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3일은 PS4에서 이용할 수 있는 VR 기기인 Playstation VR의 발매일이었다. PS VR의 발매와 동시에 VR 용 론칭 타이틀이 몇 작품 공개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뷰잉 레볼루션'이다.

대대로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는 특수한 기기를 목표로 발매되는 경우, 해당 기기의 이름을 차용하여 게임 타이틀을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예를 들어 닌텐도 DS로 발매된 아이돌 마스터는 '아이돌마스터 디어리(D) 스타즈(S)' 였고, 얼마 전 PS4로 발매된 작품도 '아이돌마스터 플래티넘(P) 스타즈(S)'였다.

이번 작품도 그에 따라, 뷰잉(V) 레볼루션(R)이라는 타이틀로 나왔다. PS VR 론칭과 동시에 발매된 타이틀이긴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작품은 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 게임이라기보다는 타이틀 그대로 라이브를 관람하는 관상용 소프트에 가깝다.

그래도 역대 아이돌마스터 게임의 중점은 대부분 라이브였기에, 그중에 라이브 요소만 따서 게임을 만든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VR 정식 발매 전부터 예약 구매를 해놓았다.

일본에서만 발매된 소프트이기 때문에, 국내 PS Store에서는 구매할 수 없지만 일본 계정을 이용하면 구매가 가능하다. 가격은 2,480엔으로 일본 게임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콘텐츠가 매우 적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VR 전용 타이틀이니 만큼, PS VR이 없다면 플레이할 수 없다.


▣ 심플한 메뉴 구성



▲ 메인 메뉴 화면. 우측에 나오는 아이돌은 랜덤이다.

이 게임의 유일한 콘텐츠는 바로 라이브를 감상하는 것이다. 신데렐라 걸즈의 첫 번째 라이브가 열렸던 '마이하마 앰퍼 시어터'를 무대로, 유저가 마치 실제 라이브에 관람객으로 입장한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관람시 들고 갈 야광봉과 리스트 밴드를 설정할 수 있다

꾸미기 요소가 존재하긴 하는데, 꾸미는 대상이 아이돌이 아니라 플레이어 자신이다. 응원할 때 사용할 야광봉이나 손목에 착용할 리스트 밴드를 설정할 수 있다. 야광봉은 총 10종류를 세팅해둘 수 있으며 양손에 각각 다른 설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것이 이 게임에서 라이브 감상 외에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기존 콘솔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처럼 등장 아이돌에 따라 노랫소리가 바뀌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적어도 아이돌을 교체할 수 있는 부분 정도는 넣어주었으면 했는데, 아이돌 교체는커녕 의상조차 교체가 불가능했다.

아쉽지만 이 정보는 발매전에 공개되었던 부분이었기도 했고, 저렴한 가격으로 나온 데모에 가까운 게임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 본편, 라이브 관람 시스템



▲ 라이브 시작 시 나오는 조작 가이드

관람이 전부인 게임이다 보니 조작도 매우 심플하다. 이 게임은 게임 패드로도 할 수 있게 되어있지만, 가능하다면 모션 컨트롤러인 PS Move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왜냐면 라이브 감상시 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함성을 지르고 야광봉을 흔드는 것이 다인데, 게임 패드를 움직여도 야광봉은 흔들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무브 컨트롤러는 야광봉과 흡사하게 생겼는데다, 그걸 휘두르면 게임 안의 플레이어가 똑같은 동작으로 야광봉을 휘두르기 때문에 무브가 있다면 무조건 무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메인 화면 우측에 표시되는 아이돌에는 데레스테 모델링이 사용되긴 했지만, 훨씬 깔끔하게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실제 라이브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했었다. 게임을 기동시킬 수 있던 것은 13일 0시였지만, 아직 PS VR을 받아보기 전이었기 때문에 라이브 모드는 플레이할 수 없었다.

▲ 실제 라이브 화면

PS VR을 설치하고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니 생각보다 그래픽이 많이 열화 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사실 이 게임의 문제라기보다 모든 PS VR 용 소프트에서 느낄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한데, PS VR의 해상도는 1920x1080으로 정규 해상도와 같지만 양쪽으로 나뉘게 되므로 실제로는 좌우 해상도가 절반이 된다. 이런 해상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다양한 장치를 했지만 그래도 일반 디스플레이를 보는 것보다 훨씬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PS4라는 기기 성능의 한계 때문인지, 해상도를 감안하더라도 그래픽이 기대 이하였다. 딱 모바일 게임인 데레스테 MV를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 고개를 돌려서 가득 찬 관객석을 구경할 수도 있다

그래픽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관객들이 응원봉을 휘두르는 연출이나 콜 함성 등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비교적 작은 무대인 마이하마 시어터라서인지 플래티넘 스타즈의 아리나처럼 웅장한 콜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발음의 함성을 지르는 게 아니라 제대로 발음하는 콜이라는 점은 더 괜찮게 느껴졌다. 경보(흔히 세노-라고 하는 파트)에 해당하는 부분이 빠진 것을 아쉬워하는 프로듀서도 있겠지만, 원래 경보는 콜이 아니라 콜을 유도하는 신호이니 만큼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 그래도 너무 적은 콘텐츠


▲ 곡 선택 화면

역시 가장 단점은 너무나도 적은 곡 수다. 2,480엔 밖에 안 하는 가격이긴 하지만 그래도 3 곡은 좀 너무했다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5 곡 정도는 넣어줘야 고르는 느낌이라도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복장이나 아이돌을 교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플레이할 때마다 연출이 달라지지도 않다 보니 정말 즐길 거리가 없다. 3 곡을 한 번씩 플레이해보면, 이 작품의 모든 콘텐츠를 다 즐겼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각 곡들도 풀버전이 아니고, 숏버전이다. 이래서는 10분이면 모든 콘텐츠가 끝난다.

