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처럼 별명이 많은 사람은 흔하지 않다. 2개가 특히 유명하다. '폭풍'과 '2인자'. 전자는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던 시절, 너 죽고 나 죽자는 특유의 게임플레이에서 탄생했다. 후자는 그렇게 필사적으로 싸웠음에도 우승 문턱에서 내리 좌절하는 모습에서 태어났다. 폭풍의 2인자, 홍진호.

게이밍기어 전문 업체 제닉스를 통해 그를 만났다. 인터뷰 직전까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가열찬 터치를 받고 있었다. 팬미팅 현장에서 콩댄스를 추던 그 사람이 맞나 싶었다. 공군에이스 시절 연패를 거듭하며 축 처진 어깨가 내 기억 속 마지막 홍진호의 모습이었는데. 이건 누가 봐도 방송인 그 자체가 아니던가.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방송인 홍진호, 홍보모델 홍진호, 마지막으로 프로게이머 홍진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하나씩 풀어보겠다.








"요즘은 오버워치 많이 해요."
실력이요? 뭐, 그냥... 심해는 아니에요!
그보다, 저 닉네임으로 '홍진호' 쓰는 유저 분들께 하고 싶은 말 있어요.



인벤에서 인터뷰 하는 거 정말 오랜만이다.
최근에 한 인벤 인터뷰가 언제였는지 잘 기억 안 난다. 정말 오래 됐구나.(웃음) 그냥 똑같이 지냈다. 방송도 하고 게임도 하고.

작년 말에 다리가 부러졌다고 들었다. 지금은 괜찮은건가.
거의 다 나았다. 치료할 때 집에 계속 있었는데, 그때 게임 엄청 많이 했지.

요즘은 어떤 게임 하나.
오버워치를 주로 한다. 나름 열심히 한 것 같은데... 레벨도 200 넘는다.

경쟁전도 하나.
배치고사 때 3승 7패인가 한 것 같다. 40점대로 시작했는데 계속 하다 보니 30점대까지 떨어지더라. 아, 내가 말로만 듣던 심해에 왔네 이러면서 절망했지. 뭐 열심히 하다 보니까 조금씩 올랐다. 지금은 54점 정도 된다.

오버워치 닉네임이 '홍진호'라고.
같은 닉네임으로 플레이하는 유저 분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그 분들이 게임에서 뭘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실력이 막 좋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방 들어가면 같은 팀 사람들이 절망하더라. 이제 우리 팀 2등한다면서.(웃음) 이 자리를 빌어 그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홍진호' 유저 분들, 트롤하시면 안 돼요! 저도 열심히 할게요.




방송인 홍진호.
처음에는 한 마디도 못 했어요.
연예계 사람들은 옆에서 보면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홍진호가 방송인으로 자리 잡은 계기로 '더 지니어스'를 빼놓을 수 없다.
프로게이머나 방송인이나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똑같다. 그런데 실제 다가오는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지니어스'는 내가 방송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용기를 줬다. 고마운 프로그램이지. 난 15년 가까이 승부의 세계에서 살았다. 그러다 은퇴를 하고 나니 사는 게 무료하더라. 뭔가 가슴 뛰게 하는 일이 없으니까. 그러던 중 지니어스를 소개 받았는데 뭐랄까, 이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냥 승부라는 테마 속에 다시 들어가고 싶었다.

지니어스에선 결국 우승까지 하지 않았나. 프로게이머의 어떤 능력이 도움이 되던가.
프로게이머가 연습량이 워낙 많은 직업이다.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선 맵이라던가 상대방 특징 같은 걸 다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그게 다 머리 굴리면서 심리전 짜는 일 아닌가. 프로게이머로 오래 살다 보면 항상 '이기는 법'을 생각하게 된다. 본능이랄까... 아니, 버릇이 정확한 거 같다.

