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에피소드 7의 업데이트를 맞아 다시금 지난 이야기를 되돌아보는 기획, 영혼석 연대기! 드디어 9월 12일 하슬라 대륙에 에피소드 7 업데이트가 진행되어 성도 엘란디아에서 엘 탈로스에 맞서 세계의 위기를 구하는 영혼석 원정대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발맞춰 이번 4부에서는 에피소드 7의 바로 전 이야기인 에피소드 6 전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운명의 여신 크로노스와 크로나 용사단과 함께 다이크가 이끄는 네스 제국의 침공을 저지하는 일행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에피소드 7을 즐기기 위한 마지막 퍼즐, 영혼석 연대기 4부를 만나보자.









제국력 125년, 히어로 타운에 모인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은 오랜만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원정대가 노스가르드에서 사도 네메시스를 저지하는 동안 프레스티나는 영혼의 요새를 탐험하며 솔타르를 막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벨라에게서 디오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도 전쟁 당시 고대의 여신을 만났던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던 와중 멀지 않은 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일행이 이상한 소리에 의문을 가질 때쯤 브리짓이 달려와 일행에게 전쟁이 났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이어 그녀는 네스 제국이 전쟁을 일으켜 벌써 마을 앞까지 적이 들이닥쳤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행은 브리짓에게 이 소식을 레드나스에게도 전해달라는 부탁을 한 뒤, 네스 제국군을 막기 위해 서둘러 마을을 나섰다.

마을 근처 숲에서 네스 제국군을 발견한 일행은 덤벼드는 그들에 맞서 싸웠다. 일행이 어렵지 않게 네스 제국군을 쓰러트리자, 그들은 타락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는 말을 남긴 채 도주한다. 적을 쫓으려는 용사단장을 말린 프레스티나는 네스 군이 어둠의 기운에 빠졌다는 사실과 그가 말한 타락 에너지가 심상치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일행은 우선 다른 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로 한다.




마을로 돌아온 일행의 앞에 레드나스와 헬레드가 황급히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이 아직 무사하다는 사실에 안심한 프레스티나는 그들에게 네스 군이 어둠의 기운에 빠져 있었으며, 그것을 타락 에너지라 부르고 있었다는 것을 전했다. 그러자 헬레드가 짚이는 것이 있다는 말을 꺼낸다.

프레스티나는 헬레드가 어둠의 기운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에 의문을 가졌으나 헬레드는 자신이 타락 에너지에 대한 조사를 요청받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레드나스는 네스 제국이 전쟁을 선포하자마자 그란시아 제국에서도 연합군을 결성했으며,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기 위해 곧장 네스 제국의 수도로 진격했다는 상황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네스 제국의 수도에서는 타락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정체불명의 병기가 생산되고 있었다. 덕분에 네스 군은 에너지를 이용해 전장을 휘젓고 다니는 반면, 연합군은 에너지에 닿자마자 돌변해 아군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에너지의 비밀을 밝혀내야 했고, 그 때문에 그란시아 제국의 고위 마법사들을 소집하고 있었다.

헬레드는 무언가 알고 있다면 자신과 함께 가자며 제의했고, 프레스티나는 조사를 위해 이를 승낙한다. 프레스티나를 제외한 다른 여신들은 대난투 대회 때문에 로만 공화국으로 떠난 상황이었으나 전쟁 소식이 퍼졌을 테니 곧 돌아올 터였다. 레드나스는 자신이 그녀들에게 상황을 전하겠다며 자청했다. 일행은 레드나스와 나중에 합류하자는 약속을 남긴 뒤 헬레드와 함께 네스 제국으로 떠난다.


▲ 일행은 헬레드와 함께 전장으로 향한다.




제국력 125년, 에덴바르크. 일행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네스 제국의 수도에 도착했다. 프레스티나는 참혹한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연합군의 수장은 황제 알렉산더로, 그의 성격으로 미루어 볼 때 벌써 한바탕 전투를 치르고 있을지도 몰랐다. 일행은 합류에 늦지 않도록 서둘러 전장을 돌파한다.

같은 시각, 알렉산더는 네스 군의 총사령관 다이크와 마주하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다이크를 쓰러트려 전쟁을 끝내겠다 말하지만, 오히려 다이크는 전멸하지 않고 자신의 앞에 도달한 것이 놀랍다며 그를 도발했다. 이어 다이크는 알렉산더의 말대로 전쟁을 끝내겠다며 알렉산더와 격돌한다.

▲ 격돌하는 양 군의 총사령관.


수차례 빠른 공방이 이어졌으나, 결국 알렉산더는 어둠의 기운을 사용한 다이크에게 패하고 말았다. 마무리를 위해 알렉산더에게 칼을 휘두른 다이크. 알렉산더가 죽음의 위기에 처한 그 순간, 의문의 여성이 나타나 그를 보호한다. 다이크를 찾고 있었던 의문의 여성은 그에게 어떻게 어둠의 기운을 쓰는 것인지 물었다.

그러자 다이크는 그녀가 여신이라는 사실을 짐작하며 자신 역시 그녀를 찾고 있었다는 말을 돌려주었다. 이어 그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병사들에게 공격 명령을 남긴 뒤 모습을 감췄다. 다이크를 바로 쫓기엔 적들이 너무 많았기에 의문의 여성은 뒤늦게 나타난 아칸과 함께 적 병사를 정리하기로 한다.

위기에서 벗어난 알렉산더가 자신을 구해준 이들의 정체를 묻자, 아칸은 자신들의 정체를 크로나 용사단이라 밝히며 전투에 가세했다. 알렉산더는 그들이 아군이라는 사실에 기뻐하며 크로나 용사단과 함께 네스 군에 맞섰다.

▲ 알렉산더가 위기에 빠진 순간, 의문의 여성이 나타나 그를 구했다.

▲ 다이크가 어둠의 기운을 사용하는 것을 묻는 의문의 여성.


프레스티나는 전장을 지나며 생각보다 어둠에 빠진 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걱정했다. 헬레드는 세뇌당한 사람들을 구한 프레스티나의 힘을 처음 본다며 그 힘의 정체를 묻는다. 하지만 프레스티나는 여신의 힘에 대해 밝히기를 꺼렸고, 헬레드는 곤란하면 다음에 이야기해달라며 시원스레 넘어갔다. 프레스티나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알려주겠다는 말과 함께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연합군의 거점을 찾아 적지를 헤매던 일행은 경비병과 주변을 순찰하던 아칸을 만난다. 아칸은 일행 사이에서 영혼 요새에서 만난 적 있는 프레스티나를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다. 아칸이 어째서 전장에 있는 것인지 묻는 프레스티나에게, 아칸은 자리를 더욱 안전한 장소에서 이야기를 나누자며 일행을 지하 통로에 위치한 연합군의 거점으로 인도했다.