어지간한 PS VR 무료 데모 게임도 이 정도 분량은 된다. 2,480엔이 비싼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작 10분짜리 데모를 하자고 지불하기에는 다소 아까운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 아이돌별 야광봉과 리스트 밴드 세트, 7,500엔

그나마 곡 DLC라도 처음부터 있었으면 돈이 들지언정, 즐길 거리가 부족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추가될 것이라 생각되지만, 지금은 추가 곡 DLC 조차 없다. 반면 아이돌별 야광봉과 리스트밴드를 결코 저렴하다고는 볼 수 없는 가격에 판매하면서 아쉬움만 안겨주었다. 게임이 2,480 엔인데 DLC 세트가 7,500엔이라니, 배보다 배꼽이 큰 것은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의 전통이기도 하지만 이번 작품은 한층 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 다른 아이돌 라이브 감상 게임과 비교


만약에 이 게임만이 라이브 체감 게임으로 발매가 되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문제도 많지만, 하필 같은 PS VR 론칭 동시 발매 소프트 중에 똑같은 가상 아이돌 라이브 감상 게임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하츠네 미쿠 VR 퓨처 라이브'라는 게임으로, 유명 보컬로이드인 하츠네 미쿠 라이브를 테마로 만든 게임이다. 가격도 신데렐라 걸즈 VR과 비슷한 2,700엔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게임 내용도 거의 흡사하다.

수록곡 등의 차이야 보컬로이드와 실제 성우, 등장인물 수 등의 차이가 있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신데렐라 걸즈 VR이 뒤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아쉬웠다.

▲ 동시 발매된 하츠네 미쿠 퓨처 라이브. 데모 버전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일단, 미쿠 라이브에서는 게임 패드로도 무브와 흡사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사실 게임 패드에도 자이로 센서 등이 달려있기 때문에 충분히 구현이 가능했던 것이다. 무브 컨트롤러 쪽이 실제 야광봉과 흡사하게 생겼기 때문에 더 기분을 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왕이면 뷰잉 레볼루션에서도 미쿠 라이브처럼 패드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아이돌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시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미쿠 라이브는 시점이 보다 자유스럽다. 물론 이번 작품은 어디까지나 '라이브의 현장감'을 중시한 타이틀이니 만큼, 실제로 관람객으로서 볼 수 있는 시점만을 제공하고 있는 것도 납득은 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게임'이고 '가상 현실 콘텐츠'이니 만큼 그 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원래라면 볼 수 없는 시점에서 라이브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주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실제로는 볼 수 없는 무대 뒤에서 보는 시점

또한 현실감을 너무 고려한 나머지, 제일 앞에서 감상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신경 쓰이는 부분도 아쉽다. 같이 응원하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좋지만 묘하게 플레이어보다 앞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자꾸 무대가 가리게 된다.

신장 설정을 제일 큰 설정인 190cm로 설정하고, 라이브 시작 전에는 앉아있다가 시작 시에는 일어나서 감상을 하게 되면 좀 낫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 설정이 아쉬운 부분이다. 왜 게임에서까지 옆자리 사람들에게 무대 감상을 방해받아야 하는지, 부당하다는 기분까지 든다.


▣ 결론은 팬이라면 해볼 만한 게임


비록 아쉬운 부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해볼 만하다. 물론 PS VR이 있다는 전제이긴 하지만, 가격도 부담되지는 않는 편이고 아이돌들의 공연을 VR로 볼 수 있는 경험은 각별하다.

▲ 다양한 각도에서 라이브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데레스테 모델링을 그대로 차용하긴 했지만, 그래도 데레스테처럼 모두가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지는 않는다. 아이돌 한 명 한 명이 실제 라이브처럼 각자 포즈도 취하고 생동감 있게 움직인다. 특히 이 작품용으로 제작된 곡인 'Yes! Party Time!!'은 한층 역동감 있고 화려한 무대 연출을 감상할 수 있다.

▲ 설레는 라이브 시작 화면

특히 라이브 혹은 라이브 뷰잉 등을 참석한 적이 있는 프로듀서라면 그때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만약 이 작품을 위해 PS VR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조금 애매할 수도 있다. 이 게임은 자체는 저렴하지만, PS VR은 무브까지 세트로 사게 되면 60만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그래도 PS VR은 가성비가 괜찮은 VR 기기이고, 특히 장래성이나 활용도가 높은 기기이니 만큼, 원래부터 PS VR을 구매하려는 생각이 있었다면 겸사겸사 구매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 치마 안쪽에는 공허만이 존재하니, 굳이 애써 보려고 노력하진 말자

물론 이것은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의 팬일 때의 이야기다. 이 게임은 오로지 팬들을 위한 게임이고, 단순히 VR의 기분을 맛보고 싶다면 무료 데모 중에도 이 작품보다 나은 작품들이 더 많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PS VR 소프트가 초창기 단계이고, '라이브를 VR로 감상한다'라는 컨셉 자체는 좋은 편이니, 향후 패치를 통해 곡 추가나 시점 패치 등이 이루어진다면 괜찮아질 여지는 있다. 우선 하루빨리 곡 추가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부디 조금 저렴한 가격에 나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