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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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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로스트아크, 뜰 것 같아요?" 3일간 해보고 솔직하게 적어봤습니다

박태학(Karp@inven.co.kr)


스마일게이트의 신작 '로스트아크'가 지난 24일 1차 CBT를 시작했습니다. 핵앤슬래시 RPG 장르 특유의 원초적인 매력을 뛰어난 그래픽으로 구현해, 처음 공개될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죠. 3일간 1차 CBT를 직접 체험해본 후, 실제 느낌이 어땠는지 적어보려 합니다. 유저들의 대표적인 궁금증에 대한 질답 형식으로 구성해봤어요. 아, 본 내용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1차 CBT 테스터 분들의 소감과 다를 수 있다는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1. 그래픽 어때요. 진짜 트레일러 수준이에요?

3일 동안 빡세게 달렸거든요. 영상 찍느라고 한 것까지 합하면 약 20시간 정도 했는데...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공개된 트레일러 수준과 거의 동일합니다.

국내 핵앤슬래쉬 온라인 RPG의 역사는 '디아블로' 시리즈와 함께했다는 거, 뭐 말 안해도 다 아실 거예요. 1편 나왔을 땐 8방향 액션 RPG들이 막 쏟아졌고, 2편이 출시된 이후로는 속도감 넘치는 액션 RPG가 유행했지요. 3편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3D 액션 RPG 시대가 열렸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로스트아크'의 그래픽을 '디아블로3' 이후 등장한 핵앤슬래쉬 온라인 RPG의 정점이라고 봅니다.

텍스쳐 정밀하고, 피부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고 "우왕! 그래픽 끝내주네?"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기술적인 부분으로, 아주 단편적인 시각이에요. 그래픽의 완성도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래픽 퀄리티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의 센스입니다. 캐릭터와 배경이 따로 놀지는 않는지, 오브젝트 디테일이나 배치에 신경을 썼는지, 모션에 어색함은 없는지, 이펙트가 부담을 주는지 안 주는지.

하나하나 체크해봤는데, 딱히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캐릭터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오히려 너무 부드러워서 호불호가 갈릴 만큼) 전체적인 맵 텍스쳐 디테일이나 오브젝트 구성도 촘촘히 잘 됐어요. 배경도 제법 다채롭게 구성되어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제가 특히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연출과 GUI입니다. 캠페인을 하다 보면, 다양한 연출 씬을 만나볼 수 있는데, 굳이 쿼터뷰 시점에 얽메이지 않고 다양한 변화를 주었습니다. 제법 영화 느낌 날 만큼. 개발팀에게 한 마디 할게요. 이거, 잘한 선택입니다. 게임 공들여 만들었다는 티가 나요.

GUI는 말 그대로 심플하고 직관적입니다. '로스트아크'만의 철학을 담아낸 영혼의 디자인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딱히 거슬리지 않고, 보는 순간 이해되는 GUI예요. 이게 엄청 기본적인 거지만, 실제로 만든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나치게 심플한 디자인이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2. 솔직히 저희집 컴퓨터가 별로 안 좋은데... 막 버벅댈까봐 걱정이에요.

회사의 제 컴퓨터가 CPU i5-4690에 그래픽카드는 GTX960이거든요. 요즘 기준으로 중상급 정도 되는 사양인데, 자동으로 풀옵션 잡히고 60프레임 나옵니다. 전체적인 최적화 수준은 양호하다고 볼 수 있어요.

다만, 프레임이 확 떨어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영광의 벽'이 대표적인데요. 중후반부 메인퀘스트를 진행하는 지역으로, 그... 트레일러에서 병사들 우루루 몰려가서 공성전 하는 장면 있었잖아요. 거기예요.

여기는 그냥 몬스터가 엄청나게 쏟아져요. 프레임은 20에서 40정도를 왔다갔다 한 것 같은데, 다행히 게임을 진행 못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로스트아크'를 60프레임 고정의 '갓적화'라고 믿어왔던 입장에선 충격이었다는 거죠. 조금, 아주 조오금.