거점에 도착한 일행. 헬레드는 지하통로에 거점을 둔 연합군을 보고서 전세가 불리한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아칸은 일행에게 돌아왔고 헬레드에게 타락 에너지 조사단장이 급히 찾는다는 말을 전한다. 그러자 헬레드는 프레스티나에게 따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며, 타락 에너지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면 자신에게 제일 먼저 알려달라는 말을 끝으로 일행과 헤어졌다.

아칸은 헬레드가 떠나는 뒷모습을 살펴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란시아 제13관리국 수석 마법사라면 자신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데,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겠거니 생각한 아칸은 고개를 돌려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에게 소개시켜드릴 분이 있다는 말을 꺼냈다.



아칸은 지난번 요새에서 말한 적 있었던 100년의 맹세를 다시금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도 전쟁에서 크로나 용사단은 한 여신과 함께 싸우기로 했었다는 것을. "그 다음은 내가 마저 말하지." 이어 아칸이 그 여신의 이름을 말하려는 순간, 다른 이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칸의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던 의문의 여성. 그녀는 프레스티나를 보고서 현재의 여신들 '엘라드'라는 것을 짐작했다. 의문의 여성은 일행에게 자신을 코라의 딸, 크로노스라 밝혔다.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프레스티나는 놀라워하며 크로노스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자신은 선대 숲의 여신 '프리마'의 계승자로, 사도 전쟁 때 크로노스를 보았다고 했다. 크로노스는 프리마의 의지를 잇는 프레스티나라면 이야기가 빠르겠다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어째서 인간들이 어둠의 기운을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물었다.



한편, 헬레드는 경비병과 거점 밖을 거닐고 있었다. 경비병은 헬레드가 위험에 빠질지도 모르는 판국에 조사단장이 왜 바깥에서 작전 회의를 하는 것인지 투덜거렸다. 그러자 헬레드는 웃으며 조사단장이 자신의 부하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꺼냈다. 경비병은 그런 헬레드에게 농담도 잘한다며 크게 웃었다.

하지만 헬레드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유감, 농담이 아니랍니다." 순식간에 경비병을 제압한 헬레드는 앞에서 걸어오는 네스군을 바라보았다. 네스군이 가까이 오자 헬레드는 그의 복장을 크게 나무란다. 그의 신분은 아직 연합군의 조사단장인데, 전혀 위장할 생각 없이 네스 군의 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조사단장은 작전이 완료되었기에 이제 연합군 행세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냐며 되물었다. 헬레드는 너무 순조로워서 재미가 없었지만, 예상외의 수확도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작전은 성공이라는 말을 끝으로 둘은 자취를 감췄다.

▲ 헬레드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일행은 크로노스와 함께 마을로 귀환해 그간의 이야기와 정보를 교환한다. 크로노스는 마을을 보고 전력을 숨겨두기 충분한 장소라며 일행의 협력에 감사를 표했다. 연합군의 수장 알렉산더를 구할 때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크로나 용사단의 정보를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어 크로노스는 자신과 크로나 용사단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00년 전, 전쟁이 끝나고 크로노스가 사라졌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크로노스는 코라에게 다시 사도가 부활할 것이라는 예지를 받았다고 한다. 남은 코라의 딸은 크로노스뿐이었기에 사도가 부활하는 그 날까지 힘을 회복해야만 했다.

크로노스는 의식을 되찾자마자 일행을 찾을 계획이었으나 어둠의 기운을 쓰고 있는 네스 군을 조사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고, 필시 적의 수장이 그 비밀을 쥐고 있을 거란 생각에 녀석들을 쫓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에게 실루니스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되물었다.

프레스티나는 고개를 숙이며 그렇다고 답한다. 그러자 크로노스는 그 에너지를 인간의 힘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네스 군의 배후에는 실루니스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일행은 다시 네스 군의 총사령관 다이크를 찾아 정보를 얻어내자는 방침을 세운다.

그러나 중요 인물인 다이크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프레스티나는 자신들과 함께 타락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병기를 조사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한다. 다이크가 타락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면 분명 꼬리를 잡을 수 있을 터였다. 지금으로썬 그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한 크로노스는 크로나 용사단과 함께 일행에 합류한다.

▲ 크로노스와 크로나 용사단이 합류한다.




다시 전장으로 향한 일행의 앞을 수많은 네스 군이 가로막았다. 일행은 그들을 정리하며 다이크를 찾아 헤매었다. 연합군은 하슬라의 여러 국가가 뭉친 세력. 프레스티나는 그들의 지원을 받을 순 없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지만, 지난 번 다이크를 무리하게 상대하다 잃은 병력이 커 그들의 지원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에게 다른 여신들은 어디에 있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프레스티나는 레드나스에게 연락을 부탁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일행은 마을로 귀환에 레드나스의 소식을 듣기로 한다.

레드나스를 기다리던 일행의 앞에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프레스티나가 여신의 행방을 묻자 레드나스는 아르브레와 세라는 로만에, 아누트와 벨라는 황야에 있으며 그곳에서 일어난 전쟁이 진정되기 전에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른 여신들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크로노스는 이외의 전력을 얻을 만한 정보는 없는지 다시 묻는다.

그러자 레드나스는 전쟁이 나기 전에 들었던 소문을 알려주었다. 네스 제국 내에서 군벌에 저항하는 혁명군 세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실재한다면 자신들처럼 네스 군의 수도를 노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목적이 같으니 손을 잡을 수도 있는 노릇. 그러나 반드시 아군이 될 거란 보장도 없었다. 일행은 우선 지금의 전력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그 병기를 찾는다는 새로운 방침을 세운 뒤, 레드나스와 헤어져 다시 전장으로 향했다.


▲ 혁명군 세력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일행.


정신없이 네스 군과 싸우던 일행은 근방에서 처음 보는 복장의 병사를 발견한다. 병사는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그는 일행의 정체가 연합군이라는 것을 알고서 다른 혁명군 동료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남긴 뒤 숨을 거두었다.

프레스티나는 자신보다 동료를 걱정하던 병사를 보고서 일행에게 네스 혁명군을 도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크로노스는 그들을 버리고 우회하자는 판단을 내린다. 그 병사는 ‘간신히 혼자서’ 탈출한 상황. 다른 자들은 이미 전멸했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프레스티나는 가보기 전엔 알 수 없다며 말끝을 흐렸으나 크로노스는 이곳이 전장이라며 프레스티나를 질책했다. 강자라도 방심한 순간 죽음이 찾아오는 이곳에선 자신들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크로노스는 감정에 빠지지 말라는 말을 끝으로 프레스티나를 바라보았지만 프레스티나는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며 그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단, 비상시에는 즉시 자신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프레스티나는 크로노스의 조건을 수긍하며 용사단장과 함께 서둘러 혁명군이 있는 장소로 떠났다.

