞이하여, 치열했던 섬머 시즌을 팀별로 결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 마지막 주인공은 항상 도전하는 팀, 락스 타이거즈(이하 락스)다.

▲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강팀, '락스 타이거즈'.



■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아. 변함 없는 강팀의 면모 보여준 락스 타이거즈

2016 롤챔스 스프링 시즌은 락스에게 아쉬운 시즌이 되었다. 마치 작년의 전철을 밟는 듯, 안타까운 모습이 되풀이 되었기 때문이다. 락스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1라운드 11연승을 해냈다. 압도적인 전력차를 과시하며 정규 시즌을 마무리한 락스는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결승에서 만난 SKT T1은 락스에게 작년과 같은 고통을 안겨주었다. 1라운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SKT는 2라운드 들어 귀신같이 폼을 회복하고, 결승에서 3:1로 락스를 꺾었다.

▲ 2016 스프링 시즌, 락스 타이거즈는 작년과 비슷한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안타까운 결과였다. 하지만 '또다시 준우승'은 해석하기에 따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 한 결과이기도하다. 준우승은 '왕자'의 자리다. 비록 '왕'은 아닐지라도, 바로 그 뒤에선 존재다. 작년 스프링에 이어, 2016년 스프링 시즌에도 '왕자'의 자리에 오른 락스는 바꿔 말하면 뛰어난 경기력을 한 해 동안 유지했다는 말이다.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이뤄낸 성과를 유지하고 지켜내는 것이다. '최고의 팀'을 꼽을 때 빼 놓을 수 없는 팀인 'SKT T1'은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직접 보여주었다. 2013년, LoL 시즌 3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과 LCK 연속 우승(HOT6 Champions Summer 2013, PANDORA TV Champions Winter 2013-2014)을 이뤄낸 SKT T1도 바로 다음 해인 2014년에는 상위 라운드 진출에 실패하고, 롤드컵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등 몰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였던 SKT T1 역시, 몰락의 때는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직전 시즌, 락스의 준우승은 꾸준한 활약이라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준우승이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스폰서 철수 등의 어려움을 겪고도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선수들이 힘을 함께 뭉친다는 의미 'Rocks'에서 따온 'ROX'라는 이름처럼, 락스는 하나된 팀으로 똘똘 뭉쳤다. 새로 영입한 정글러, '피넛' 한왕호의 성공적인 팀 적응 또한 긍정적인 지표다.

메인 스폰서 게임단에서 벗어나, 전문 스포츠 클럽으로서 운영 체재를 구축한 락스에게 불안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빼어난 11연승 및 정규 리그 1위(준우승)이라는 활약을 펼치고,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한 락스는 이전에 비해 안정감을 찾았다.

▲ 경기력을 유지해내며,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락스



■ 치열했던 2016 섬머 시즌! 차근 차근 단계 밟아 1위 달성한 락스

'치열했다.' 이번 2016 섬머 시즌 레이스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특히 상위권을 다투는 싸움은 유래 없는 혼전 양상을 띄었고, 시즌 초반 생각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팀들이 새로이 강팀 대열에 합세했다.

지난 시즌 또 한 번 11연승 기록을 세우며 압도적으로 치고 나간 락스였지만, 이번 섬머 시즌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락스는 '삼성 갤럭시'와의 첫 경기를 2:0으로 패하면서 이번 시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위권 간의 혼전 양상을 예감해야만 했다.

하지만 단순히 패배만 있던 것은 아니다. 패배한 삼성과의 일전에서 락스는 아직 실험적인 픽으로 받아 들여지던 '아우렐리온 솔'과 '스웨인'을 꺼내었고, 2세트에서는 미드 라이너 '쿠로' 이서행을 대신해 'Cry' 해성민을 투입하는 등,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삼성과의 일전은 패배했지만, 여전한 도전 정신을 보여준 락스. (영상 출처: OGN)


락스는 이후 대부분의 경기를 승리하며 강팀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결승에서 패배를 안겨준 'SKT T1'에게 패배하면서 팬들에게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이번 시즌 새로운 강팀들이 대두되면서 그런 인상이 더 강하게 남은 측면도 있었다. 락스는 삼성과 SKT에게만 패하며, 1라운드를 7승 2패로 마무리 지었다. 좋은 성적이었지만, '여름의 강자' kt 역시 활약하며 세트 득실 차이로 2위로 만족해야했다.

