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개막이 불과 다음 주로 다가왔다. 한국은 현재까지 우승 타이틀을 거의 독식해 왔고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지역팀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중국의 EDG와 북미의 TSM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번 롤드컵은 한국과 해외를 가릴 것 없이 모든 팀틀이 한 데 모여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팀은 누구일까? 롤드컵에 진출한 16팀 모두 각 지역을 대표하는 만큼 최강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겠지만, 서열을 나눠봤다. 지금 상황만을 가지고 판단한 파워 랭킹이다.

랭킹을 매긴 기준은 다양하다. 그래도, 중점이 된 사항은 각 지역 리그(선발전 포함)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와 메타와의 적합성이다. 퍼포먼스에는 라인전, 운영, 교전 능력 등 여러 항목을 포함한다.

그리고 현재 메타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라인 주도권이 매우 중요하고, 딜러 챔피언이 주목받는다. 선수들 얘기에 따르면, 라인전이 강력한 케넨, 제이스와 같은 탑 딜러들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같은 부분에서 좋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판단했다.



Tier. 1                                                                                                    


1. ROX 타이거즈                                                                                        


롤드컵 우승을 독식하는 리그인 LCK의 챔피언, ROX 타이거즈(이하 락스)가 파워 랭킹 1위다. 락스는 단점을 거의 찾을 수 없는 팀이다. 일단, 탑 라이너인 '스멥' 송경호의 캐리력은 세계 최고다. 게다가 스프링 시즌부터 기량을 만개한 '피넛'의 기량 또한 가장 높은 곳에 근접하다. 봇듀오 역시 꾸준히 최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쿠로' 이서행의 안정적인 라인전과 로밍 플레이도 일품이다.

모든 것을 잘하는 락스지만 가장 뛰어난 분야는 합류전과 교전 능력이다. 그들의 합류전과 교전 능력은 많은 팬들의 입을 벌어지게 한다. '하나의 유기체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락스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

걱정거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쿠로'가 공격적인 해외 미드라이너들 상대로 흔들릴 수도 있다. 모든 항목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쿠로'지만 라인전만큼은 '페이커', '비역슨'과 비교해서 한 수 아래다. 주도권이 중요한 현재 메타이기에, 미드 주도권을 뺏겼을 때 락스에게 위기가 올 수도 있다.

2. EDG                                                                                                    

여태까지 많은 중국팀이 해외 무대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EDG는 확실히 세다. 라이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원거리 딜러인 '데프트' 김혁규의 기량은 말해 입이 아프다. 그 외에도 구멍 없는 라이너들과 '세체정'이라 평가받는 '클리어러브'가 있다. 또한, EDG는 그간 중국팀들에 문제가 됐던 의사소통과 팀플레이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선보였다. 체계적인 시스템하에 연습이 이뤄지는 것으로 소문난 EDG의 저력이 발휘됐다.

다만, 시야 장악에서 한국 최상위권 팀과 비교해서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리고 언제 다시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중국팀이다.

3. TSM                                                                                                    

파워 랭킹 3위는 북미 우승팀 TSM이다. 북미 최고인 '비역슨'이 중심을 잡고, 달라진 '더블리프트'가 활약하니 완전한 강팀이 됐다. 새로 영입된 '바이오프로스트'의 도움으로 '더블리프트'의 쓰로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미드와 봇은 라인전에서 지는 일이 드물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를 압도해버렸다. 그 주도권을 이용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스노우 볼을 굴렸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렇지만 세계 대회에서 북미팀은 항상 의문부호가 따른다. 리그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줘도 막상 세계 대회에서 힘을 못 썼던 게 북미팀이다. 그리고 TSM은 탑라이너인 '하운쳐'가 딜러메타에 적합한지 아직 확실치 않다. '하운쳐'는 대개 탱커를 선호했고 라인전을 압도하려고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


4. SKT T1                                                                                                 

LoL 역사상 최고의 팀, SKT가 파워랭킹 4위에 있어도 놀라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섬머시즌 SKT T1(이하 SKT)의 경기력은 들쭉날쭉했다.