▲ 혁명군을 발견했지만 곧 숨을 거두고 만다.


그런 그들을 보며 아칸은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들의 전력으로는 대규모 부대를 상대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크로노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위험 부담은 있겠지만 역으로 적을 소탕하면 자신들의 활동 범위를 넓힐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결정한 사항을 번복할 수도 없었기에, 아칸과 함께 프레스티나를 쫓아가기로 한다.

서둘러 혁명군이 있는 곳을 찾은 일행. 그러나 혁명군은 모두 전멸한 상태였다.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에게 전쟁에선 피할 수 없는 운명도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현실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잠시 뒤, 용사단장의 도움으로 몸을 일으킨 프레스티나는 쓰러진 혁명군의 품속에서 편지를 발견한다. 편지에는 유리아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 순간, 네스 군이 나타나 일행을 습격해왔고 일행은 그들에 맞서 싸웠다.

▲ 혁명군은 이미 전멸한 뒤였다.

▲ 혁명군의 품속에서 편지를 발견한 프레스티나.


힘든 전투가 끝나고, 여전히 낙담한 프레스티나에게 크로노스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크로노스는 어떻게 하든 그들을 구해낼 수는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그녀 역시 먼 옛날부터 사도와 싸워오면서 이런 일은 수없이 겪었고, 많은 동료를 잃었으며 친구도 코라의 곁으로 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자신들은 승리했고 빛을 거머쥐었다. 수많은 죽음을 넘어서 그 앞의 빛을 받아들이는 자. 그것이 자신들의 운명이었다. 딛고 올라서지 못하면 빛의 길은 끊어진다는 말을 끝으로 그녀는 프레스티나를 뒤로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프레스티나는 크로노스가 남긴 빛의 길이란 말을 조용히 되뇌었다.

▲ 크로노스가 걷는 빛의 길.




전장을 탐색하며 목표를 찾던 일행은 마침내 네스 군 과학자와 타락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병기를 발견한다. 끝을 알 수 없는 에너지를 보며 웃음을 터트리던 과학자의 뒤로 일행이 접근했다. 뒤늦게 일행의 모습을 포착한 과학자는 일행의 정체를 묻지만, 오히려 크로노스는 질문은 자신이 한다며 병기의 출처를 물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목숨은 살려주겠다는 협박도 덧붙였다.

그러자 과학자는 기밀사항을 말해줄 것 같냐며 일행을 비웃었고, 크로노스는 어쩔 수 없이 힘을 써야겠다며 몸을 움직였다. 그 순간, 병기가 눈을 빛내며 일행에게 다가왔다. 프레스티나는 병기의 모습을 보며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기시감을 느꼈다. 크로노스는 떠들 시간도 아깝다며 빠르게 정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폭주하는 병기를 멈춘 일행. 크로노스는 다시 한 번 과학자에게 병기의 출처를 물었다. 크로노스와 아칸의 위협에 과학자는 결국 출처를 실토했다. 사령부에 병기의 설계도가 있었고 자신은 그걸 보고 복제품을 만든 것뿐, 자신은 그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입을 다물었다.

▲ 익숙한 병기의 외형.


사령부는 네스 군 사령관 다이크가 있는 곳이기도 했다. 크로노스는 목표가 확실해졌다며 과학자에게 사령부의 위치를 물었다. 그러자 과학자는 사령부의 위치가 계속 바뀐다며 자신도 새로운 지시를 받기 전까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크로노스는 그의 답을 듣고서 약속대로 과학자를 풀어주었다.

아칸은 과학자가 남긴 정보를 곱씹었다. 사령부에 병기의 설계도가 있다. 어쩐지 당연한 정보 같기도 했다. 사령부는 적의 중심지였고, 일행처럼 소수 전력이 아무런 확신 없이 덤벼들 만한 곳이 아니었다. 이젠 사령부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 관건.

크로노스는 아칸에게 연합군에게 정보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이어 나머지는 아칸이 돌아올 때까지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다시 바빠질 테니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 다음 목표는 사령부를 찾는 것.


아칸을 제외하고 마을로 귀환한 일행은 크로노스의 말대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프레스티나는 왠지 생각에 빠져 고민스럽단 얼굴을 하고 있었다.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는다.

프레스티나는 네스 군이 가지고 있었던 병기가 사도 네메시스와 닮았다는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크로노스는 크게 놀라며 프레스티나가 네메시스라는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되물었다. 프레스티나는 다른 여신들에게 들었던 노스가르드와 디오네의 일을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끝난 뒤 크로노스는 디오네에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프레스티나가 디오네가 돌아간 뒤의 행방을 궁금해하자, 디오네는 이제 없다는 대답을 조심스레 꺼냈다.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은 용사단장과 프레스티나에게 크로노스는 천천히 디오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디오네는... 이제 없다.

디오네가 과거로 돌아왔을 때, 디오네의 속에는 네메시스의 영혼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디오네는 그런 것 따윈 자신의 의지로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와 엘라누마가 있는 남쪽으로 오자마자 그대로 전장에 나섰지. 사도와의 싸움은 평소 같았다. 하지만 디오네의 영혼에는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네메시스의 영혼이 깨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디오네는 급격하게 불안정한 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우리에게 사도의 영혼을 몰아낼 방법을 물어왔다. 하지만 코라의 힘만으로 사도의 영혼을 완전히 몰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우리는 방법을 찾기로 했지만, 그 후 디오네는 느닷없이 모습을 감췄다.

디오네는 자신에게서 네메시스의 영혼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차원의 틈에 스스로를 가두었다. 그것이... 마지막이다.

사도와 함께 영원히 차원의 틈을 떠돌게 된 것이다. 그것이 디오네의 운명. 여신으로써 옳은 선택을 한 것뿐이다. 가혹하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신이 된 순간부터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남겨진 우리 또한 예외는 아니겠지. 그러니 받아들여야 한다.

빛의 길을 위해서.


디오네의 이야기를 마친 크로노스는 잠시 쉬고 싶다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비웠다. 프레스티나는 크로노스가 코라의 곁으로 보낸 친구가 바로 디오네였다는 사실에 슬퍼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운명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크로노스는 마치 운명으로 미래마저 결정짓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운명은 자신들의 손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었는가 토로하는 프레스티나의 뒤로, 아칸이 찾아왔다.

크로노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의문을 가진 아칸에게 그녀가 잠시 쉬러갔다는 말을 전한 프레스티나. 이어 그녀는 아칸에게 연합군 측에서 얻은 정보가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아칸은 그들도 사령부의 위치는 모른다는 소식을 전했다.

아쉬운 대로 적에게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프레스티나는 크로노스에게 이 소식을 전하겠다며 그녀가 있는 곳으로 떠나갔다. 어두운 얼굴의 프레스티나를 걱정하던 아칸과 용사단장 역시 여신들과 합류하기로 한다.