▲ 여긴 진짜 렉 심합니다.


3. 전 스토리 엄청 열심히 보거든요. '로스트아크'의 스토리는 어때요, 몰입되나요?

프롤로그 도입부가 캐릭터마다 다른데요. 개인적으로는 '격투가'의 프롤로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경쟁 가문의 후계자와 대사부 시합을 펼치는데, 맵 구성이나 연출의 완성도가 가장 높았거든요.

반면, 전사와 거너의 프롤로그는 솔직히 좀 심심했습니다. 기상천외한 배경도 아니고, 연출도 격투가 프롤로그와 비교하면 다소 평범했어요. 특히, 전사는 프롤로그 내내 설원에서 싸우는데, 일부 뷰포인트를 제외하고는 그냥 허허벌판이라 몰입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디아블로2' 액트 1의 블러드 무어만큼 허전해요.

시간 제한이 있는 CBT였기에, 전 퀘스트 도중 나오는 대사를 대부분 스킵했어요. 다행히 중요한 대사는 스킵해도 음성이 끊어지지 않아 최소한의 이야기 전개는 알 수 있었습니다. 아주 중요한 연출씬은 아예 스킵을 막아놨고요. 다만, 스토리 자체가 참신한 건 아니라서,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 로스트아크 '격투가' 프롤로그 초반부 영상


4. 타격감에 대해서 얘기가 많던데, 실제로 해 보니 어떤가요?

음... 클래스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격투가가 가장 좋았고, 그 다음이 거너, 마지막이 전사였습니다. 바드는 보조 클래스 성격이 강하고, 아직 전직이 안 풀린 관계로 뺐습니다.

격투가는 주먹으로 두들겨 패는 직업이기에, 솔직히 타격감이 나쁘면 '안 되는' 직업이에요. 이건 개발팀도 잘 알고 있었을겁니다. 실제로 공격속도도 매우 빨라서 전투 시 손맛은 가장 좋았어요. 두두둑 하면서 몰아치는 평타, 스킬 효과 모두 마음에 들었죠.

거너는 흠... 현재 커뮤니티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클래스인데요. 저는 나쁘지 않다고 봤어요. 그냥 평타도 온갖 폼을 다 잡아가며 쏘는데, 이거 이거... 뭔가 내 안의 흑염룡이 날뛰는 기분입니다, 크큭. 어쨌든 쏘는 맛은 제법이에요. 총 특유의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한 효과음도 들렸고.

가장 의외였던 클래스가 전사입니다. 대검 캐릭터는 보통 타격감의 최전선에 있는 직업이잖아요? 그런데 '로스트아크'에선 예외입니다. 묵직하게 휘두르는 모션은 나무랄 데 없는데, 효과음이 밋밋해요. 게다가 공속이 느려서 조금 답답한 느낌도 들고요. 몰이사냥 할 때 느낌은 나쁘지 않지만, 그거야 다른 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도, 버서커 모드일 때와 평상시 타격감 차이가 매우 심해요. 어느 정도는 개발팀의 의도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예요.

▲ 버서커의 타격감은... 솔직히 좀 아쉬웠어요.

타격감은 다양한 요소로 구성됩니다. 크게 이펙트와 모션, 그리고 효과음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것도 또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끝이 없죠. 이펙트는 스킬 터질 때 나오는 그래픽, 화면 흔들림, 배경과의 상호작용 및 혈흔 효과 등을 보면 됩니다. 모션이야 간단하죠. 내가 얼마나 잘 때리는지, 몬스터는 얼마나 잘 맞아주는지, 그 동작에 어색함은 없는지 체크하고요. 마지막으로 효과음은, 스킬 이펙트와 위화감 없이 어울리는지, 치찰음 같은 양념이 알맞게 들어갔는지 확인합니다.

저는 '이펙트 中', '모션 上', '효과음 中'으로 평가했어요. 앞서 말했듯, 일부 클래스의 타격감만 개선된다면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어요. 아직 1차 CBT일 뿐, 얼마든지 개선될 가능성이 있으니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합니다.