최근에 새 예능 프로그램 촬영에 들어갔다. 처음 예능 찍을 때와는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처음에는 한 마디도 못했다. MC가 분량 맞춘다고 질문 주는 것도 없었고. 그냥 자기 분량 자기가 알아서 챙기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예능 초보에겐 지옥 아닌가.
그렇지. 나도 처음에는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말 한 마디도 못하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몇 번 촬영하다보니 조금씩 감이 오더라. 지금은 어느 타이밍에 치고 들어가야 하는지 보인다. 또, 방송 출연하면서 알고 지내는 연예인들이 많아지면서 심리적으로 편하기도 했고.



예전에 몇 번 MC를 한 적도 있지 않았나.
MC는 엄청 힘들다. 상황 파악도 빨라야 하고, 방송이 산으로 갈 때도 어떻게든 중심 딱 잡고 이끌어야 한다. 솔직히 나는 MC 할 수준은 아니다. 한참 부족하지.

프로게이머와 방송인이 요구하는 능력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프로게이머는 크게 노력형하고 천재형이 있다. 옆에서 보면서 '진짜 얘는 천재다'라고 생각한 친구가 지금까지 두 명 있었다. 윤열이랑 영호. 반면, 연예계 사람들은 대부분 재능형이다. 나도 장난치는 거 좋아하다보니 나름대로 자신 있어서 이쪽으로 온 건데, 막상 와서 보니까 차원이 다르더라. 리액션이나 드립이 진짜 장난이 아니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래도 그 사람들 사이에서 꾸준히 방송하고 있지 않나.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말한다고 사람들이 웃을까' 하고 의기소침해서는 될 것도 안 된다. 얼굴에 철판 딱 깔고 들이대는 게 중요하다. 능력있는 MC나 방송 PD분들이 다 포장해주시니까. 우린 그거 믿고 가는거지.




홍보모델 홍진호.
방송에서 키보드 막 때려 봤는데 안 부서지더라고요.
게임하다 키보드 막 패는 분들이 가끔 있거든요. 그분들한테 추천하고 싶어요.



사실 이번 인터뷰, 제닉스 측에서 마련한 자리다.
알고 있다. 이제 시작해야지.

제닉스가 초반 인지도 끌어올리는 데 홍보모델 '홍진호'의 역할이 엄청 컸다고 본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면 나도 당연히 기쁘다. 나도 집에서 제닉스 제품들 쓰고 있는데 손에 잘 맞더라. 남들에게 추천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보드나 마우스에 민감한 편인가.
프로게이머 중에서 특별히 민감한 친구들이 있다. 태민이는 경기 들어갈 때 세팅만 거의 한 시간 했다. 그래서 박세팅이라고 부르고 그랬지. 영호도 자로 재어 가면서 키보드 각도 잡았고. 난 반대였다. 그냥 대충대충 준비해서 들어갔지. 버튼 안 눌리는 정도만 아니면 그냥 했던 거 같은데. 예전에 영호가 내 자리 와서 게임 해보더니 그러더라. 형, 이거 마우스 고장났어요.

난 영호가 말해주기 전까지 마우스 고장난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 정도로 둔감하다. 다만, 마우스 무게는 조금 보는데, 가벼운 마우스를 좋아한다. 무거운 거 오래 쓰다 보면 손목 아프다.

너무 둔감한 것 아닌가. 요즘 일반 게이머도 그 정도는 아닌데.
나도 게이머였으니까 그렇게 세팅하는 거 물론 존중한다. 그런데 솔직히 태민이가 세팅하는 거 보고 '미쳤나'하는 생각까지 들더라. 물론 농담으로!(웃음) 솔직히 내가 둔감한 건 사실이다.



제닉스의 키보드와 마우스 중 어느 제품군을 더 선호하나.
마우스. 워낙 대충 골라 쓰는 타입이기는 하지만, 오버워치 할 때 뭔가 에임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홍보모델 홍진호가 보는 제닉스의 강점은?
몇년 전부터 제닉스만 써 와서 사실 비교할만한 제품이 많이 없다. 그래서 제닉스 위주로 말할 수 밖에 없는데 괜찮나.