▲ 디오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영혼석이었다.




일행은 정보를 얻기 위해 전장에서 네스 군을 쓰러트린 뒤 심문했다. 하지만 정보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번에도 쓰러트린 적이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실망한 아칸은 왠지 서먹해 보이는 프레스티나와 크로노스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크로노스는 그런 아칸의 의문을 일축하며 다음 지역으로 향하려 한다.

그 순간, 일행의 눈앞에 네스 혁명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행은 자신들의 소속을 연합군이라 밝히며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혁명군은 일행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고 결국 싸움이 벌어졌다. 어쩔 수 없는 싸움에 프레스티나는 탄식하며 최대한 살상을 피하자고 외쳤다.

덤벼드는 혁명군을 쓰러트린 일행. 프레스티나는 혁명군이 굉장히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에 주목한다. 대체 무엇이 혁명군을 몰아붙인 것일까. 그러나 의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일행의 주변을 혁명군이 포위한 것이다.

혁명군은 쓰러진 자신의 동료를 보고 일행을 공격하려 했지만, 가장 앞에 나섰던 유리아가 그들을 말렸다. 유리아는 쓰러진 혁명군이 죽은 게 아니라 기절한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챘고, 일행과 대화를 시도했다. 혁명군의 대화 사이에서 유리아라는 이름을 들은 프레스티나는 편지를 떠올렸다.

▲ 혁명군의 품속에서 발견한 편지를 건넨다.


유리아는 표정을 굳히며 일행의 정체와 목적을 물었다. 그러자 프레스티나가 그 의문에 답하겠다며 나섰다. 일행의 목적은 네스 군 사령부를 찾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죽은 혁명군에게서 얻었던 편지를 유리아에게 건넸다. 유리아는 편지를 살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편지에는 네스 군의 기밀 정보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것은 일행이 적어도 네스 군은 아니라는 사실과 일맥상통했다.

유리아는 혁명군의 경계를 해제하도록 지시했다. 혁명군은 일행이 적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한다. 혁명군 역시 적에게 받은 피해로 전투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며칠째 휴식도 하지 못한 채 강행군을 지속했기에 한계에 다다르기 직전이었다. 프레스티나는 지친 혁명군을 마을로 인도했다.

▲ 편지는 바로 네스 군의 기밀 정보가 담긴 문서.


마을에 도착한 혁명군과 일행. 유리아는 다시금 자신을 혁명군의 리더라 소개했다. 일행이 아군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앞서 동지들이 공격했던 사실을 사과하는 유리아에게 크로노스는 엄밀히 아직 아군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일행의 목적인 사령부의 위치를 알고 있느냐 물었다.

그러자 유리아는 크로노스의 말에 대한 대답은 편지에 들어 있다고 답했다. 편지에는 특수한 암호로 사령부의 위치와 어떤 계획에 대해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계획에 대한 부분은 해석하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레스티나는 자신이 전한 편지에 그런 중요한 내용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유리아는 일행이 사령부를 찾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크로노스는 사령부에 있는 다이크라는 인간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이 전쟁의 배후에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존재가 있으며, 네스 군 사령관 다이크는 그 존재와 손을 잡은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설마... 그걸 어떻게...!” 유리아는 크로노스의 말에 흠칫 놀랐다. 그 기색을 이상하게 여긴 프레스티나가 유리아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는 곧 아무것도 아니라며 얼버무렸다. 확실히 이 전쟁이 이상한 것은 분명했다. 네스 제국군과 그 사령관은 이때까지 본 적 없는 힘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혁명군의 목표 역시 네스 제국군이 몰락하는 것. 유리아는 일행에게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크로노스는 생각 끝에 긍정의 대답을 내놓았다. 프레스티나는 일행 역시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혁명군이라는 동맹을 얻게 된 사실에 기뻐했다. 그러자 유리아도 웃으며 화답했다.

▲ 혁명군 세력도 일행과 함께 행동하기로 한다.


혁명군과 함께 전장을 찾은 일행은 어둠 에너지를 사용하는 네스 군을 쓰러트렸다. 네스 군은 여전히 온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그런 네스 군을 지켜보던 유리아는 타락 에너지의 지독함에 진저리쳤다. 이어 이 모든 것을 다이크가 저질렀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듯 되뇌었다.

왠지 그를 알고 있는 듯한 말투에 프레스티나는 유리아에게 다이크를 알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유리아는 자신과 다이크의 이야기를 일행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제 은인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고아였습니다. 피 그리고 쇠 냄새와 함께하던 나날. 그때 다이크님이 절 구해주셨습니다. 그분은 전쟁이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싸우고 있었지요. 저는 그분을 돕고자 같은 신념으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어 갔고 결국 다이크님도 점점 전쟁의 광기에 지쳐갔어요.

그때, 한 마법사가 찾아왔습니다.

완전히 베일에 가려진 인물, 그녀가 알려준 고대의 기술과 지식들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을 본 다이크님은 그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려고 결심했습니다.

단 하나의 힘으로 전쟁을 억제하려는 거죠.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을 없애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셈입니다. 하지만 다이크님은 모두 필요한 희생이라 생각하겠지요.

저는 다이크님을 멈추고자 혁명군을 조직했습니다. 하지만 제 신념이 그분에게 닿기는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걱정스레 말하는 유리아를 프레스티나가 위로했다. 그리고 일행과 함께 다이크의 야망을 저지하자며 미소 지었다. 유리아는 다이크를 반드시 멈추어야 한다며 일행에게 굳은 얼굴로 부탁했다.





정보를 따라 사령부로 향하는 일행의 앞을 점점 더 강한 적이 막아섰다. 그 사실은 반대로 사령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강한 적이 등장할수록 아군의 피해도 점점 커져갔다. 문서의 내용이 틀리지 않았다면 곧 사령부에 도달한다는 것을 믿으며 전의를 불태우던 일행의 뒤로 혁명군 병사가 달려왔다.

병사는 후방에서 엄청난 숫자의 적이 밀려들고 있다는 나쁜 소식을 전했다. 이곳은 적의 중심부, 자칫하면 적에게 포위당할지도 몰랐다. 유리아는 잠시 생각한 뒤 일행에게 이 장소를 혁명군이 막아낼 테니, 일행은 정면으로 돌파하라고 말한다.

프레스티나는 너무 위험하다며 그녀를 말렸지만, 유리아는 시간을 끌다가 오히려 발목을 잡힐지도 모른다며 일행을 재촉했다. 그러자 크로노스는 유리아의 제안을 승낙하며 뒤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일행에게 서둘러야 한다며 정면을 향했다. 유리아는 아직까지 걸음을 떼지 못하는 프레스티나를 다시금 재촉했다. 프레스티나는 반드시 돌아올 테니 꼭 무사하라는 말을 끝으로 크로노스를 쫓았다. 용사단장 역시 유리아와 시선을 교환한 뒤 돌아섰다.



