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빅뱅의 지난 몇 년간은 그다지 편치 않았다. 안 좋았다기보다는 안타까웠다. 주력으로 밀던 '코어 마스터스'는 분명히 가치 있는 작품이었지만, 시기를 잘 탔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소프트빅뱅이 다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나섰다. 'ROTO'. 3인으로 이뤄진 팀을 짜 진행하는 액션 RPG 게임이다. 얼핏 보기엔 매우 흔한 구도이지만, 다른 게임과 똑같아서는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ROTO는 3인이라는 팀 조합에 다양한 모드를 곁들여 승부를 봤다. 액션 RPG이면서 동시에 세 캐릭터를 움직인다는 것. 그리고 '코어 마스터스'로 노하우를 다진 AOS와 같은 다양한 모드. 'ROTO'의 어깨에 놓인 짐은 무겁다. 하지만 충분히 짊어질 만한 힘이 있다.


사실 가장 놀란 것은 'ROTO'를 홍보하기 위해 기용한 모델 '심으뜸'이었다. 이른바 '연예인 마케팅'으로 통하는 마케팅 전략은 재작년 말부터 해서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궜다. 톱클래스의 영화배우들이 게임 홍보 모델로 나섰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모델은 모델일 뿐, 모델이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게임의 진실한 모습보다 모델로 경쟁하려 한다는 좋지 않은 프레임까지 씌워져 버린 상황. '심으뜸'의 기용은 다소 의외의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우연히 기회가 겹쳐 심으뜸을 직접 만나볼 기회가 생겼다. 건강함, 그리고 에너지. 심으뜸을 처음 본 순간 느껴진 감상의 단면이다. 각이 지고 이목구비가 강렬한 각진 얼굴은 아니었지만, 전신에서 뿜어지는 에너제틱한 공기는 숨길 수가 없었다. 심으뜸이란 사람은 '게임 모델'을 맡는다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불과 몇 달 전 본격적으로 알려졌고, 이제 본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상암으로 향했다.

▲ 피트니스 강사 겸 모델 심으뜸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심으뜸씨를 아직 알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시작할게요.

안녕하세요 27살 필라테스 강사 겸 PT모델이자 엔터테이너로 활동중인 심으뜸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스포츠와 관련된 엔터테이너를 '스포테이너'라고들 하시더라고요. 저도 '스포테이너'라고 불러주시면 될 것 같고요. 이렇게 얘기하면 다들 감을 잡으셨겠지만, 운동을 매우 좋아하고, 잘 합니다.


Q. 스포츠인들의 연예계 진출은 요즘 자주 보이는 일이죠. 심으뜸씨는 어떤 계기로 연예계 진출을 생각하게 되었나요?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게 되면서 관심이 높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몇몇 CF에 출연하게 되었고, '출발 드림팀'에서 제의가 오게 되어 출연하게 되었죠. 사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어요. 제가 올해로 운동을 시작한 지 9년이 되었는데, 다른 뭔가를 하더라도 10년은 채우고 하고 싶었거든요. 아! 물론 제가 운동을 일찍 시작해서 9년 차지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영역을 겪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하나둘씩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소속사가 생기게 되었고, 그러면서 또 일이 많아지고.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어요. 사실 한 번도 연예인이나 방송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 나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도전이니 기꺼운 마음으로 하고 있지요.

▲ 9년차 체육인. 첫 시작은 고등학교 때였다.


Q. 'ROTO'의 모델이 첫 게임 관련 모델 활동인데,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호기심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영역이다 보니 약간 두근거렸다고 할까요? 게임 모델도 결국 어떤 상품을 상징하는 얼굴이 되니 어떻게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게임을 접할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자주 하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는 꽤 열심히 게임을 한 기억이 있어요. 앞으로도 게임에 더 많은 관심을 둘 생각이고요.


