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이코', '완다와 거상' 개발팀인 '팀 이코'의 신작, '라스트 가디언'. 정말 나오나 안 나오나 말이 많았지만 2015년부터는 본격적인 침묵을 깨고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고, 한 차례 연기되기는 했지만 일단 출시일을 확정 지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올해 TGS2016에서 이 게임을 시연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놀라운 점은, 시연 버전 자체가 일단 한국어판이라는 것입니다. 애초에 게임 자체가 대사가 별로 없는 게임이긴하지만…UI와 조작법 설명, 간단한 나레이션이 한국어화가 되었으니 정말 기뻤습니다.

시연 시간은 대략 20~30여 분 정도 되었는데요, 지난 2015년 E3에서 공개된 트레일러와 같은 코스입니다. 대신, E3 버전보다 조금 더 앞에서 트리코(Trico)와 함께 이동하게 됩니다. 일단 영상으로 한 번 보시죠(기자들끼리 하는 만담은 크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 가장 좋은 화질로 시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영상이 어깨 위로만 촬영이 가능해(온 숄더) 다소 흔들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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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정말 좋은데 뭐라고 할 방법이 없네요. 영상으로 볼 때와 플레이를 할 때의 느낌이 다릅니다. 저희도 시연과 녹화를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감탄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조작 방법을 거의 알려주지 않았어요. 물론 물건과의 상호 작용에서 간략하게 설명하는 게 끝. '이코' 못지않게 불친절해요. 아, 그리고 점프가 보통 ×버튼인데 '라스트 가디언'은 △버튼이라서 처음에 적응하는데 좀 걸렸던 것 같습니다. 초반에 튜토리얼로 조작법을 어느 정도 알려주면 난이도가 훨씬 쉬워질 것 같네요.

플레이 내내, 지난 E3 인터뷰에서 우에다 후미토 디렉터가 한 이야기가 확 와 닿습니다. '완다와 거상'의 느낌보다는, '이코'의 느낌이 강합니다. 이코에서 공주를 챙겨주고 돌봐주는 것처럼, 트리코를 챙겨줘야 하는 부분이라던가…때로는 트리코의 도움을 받아야만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이 되겠군요.

플레이어는 트리코를 100% 마음대로 조종할 순 없습니다. 살살 달래거나 이렇게 하라고 알려줘야 해요. 트리코를 부르면 그냥 트리코는 쳐다보거나 다가옵니다. 하지만 트리코에 올라타거나 부르면서 폴짝폴짝 점프를 하면, 트리코가 그걸 알아듣고 행동으로 옮기는 식입니다.

트리코는 확실히 야생동물입니다. 개의 특성과 새의 특성, 그리고 고양이의 특성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호기심이 드는 물건은 앞발로 톡톡 건드리거나 물어서 잡아당기기도 하고, 냄새를 맡았다가 재채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로 시골에서 쓰이는 새 쫓는 풍선과 같은 문양을 무서워합니다. 트리코는 기분에 따라 눈의 색이 바뀌니 이를 잘 파악하고 습성을 이용해서 모험을 진행해나가야 됩니다.

두려운 상태에서는 이렇게 눈 색이 변합니다.

'라스트 가디언'의 최고의 장점은 성취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트리코와 함께 하나씩 길을 헤쳐나갈 때라던가 위기에 빠진 트리코를 구해줄 때, 반대로 내가 위험에 빠졌을 때 트리코가 구해주는 걸 보다 보면 감탄이 나옵니다. 즐겁고, 만족스럽습니다. 힘들게 길을 헤쳐나가는 보람이 있는 게임입니다. 아직은 초반부라 후반부에서는 게임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초반의 플레이는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게 만드는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소년이 더욱 많은 장비를 활용하고, 트리코와 교감하면서 트리코도 조금씩 새로운 액션을 보여준다면 더 멋진 우정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제 결론은, 그리고 같이 간 기자의 결론은 "기다린 보람이 있다"였습니다. 해외 발매가 12월 6일로 미뤄지긴 했지만 기다려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새, 아니 트리코님은 살아계십니다."

※ 전문가가 시연한 시연 버전의 풀영상(영문버전)도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