유리아를 뒤로한 채 정면을 돌파한 일행의 앞에 드디어 다이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이크는 기다릴 손님이 있어 마중을 나온 참이었지만, 의외의 손님을 만났다며 일행을 환영했다. 이어 일행을 위한 연회는 준비가 멀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직 헛소리를 할만한 여유가 있나 보군.” 크로노스는 여기서 모두 끝내겠다며 다이크를 압박했고, 다이크는 잠깐 어울려주겠다며 자신의 검을 꺼내 일행에게 겨눴다. 그런 다이크의 모습을 보던 크로노스는 그의 운명은 여기까지라는 말과 함께 다이크와 격돌했다.

격렬한 싸움 끝에 다이크에게서 승리한 일행. 다이크는 자신의 검 끝에 어둠의 기운을 모아 일행에게 퍼부었지만, 크로노스의 힘을 뚫지 못했다. 부러진 검을 바라보며 다이크는 여신에게 힘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에 탄식한다. 금이가며 부러진 가면의 뒤로 다이크의 얼굴이 드러나고, 크로노스는 얌전히 패배를 받아들이라며 조용히 말했다. 이어 크로노스는 다이크에게 어떻게 어둠의 기운을 쓰고 있는지 재차 질문했다.



“어머나. 이게 무슨 일이람!” 그 순간, 의문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일행의 뒤에서 천천히 걸어나온 목소리의 주인공, 헬레드를 보자 다이크는 늦었다며 화를 냈다. 그러자 헬레드는 오다가 흥미로운 장난감을 발견해서 어쩔 수 없다며 사과했다.

다이크를 알고 있다는 듯 대화를 이어가는 헬레드를 보며 프레스티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제서야 헬레드는 일행을 돌아보았고, 프레스티나를 공격했다. 예상치 못한 기습에 프레스티나는 큰 충격을 받아 쓰러지고 만다.

“유~감! 여러분이 알던 순진한 마법사 헬레드는, 놀랍게도 스파이였답니다!” 연극 대사를 읊듯 과장된 목소리로 자신의 정체를 밝힌 헬레드를 보며, 아칸은 혁명군 리더 유리아가 말했던 마법사가 그녀였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그러자 헬레드는 혁명군이 장난감을 말하는 것이냐며 웃었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든 프레스티나는 혁명군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다그쳤다. 헬레드는 재미 없게 죽이거나 한 것은 아니라 답했다. 이어 자신은 그저 완성된 연구를 실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이크는 잡담은 그만이라는 듯 헬레드에게 계획의 진척 상황을 물었다. 헬레드는 여전히 재미없는 사람이라며 준비는 완벽하다고 답한다. 다이크는 그녀의 대답에 만족하면서도 번거롭게 계획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에 작게 불평했다.

다시 고개를 돌린 헬레드는 일행에게 도시의 중심부에 마지막 싸움에 어울리는 무대를 만들어 놓았으며, 그곳에서 다시 뵙겠다는 작별 인사를 건넨다. 크로노스는 도망가게 두지 않겠다는 듯 그녀에게 다가갔으나 헬레드는 마법을 사용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충격적인 사건을 뒤로하고 다시 마을에 모인 일행. 아칸은 프레스티나의 몸을 걱정했고, 그런 아칸에게 프레스티나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프레스티나는 헬레드가 배신자였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뒤, 크로노스는 상처를 치료했으니 그들이 있는 도시의 중심부로 향하자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프레스티나는 그전에 유리아를 구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헬레드는 분명히 그들을 죽이진 않았다고 했다. 일행이 서두른다면 구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자 크로노스는 그럴 순 없다며 프레스티나의 말을 일축했다. 헬레드와 다이크의 계획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시라도 빨리 계획을 저지하는 것이 유리아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라는 것. 그리고 그녀 또한 그 운명을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스티나는 크로노스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의 말에 분노를 느낀 듯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프레스티나는 그에 지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유리아의 운명은 그녀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며, 누구도 타인의 운명을 결정지을 순 없다고.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라고.

크로노스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한 혁명군의 죽음을 잊었냐며 프레스티나를 어리석다 다그쳤다. 그러나 프레스티나는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지난날의 고통으로 미래를 결정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크로노스는 좋을 대로 하라며 아칸과 함께 마을을 떠났다.

프레스티나는 그들을 따르지 않고 남아준 용사단장을 보고 작게 미소 지었다. 이어 유리아는 살아있을 것이며,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자 말했다.


▲ 큰 싸움을 앞두고, 일행은 분열되고 말았다.




용사단장과 프레스티나는 우선 유리아와 헤어졌던 곳에서 단서를 찾기로 한다. 장소에 도착해 주변을 탐색하던 일행의 앞에 네스 혁명군 병사가 급히 달려왔다. 프레스티나는 놀라며 그를 부축했지만, 병사는 겁에 질린 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프레스티나는 그를 진정시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다. 병사는 여전히 숨을 헐떡이며 유리아가 악마로 변해버렸다고 횡설수설 말한 뒤,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 버렸다.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은 병사가 도망쳐 온 방향으로 서둘러 이동한다.

▲ 유리아를 찾기 위해 떠난 프레스티나 일행.


같은 시간, 아칸과 크로노스는 헬레드가 말했던 도시의 중심부로 향하고 있었다. 아칸과 단둘만 남게 된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의 말이 마음에 걸렸는지, 아칸에게 자신을 따라온 것을 후회하진 않느냐 물었다. 그런 크로노스에게 아칸은 당치도 않은 이야기라 단언한 뒤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아칸 역시 크로노스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목숨을 딛고 여기까지 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칸은 마음속 한 켠에 기대감이 남아있는 것은 숨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을 빛의 길로 인도해준 것은 크로노스이기에, 늘 그랬듯 나아가면 자신이 따르겠다고 예를 갖추어 답했다. 크로노스는 그녀의 대답에 웃으며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길을 나아가기로 다짐한다.

▲ 크로노스 역시 아칸과 함께 나아갔다.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은 자신들을 가로막는 네스 군을 해치고 의문의 악마 앞에 도달했다. 악마를 발견한 프레스티나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지만, 악마를 쓰러트리는 것이 먼저라 말하며 용사단장과 함께 악마와의 싸움에 나섰다.

힘든 싸움 끝에 악마를 쓰러트린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 쓰러진 악마는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들었고, 프레스티나를 발견하자 그녀를 알아보는 듯했다. 그러자 프레스티나는 악마가 유리아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악마는 유리아라는 단어를 듣고 그것이 자신의 이름이라는 것과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악마화한 영향인지, 계속되는 두통에 힘겨워했다.

▲ 의문의 악마는 유리아였다.


