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시프트업, 넥스트플로어 ⊙장르: 내러티브 CCG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출시: 미정


넥스트플로어와 시프트업이 공동 개발한 '데스티니 차일드 for Kakao'의 CBT가 오늘(8월 31일) 막을 내립니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창세기전 3와 블레이드앤소울의 아트 디렉터인 김형태 대표가 직접 회사를 세워 만든 모바일 게임으로, Live2D 기술을 사용하여 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CCG 유저들을 중심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CBT까지 오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공개 행사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와 전투 시스템 등을 공개하며 당장 출시해도 충분한 수준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로 예정되었던 CBT에 앞서 진행된 프론티어 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핵심 콘텐츠인 전투 시스템과 성장 콘텐츠의 문제 수정을 위해 테스트를 무기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기나긴 인고의 시간 끝에 진행된 이번 CBT는 향후 정식 출시될 데스티니 차일드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인벤팀에서도 여러 기자가 데스티니 차일드를 장시간 플레이했는데요, 다섯 기자가 말하는 데스티니 차일드에 대한 감상을 엮어봤습니다.

문영호 기자 (Rokah)
CCG 경험 : ■■□□□
뽑기 운   : ■■■□□
힐러 편향도 : 적십자를 세울 수 있을 정도
주력 차일드 : ★3 저주의 스쿨드


작년부터 데스티니 차일드를 눈여겨보며 Live2D도 직접 사용해보며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CBT 연기의 원인이던 전투도 획일화된 공격형 드라이브 스킬 지상에서 다양한 파티 구성과 전략을 사용할 수 있게 바뀌었으며, 스킬 구성도 달라지고 차일드 캐릭터 육성도 필수 요소인 강화가 사라지는 등 상당한 개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투 콘텐츠도 만족스럽습니다. 페이즈 진행에 맞춰 전력을 분배해야 하는 스토리 전투, 모든 차일드 활용 및 드라이브 게이지가 이월되는 언더그라운드, 적과 나의 조합에 따라 장기전까지 흘러갈 수 있는 PVP 콘텐츠인 데빌 럼블 등 각 콘텐츠에서 서로 다른 성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전투 콘텐츠에서 확연한 다양성을 부여하면서 지루함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커뮤니티 요소 및 협력 콘텐츠에서도 기대를 하게 합니다.

다만 이를 직접 체험하기까지의 과정에는 물음표가 따라왔습니다. 스토리 전투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데빌 럼블과 언더그라운드를 즐기려면 팀 레벨이 각각 10, 20이 되어야 하는데요, 여기까지 가는 동안의 전투와 진행이 단조로워 지루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도전 정신을 일으키는 다양한 전투 콘텐츠가 있지만, 레벨 20을 찍는 과정이 고난입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요소가 수집과 육성입니다. CCG(캐릭터 수집 게임) 장르를 표방하는 데스티니 차일드인 만큼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차일드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내 취향에 맞는 차일드를 얻지 못하면 수집과 육성에 대한 의욕이 크게 식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차일드 획득의 뽑기 의존도가 높고, 초반부 스토리를 진행하며 얻을 수 있는 차일드들의 외형적 특징도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서큐버스를 선택할 수 있었거나, 3성 차일드 선택권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데스티니 차일드가 내세우는 특징 중 하나는 내러티브(Narrative), 즉 스토리입니다. 최약체 마왕 후보생의 성장이라는 메인 스토리뿐만 아니라 차일드 각각의 스토리에서도 탄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탐닉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차일드 스토리를 보려면 오닉스라는 재화를 사용해 어펙션을 해야 하는데요, 단순히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 주 전력이 아닌 차일드에 오닉스를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입니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전투와 캐릭터, 스토리 등 매력적인 콘텐츠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를 충분히 즐기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CBT를 통해 본 데스티니 차일드는 기존의 CCG 유저들에게는 좋은 게임이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유저들이 가볍게 빠져들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플레이 초기 단계에서 이를 보완해 진입 장벽을 낮춘다면 더 많은 유저들도 데스티니 차일드의 매력에 취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내 취향의 차일드가 있어도 얻지 못할 때의 상실감은 더욱 큽니다.