물론이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외관이 마음에 든다. 게이밍 기어라는 게 외관에서부터 보이지 않나. 게이머 입장에서 볼 때 뭔가 마음을 다잡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물론, 홍보모델이 홍진호라는 것도 제닉스만의 강점이고.

마지막 멘트, 인터뷰에 정말 써도 되나.
...어... 음... 괜찮다. 농담이었다고 설명 부탁한다.

쭉 제닉스 장비만 썼다고 했는데, 고장난 적은 없었나.
괜찮았다. 집에서 쓰는 키보드가 타이탄인데, 예전에 광고 찍을 때 내가 주먹으로 키보드를 꽝 치는 장면이 있었다. 그래도 안 부서지더라. 가끔 인터넷 방송할 때 사람들이 키보드 때려보라고 한다. 그 때도 그냥 막 쳤다. 그래도 안 부서진다. 게임 하다가 열받아서 키보드 막 패는 분들 있지 않나. 그런 분들에게 제닉스 타이탄을 추천한다. 돈 나갈 일이 없다.

▲ 인터뷰를 마치고 방문한 제닉스 본사.
전문 엔지니어가 키보드 수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최근 제닉스에서 게이머 전용 의자까지 출시했다.
의자는 무조건 편한 게 좋다. 냉정하게 말해 제닉스 게이밍 체어가 다른 제품과 비교해서 어떤 게 좋다고 하나하나 설명은 어렵다. 하지만, 게임할 때 심리적인 요소도 분명 필요하거든. 되도 않는 이상한 환경에서 나무판 하나 딱 깔고 게임하는 것과 게이밍 전용 의자에 앉아 게임하는 건 느낌이 다르지 않나. 환경이 주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제닉스 기어 중에서 특별히 관심이 가는 제품군은?
프로게이머 입장에서는 마우스, 일반 게이머 입장으로 보면 키보드. 내가 홍보모델이다보니 집에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 의자까지 다 제닉스 제품이다. 집에 놀러온 친구들이 둘러보고는 '제닉스 매장이냐'고 물어볼 정도다. 그중 친구들이 제일 탐내는 게 키보드더라. 나 역시 디자인이 다양한 키보드 쪽으로 관심이 간다. 뭐랄까... 폼나게 게임하는 느낌?

'스톰엑스(STORMX)'는 프로게이머 홍진호에서 모티브를 따온 라인업이다. 타 라인업보다 대중적인 가격인데다 내구성이 뛰어나서 평이 꽤 좋다.
나랑 비슷한 것 같다. 나도 막 최고급은 아니었지만, 잘 안 부서지는 그런 게이머였다. 우승 못해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그랬지. 유저들이 좋게 봐 주신다면 나도 당연히 기쁘다.

홍보 영상 촬영할 때 특별히 기억나는 게 있다면?
최근 찍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장소 안 가리고 그냥 뜬금없이 '제닉스!'라고 소리치는 컨셉이었다. 마포대교 위에서 하고, 길 가다 자동차 창문 열고 소리지르고 그랬지. 이게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 건데...

나름 방송 하면서 적응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좀...
창 밖으로 제닉스 외치는데 하필 창 밖이 버스 정류장이라 좀...
한강에서 제닉스 외치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오셔서 '지금 뭐 하는겨?'라고 하는데 좀...
그 땐 좀 민망했다. 결과는 잘 나온 거 같은데.(웃음)

▲ 제닉스 CM 영상 '홍진호의 제닉스'



프로게이머 홍진호.
택용이랑 했던 경기... 기억 나죠. 지금도 힘들 때마다 가끔 봐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요. 팬들을 위해서라도, 날 위해서라도.