프레스티나는 유리아를 보며 헬레드가 말한 실험이 인간을 악마로 만드는 것임을 깨닫는다. 유리아는 자신이 자신으로 있을 수 있을 때 어서 도망가라며 무언가를 억누르는 듯 말했지만, 프레스티나는 그럴 순 없다며 단언했다. 자신은 유리아를 구해내기 위해서 왔기에 자신의 힘으로 그녀를 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프레스티나는 유리아의 정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유리아의 몸에는 변화가 없었고, 그녀는 어둠이 오고 있다는 말과 함께 프레스티나를 뿌리친다. 밀려난 프레스티나를 몸으로 받아낸 용사단장. 프레스티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다시 일어섰다. 이어 용사단장에게 유리아를 반드시 구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것이 바로 프레스티나가 걷고자 하는 빛의 길을 여는 한걸음. 그녀가 자신의 의지를 다지며 발을 떼는 순간, 빛이 프레스티나를 감쌌다. 프레스티나는 그 빛을 알아채지 못한 듯 유리아에게 다가가 다시 정화를 시도했다. 그러자 밝은 빛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얼마 뒤, 마을에서 프레스티나는 심상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홀로 서 있었다. 그런 프레스티나의 뒤로 용사단장과 인간으로 돌아온 유리아가 걸어온다. 프레스티나가 정화에 성공한 것이다. 유리아는 프레스티나에게 살아서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며 감사를 표했다.

프레스티나는 다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웃었지만, 유리아는 전장에서 죽음을 각오했던 자신을 구해주었다는 사실에 다시금 감사를 표했다. 이어 유리아는 일행에 크로노스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그녀의 행방을 물었다.

크로노스는 다이크와 헬레드의 계획을 저지할 건 상황이라 설명하며, 프레스티나는 유리아를 구출했으니 자신들도 서둘러 도시의 중심부로 향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리아는 계획에 들은 내용을 털어놓았다.

유리아가 사령부 근처에서 싸웠던 대군은 헬레드가 이끌던 군대였다. 유리아의 마지막 기억에 따르면, 헬레드는 계획에 앞서 필요한 실험이 있다고 말했다. 헬레드는 계획을 오랫동안 준비한 것처럼 보였기에 어쩌면 함정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또한, 프레스티나에게서 받은 문서에는 계획에 대한 내용이 쓰여 있기도 했다. 유리아 자신이 나름대로 해석해보려 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도저히 읽을 수 없는 문자로 되어있었다. 문서에 그려져 있던 도형은 어디선가 본 것 같았기에 조금 더 조사하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나 시간이 없었다. 일행은 도심부로 가면서 문서의 조사를 계속하기로 한다.

▲ 유리아를 구출하는 데 성공!




도심부로 향하던 유리아는 갑작스레 걸음을 멈췄다. 건물의 외벽에 그려진 그림이 문서에 그려진 도형과 흡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프레스티나는 그림이 도시 곳곳에 그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어 생각 없이 지나쳤을 때는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 도형이 마법진이란 사실을 알아챈다.

그러나 외벽에 그려진 그림은 문서에 있는 도형과 미묘하게 달랐다. 다시금 문서를 살펴보던 유리아는 숨겨진 트릭을 발견한다. 바로 두 개의 종이를 교묘하게 합쳐 하나의 문서로 만들어 뒀다는 것. 이는 다이크가 자주 쓰던 문서의 위장 방법이었기에 유리아 역시 파악할 수 있었다. 겉의 가짜 문서를 떼어내니 문서의 도형과 벽의 그림이 완전히 일치했다. 문서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타락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음.
다량의 순수 에너지, “빛의 힘”이 필요.
여신에게서 빛의 힘을 빼앗기 위해 도시 전체에 마법진을 그려 결계를 만든다.


여신에게서 빛의 힘을 빼앗는다는 문서의 내용을 알게 된 프레스티나는 경악했다. 적의 계획에 걸려든 것은 바로 크로노스였다. 갑자기 크로노스가 위험하다 외치는 프레스티나에게 유리아는 무언가 알고 있는지 물었지만, 설명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프레스티나는 유리아에게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있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유리아는 프레스티나의 굳은 얼굴을 보고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한 듯, 자세한 설명을 듣진 못했지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그녀를 따르기로 한다.

유리아에게 감사를 표한 프레스티나는 도시 곳곳에 그려진 마법진을 최대한 없애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렇게 하면 결계를 파훼할 수 있을 터였다. 그동안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은 도심부로 가서 크로노스를 돕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번에도 또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며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 일행은 유리아를 뒤로한 채 걸음을 옮겼다.

▲ 크로노스가 적의 함정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한편, 도시의 중심부에 도착한 크로노스와 아칸은 눈앞에 선 다이크와 헬레드를 노려보았다. 크로노스는 자신을 여기까지 오게 한 다이크를 조금은 인정한다며, 이제 그만 종지부를 찍을 시간이라 고했다. 그러나 헬레드는 크로노스의 말에 전혀 개의치 않은 채 프레스티나의 행방을 물을 뿐이었다. 헬레드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의문을 일축한 크로노스는 무대에 초청했으면 어서 공연을 시작해보라 도발했다.

헬레드는 얕보여도 한참 얕보인 것 같다며 웃었다. 그게 여신이란 자들의 약점인 것 같다는 말을 남긴 다이크는 헬레드에게 결계를 작동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여신이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이 유감이라는 말과 함께 헬레드는 결계를 작동시켰다.



헬레드가 지팡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자 붉은 마법진이 나타났고, 이어 대지가 불길한 붉은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크로노스는 자신의 힘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결국, 결계의 힘에 크로노스는 무릎을 꿇었고, 붉은 수정에 갇히고 만다.

분노한 아칸이 크로노스를 구하기 위해 지팡이를 치켜든 순간, 다이크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칸을 베었다. 쓰러지는 아칸을 보며 크로노스는 결계를 부수려 했다. 그러나 여신의 힘은 결계를 파괴할 수 없었다. 다이크는 그런 크로노스를 보며 충분히 공을 들인 결계이기에 소용없다고 단언한다.




이어 다이크의 말을 받듯 헬레드가 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도시 구석구석에 마법진을 그려 넣어 힘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분노하는 크로노스에게 다이크는 이전에 그녀가 물었던 질문, 어떻게 어둠의 기운을 쓰고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 방법은 바로 영혼석이었다.

다이크는 끝을 알 수 없는 영혼석의 힘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인간을 초월할 수 있는 방법, 악마화를 찾았다고 한다. 허나 어둠을 완전히 제어하려면 여신이 가지고 있는 힘이 필요했다. 다이크의 진의를 알아챈 크로노스는 당장 그만두라 외쳤지만, 다이크는 크로노스의 빛을 자신이 받아가겠다는 말과 함께 그녀가 가진 빛의 힘을 흡수하기 했다. 크로노스는 결계 속에서 여신의 힘을 빼앗겼고,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 다이크가 어둠의 기운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영혼석.