황성현 기자 (Redin)
CCG 경험 : ■□□□□
뽑기 운   : ■■□□□ (똥손계의 초신성)
애정 차일드 : ★3 드미테르
주력 차일드 : ★4 R 멀린 / ★5 에르메스


데스티니 차일드의 첫인상은 화려합니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관절과 표정의 변화는 정지된 일러스트에 숨을 불어넣습니다. 메인화면뿐만 아니라 전투에서도, 시나리오 속에서도 일러스트들이 생동감 있어 게임의 몰입감을 높입니다. 또한 어펙션을 통해 차일드의 외형이 변화하고 숨겨진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300여 종의 차일드가 각자의 개성을 감추고 있는 것이지요. 더욱이 어펙션이 진행될수록 차일드의 음성도 다양해지니 하나하나 수집하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간단한 전투 시스템이 좋았습니다. 액션 RPG를 플레이하면 여러 가지 스킬 버튼 때문에 화면이 복잡하지만 데스티니 차일드는 5명의 차일드의 얼굴과 스킬 게이지, 아군과 적군의 총 HP 바로 화면이 구성되어 깔끔하고 심플합니다. 차일드들이 일반 공격, 스킬 사용 시 드라이브 스킬 게이지가 오르고 드라이브 스킬을 사용하며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것이 리듬게임을 하는 느낌을 주어 신선했습니다. 또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피버 타임이 인상 깊었는데요. 차일드들의 스킬을 손가락으로 연타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물론 전투 방식은 간단하지만 덱을 구성할 때 아군 차일드의 속성, 스킬의 광역 공격 여부 등을 파악하여야 합니다. 아무런 콘셉트 없는 덱보다는 도발 탱커, 광역 딜러, 부활 힐러로 구성된 덱 혹은 같은 속성에 이로운 효과를 주는 덱이 효율적이니 말이지요. 생각보다 덱을 구성하는 데 머리를 많이 써야 했지만 잘 구성된 덱으로 친구들을 상대하며 승리했을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 투탱 투딜 원힐의 밸런스덱으로 친선대전을 휩쓸고 다닙니다.

데스티니 차일드의 진정한 재미는 플레이어 레벨 11부터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처음에 주어지는 차일드만으로는 자동전투 3성 클리어가 어려워 시나리오 보상을 획득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수동조작을 통해 스토리를 클리어하고 리자의 일일 미션, 모나의 던전 미션을 달성해 경험치 보상을 받다 보니 어느덧 이벤트 던전에 들어갈 레벨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3번 이벤트 던전을 이용할 수 있게 한정된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대량의 골드를 얻을 수 있는 골드 던전은 1시간 정도의 간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3성 차일드를 진화시키는 데 30만 골드가 필요하지만 6-1 시나리오 한 판 클리어 시 620골드 밖에 주어지지 않았으니 말이죠.

5지역 이상의 시나리오에 입장하는 데 필요한 스태미나 양은 20개 이상입니다. CBT 기간에는 푸쉬보상으로 스태미나를 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정식 출시 후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스태미나가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플레이어 레벨 36 기준 최대 183의 스태미나를 모을 수 있지만 시나리오 6-2를 들어가는 데 31개의 스태미나가 소모돼 6판 정도밖에 플레이할 수 없었으니 말이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언더그라운드 던전을 만든 것 같습니다. 16개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고 클리어할 때마다 골드와 스태미나를 얻을 수 있어 시나리오를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나리오만 클리어하다 보면 금방 지루해질 수 있는데 중간중간 언더그라운드를 플레이하여 다양한 던전을 돌아가며 플레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른 유저의 차일드들과 전투를 할 수 있는 경쟁 콘텐츠인 데빌 럼블도 있습니다. 전투를 승리할 때마다 럼블 코인이라는 것을 주는데 럼블 상점에서 유용한 아이템들을 구입할 수 있고 주간 순위 보상으로 5단계 티어마다 보상이 다르게 주어집니다. 현재 메타에선 부활 힐러 혹은 광역 딜러 같은 희귀 차일드가 있고 없고에 따라 전투력의 차이를 무시하고 승패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칫하면 특정 차일드를 뽑은 사람은 계속 상위권 티어를 유지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한계돌파를 많이 진행했음에도 하위권에 머무르며 적은 보상을 얻게 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좋았지만 광역 회복, 광역 슬라이드 스킬을 가진 특정 차일드의 유무에 따라 콘텐츠의 진입장벽이 달라지는 것 같아 아쉽네요.