5. 사람들이 다 '디아블로'같데요. 정말 '디아블로3'랑 비슷한가요?

반 정도 닮았다고 생각해요. 시점이나 몬스터 배치, 스킬 시스템 등은 '디아블로3'와 비슷한데, 그 외 부분에선 차이가 꽤 납니다.

속도감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바꿔 말하면 전투 템포 이야기인데요. '디아블로3' 와 비교해서 많이 느립니다. 캐릭터 이동속도, 공격속도는 '디아블로3'의 절반, 스킬 쿨타임은 거의 2배예요. 이걸 높이려면, 사냥하면서 가뭄에 콩 나듯 떨어지는 '에테르'를 먹어야 합니다. 아이템에도 해당 능력치를 올려주는 옵션이 있기는 합니다만, 몸에 둘둘 감는다 해도 '디아블로3'의 질풍같은 속도감은 따라오지 못합니다.

▲ 일반 MMORPG의 포인트 부여, '디아블로3'의 룬 효과 시스템이 혼합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아블로3'는 MORPG에 가깝고, '로스트아크'는 온라인 MMORPG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타 MMORPG와 비교한다면, '로스트아크'의 속도감은 그리 느린 편이 아니에요. 만약, 속도감을 '디아블로3' 정도로 잡았다면 '로스트아크'의 콘텐츠는 말 그대로 '순삭'당했을겁니다. 장르적 특성때문에 어느 정도 타협을 본 게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기본 이동속도를 10~15%정도만 올리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공격 속도는 캐릭터 별 특성이라 건드리기 어려운 거 이해해요. 하지만, 지금 '로스트아크'의 기본 이동 속도는 솔직히 너무 느립니다. 실제로 CBT를 하면서 만난 유저들은 모두 '회피'를 이동기로 쓰고 있었어요. 쿨타임 끝나는대로. 이게 무슨 말이냐면, 다들 이동속도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는겁니다. 저 역시 '회피 쿨타임 언제 끝나나' 하고 화면 아래쪽만 계속 보던 기억이 나요.

물론, 나중에 장비 좋은 거 차면 훨씬 쾌적하겠지만, 그렇다고 초반부의 답답함을 유저들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 너희... 내가 변신까지 했는데, 좀 바로 죽어주면 안 되니?


6. MMORPG 느낌은 잘 나던가요?

다른 유저와 한 필드에서 자유롭게 사냥을 할 수 있으니 외형상으로는 MMORPG가 맞습니다. 그런데 레벨을 올리는 과정에서 다른 유저와 상호작용할 만한 요소가 별로 없어요. 1차 CBT라 아직 콘텐츠 많이 안 풀린 걸 고려해도, 싱글 플레이 게임 성격이 강해 보였습니다.

중간중간 다른 유저와 함께 들어가는 인던이 있기는 한데, 인던 디자인이 MMORPG보다는 MORPG에 가까워요. 진입장벽이 낮은 건 장점이지만, 너무 단순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보통 후반부로 갈수록 더 복잡한 형태의 던전이 등장하는 데다, 추후 업데이트로 해결 가능하기에 큰 문제는 아닙니다.

MORPG가 액션성으로 승부하는 장르라면, MMORPG는 방대한 콘텐츠를 주력으로 합니다. 할 거 많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생활형 콘텐츠를 투입시키는 게 보통이죠. 1차 CBT에서는 낚시, 채광 정도의 생활형 콘텐츠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무역, 항해 등이 예고된 만큼,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합니다.

▲ 장비, 인벤 창은 평범하며, 수집욕을 자극하는 모험의 서 시스템이 눈에 띕니다.