그렇다고 해도, '페이커' 이상혁의 한 수 높은 경지의 플레이와 '뱅' 배준식의 천재적인 딜링은 녹슬지 않았다. 또한, 서포터 완전체인 '울프' 이재완, 라인전부터 강력한 '듀크' 이호성 모두 여전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

아쉬운 점은 정글러 '블랭크' 강선구이다. 심한 경기 기복, 과한 카운터 정글링으로 끊기는 플레이, 약한 강타 싸움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런 여파로, 탑/미드와 정글 간에 시너지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예전 SKT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선 '블랭크'가 힘을 내야 할 것이다.

5. 삼성 갤럭시                                                                                            

삼성 갤럭시(이하 삼성)는 kt 롤스터와의 경기를 통해서 한층 성장했다. 강팀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롤드컵 선발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LCK 3강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모든 라인에서 좋은 선수들을 고루 보유하고 있고, 특히 '큐베' 이성진의 거침없는 라인전은 세계 최고 탑라이너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볼 만하다.

가장 큰 변수는 '긴장'이다. 삼성에게 이렇게 큰 대회는 처음이다. 대회 때 적응을 못 하면, 긴장이 다 풀리기도 전에 이미 다음 라운드 진출이 힘든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또한, 정규시즌 중에 보여줬던 수동적인 플레이를 다시 펼친다면 공격적인 해외팀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Tier. 2                                                                                                     


6. Flash Wolves                                                                                          

'메이플'과 '카사'가 버티는 플래쉬 울브즈(이하 FW)의 허리는 강하다. '메이플'은 LMS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탈리야 플레이의 정점을 보여줬고, '카사'는 최고의 갱킹형 정글러임을 보여줬다. FW는 이 허리라인을 중심으로 하여 운영과 시야 장악도 깔끔한 편이다. 탑과 봇도 허리라인과 호흡하여 좋은 하모니를 보여줬다.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는 한국팀과 유사하다.

그러나 탑과 봇이 조금 아쉽다. 탑 'MMD' 는 탱커형 챔피언을 선호하고, 라인전이 강한 챔피언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것에 능숙한지 의문이 든다. 원거리 딜러 'NL' 은 한타 포지셔닝과 짤리는 것이 문제다. FW는 유리한 경기에서 'NL'이 쉽게 물리면서 역전을 허용한 경우가 꽤 있었다. 서포터 '소드 아트' 도 챔프 폭에 의문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FW는 미드와 정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플레이 스타일이 다양하지 못하다.

7. G2                                                                                                     

EU LCS 수준이 다른 리그와 비교해서 낮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서 가장 큰 리그 중 하나인 EU LCS 1위 팀을 파워 랭킹 7위에 두었다. 그 외에도 이유는 있다. G2의 미드라이너인 '퍽즈'는 분명 공격적인 선수지만, 단지 공격적이기만 할 때가 많다. 잦은 쓰로잉으로 팀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탑 '익스펙트' 기대한도 안정적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캐리력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래도 두 시즌 연속 EU LCS MVP 정글러 '트릭' 김강윤이 버티고 있다. 또한, 막강 피지컬의 '즈벤'과 한국이 인정하는 서포터 '미티' 봇듀오도 강력하다. 한 리그의 맹주인 만큼 언제든 그 면모를 보일 수 있다.

8. C9                                                                                                      

이번 시즌, C9의 1등 공신은 '임팩트' 정언영이다. 그가 있었기에, C9이 좋은 성적을 내고 우여곡절 끝에 롤드컵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임팩트'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가 이번 플레이오프와 선발전에서 만들어낸 하이라이트 필름만 해도 족히 20개는 넘을 것이다.

지금 정언영 없는 C9은 '팥소 없는 찐빵'이다. 이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승리한 대부분 경기는 '임팩트'로 시작해서 '임팩트'로 끝났다. 한 선수의 활약만으로 롤드컵 우승은 쉽지 않다. 물론 '임팩트'가 지금처럼 계속 활활 타오른다면 얘기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다.

