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의 세계, 그 구석 어디쯤을 여행하다가 안게스모 산기슭으로 올라왔다. 역병이 퍼진 지역답게 음산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안게스모 산기슭을 방문할 때쯤 되면 약 10레벨 중반이 된다. 그리고 유독 채팅창을 통해 '머리' 혹은 '꼬리'의 파티를 구한다는 독특한 글이 눈에 들어오는 시점이다.

그중 '머리'의 정체는 바로 안게스모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아길로스의 머리'라는 이름의 던전이다. 많은 이들이 던전 앞에 있었고 또 방문하고 있었다.

아길로스의 머리 내부는 하나의 동굴 형태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던전의 이름이기도 한 아길로스는 거대한 뱀이 아닐지 추측해볼 수 있는 단서가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동굴 입구의 날카롭게 자라난 돌기둥 두 개는 뱀의 독니를 연상시킨다.

또, 아길로스의 머리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모험의 서 아이템 중 아길로스의 허물이있다. 허물을 벗는 동물은 뱀이 가장 대표적이지 않은가.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10레벨 후반에 입장할 수 있는 아길로스의 꼬리라는 던전(일명 '꼬리')이 존재하고 있다. 별도의 던전으로, 얼마나 큰 형상이면 던전의 입구가 나뉠 정도일까.

▲ 날카로운 독니를 닮았다.


▲ 함께 해주신 분들.


아길로스의 머리로 향하는 도중 전 던전에서 함께 했던 파티원들과 마주쳤다. 그런데 계속 함께 파티 중이었던 바드는 빠르게 진행하여 앞서간 반면, 거북이걸음으로 여유를 즐기던 난 전체적인 진행이 느려 다른 파티원을 기다리게 하고 말았다. 다시 함께 파티를 맺어 던전을 공략할 수 있었던 것은 즐거웠지만 조금은 오래 기다리게해서 미안만 마음도 생겼다.

▣ 던전 탐험을 위한 파티 구성 팁

파티 초대는 원거리에서도 가능하고 탈퇴 역시 자유롭게 가능하다. 채팅창에 '/파티초대' 메시지 작성 후 뒤에 캐릭터명을 적어 메시지를 보내자. 상대방에게 파티 초대 여부를 묻는 확인창에 전송되고 확인을 통해 파티 구성이 완료된다.

탈퇴의 경우 채팅창에 '/탈퇴'를 입력하거나 게임 화면 좌측에 있는 자신의 상태창을 Ctrl+마우스 우클릭하면 나오는 별도 메뉴에서 파티탈퇴를 선택하면 된다.

파티 초대 방법: /파티초대 (캐릭터명)
파티 탈퇴 방법: /탈퇴 or 자신의 상태창 Ctrl+마우스 우클릭 ▷ 파티탈퇴 클릭


오랜만에 재회한 동료들과 함께 머리 던전으로 들어갔다. 4인 파티였기 때문에 난이도는 하드! 필드에 나뒹굴던 몬스터들과는 다른 강력함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전투에 임했다. 예상대로 처음 보는 날벌레조차 때려잡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하드 모드이다 보니 네 명이서 힘을 모아서 몬스터 몰이 사냥을 해야만 했다.

▲ 뱀이라 그런지 '머리'속은 복잡하지 않다.


▲ 궁쓰기 편하게 모여서 죽어라. -메르시


▲ 바드에 몸을 맡겨라!


앞서 말했듯, 머리 던전은 아길로스가 뱀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 뱀 형 몬스터가 많이 보인다. 크기도 다양하고 매서워 보이는 생김새도 좋았지만 오래 놀아줄 시간은 없다. 빨리 빨리 때려잡고 꼬리 던전에도 가봐야 한다.

파티원들 역시 비슷한 생각으로 보였다. 몬스터를 전부 잡는 것이 아니라 진행을 위한 키 몬스터만 사냥하기 시작했다. 물론 모험의 서 등 아이템 획득은 적을 수 있지만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동굴 형태의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니 질병 주머니라는 것들이 자리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던전에 들어오기 전 NPC들이 말했던 역병의 근원인가보다. 무심코 터트려보았다. 다행이 역병에 걸리는 등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는데, 앞쪽의 길이 열렸다. 참 편리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게 바로 그 역병의 근원이다.


▲ 질병 주머니는 두 번 정도 만나게 될테니 확인사살로 뿌리뽑아야한다.


그렇게 질병 주머니와 질병 주머니를 사수하려는 몬스터들과 사투를 벌이고 나니 커다란 동굴이 나타났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게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던전의 목적은 보스 몬스터 그리고 보상이 아닌가. 일반 몬스터만 정리하다보니 살짝 지루한 감이 올 타이밍에 보스 앞에 선 것이다.

보스 몬스터는 역병 인도자로, 네 마리가 함께 덤벼온다. 그런데 생김새를 보니 과거 메탈슬러그3에 나온 좀비 외계인과 비슷한 느낌도 든다. 익숙한 느낌이라 그런지 만만해보였지만 역시 기분 탓이었다.

상대를 과소평가한 자의 말로가 대개 그렇듯,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죽임을 당하지는 않았으나 체력이 바닥나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보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상대였다. 총 네 마리라 뭉쳐있으면 때리기 쉬웠지만 반대로 다수의 공격에 당하기도 쉬웠다. 특히 공격전에 선행 동작이 안보여서 피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 이것이 '좀비 인도자' 모노아이 (출처 : 시그마의 세계정복 기지)


▲ '역병 인도자' 강력하지만 어머니 드레스를 훔쳐입은 꺽다리에 불과하다!


생긴 것과는 전혀 다르게 단단한 보스 몬스터들을 정리하고 나니 한 마리의 강력한 보스 몬스터만 남아있었다. 다른 역병 인도자와는 달리 상당히 높은 생명력을 자랑하며, 심지어는 기자의 묵직한 한 방마저도 방어해내는 이상한 막을 생성해냈다.

전투 자체가 까다로운 편이었다. 한창 공격을 넣고 있는데, 재사용 대기시간을 보느라 팔려있던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샌가 막을 생성해 놓고 있었다는 식이다. 네 명의 플레이어를 막기 위해서 그 정도는 필요하긴 하겠지만, 피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막을 생성해버리면 풀릴 때까지 때릴 수가 없어 너무나 답답한 보스다.

방어막이 풀릴 때를 기다려 무지막지한 공격을 연속으로 때려 넣으니, 당해낼 재간이 없던 보스가 마침내 쓰러지고 컷신이 시작됐다. 언제나 그렇듯 대부분 악당은 자신보다 강력한 뭔가가 뒤에 있음을 암시하거나, 혹은 이미 늦어버렸다는 식으로 플레이어에게서 희망을 빼앗으려 하기도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컷신이 끝나자, 드디어 기리다면 루팅 시간이다. 아쉽게도 희귀 아이템 하나만 나왔지만 나름 쓸만했다. 그리고 자신의 드랍 아이템만 보이는 방식이기에 땅에 떨어진 아이템을 빼앗기진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머리는 처음으로 체험해본 하드 모드의 던전이었다. 큰 어려움 없이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라 여러 번 통과해도 재미를 느낄만 한 곳이었다. 일단 머리는 정복했으니 이제 남은 곳은 꼬리다. 그곳에서는 아길로스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 또 다른 호기심과 함께, 새로운 지역으로 기분 좋게 발길을 돌려본다.

▲ 이렇게 널브러져있을때만 풍족해보인다...


▲ 그나마 다행히 하나 혹은 두 개씩 파란색 아이템을 떨구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