▲ 하늘에서 콘텐츠가 빗발친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매력적인 차일드를 수집하고 육성하며 각각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재미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소환 방송을 통해 선배 기자들과 11연속 3성을 보며 함께 울었고, 차일드를 육성하며 전투력 수치 증가폭을 계산하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 플레이할 때는 물론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던 게임입니다. 만화를 좋아하고 캐릭터에 애정을 갖는 지인들과 함께 플레이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이인규 기자 (Tauu)
CCG 경험 : ■■□□□
뽑기 운   : ■■■■■ (테스트 한정)
보조 차일드 : ★5(R) 맘몬
주력 차일드 : ★5(S) 란페이 / ★5(S) 메티스


미소녀가 나오는 게임을 이렇게 진득하니 오래 해본 경험은 괴리성 밀리언아서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애초에 이런 장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장르의 게임과는 멀어지더군요.

테스트 첫날 플레이해본 후의 감상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에는 조금 민감한 게임 화면을 가려줄 '지하철 모드'와 'Live 2D On/Off' 기능이 마련되어있었기 때문이죠. 확실히 두 기능 덕에 출퇴근 지하철은 물론 가족들 앞에서도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 데스티니 차일드의 신의 한 수!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단연 Live 2D입니다. 데스티니 차일드 = Live 2D라는 공식이 생겨날 정도니까요. 생생하게 움직이는 듯한 차일드의 모습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저는 너무도 신기했습니다. 표정에서부터 세세한 관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 보였죠.

어느 정도 Live 2D가 눈에 익숙해지자 몇몇 신경 쓰이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움직임에 대한 것인데요. 과하다는 의견을 의식해서 인지 설정을 통해 움직임의 폭을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디테일하게 설정 옵션을 제공했으면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큰 차르라밈은 움직임이 클수록 귀여워지지만
란페이는 움직임이 작을수록 우아해집니다.

테스트에서 공개된 콘텐츠는 다른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한 '월드맵', PvP 콘텐츠와 성장을 위한 던전에 참여할 수 있는 '밤세계' 등 우리에게 익숙한 콘텐츠였죠. 하지만 콘텐츠에서 주로 이용하는 전투는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데스티니 차일드의 전투는 리듬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단순히 노트를 보고 그대로 터치하는 리듬 게임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리듬 게임에 RPG 요소를 가미시켰다고 할까요? 5명의 차일드가 가지고 있는 공격 기술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전투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드라이브 스킬 한 번에 전세를 뒤집기도 하고 잘못된 타이밍에 사용된 슬라이드 스킬로 인해 파티가 전멸하기도 하고요. 순발력과 빠른 두뇌 회전이 곧 열쇠가 됩니다. 그리고 전투 방법이 신선하다 보니 익숙한 콘텐츠들도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 전투는 다섯 개의 버튼으로 진행되지만 움직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집니다.

두번째 날부터 ★5(R)등급의 맘몬과 ★5(S) 란페이, ★5(S) 메티스를 줄줄이 획득해서인지 플레이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반 전투는 물론 최고 난이도인 언더그라운드 하드 모드도 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거든요. 테스트에서 즐겨볼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즐겨본 셈이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차일드 밸런스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일반 등급과 R급, S급의 격차가 그만큼 크다는 게 이유죠. 아직 CBT인 만큼 밸런스 문제는 차차 고쳐나갈 수 있는 시간이 있고, 테스트로 얻은 결과와 함께 유저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면 정식 론칭 때 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박 순 기자 (Elcie)
CCG 경험 : ■■■■□
뽑기 운   : □ 1칸도 아까울 만큼 없습니다.
힐러 편향도 : 4성 젤로스 한 장. ㅠㅠ
주력 차일드 : ★3 순수한 프레이야 (한계돌파 5회)

CCG의 본질은 수집과 성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집하도록 유도하려면 다양한 취향을 지닌 수많은 유저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야 할 정도로 퀄리티 높은 캐릭터들이 필요하죠. 더욱이 수집했을 때 소유 욕구를 더하기 위한 성장요소를 적절히 분배해 넣어야 합니다. 성장한 캐릭터들을 데리고 즐길 수 있는 전투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고요.

다행스럽게도 데스티니차일드는 수집과 성장이라는 부분에서는 흡족할 정도로 퀄리티를 뽑아냈습니다. 보통 일러스트로만 보여지는 캐릭터는 '평면적'인 느낌을 주기 쉬운데, LIVE 2D 기술로 캐릭터를 움직이게 만들어 '입체감'을 살렸고 성우들의 연기는 '생동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부분은 뛰어난 캐릭터 일러스트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 어펙션 전 모나 : 어펙션 후 모나
일러스트 퀄리티는 정말 예술이다.