▲ 이어 다이크는 크로노스의 힘을 흡수한다.


멀지 않은 곳,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은 크로노스를 돕기 위해 도시의 중심부로 향하고 있었다. 그 순간, 대지가 떨리며 결계가 작동했다. 프레스티나는 자신의 힘이 빠져나가는 감각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진다.

용사단장은 급히 그녀를 부축했고, 프레스티나는 작동한 결계를 보고 크로노스의 위기를 직감한다. 하지만 프레스티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용사단장과 프레스티나는 크로노스를 구하기 위한 걸음을 다시 내디뎠다.

▲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일행은 서둘러 중심부로 향했다.




크로노스의 힘을 흡수한 다이크는 전에 없이 충만한 기운에 감탄했다. 헬레드는 제어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남몰래 기뻐하며 부작용은 없는지 살폈다. 크로노스는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그리고 자신이 딛고 올라선 수많은 운명들 위에, 자신이 쓰러질 차례라는 것을 직감한다.

그때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이 크로노스를 구하기 위해 나타났다. 다이크는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을 보고 힘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라며 웃었다.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에게 도망가라고 설득한다. 그들이 상대하기엔 다이크는 너무 강했고, 자신과 아칸은 여기까지였다.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프레스티나는 크로노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어 그녀는 크로노스가 뭐라 하든 듣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프레스티나는 자신이 걸을 빛의 길을 찾았으니, 자신의 의지로 크로노스를 구해낼 것이라 외쳤다. 그 말에 크로노스는 무언가 느낀 듯 눈을 크게 떴다.

▲ 프레스티나는 자신이 찾은 빛의 길을 따라 크로노스를 구하려 한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다이크는 싸늘하게 웃었다. 적을 앞에 두고 떠드는 여신들을 보고 여유롭다며 비아냥댄 그는, 크로노스를 구해내겠다는 프레스티나를 자신이 시험하겠다는 말과 함께 웃음를 터트렸다. 그러자 보라색 빛이 다이크를 감쌌고, 빛이 가신 자리에는 다이크 대신 거대한 악마가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악마화한 다이크는 타락 에너지를 마음껏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이어 이 힘이라면 세계를 지배하고 전쟁을 없애겠다는 자신의 비원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프레스티나는 다이크에게 그 뜻대로 하게 두진 않겠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자 다이크는 압도적인 힘의 차이로 프레스티나의 희망을 꺾고, 나아가 그녀의 힘까지 빼앗겠다며 위협했다.




그 순간, 다이크의 몸에서 빛의 힘이 새어나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다이크가 주춤한 사이 크로노스는 자신의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프레스티나는 나직하게 말했다. 계획은 이미 모두 알고 있으며 유리아가 도시에 설치된 마법진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다이크가 제어할 수 있는 힘은 점점 약해질 것이란 사실을.

프레스티나는 다이크의 어둠을 벗겨내 주겠다며 다이크에게 맞섰다. 다이크는 유리아가 살아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나 일행을 쓰러트린 뒤 처리하면 될 뿐이라 일축한 뒤 어둠의 힘을 똑똑히 보여주겠다며 어둠의 기운을 해방했다. 최후의 싸움, 프레스티나는 용사단장과 각오를 다진 뒤 결전에 나섰다.

▲ 유리아 덕분에 다이크의 힘을 약화시키는 데 성공한다.

▲ 이어 최후의 싸움에 임하는 일행.


격렬한 접전 끝에, 마침내 다이크를 쓰러트리는 데 성공한 일행. 다이크는 악마화한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은 아직 패배하지 않았으며, 어둠이 있는 한 얼마든지 힘을 사용할 수 있다며 폭주했다. 다이크가 일행을 덮치려 한 순간, 크로노스가 여신의 힘으로 다이크의 움직임을 막으며 코라의 빛으로 어둠을 걷어내라 명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은 다이크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다이크를 뒤로한 채, 크로노스의 힘이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프레스티나. 크로노스는 결계가 파괴된 덕분에 빛을 어느 정도 되찾을 수 있었다며 안도했다. 다이크가 가지고 있던 타락 에너지는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힘이 폭주하면서 몸이 망가졌기에 곧 죽음을 맞이할 터였다.

▲ 크로노스가 다이크를 막아낸 틈에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


뒤늦게 일행을 찾아온 유리아는 쓰러진 다이크를 보고 놀란 얼굴로 달려왔다. 자신을 부축한 유리아를 보며 다이크는 의식을 되찾았다. 자신을 안고 울음을 터트리며 어째서라는 말을 반복하는 유리아에게, 다이크는 자신의 방식대로 평화를 거머쥐려고 했을 뿐 아직도 자신의 길이 틀렸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유리아는 유리아의 길을 걷고 있지 않느냐며, 자신은 여기까지지만 꼭 이뤄내라는 말을 덧붙였다. 유리아는 반드시 이루어낼 테니 제발 죽지 말라며 애원했다. 그러나 다이크는 만족스럽다는 표정과 함께 고맙다는 말을 끝으로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치열한 싸움의 흔적 위에 쓰러진 다이크의 곁엔 애타게 그를 찾는 유리아의 외침만이 맴돌 뿐이었다.

▲ 뒤늦게 일행을 찾은 유리아. 헬레드는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 유리아에게 마지막 전언을 남긴 뒤, 적의 수장 다이크는 숨을 거뒀다.


네스 군의 침략을 막아낸 뒤, 마을에 모인 일행. 아칸의 상처는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어 금방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크로노스는 프레스티나에게 자신에게 보란 듯이 결국 해냈다며 미소 지었다. 프레스티나는 당황하며 오해라고 설명하려 했지만, 크로노스는 이것이 칭찬이라며 말을 이었다.

프레스티나의 말대로 크로노스 자신은 운명으로 모든 것을 결정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빛의 길이라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때부터 자신은 걸음을 멈추고 것이기도 했다. 프레스티나는 자신과 달리 그 다음을 찾아낸 것이다.

그러자 프레스티나 역시 웃으며 말했다. 운명은 우리를 시험할 뿐, 그 속에서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그것이 자신이 찾아낸 빛의 길이라는 사실을. 두 여신은 그동안 계속되었던 의견 대립을 마무리 짓듯 부드럽게 웃었다.

이어 크로노스는 유리아에게 다이크의 일이 유감이라는 말을 건넸다. 유리아는 괜찮다며 미소 지었다. 다이크가 유리아 자신의 길을 걸으라고 말했으니, 주저앉아 있을 틈은 없다고 답했다. 크로노스는 모두 자신만의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자신도 가만히 있을 순 없겠다며 마음을 굳혔다.



