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으로 6일 새벽 미국 로스앤젤레스 블리즈컨 2016 현장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WCS) 결승전에서 변현우가 박령우를 4:2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변현우는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세레머니까지 마치고 인터뷰를 위해 기자실로 이동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가장 먼저 "게이머 인생 중 최고의 순간"이라며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하 2016 WCS 글로벌 파이널 우승자 변현우의 우승 소감 인터뷰 전문이다.


Q. 축하한다. 2016 최고의 자리를 놓고 펼치는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 우승한 소감은?

GSL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상금도 크고 팬들도 많다보니 게임 할 맛도 나고 이길 때마다 함성 소리가 전해져서 좋았다. 게이머 인생 중 최고의 순간이었다.


Q. 박령우 선수 상대 전에 기본적 분석이나 예측을 하고 들어갔을 텐데, 어느 정도 예측 범위 안에 있었나?

준비 시간이 너무 적었지만, 예전에 연습한 저그전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박령우 선수는 테란전을 블리즈컨에서 안 해보기도 했고, 마음 편히 경기한 결과 좋은 성적이 나왔다.


Q. 게임이 점점 진행되며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우승이 왔다는 떨림 때문인가? 아니면 단순한 실수인가?

박령우 선수가 난전을 너무 잘 걸었다. 너무 위험한 난전이 나오 다보니 하면 안 될 실수들을 하기도 했다. 사실 사령부를 띄우는 실수 빼곤 사실 딱히 실수는 없긴 했다.


Q. 공허의 유산으로 넘어와서 실력이나 커리어가좋아졌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이렇게 실력이 오른 건 군단의 심장 후반부터부터였다. 그리고 나는 알파 초기부터 공허의 유산을 했기 때문에 도움이 되었다.

Q. 다른 테란과 비교했을 때 다소 유니크한 스타일을 구사한다. 어떤 선수를 보고 감명과 영감을 받았나?

스타2를 누굴 보고 시작했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게, 내가 초창기 멤버이기 때문이다. 나의 다른 점은 해외 선수들의 경기를 아주 많이 찾아본다. 한국 선수들은 외국의 테란을 상대해 본 경험이 별로 없다. 하지만 나는 모두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Q. 얼어붙은 사원에서 에서 박령우가 궤멸충을 가지고 왔는데 사신으로 최대한 시간을 벌었다.

이 스타일을 내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뭐든 막을 수 있다. 더 깔끔하고 완벽히 막을 수 있었는데 박령우 선수다보니 힘들었다. 하지만 잘 막은 것 같다. 나는 뚫린 적이 없다.


Q. 게이머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시기도 있고, 공백도 꽤 길었다. 어떻게 다시 일어서서 이렇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는지?

무대에 대한 적응이 정말 되지 않는 편이다. 4강까지만 가는 것도 신기할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열심히 했다. 아마 모든 프로게이머들 중에 가장 연습을 많이 한 선수일 것이다. 그것을 지금 보상받는 것 같다.


Q. 게임이 거의 끝났다 싶을 때 박령우가 다시 치고 올라왔다는 불안함은 없었는지? 그리고 점점 리듬을 타는 박령우를 보며 어땠는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시카고와 클리브랜드 상황이 생각이 났다. 여기서 세 번 내리 지진 않겠지 생각을 했지만 유리한 게임을 한 판 지고 나니 그 생각이 오버랩되며 긴장을 했다. 어떻게 이긴 지 모르겠다. 무아지경이었다.

Q. 공허의 유산으로 넘어오며 국내 리그 규모가 작아졌다. 어떻게 생각하나?

원래 난 프로리그를 안 뛰었기에 내게 변한 건 없다 생각했다. 내가 무소속으로 뛰고 나머지 선수들이 팀이 있었지만, 이제 뒤바뀌니 아이러니한 기분이다. 묘하긴 한데, 나는 혼자 스스로 잘 케어하고 연습하기 때문에 열심히 잘 할 것이다.


Q. 트로피는 얼마나 무거웠나?

20키로라고 들었는데 그정도는 아닌 것 같고, 손목도 안 좋은데 이걸 들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무거웠다.


Q. 테란으로 드디어 WCS 글로벌 파이널 챔피언에 등극했다. 소감은?

테란 최초로 우승을 차지해서 굉장히 기쁘고, 희소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다(웃음).


Q. 무소속에서 얼마 전 팀 익스펙트(해외 게임단)에 입단했다. 2017 계획은?

WCS 계획이 나와봐야 알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살 것 같다. 나는 우승을 했고, 앞으로도 국내에서도 잘 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 머물 것 같다.


Q. 조력자인 애완견 렌에게 어떤 선물을 해줄 생각인가?

간식값만 1년에 200만 원은 나온다. 나는 선물을 많이 해준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거나 사줘야겠다.


Q. 이번 블리즈컨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16강에서 'ShowTimE' 선수에게 졌을 때다. 멘탈이 많이 날아갔는데, 팬레터를 보고 힘을 냈다. 연습을 안했으면 떨어졌을 것 같다. 'ShowTimE' 선수에게 연습을 신청하길 잘했다.


Q. 이신형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는데, 얼마나 좋아하나?

군단의 심장에서 공백기 동안 경기를 계속 봐 왔다. 이신형 선수는 당시 최고의 테란이라 팬의 입장에서 지켜봐왔다. 직접 만날 때 손도 떨리고 말도 안 나왔다. 잘생기고 경기도 너무 잘 해서 팬이 되었다. 이신형 선수는 나를 그렇게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정도가 좋다. 연습 도와주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다.

블리즈컨2016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오의덕(Vito), 김지연(KaEnn), 석준규(Lasso), 이명규(Sawual)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