거기에 성장이라는 요소를 살리기 위해 '어펙션'이라는 시스템을 게임에 더합니다. 어펙션은 카드를 파괴하면 얻을 수 있는 오닉스라는 재화를 통해 캐릭터의 스토리와 목소리가 개방되는 시스템입니다. S 어펙션까지 진행하면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바뀌면서 색다른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스킬 부분의 투자 방식이나 레벨, 한계 돌파를 통해 강해지는 시스템이 있어, 여타 다른 모바일 게임과 비슷해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 어펙션이라는 시스템 덕분에 데스티니차일드라는 게임의 색깔이 살아납니다.

수집과 성장이라는 요소에 집중한 데스티니차일드에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먼저 생각보다 게임이 불친절합니다. 일단 게임 내 기능이 많아요. 최대한 직관적으로 표현한 UI 덕분에 쉽게 게임을 '접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30분 정도 게임을 하다보면 전투 시스템의 복잡함을 느끼고, 캐릭터의 능력치 성장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사실 게임 내 3성 캐릭터들도 5성까지 진화시킨 뒤 다른 5성 캐릭터와 비교하면 스테이터스 차이는 크게 나지 않습니다. 5성의 경우 한계 돌파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고요. 덕분에 비교적 낮은 등급인 3성의 경우 한계돌파를 통해 높은 등급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튜토리얼만으로는 한계돌파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아 캐릭터의 등급 때문에 약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사실 성장의 기준, 한계돌파, 강해지는 방법 등 정보를 명확히 알 수 없어 발생하는 단점들은 튜토리얼에서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준다면 해결될 부분입니다.

▲ 3성을 5성으로 올린 프레이야 능력치, 태생 5성 바스테트 능력치 비교


또한, 등급에 따른 스킬 분류로 인한 밸런스 문제가 있습니다. 캐릭터 등급 별로 가지고 있는 스킬 형태가 달라요. 예로 스토리 상 동료가 되는 드미테르는 힐러입니다. 3성 힐러로 전투의 회복을 책임지죠. 슬라이드 스킬과 드라이브 스킬 통해 아군을 보호합니다. 그런데 데스티니차일드 특유의 타겟 시스템과 스킬 특성 덕분에 화속성 아군이 없다면 회복력이 절반으로 낮아지고, 또 세 명의 화속성 캐릭터가 파티에 있다면 이 들만 회복되는 기이한 일이 발생합니다.

CBT기간 제공되었던 보석을 사용해 얻은 힐러 4성 젤로스의 경우 '일반 공격, 슬라이드 스킬, 드라이브 스킬' 모두가 회복입니다. 슬라이드는 무려 '전체 회복'이고요. 5성 마아트의 경우에는 사망한 아군을 '부활' 시키면서 회복까지 합니다. 더군다나 게임에서는 3, 4, 5성을 다 합쳐도 힐러가 단 17명 밖에 없습니다. 그 중 슬라이드 전체 회복은 단 6명이고요.

▲ 드미테르, 젤로스, 마아트 스킬 비교, 힐러가 좋으면 대부분이 커버가 된다.


등급에 따라 캐릭터 별 능력에 차이를 두었다면, 게임 내에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힐러의 스킬 능력 정도는 공평하게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결국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은 힐러의 역량에 따라 살아남는 파티원의 몫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데스티니차일드는 "힐러가 없어서 못 깼어."라는 말이 더 많습니다. 유저들에게 캐릭터의 다양성을 느끼게 하고싶다면, "파티 구성이 잘못되어서 혹은 특정 속성 캐릭터가 없어서 못 깼어."라는 말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CBT 연기가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모았던 데스티니차일드. 뚜껑을 열었더니 다양한 고퀄리티 일러스트는 만족했지만, 카드별 밸런스와 접근성 부분에서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CBT에서 선보인 데스티니차일드의 게임의 콘셉트와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아직은 거칠지만 분명 CCG의 재미를 찾고자하는 고민과 노력들이 시스템과 콘텐츠 곳곳에서 보입니다.

