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의 네 번째 모험 모드인 한여름 밤의 카라잔이 '오페라' 개방으로 절반의 콘텐츠를 풀어냈다.

이번 모험 모드는 원작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음울한 분위기의 카라잔을 하스스톤 특유의 유쾌함으로 재해석했다. 또, 직업마다 3장의 신규 카드를 비롯하여 18장의 공용 카드까지. 총 45장의 신규 카드가 추가될 예정으로 이전과 달라진 경기 양상을 기대케 했다.

물론, 절반의 카드가 공개된 시점에서도 기존 1티어 덱으로 꼽히는 용-템포 전사나 요그-토큰 드루이드, 어그로 주술사의 강세는 여전하다. 기존 확장팩이나 모험 모드에 비해 새로운 테마나 직업 간 밸런스를 뒤흔들만한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카드를 이용한 새로운 컨셉의 덱이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으며, 일부 저평가된 카드도 나름의 활용법을 찾아가고 있다. 단순히 카드만 추가되는 확장팩과 달리 1인 모험이라는 신규 콘텐츠가 포함된 모험 모드를 카드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상당한 편이다.

오늘은 이러한 카라잔의 중간 평가를 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프로게이머 '던' 장현재와 '슬시호' 정한슬은 이번 모험 모드를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카라잔 최고의 유망주 '반즈'의 성능은 최고! 뜻밖에 포텐 터진 비전 거인?!


먼저, 카라잔에서 많은 유저들이 기대하던 전설 카드 '반즈'가 등장했는데, 어떤 느낌인지?

장현재 : 3/4 + 1/1 스탯의 하수인을 전개할 수 있어 4 코스트에서 나쁘지 않은 성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또, 나오는 하수인이 '케른 블러드후프'처럼 죽음의 메아리가 있거나 '라그나로스'처럼 지속 효과를 지닌 하수인이면 게임의 스노우볼이 굉장히 빠르게 굴러간다.

괜히 이번 모험 모드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카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가만큼 뛰어난 카드라는 게 몸소 느껴진다. 벌써 드루이드, 전사, 사냥꾼은 물론이고 성기사나 도적까지. 많은 직업에서 활용한다. 메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이 기대되는 카드다.

정한슬 : 생각보다 많은 덱에 사용하진 않지만, 4 코스트 카드가 '티리온 폴드링'이나 '라그나로스'처럼 게임의 판도를 바꿔놀 수 있는 카드를 꺼내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기댓값이 상당한 카드라고 생각한다. 또, 4코스트라는 비교적 낮은 코스트에 리스크도 없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유저들의 기대만큼 좋은 카드다.


사냥꾼의 신규 직업 카드 '인자한 할머니'의 등장으로 미드레인지 덱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장현재 : '인자한 할머니'는 필드 유지력이 굉장히 높은 하수인으로 이전에도 종종 보이던 느조스를 활용한 덱과 시너지 효과가 좋아서 사냥꾼의 약점을 잘 보완해준 느낌이다. 하지만 사냥꾼이 약체인 이유는 지금 강한 드루이드나 전사가 코스트 대비 플레이가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사냥꾼은 최근 유행하는 템포 메타에 강한 모습을 보이긴 힘든 직업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주술사도 코스트별 플레이가 강해서 어그로덱이 유행하다가 최근에는 할라질-컨트롤 덱이나 느조스 덱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있다. 물론, 등급전에서 자주 보이는 만큼 대회에서도 좋게 쓰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정한슬 : 개인적으로 미드레인지 사냥꾼이 강력한 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인자한 할머니가 등장하면서 아시아 서버는 물론이고 북미나 유럽에서도 사냥꾼의 빈도가 굉장히 늘어났다. 분명, 승률 부분에서 상당히 강해진 것 같다. 같이 나온 반즈와도 죽음의 메아리를 통한 시너지가 괜찮아서 올라올 만한 덱이라고 생각한다.