9. RNG                                                                                                    

지난 MSI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뽑내던 RNG가 여기까지 내려왔다. 가장 큰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이야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그 외에 모습에서 다소 아쉽다. MSI에서 보여줬던 좋은 호흡을 LPL 결승전 무대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우지'의 공격적인 성향이 득이 되기보다는 독으로 작용했다.

RNG는 결승 이후 공백 기간 동안 팀을 재정비할 기간이 충분했다. 그 기간 얼마나 팀을 잘 추슬렀는지가 관건이다. 가장 중요한 라인은 미드, 정글일 것이다. 이들이 기량을 회복해 준다면, 라인전이 강한 '루퍼' 장형석과 '우지-마타' 봇듀오가 게임을 터트려줄지도 모른다.


10. IMAY                                                                                                 

선발전을 뚫고 올라온 IMAY(이하 IM)은 이번 대회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 이유는 EDG라는 연습 상대가 늘 옆에 있어서다. IM은 EDG라는 중국 최강팀과 한솥밥을 먹으며 매일 같이 연습한다. 그리고 EDG의 연습시스템을 그대로 따른다. EDG의 체계적인 연습시스템을 거의 모든 중국팀이 따라가고 있는 추세인데, IM은 일찍이 그 시스템에 몸담았던 팀이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선발전 마지막 경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기어코 WE를 잡아내며 롤드컵까지 진출했다. 이런 값진 경험이 더해진 IM은 롤드컵 다크호스 1순위다. 하지만 아직은 다크호스일 뿐이다.


Tier. 3                                                                                                     

11. H2K                                                                                       

H2K는 '류' 류상욱이 버티고 있는 팀이다. 그런데 '류' 만 버티고 있다. '류'가 망하면 다른 라인에서 캐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능동적으로 변수를 만드는, 캐리력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H2K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못하는 것은 아닌데 딱히 잘하지도 않는다. 무승부가 많은 것이 이 같은 사실들을 방증한다.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12. CLG                                                                                                  

CLG가 파워 랭킹 12위까지 내려온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CLG는 봇 빼고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탑 '다르샨'은 예전과는 다르게 캐리력이 확연히 떨어졌고, 약점이었던 미드 '후히' 최재현은 지금도 약점이다. 정글 '엑스미디'도 무난하여 캐리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유일하게 '스틱세이'와 '아프로무'의 봇라인이 기량도 좋고 캐리력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스틱세이'와 '아프로무'라고 해도 롤드컵에서 늘 주도권을 가져오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CLG의 롤드컵 여정이 밝지는 않다.


13. SPY                                                                                                  

스플라이스는 연습 때는 잘하고 실전에는 약했다. 대부분 신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직 기량을 백프로 발휘하지 못하는 듯하다. 탑과 미드의 캐리력이 좋은 편이지만, 다른 부분에서 뚜렷한 장점을 찾기 힘든 팀이다. 롤드컵에서도 갑자기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연습 때 경기력이 실전에서 나오면 다크호스가 될 수는 있다.

14. ahq e스포츠                                                                                          

ahq는 '웨스트도어'가 출전하면 운영은 되지만 챔프 폭이 문제고, 다른 미드라이너인 'Chawy'가 출전하면 반대로 운영이 안 됐다.

'웨스트도어'는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잡으면 아직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저격밴을 당하면 역시 속수무책이다. 노출된 약점은 갈기갈기 찢기는 무대가 롤드컵이다. LMS 준결승에서 FW와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치기도 했지만 롤드컵 무대는 쉽지 않을 것이다.

15. ITZ, ANX                                                                                              

LoL 프로게이머가 가져야할 기본적인 덕목인 CS수급, 교전 능력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챔피언 폭의 문제, 근거 없는 교전 등 와일드카드 팀들의 일반적인 문제를 완벽하게 개선하지는 못한 듯 하다. 높은 곳을 바라보기 보다는 눈 앞에 1승에 절박하게 매달리는 것이 이 두팀이 가져야 하는 마음 가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