CBT가 진행되는 기간에 유저들이 남겨준 피드백은 2만 건이 넘습니다. 그동안 유저들의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데스티니차일드의 정식서비스 날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정식 출시 전까지 테스트에서 얻었던 피드백과 경험을 잘 간추려 부족한 점을 메꿔준다면 명작 CCG의 맥을 잇는 또 하나의 게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지민호 기자 (Lau)
CCG 경험 : ■■□□□
뽑기 운   : ■■■■□
뽑기 짤막 팁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나만 뽑자.
주력 차일드 : ★5 망설이는 메티스


데스티니 차일드가 개발된다는 말에 정말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게임의 개발사가 창세기전, 마그나카르타, 블레이드&소울의 아트 디렉터였던 김형태 대표가 세운 회사인 시프트업이었기 때문이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트 디렉터가 진두지휘해서 개발하는 CCG(Collectible Card Game), 어떤 게임이 탄생할지 정말 기대되는 조합이었습니다.

한 차례의 테스트 무기한 연기라는 대담한 결정 이후 다시 준비해서 돌아온 데스티니 차일드. 감상부터 말하자면 저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김형태 대표가 직접 작업한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는 두말할 필요가 없었고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작업한 일러스트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이라는 공각기동대의 '시로 마사무네', 라스트 엑자일의 '무라타 렌지'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컬래버레이션도 기대가 됩니다.

일러스트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의 개성 넘치는 음성도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캐릭터라면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 거야'라고 상상했던 것들이 그대로 반영된 느낌이랄까요? 여기에 게임을 진행하고 캐릭터를 육성하면서 생겨나는 스토리까지 겹쳐지니 수집에 대한 의욕이 절로 생겨났습니다. CCG라는 장르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수집'과 '육성'이라는 요소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을 정도였죠.

▲ 캐릭터의 일러스트와 스토리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그렇다면 게임 내적 요소를 담당하는 '전투'와 '밸런스'는 과연 어떨까요? 일단 테스트 무기한 연기의 이유 중 하나였던 전투 시스템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기본 공격, 시간의 흐름, 피격 대미지로 스킬 게이지를 모으고, 노멀 스킬과 슬라이드 스킬을 선택적으로 활용, 마지막으로는 드라이브 게이지를 모아 사용하는 드라이브 스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을 쥐고 데스티니 차일드를 플레이하면 마치 리듬 게임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아쉬움을 느낀 부분은 바로 캐릭터 간의 '밸런스'입니다. 데스티니 차일드에는 공격형, 방어형, 공방형, 보조형, 회복형 5가지 타입이 존재합니다. 공격형은 높은 공격력을 바탕으로 적에게 큰 피해를 주는 스킬을 사용하고, 회복형은 아군의 회복을 전담하므로 파티 생존력의 핵심이 됩니다. 그러나 나머지 방어형, 공방형, 보조형 3가지 타입의 차일드들은 활용 가치가 상당히 낮습니다.

방어형은 아군이 받는 피해를 대신 받아주거나 방어와 관련된 버프를 걸어주는 것이 중요한 타입입니다. 그러나 막상 사용해보면 아군의 피해를 대신 받아주다가 먼저 쓰러지는 일이 많고 방어 버프의 효율도 매우 낮습니다. 공방형과 보조형은 각각 디버프와 버프를 주로 활용하는 타입이지만, 이 디버프와 버프가 특정 속성이나 타입의 차일드에게만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사용하기 까다롭습니다. 게다가 속성과 타입을 고려해서 사용한다 해도 차라리 공격형 차일드를 하나 더 넣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결국, 많은 수의 차일드를 보유하게 되더라도 대부분 공격3 / 회복2 혹은 공격4 / 회복1 등 공격형과 회복형 차일드만으로 파티를 구성하게 됩니다. 현재로써는 이보다 더 효율적인 조합을 만들기는 어려우니까요. 다른 타입의 차일드를 사용하더라도 해당 타입의 특성보다는 능력치나 드라이브 스킬의 효율이 높아서 사용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여러 속성, 타입의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조합하는 재미가 중요한 CCG 장르에서 조합의 획일화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차일드들이 자신의 타입에 맞는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투에서 활용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전투력이 비슷한 상대도 차일드의 차이로 쉽게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제 CBT를 진행했을 뿐인 데스티니 차일드의 모든 것을 평가하기에는 아직은 이릅니다. 만약 테스트에서 얻은 자료와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캐릭터들의 매력을 더 높이고 게임 내적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한다면 정식 출시 이후에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