▲ 반즈 + 인자한 할머니 조합은 사냥꾼을 1티어로 도약시킬 수 있을까?


그렇다면 '반즈'나 '인자한 할머니' 이외에도 포텐셜을 지닌 카드가 있을지?

장현재 : 이미 많은 유저들이 사용하는 비전 거인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요그-토큰 드루이드 덱에 무난하게 스며든다. 또, 도적의 직업카드 '패거리'와의 연계나 주문을 많이 사용하는 손님 덱에도 잘 어울린다. 활용도 측면에서는 반즈 다음으로 많이 본 카드라고 생각한다.

정한슬 : 드루이드의 직업 카드인 '박물관 감시자'를 기대하고 있다. '비전 거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강한 카드로 등장했다. 또, 두 카드보단 조금 떨어지지만 '불의땅 차원문'도 리노 마법사나 템포 마법사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카드다.


아직 절반이 남은 카라잔이지만, 이번 모험 모드에서 재평가될만한 카드가 있을지 궁금하다.

장현재 : 사제의 경우, 2주차 공개와 함께 부활 사제 덱이 만들어지면서 RIP사제를 외치던 분위기를 좀 바꿔보려는 느낌이다. 기존에 저평가됐던 '검은색 비숍'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바뀐 것 같다.

'사악한 마녀'도 크라니쉬 선수가 개인방송에서 토템 주술사 덱을 플레이하는 걸 보니 특정 덱을 상대로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다른 카드들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

정한슬 : 드루이드의 '마력 깃든 까마귀'와 '이샤라즈의 징표', 성기사의 '상아색 나이트'와 '무엇이든 가능하다옳'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나올 '메디브의 하인'과 '키린 토 마법사'를 활용한 비밀 마법사 덱이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4제는 4티어를 벗어날 수 있을까?




■ 갑자기 떠오르는 덱-직업이 생길 수도 있다? 성기사의 잠재력 무시할 수 없어


아직은 기존 1티어 템포 덱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카라잔 이후에도 이들의 강세를 예상하는지?

장현재 : 블리자드가 낙스마라스와 고블린 대 노움 이후로는 급격한 메타 변화를 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테마의 덱을 밀어주더라도 차근차근 점진적으로 카드를 추가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기에 지금의 메타가 뒤집히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로 카드들이 추가된다면 용-템포 전사처럼 갑자기 떠오르는 덱이 하나둘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한다. 이번 모험 모드를 통해 떠오를 만한 가능성을 본 것은 야수 드루이드나 핸드리스 흑마법사 정도인 것 같다.

정한슬 : 최근 아메리카 예선에서 성기사의 빈도가 상당이 늘었고, 유럽의 GeorgeC같은 경우에는 템포 덱을 전부 잡는 4 카운터 라인업이 상당히 재미를 봤다. 템포 덱이 강한 덱은 맞지만, 무조건 픽해야 할 덱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위 티어로 알려진 성기사나 사제의 컨트롤 덱이 많이 실험되고 있는데, 이들의 미래는 어떨지?

장현재 : 최근 성기사는 힐 덱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이런 덱에 들어갈 수 있는 '상아색 나이트'가 나왔고 '무엇이든 가능하다옳'을 활용하는 덱이 많이 보인다. 기존의 멀록 덱이 완성도가 괜찮았던 덱인 만큼 무난하게 무시할 수 없는 덱이라고 생각한다.

사제는 이번 주차의 카드들과 함께 부활-템포 형식의 덱이 많이 보이는데, 내가 플레이해본 것이 아니라서 자세히 말하긴 좀 그렇다. 하지만 등급전에서 만났을 때, 상대하기 어렵진 않았다. 괜찮은 컨셉이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 느껴진다.