하지만 일말의 불안감은 그저 불안감에 불과했다. 압도적이었던 직전 시즌에 비해 다소 치열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뿐이지, 락스의 경기력에 허점은 없었다. 2라운드에 접어든 락스는 승리를 거듭했다. 시원 시원한 경기력은 물론, 어느샌가 크게 차이를 벌리는 급격한 스노우 볼링 또한 여전했다. 잦은 2:0 승리가 락스의 기세를 방증했다. 삼성과 SKT에게 패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듯 싶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리그는 완전히 락스의 페이스대로 흘러갔다. 결국 락스는 2라운드 8승 1패, 종합 성적 15승 3패로 정규 시즌을 1위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 마지막 경기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여전한 경기력을 증명했다. (영상 출처: OGN)



■ 팀원들의 빠짐 없는 활약! 락스가 보여준 강팀의 조건

당연한 말이지만, 강한 팀에는 강한 팀원이 필요하다. 실력 좋은 팀원을 모은다고 반드시 좋은 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성적을 낸 팀은 여지 없이 강력한 팀원들이 모여있었다. 락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번 시즌, 락스의 선수들은 모두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주며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스프링 시즌, MVP 1위를 차지했던 '스맵' 송경호는 이번 시즌에도 기복 없는 활약을 선보이며 시즌 연속 MVP 1위로 선정되었다. 2연속 MVP는 '페이커' 이상혁 이후 처음으로, 탑솔러 중에서는 최초로 이러한 대기록을 세운 셈이다.

▲ '한체탑'에 이어 '세체탑'에 가장 가까운 남자, '스맵' 송경호.


스맵은 특유의 폭넓은 챔피언 풀을 십분 활용, 시시각각 변화하는 메타에 적응해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뽀삐', '피오라'를 적극적으로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이렐리아' 등 유행하는 챔피언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다뤄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까지 선호하지는 않는 '럼블' 등을 자신 있게 다루는 등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색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 게임을 지배한 '스맵'은 이번 시즌에도 MVP 선두를 차지했다. (영상 출처: OGN)


마찬가지로 고참 맴버인 '프레이' 김종인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지난 스프링 시즌, 돌아온 명사수 '진'종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프레이는 이번 시즌에도 어김 없이 활약했다. 특히 원거리 딜러들의 약세가 계속 되고, '시비르'-'애쉬'-'진'으로 대표되는 서포팅형 원거리 딜러들이 대세가 되면서 예전부터 '진', '애쉬'를 잘 다루기로 유명한 프레이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 '진'종인의 기가막힌 '커튼 콜' 활용. (영상 출처: OGN)


지난 시즌, 락스의 마지막 '한 조각'으로 합류한 '피넛' 한왕호의 역할도 중요하다. 어느새 락스의 빠질 수 없는 핵심 맴버로 자리잡은 피넛의 정글 플레이는 락스의 승리 설계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지난 시즌 피넛은 '야수'의 모습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니달리', '엘리스' 등 육식 챔피언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정글링을 펼치는 피넛은 모든 팀들에게 위협적이었다.

거기에 이번 시즌 피넛은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단점으로 지적 되었던 지나친 공격성이나, 불리한 상황에서 플레이를 잃는 다는 평가는 이번 시즌 완전히 사라졌다. 앞서 나갈때 차이를 더욱 벌리는 기존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물론, 불리한 상황에서 무리한 갱킹을 도모하기 보다는 성장을 도모하는 등, 새로운 플레이도 몸에 익혔다.

▲ 아군이 밀리는 상황, 상대 정글보다 앞선 성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피넛.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었던 '쿠로' 이서행의 활약도 팀 승리를 만드는 주춧돌 역할을 했다. 더 이상 미드 라이너에게만 캐리력이 집중되는 시대가 아닌 상황에서, '카르마', '바루스' 등 든든하게 미드를 지켜내는 쿠로의 플레이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거기에 이번 시즌 '르블랑'으로 3승 0패의 성적을 올리며 암살자 플레이 역시 수준급 임을 경기를 통해 증명해 보였다.

명불허전 서포터, '고릴라' 강범현의 믿음직한 플레이도 여전하다. 손목 부상의 여파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클래식한 '트런들', '브라움' 등의 챔피언을 기반으로 팀의 안정감을 실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거기에 리워크 이후 떠오른 서포터 챔피언, '타릭'까지 잘 다뤄냈다. 메타에 맞춰 새로운 챔피언을 다뤄내는 빼어난 적응 능력은 락스의 가진 또 다른 장점이기도 하다.