프로게이머 생활이 그립지는 않나.
엄청 그립다. 항상 그리워 할 것 같다. 솔직히 그 때 시절이 즐거웠고, 지금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다. 그런 게 있다. 롤도 그렇고 오버워치도 그렇고 '한 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오버워치도 경쟁전 점수 왕창 올리면 나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 지금처럼 넉넉한 시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땐 친구가 있고 동료들이 있었다.

프로게이머 시절 동료들과 연락은 자주 하나.
많이 한다. 민이(강민), 정민이(김정민), 정석이(박정석)... 그리고 영호(이영호)와도 자주 하고.

90년대 후반만 해도 프로게이머란 직업은 장래가 불투명하지 않았나. 억대 연봉 받으리라는 예측은 더더욱 어려웠고.
나도 프로게이머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 반대 엄청 하셨다. 주변 친구들도 다 말렸고. 그런데 내가 철이 없었던건지, 당시에는 프로게이머란 직업에 뭔가 비전이 있어 보였다. 솔직히 나도 e스포츠 시장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웃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경기가 김택용과의 승부였다. 6.20 대첩이라고 하더라.
나도 그 경기하면서 소름 돋았다. 팬들도 보면서 엄청 절박하고 힘들었겠지만, 실제로 엄청 힘들었던 경기였다. 그 경기 전까지 한 2년 정도였나, 한 경기도 못 이겨봤다. 단 1승도. 공군 들어가서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 하는 마음에 스타일도 바꿔가면서 나갔는데, 막상 경기에서는 잘 안 되더라. 너무 긴장을 하다 보니 정찰 나온 프로브한테 드론 세마리 잡히고 그랬다.

그러던 와중에 택용이를 만난 거다. 당시 택용이는 저그전 최강자였다. 아무도 못 이긴다고 했지. 그런데 주변 시선이 그러니 오히려 편했던 것 같다. 기대치가 없으니 그냥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이런 마음이었고.

▲ 홍진호 vs 김택용 프로리그 경기(2009.6.20)


당시 썼던 전략이 럴커 3cm 드랍이었다.
택용이가 5년 가까이 잘 해오지 않았나. 그러니 난 10년 전 빌드 한 번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사실, 연습할 때 승률도 되게 안 좋았다. 알면 100% 막히는 거니까. 그래도 택용이가 생각 못할 수도 있으니까 써보기로 한 거지.

처음에는 막히는 줄 알았다.
막혔다. 벽 넘어가다가 커세어한테 들켰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처들어가서 결국 뚫었을 때 정말... 너무 기뻤다. 솔직히 경기 끝나고 숙소 돌아올 때까지도 실감이 안 났다. 커뮤니티에서 난리 난 거 보니, 그제서야 실감이 나더라.

조금 웃긴 얘기일 수 있는데, 난 지금도 삶이 힘들 때 그 경기를 다시 보곤 한다. 그 이후로 자신감이 생겼는지 잘 나가던 후배들도 조금씩 이기고 그랬다. 상문이, 제동이도 그 이후에 이겼다. 나름 자부심이 들었던 게, 경기 빌드를 다 내가 짰거든. 상문이랑 경기할 때 원래 빌드가 아니라 새로운 빌드 짜서 나가고 했는데, 이기니까 계속 자신감 생기고.

내가 막 우승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줄기 희망도 없던 프로게이머가 뭐라도 보여준 게 아닌가. 남들이 '넌 이제 안 되니 이렇게 해봐'라고 해서 따라가려다 엎어졌는데, 내 스타일대로 돌아가고 조금씩 이겨나갔다. '내가 했던 게 맞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



최근 스타크래프트1이 리마스터된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 출신으로서 당연히 기쁘다. 그렇게 다시 스타크래프트1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리그까지 열리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게 아닐까. 리그를 쭉 지켜봐온 유저들은 알겠지만, 스타1에서 스타2로 넘어가는 과정이 그리 매끄럽지는 않았다. 갑자기 뚝 끊긴 느낌이라 많은 스타1 팬들이 아쉬워했다.