주위를 환기한 크로노스는 일행에게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큰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바로 영혼석. 마법사 헬레드는 어느새 도망가버리긴 했지만, 다이크에게 영혼석으로 힘을 준 것은 바로 그녀였을 것이다. 또한, 아마도 실루니스와 결탁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 말은 곧 이번 일을 통해 실루니스가 영혼석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크로노스는 먼 옛날의 예지를 떠올리며 운명이 다시 찾아왔다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인간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 밝히며 연합군의 수장 알렉산더에게 여신의 존재와 함께 모든 것을 알리겠다고 다짐한다.

프레스티나는 인간들이 여신의 존재를 믿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그러자 크로노스는 해봐야 안다며 프레스티나의 말을 돌려주었고, 프레스티나는 웃으며 그녀의 말을 수긍했다.



알렉산더가 있는 전장을 찾은 크로노스는 그에게 모든 것을 설명했다. 설명이 끝난 뒤 알렉산더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크로노스는 적의 비정상적인 능력을 보지 못 했냐고 되물었지만, 알렉산더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결국, 크로노스는 이 자리에서 여신임을 증명해주겠다는 말까지 꺼낸다.

그러자 알렉산더는 갑자기 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일국의 황제인 자신 앞에서 그런 패기를 보일 수 있는 자는 얼마 없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여신 크로노스에게 실례를 사과했다. 선왕이 했던 말이 사실이었음을 깨달은 알렉산더는 일행의 말을 믿겠다고 했다.

자신이 무엇을 하면 되는가 묻는 알렉산더를 보며 프레스티나는 해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크로노스는 자신을 위대한 코라의 딸이자 운명의 여신이라 소개하며, 황제 알렉산더가 해야 할 일을 고했다.





내 소개를 하지. 황제 알렉산더여.

나의 이름은 크로노스. 위대한 코라의 딸이자 운명의 여신. 이곳, 에덴바르크와 하슬라 전역에서 네스 군에 맞서는 수많은 용사들... 나는 그들의 운명을 멋대로 결정짓고 있었다.

처음부터 함께 싸웠다면 필시 죽음을 맞았을 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그것은 나의 오만. 운명이란 스스로 결정짓는 것. 그들은 지금도 어디선가 각자의 싸움을 하고 있다. 이제 그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다.

여신 크로노스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알려라, 황제 알렉산더여.

어둠이... 다가오고 있다고.







황제 알렉산더에게 모든 것을 알린 뒤, 마을로 돌아온 일행은 오랜만에 레드나스와 만났다. 레드나스는 중앙에서 소집 명령이 내려져 곧 가봐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네스 제국군의 잔당이 에덴바르크에 남아있어 그들을 소탕하기 위해 황제 알렉산더가 소집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뭔가 중요한 발표도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말을 마친 레드나스는 시간이 되었다며 마을을 떠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크로노스는 일행도 잔당 소탕을 돕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꺼낸다. 도시 어딘가 분명 마법사 헬레드의 연구실이 있을 터였다. 그들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조사하면 실루니스를 상대할 때 도움이 될 것이기에 일행은 헬레드의 연구실을 수색하기 위해 다시 전장을 찾는다.

도시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끝에 비로소 헬레드의 연구실을 발견한 일행. 평범한 장소로 위장한 집의 지하에 있던 헬레드의 연구실에서 일행은 그녀가 연구하던 자료를 살폈다. 하지만 용의주도한 헬레드가 이미 핵심적인 내용을 말소했는지 별다른 단서를 찾을 순 없었다.

연구 기록에 적힌 내용으로 봐선 다이크가 어둠의 기운을 받은 것은 최근으로 보였다. 하지만 헬레드는 그 이전부터 영혼석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녀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었다. “... 그것에 대해서는 몰랐으면 좋으련만.” 크로노스는 한숨을 내쉬며 작게 속삭였다.



이어 크로노스는 헬레드가 만들어 낸 악마 실험체가 더 있는 것 같다는 말을 꺼냈다. 무슨 목적으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거해두는 것이 좋을 터였다. 일행은 실험체를 제거하는 것을 방침으로 삼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행은 전장을 배회하며 실험체를 쓰러트렸다. 유리아와 닮은 악마를 쓰러트린 뒤, 크로노스는 악마를 만드는 헬레드의 목적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했다. 프레스티나는 악마의 정체가 100년 전, 전쟁 당시 사도가 데려온 존재가 아니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크로노스는 그 악마들 역시 헤브니아라는 다른 행성의 생명을 사도가 타락시켜 만들어 낸 존재이며, 사도 전쟁 당시 데스탈로스가 데려왔다고 답했다. 악마는 생명이 어둠에 물들어 탄생한 존재인 것이다.

실루니스도 악마가 될 생각일까. 프레스티나의 의문에 크로노스는 그 역시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식을 잃지 않고 제어하기 위해선 그만큼 빛의 힘이 필요했다. 어쩌면 다른 여신을 노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크로노스는 다른 여신들이 돌아오는 대로 모든 것을 알려야겠다고 다짐한다.





제국력 125년, 알 수 없는 장소. 실루니스는 헬레드를 반갑게 맞이했다. 헬레드는 타락 에너지를 통한 진화, 그리고 그것을 제어하는 법에 대한 실험이 모두 성공했다며 기뻐했다. 이어 먼 옛날 실루니스가 영혼석과의 융합에 실패했던 것은 빛의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었고, 다른 여신들의 힘을 전부 빼앗는다면 영혼석을 지배할 수 있을 거라 말했다.

실루니스가 말이 없자, 헬레드는 실루니스의 이름을 불렀다. “쉬잇... 조용히.” 헬레드의 입을 다물게 한 실루니스는 영혼석의 어둠이 자신에게 속삭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헬레드는 의식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을 거라 충고한다.

그러자 실루니스는 웃으며 헬레드의 말을 부정했다. 이들은 진정한 주인을 원하는 것뿐, 지배하지 못하면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이어 실루니스는 영혼석의 어둠에게서 전해 들은 사실을 알려주었다. 바로 영혼석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무슨 뜻인지 되묻는 헬레드에게, 실루니스는 크로노스를 얕볼 수 없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영혼석에는 숨겨진 다섯 번째 조각이 있었던 것이다. 실루니스는 자신의 충복 헬레드에게 조각을 되찾아오라 명했다. 그리고 자신은 여신들의 힘을 빼앗겠다고 말했다.

웃음기 띈 헬레드의 대답을 들으며, 실루니스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 모두에게 알릴 때가 되었군. 어둠이... 다가오고 있다고.”

※ 영혼석 연대기 5부에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 제5부 : 코라의 의지와 빛의 계승자, 그리고 이별

▲ 영혼석의 다섯 번째 조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들.

▲ 아이러니하게도, 실루니스의 말은 크로노스의 말과 닮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