7. 프롤로그 게임플레이는 대충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는데, 이후 게임플레이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이번 CBT 때 체험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로스트아크'의 프롤로그 레벨 디자인은 선형적입니다. 왔다 갔다 하는 것 없이 그냥 앞으로 쭉 달리면서 싸우지요. 약 1시간 분량의 프롤로그를 마치면, 전직 후 '레온하트'에 진입하면서 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메인 시나리오라고 해도, 맵이 좀 넓게 바뀌었을 뿐... 선형적인 디자인은 그대로입니다. '로스트아크'는 몬스터 사냥에서 얻는 경험치가 적은 편이에요. 레벨 업은 퀘스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한 번 갔던 장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다시 올 일이 없죠. '테라'와 비슷한 방식이라 보면 돼요. 물론,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는 보물 지도가 지나왔던 장소로 플레이어를 다시 이끌기도 하지만, 그냥 숨겨진 던전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에요. 필드에서 뭘 하는 건 아니니까.

▲ 맵만 좀 꼬아놨을 뿐, 메인 시나리오도 선형적입니다.


서브 퀘스트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됩니다. 뭘 몇 개 주워오라고 시키고, 해당 장소로 가서 몬스터 몇 마리 죽이고 오라고 시킵니다. 기존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아 좀 아쉬웠어요. 요구하는 수량이 적어 퀘스트 깨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전직 이후 각 클래스의 개성이 극대화되면서, 사냥의 재미가 더해지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실제로 전사의 2차 클래스인 버서커와 워로드의 게임플레이 방식은 매우 다르며, 다른 클래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예 자원 운용 방식이 달라요. '디아블로3'는 자원의 생성과 소비로 캐릭터 간 개성을 볼 수 나타냈지만, '로스트아크'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간 모습입니다. 공격 횟수에 따른 스택 개념, 무기 포지션에 따른 태세 변환 등 타 장르 게임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시스템이 눈에 보여요. 자칫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건데, GUI가 워낙 직관적이라 크게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1차 CBT 기준으로 '로스트아크' 어떤가요, 뜰 가능성 있나요?

국산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게 '마감처리'였습니다. 이걸 말로 설명하기가 좀 모호한데... 음, '조작이 얼마나 깔끔한지', '잔 버그가 없는지', '캐릭터 동작이 자연스러운지' 같은 겁니다. 이걸 잘 하면 B+ 게임이 A급으로, A+ 게임이 S급이 됩니다.

여기에 신경 많이 쓰는 데가 블리자드예요. 이 회사는 다른 부분에서 조금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최적화를 비롯한 마감도를 끌어올리는 데 목숨을 걸죠.

'로스트아크'의 마감처리는 국산 MMORPG의 1차 CBT를 기준으로 매우 잘 된 편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심플한 GUI, 자연스러운 캐릭터의 모션, 최적화 면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어요. 디아블로를 닮았다 안 닮았다를 떠나서, 일단 기본기를 잘 다진 국산 게임이 나왔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 맞은 위치에 화살이 박히는, 이런 깨알같은 디테일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기본기'만 보여준 상황이라 함부로 평가하지 않겠습니다. 1차 CBT에서 보여준게 5할 이상이라면 '이 게임, 무조건 뜹니다'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죠. 1차 CBT에선 유저들에게 첫인상을 각인시키려는 스마일게이트의 의도가 보였습니다. 이후 2차 CBT에서는 MMORPG 특유의 자유도를 평가받게 될텐데, 1차 CBT 기준으로는 아직 부족합니다. 솔직히 지금 '로스트아크'를 정통 MMORPG라 부를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요.

과연 유저들이 마음대로 활동하는 '로스트아크'도 당초 개발팀이 의도한대로 흘러갈까요? 모르는 일이죠. 2차 CBT 때도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때는 합격점을 줄 수 있어요. 아직은 아닙니다.

아울러 지금 나온 콘텐츠는 대부분 1차적인 것들이고, 실질적으로 MMORPG의 생명력이라 할 수 있는 엔드 콘텐츠의 완성도가 결국 '로스트아크'의 운명을 결정할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스마일게이트에서 강조한 항해와 무역 시스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진짜 평가는 2차 CBT 이후에 가능할 것 같아요. 아직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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