만약 스타1 리그가 다시 생긴다면 나도 참가하고 싶다. 경기력은 좋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같은 올드 게이머들이 팬들에게 추억을 안겨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거 아닌가. 물론, 인터넷 방송 하면서 아직도 실전감각 유지하는 후배들은 따로 분류해줬으면 좋겠다. 그 친구들은 우리가 못 이긴다.(웃음)

영호가 지금 인터넷 방송 하지 않나. 그 친구는 예전에 팬택에 있다가 중학생 때 KT에 왔는데 연습할 때 1군 프로게이머들 다 이기고 그랬다. 당시 우리 팀에서 민이가 제일 잘했는데 '내가 한 번 본때를 보여주지' 하고 가더니 영호한테 완전히 깨져서 왔다. 재능있는 친구들을 보면 느낌이 다르다. 그런 친구들이 노력까지 하는데 어떻게 이기나.

본인은 재능형인가 노력형인가.
7:3... 아니면 6:4 정도로 재능형에 가깝다고 본다. 난 프로게이머 시절에도 연습량으로 승부 보는 유형이 아니었다. 연습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타입이었지. 프로게이머들 보면, 자기가 하는 게임 외 다른 건 아예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나는 다른 게임을 해도 어느 정도 레벨까진 다 올라갔다. 그런 걸 보면 약간 재능형에 가까운 것 같고.

노력 100% 유형의 프로게이머도 있나.
요환이형. 재능도 있지만 그 형은 좀... 노력을 너무 심하게 한다. 너무 노력하다보니 오히려 재능이 가려진 유형이지. 예전에 같은 팀 소속이었을 때 옆에서 봤는데 와, 정말 하루종일 게임만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무조건 게임, 게임, 게임. 빌드도 하나하나 일일이 체크하면서. 벙커링도 초시계로 봐가면서 한다. 인정받는 사람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 같다.

지금은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언젠가 마우스를 쥔 게이머 홍진호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솔직히 나도 그러고 싶다. 다만, 지금 나오는 게임들이 대부분 피지컬을 요구하는 게임이라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피지컬보다 전략성을 요구하는 게임이라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비록 은퇴한 몸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내 개인적인 욕심도 있고.

조금 지루한 질문일 수 있는데... 홍진호라는 이름은 '2'의 대명사가 됐다. 본인 이름으로 기사가 올라가면 같은 내용의 댓글이 2개씩 달리곤 한다.
나도 알고 있다. 그래서 나도 같은 내용의 글을 두개 붙여서 올린 적도 있다.(웃음) 예전에는 안티들만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이게 나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기분 나쁘거나 그런 건 없다. 홍진호라는 이름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좋은 루트이기도 하고.

▲ 이미지 출처 - JTBC


역대 프로게이머 중 가장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10대 중반부터 시작해 20대 후반까지 게임 하나만 보고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같은 나이대 친구들에 비해 인생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지금은 방송도 하면서 나름대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게 많다. 딱 뭐라고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하는 예능 활동도 살면서 거쳐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을 할지는 나도 알 수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야지. 예전처럼.





인터뷰를 마치고 홍진호가 선택한 게이밍 기어 '제닉스' 본사에 방문했습니다. 초기 모델과 비교해 안정성이 개선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로 사내 엔지니어들의 AS가 꾸준히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본사 방문객이나 AS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제닉스의 다양한 기기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 '체험존'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으로 함께 보시죠.

▲ 제닉스 본사 정문입니다. 이곳에 들어가면...

▲ 제닉스의 다양한 기계식 키보드를 타건해볼 수 있습니다.


▲ 2016년 베스트 하드웨어로 선정된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 자동차가 밟고 가도 작동한다고 합니다.

▲ 자신의 손에 맞는 마우스도 찾을 수 있고,

▲ 최근 출시한 제닉스의 게이밍 체어도 체험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