모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보인 락스 타이거즈. 지난 시즌 보여주었던 강점은 여전했을 뿐 아니라,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점들은 빠른 피드백을 통해 수정되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락스는 도전하고, 성장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도전하고, 성장하는 락스. 과연 이번 시즌에는 그들의 노력이 우승으로 보답 받을 수 있었을까?

▲ 끊임 없이 발전하는 팀 락스, 이번 시즌에야 말로?



■ 칠전팔기 락스, 포기 몰랐기에 가능했던 '우승'

'우승'의 갈증은 어떤 팀이라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락스 만큼이나 목이 타는 팀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락스는 그동안 세 번(2015 롤챔스 스프링, 2015 월드 챔피언십, 2016 롤챔스 스프링)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해야만 했다. 손에 잡힐 듯, 입에 닿을 듯 가까웠던 우승을 세 번이나 눈앞에서 놓쳤던 만큼, 락스의 우승에 대한 갈증과 갈망은 그 어떤 팀보다도 간절해졌다.

2016 롤챔스 섬머, 락스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락스의 우승을 매번 좌절시켰던 숙적 SKT는 리그 후반 무너진 폼을 정비하는 데 실패하고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최강 SKT를 무너뜨리고 올라온 상대는 '여름의 강자' kt.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었다. kt 역시 강팀임은 분명했지만, 최종전에서 항상 락스를 무너뜨렸던 것은 SKT였기에 결승 상대가 kt인 점은 어떤 의미에서 락스에게 더 나은 측면도 있어 보였다.

드디어 시작된 결승. 잠실 올림픽 실내 체육관에서 펼쳐진 경기는 '치열함' 그 자체였다. 승, 패를 주고받는 양팀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고, 피 튀기는 혈전을 거듭했다. 경기 한 판, 한 판,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그야말로 최고 수준의 결승전이라고 사람들이 입을 모았다.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것 없는, 최종 세트까지 진행된 접전 끝에 승리한 것은 락스였다.

모든 선수들이 제 역할을, 아니 그 이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승리였다. 쿠로는 '탈리야', '말자하'라는 픽으로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든든하게 미드 지역을 버티면서 락스의 우승을 캐리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쿠로는 결승 무대에서 2회 MVP를 수상하고 포스트시즌 MVP로 선정되었다.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스맵 역시 변함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그만의 카드인 '럼블'까지 활용하며 'MVP' 듀오의 위엄을 뽐냈다.

▲ 쿠로-스맵, MVP의 위엄을 보여준 대단한 경기력 (영상 출처: OGN)


네 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락스는 '우승'의 갈증을 채웠다. 항상 눈 앞에서 놓쳐야 했던만큼 그들의 갈증은 더 간절했고, 안타까웠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흘러내린 쿠로와 피넛의 눈물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 기쁨과 감동, 여러 감정이 뒤섞여 눈물을 쏟아낸 쿠로


안타까웠던 세 번의 도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기적 같은 우승도 있을 수 있었다. '간발의 차이'를 좌절이 아닌 다음 승리를 향한 자극으로 받아들였던 락스의 도전 정신이야 말로 락스의 강점이자, 우승을 만들어낸 원천이다.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 없이 발전을 추구하는 락스의 도전 정신은 존중해야할 가치가 있으며, 또 본받을 만한 프로 정신의 귀감이라고 해야겠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6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락스를 기다리고 있다. '우승 컴플랙스'를 해소했지만, 락스는 결코 여기서 만족하고 끝낼 팀이 아니다. 그들은 또 다시 '도전자'의 자세로 탐욕스럽게 다음을 추구할 것이다. 롤드컵 우승은 락스가 추구할 다음 목표임이 분명하고, 또 내심 롤드컵 무대에서 SKT를 쓰러뜨리는 것 또한 바라고 있을 것이다.

멈출줄 모르고, 열정 가득한 '도전자' 락스. 유쾌한 그들의 앞으로의 보여줄 행보가 더욱 더 기대되는 바이다.

▲ 유쾌한 그들, 락스가 보여줄 도전은 아직도 계속 된다!




■ 2016 롤챔스 섬머 ROX 타이거즈 결산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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