정한슬 : 카라잔 이전에도 나는 성기사가 상당히 괜찮은 직업이라 평가했다. 부동의 1티어로 평가받는 전사를 상대로 어느 정도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덱을 어떻게 커스텀하냐에 따라서 전사를 상대로 승률을 높게 챙길 수 있었다. 반즈와도 가장 시너지가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살짝 밀려있었던 멀록 덱이 상아색 나이트와 함께 다시 떠오르고 있기에 성기사의 미래는 인식만큼 어둡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제는 '검은색 비숍'과 '부상당한 검귀'의 시너지가 상당히 매서웠다. 하지만 사제는 사제다.


▲ 메타의 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선수들의 평가가 후했던 '성기사'


최근 방송에서 식기골렘을 활용한 핸드리스 흑마법사를 시도했는데, 결과가 어땠는지?

장현재 : 키 카드 중 하나인 '식기골렘'이 나온 상황이라 어느 정도 덱의 형태를 갖춰서 운영해봤다. 하지만 아직 핸드를 수급해줄 '말체자르의 임프'가 나오지 않아 부족한 덱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전사들이 강세를 보이기에 흑마법사들이 잘 나오지 않거나 리노 덱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추세라 탑 티어를 차지하긴 어려울 것 같다.


컨트롤덱이나 빅덱을 선호하는데, 최근 템포덱에 대한 해법을 찾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정한슬 : 반대로 상대가 어그로 덱만 한다고 생각하면, 모든 덱을 느린 덱으로 구성해도 컨트롤 덱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가장 크게 도와줄 수 있는 카드로 '파멸의 예언자'가 있다. 이번에 나온 카드들이 빅덱보다는 미드레인지에 어울리는 카드라고 생각한다. 미드레인지 쪽에 힘을 실었을 때 강력하게 작용하는 카드가 많았다. 이외에 주문 도적에 '비전 거인'을 섞는 등의 시도를 해보았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 매력적인 테마의 모험 모드, 하지만 신규 카드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최근 인벤 유저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덱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를 부탁한다.

장현재 : 최근 '반즈'를 넣은 느조스-방밀 전사 덱을 플레이하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완전히 색다른 덱을 구성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렵지만, 기존에 있는 덱에서 어떤 카드가 괜찮았는지 생각해보면서 덱을 커스텀해본다면 좀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비전 거인'이 들어간 손님 덱이나 드루이드 덱도 많이 보이는 추세이기에 해당 덱을 준비하거나 카운터 칠 생각을 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정한슬 : '불의땅 차원문'을 채용한 템포 마법사 덱을 추천한다. 재미도 있고 꽤 강력한 맛이 있다. 기존 템포 마법사 덱과 다르게 5 대미지를 지닌 카드가 2장이 더 늘었다고 생각하면 초반부터 과감하게 적의 명치를 칠 수 있다.

현재 가장 강한 덱으로는 요그-토큰 드루이드를 꼽을 수 있다. '고대 신의 위습'을 넣어 토큰 느낌을 더욱 강조하거나 새로 나온 '비전 거인'을 활용, 요그사론으로 필드를 정리하고 0코스트로 비전 거인을 소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도적에 '비전 거인'을 넣고 실험을 해본 적이 있는데, 결과와 재미 모두 만족스러웠다.


▲ 최근 반즈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신규 카드 '비전 거인'


마지막으로 중반을 넘어선 카라잔을 평가해보자면?

장현재 : 모험 모드는 확장팩과 다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장팩은 나오는 카드가 콘텐츠지만 모험 모드는 주차 별로 나오는 테마가 하스스톤을 즐기는 데에 새로운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카라잔을 평가하자면 체스 같은 콘텐츠는 매우 새롭고 재밌었다. 앞으로 출시될 3, 4주차도 매우 기대된다. 다만, 카드 부분의 아쉬움은 유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음 모험 모드에서는 반드시 보완되었으면 한다.

정한슬 : 안 좋은 카드는 너무 안 좋고 좋은 카드는 그간의 밸런스를 뒤흔들 정도의 카드들을 내놓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이번 모험 모드는 반즈를 챙기는 게 아니라 체스의 재미를 챙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