Q. 'ROTO'를 해본 소감은 어떤가요? 본인 취향에 잘 맞는 것 같았어요?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게임을 자주 할 수는 없어요. 한번 뭔가 하면 끝장을 보려고 하다 보니 섣불리 시작할 수가 없거든요. ROTO도 저한텐 조금 위험할 것 같았어요. 한번 시작하면 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요. (웃음)

어린 시절 이후로 제가 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캐주얼한 퍼즐 게임들이었어요. 주변에 게임을 즐기는 지인들도 제게 게임을 잘 추천하지 않았죠.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볼 때까지 하는 성격이라 잠도 안 자고 게임을 하는 일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거든요. 예전에는 '애니팡'을 열심히 했어요. 당시 교통사고가 나서 오른손을 다친 상황이었는데, 왼손만으로 100만 점은 가볍게 뚫었어요. 그쯤 되니 다른 분들이 걱정하시더라고요.

▲ 게임은 다른 일을 못할까봐 의식적으로 피해왔다고... 그래도 한번 시작하면 독하게 한다.


Q. 운동 신경이 남다르다 보니 게임도 잘하시는 것 같아요. 나중에라도 제대로 하면 장난 아니겠는걸요? 그럼 운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에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체육 선생님께서 입시 반으로 스카우트를 하셨어요. 그전부터 달리기를 비롯해 각종 체육 종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눈독을 들이고 계셨었나 봐요. 하지만 육상 선수를 하거나 대회에 출전할 수는 없었어요. 집에서 제가 운동하는 것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모든 운동을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하게 되었어요. 아시다시피 그 나이의 대부분은 체력이 바닥을 기어 다니기 때문에 기초 체력을 키운다고 엄청나게 고생했던 기억이 있네요.


Q. 그럼 그 이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운동하고 계신 건데, 보통 하루에 운동을 얼마나 하세요?

여유로울 때는 하루에 7~8시간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유산소만 5~6시간 정도 하고, 때로는 한강에서 4~5시간을 걷기도 하죠. 너무 오래 운동을 하다 보니까 어느새 생활이 운동이 되어버린 느낌이에요. 지금처럼 바쁠 때도 하루에 두 시간 이상은 꾸준히 운동하는 편이죠. 촬영을 나가서도 촬영장 뒤에서 운동하고, 쉬는 시간에도 운동 방법을 묻는 스텝이나 메이크업 관계자분들에게 시범을 보여주고….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탈의실에서 간호사분들에게 스쿼트를 가르쳐 준 적도 있어요.

▲ 아무리 바빠도 하루 2시간의 운동은 꼬박꼬박 진행


Q. 그럼 그전에는 딱히 운동할 생각이 없었던 건가요? 원래 장래 희망은 무엇이었나요?

약간 막연하긴 했지만, 스튜어디스나 체육교사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둘 다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게 체육의 길을 열어준 체육 선생님도 그걸 알고 계셨어요. 그래서 저에게 본격적으로 운동하게 만드셨죠. 반대급부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몇몇 길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살고 있어요. 당시 제게 길을 열어준 선생님도 꾸준히 만나뵙고 있죠. 제가 술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선생님을 뵐 때는 술도 거리낌 없이 마시곤 해요.


Q. '스포테이너'로서 심으뜸은 이제 발을 내디뎠어요.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 싶다는 목표가 정해져 있나요?

최대한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요. 모델로서, 엔터테이너로서 꾸준히 자신을 갈고 닦아 더 높은 곳에 오르는 곳이 목표예요. 제 매일의 목표는 어제보다 더 나은 저를 만드는 거에요. 누군가를 경쟁자로 삼기보다는 어제의 저를 경쟁자로 삼아 이기는 것이 목표죠. 물론 저는 이제 한 걸음을 뗐을 뿐이고, 정상이 어디인지는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어요. 하지만 꾸준히 더 나아가고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는 정상이 보이는 위치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앞으로도 다른 장소에서 또 대화를 나누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 인사가 남았어요. 게이머 분들에게 드리는 인사라 생각하고 한 마디만 부탁드릴게요.

게이머 분들도 늘 원할 때 게임을 할 수는 없으실 거에요. 각자 바쁜 삶을 살면서, 오래간만에 나는 여유 시간에 게임을 즐기시겠죠. 그런 만큼 게임을 즐기면서 최대한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기분 좋은 여가가 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음….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30분에 한 번씩은 허리를 세워 주시고 목이랑 어깨 스트레칭도 한 번씩 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한 판 하고 지치실 게임 두 판은 하실 수 있거든요. 언제나 건강이 우선이니까요!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정말 좋았고요.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게임 하다가도 한번씩은 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