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Craport ⊙장르: 아케이드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출시: 2016년 9월 2일


'인내심'이란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지키기는 어려운 것이 인내심이죠.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라는 말도 있지만, 인내하지 않고 열매만 얻고 싶은 것이 또 사람 마음입니다.

게임에서도 인내심은 중요합니다. 게임에서는 일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정 시간 이상을 플레이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반대로 유료 재화를 사용해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바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습니다. 쓰기만 한 인내심은 잠시 치워두고 바로 달콤한 열매를 수확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오늘 소개해 드릴 게임에는 그런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사냥감을 노리는 고양이의 '집중력', 붕어를 낚아채는 왜가리의 '타이밍', 마지막으로 한 숟갈의 '인내심'이 필요한 게임, 바로 '떡 하나 주라!'입니다.


◆ 이 게임, 정말 간단합니다. 그런데 정말 힘듭니다.

'떡 하나 주라!'는 iOS를 통해 Lost Raider, Legend Wars 1~2, Dry Sparrow 등의 게임을 출시한 'Craport(이남규)'라는 1인 개발자의 게임입니다. 그중에서도 Legend Wars 2는 구글 피처드에도 선정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Legend Wars 2'의 외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 바로 떡 하나 주라!입니다.

외전이라고는 하지만 게임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Legend Wars 2는 '플랜츠 vs 좀비'를 연상케 하는 디펜스 게임이지만, 떡 하나 주라!는 스테이지에 있는 몬스터들을 피해 식량을 목적지까지 옮기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게임입니다. 조작 방법도 그저 식량을 터치하고 드래그해서 목적지까지 운반하기만 하면 끝입니다. 정말 간단하죠?

▲ 몬스터를 피해 식량을 목적지까지 옮기면 끝. 정말 간단하죠?


그러나 간단한 조작과는 달리 게임 플레이는 정말 힘듭니다. 식량을 옮기는 데 여러 가지 방해 요소가 있기 때문이죠. 우선 스테이지를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이 무작위 패턴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몬스터들은 식량이 자신의 주변을 지나가는 순간 그 식량을 낚아채 버립니다.

그래서 몬스터들을 피해 식량을 옮겨야 하는데 식량을 옮기는 속도가 일정 이상으로 빨라지면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식량을 향해 빠르게 돌진합니다. 몬스터가 갑자기 무작위 방향으로 빠르게 돌진할 때도 있는데 여기에 깜짝 놀라서 드래그 속도가 빨라지는 순간 또 식량을 빼앗기죠.

▲ 빨리 움직여도 아웃!

▲ 몬스터에게 가까이 가도 아웃!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일단 식량을 옮기기 위해 식량을 터치한 순간부터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손을 떼도 안됩니다. 손을 떼는 순간 실패로 간주해 생명력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가장 난감한 상황은 몬스터들이 멀리 간 것을 보고 식량을 터치했는데 몬스터들이 귀신같이 목적지 주변으로 모여들 때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화면에서 손을 떼지 않고 '제발 저리 좀 비켜라!'라고 간절히 비는 것뿐입니다.

스테이지를 통과할 때마다 늘어나는 몬스터들도 큰 압박입니다. 가끔 몬스터들이 일렬로 나란히 서서 목적지로 가는 길을 틀어막거나 시작 지점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이거 깰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잠시 마음을 비우고 식사를 하고 오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러면 이제는 목적지에 모여서 회의를 하는 몬스터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정말 인내심이 길러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죠.

▲ 친구들아... 제발 비켜줘...



◆ 이 게임, 정말 힘듭니다. 그런데 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참고로 떡 하나 주라!에는 세이브 포인트가 없습니다. 간간이 등장하는 생명력 아이템을 먹어 체력을 회복할 수는 있지만, 생명력을 다 잃게 되면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참으로 허망한 일이죠.

그렇게 힘들고 세이브 포인트도 없는데 이 게임을 왜 하냐고요? 정말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한 줄기 희망을 찾아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는 희열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르는 전혀 다르지만 마치 어려운 난이도로 유명한 '다크소울' 시리즈의 팬들이 그렇게 죽어 나가면서도 어떻게든 클리어해내는 것 같달까요?

▲ 힘들지만 높은 난이도까지 도달했을 때의 희열감은 상당합니다.


떡 하나 주라!는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따로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기기를 두고 4명이 옹기종기 모여서 플레이하는 방식이지만요.

어쨌든 여러 명이 플레이할 때는 게임의 규칙이 조금 바뀝니다. 식량을 목적지까지 옮기는 것은 같지만, 1명씩 순서대로 플레이해서 먼저 목표치를 달성하는 플레이어가 스테이지의 승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게임을 계속 플레이해서 한 명의 플레이어가 남으면 최종 우승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승자가 되기 위한 길은 험난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식량을 옮기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 게임은 방해 공작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자신의 생명력을 하나 희생해 까다로운 위치에 몬스터를 불러온다거나 생명력이 없는 친구를 대신해 생명력 아이템을 대신 획득해주는 식으로 친구와의 우정을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 호오, 생명력이 없으시군요? 그런데 제가 이 생명력을 대신 먹으면 참 유감이겠습니다?



◆ 이 게임, 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떡 하나 주라! 자신의 인내심과 집중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거나 친구와의 우정을 시험해보고 싶은 유저들에게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게임입니다. 그러나 어떤 게임이든 마음에 드는 점이 있다면 반대로 아쉬운 점도 있기 마련이죠.

먼저 변수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게임은 식량을 목적지까지 옮기는 것이 전부인 게임입니다. 그리고 여럿이서 즐길 수 있다는 것 정도를 제외하면 게임의 패턴이 단조로워집니다.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아이템도 생명력 회복과 몬스터 하나를 제거하는 아이템뿐이라 게임 플레이가 단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획득하면 적들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게 만드는 아이템, 몬스터의 위치를 내 마음대로 한 번 이동시킬 수 있는 아이템, 밟으면 일정 시간 동안 움직일 수 없는 함정 등 게임에 변수를 만드는 요소가 추가된다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게임에 변수를 만드는 아이템의 종류가 적습니다.


또한, 유료 재화인 보석의 사용처도 부족합니다. 스테이지를 3개 연속으로 클리어할 때마다 보석 1개를 획득할 수 있는데 멀티 플레이 시 일정량의 보석을 소모하는 것 외에는 보석의 사용처가 없습니다. 그래서 멀티 플레이를 너무 자주 하지만 않는다면 보석은 쌓이게 됩니다.

이 역시 아이템의 종류를 늘리고 보석으로 아이템을 구매해 자신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면 보석의 수급과 소모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아직은 보석을 사용할만한 요소가 부족합니다.


아쉬운 점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이 게임에는 확실히 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빠르게, 그리고 바쁘게 게임을 플레이하느라 지쳤다면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는 '떡 하나 주라!'를 플레이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결과가 멘탈의 파괴일지, 친구들의 우정 파괴일지는 모르겠지만, 인내심을 기르기에는 정말 제격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