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경기중에 어떤 문제로 인해 경기가 잠깐 지연되는 일은 매우 흔하다. 특히 경기가 다대다 대결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다른 일대일 종목보다 훨씬 잦다.

그리고 스포티비 게임즈의 경기 지연도 매우 흔하다. 스포티비 게임즈는 LCK에 합류한 섬머 시즌부터 매우 높은 경기 지연율을 보였고, 1라운드 30일 차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 경기에서 무려 90분 동안 경기를 지연하며 사과 공지문까지 올렸다.

스포티비 게임즈는 이후 네트워크 대역폭 확인, 사전 개인 장비 세팅, 음성 채팅 프로그램 관리 등을 개선책으로 내놓으며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끝난 직후인 2016년 11월부터, 스포티비 게임즈에서 2016 LoL 케스파컵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 2일 차가 막 끝난 시점인 지금, 스포티비 게임즈는 날마다 경기를 지연시키고 있다. 게시판엔 오히려 LCK 섬머보다 더 엉망이라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경기만 지연되면 다행이지, 다른 문제점도 고개를 들이밀고 있다. 케스파컵 2일차 진에어 그린윙스와 롱주 게이밍의 경기가 지연되고 있을 때, 롱주 게이밍의 강동훈 감독은 "PC에 문제가 발견되어 PC가 3~4대 교체되는 과정에 부스 안을 네다섯 명의 스태프가 돌아다니며 어수선해졌고 짜증까지 내며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줬다"고 얘기했다.

게다가 롱주 게이밍의 PC가 교체되는 동안 진에어는 경기에 대비하며 작전을 구상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갖는 데 반해 롱주 게이밍은 짤막한 짬조차 가지지 못했다. 강동훈 감독은 "부스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밴픽이 끝나는 시점까지 우리가 그날 경기를 위해 준비해온 것들을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준비해온 픽들 중 사용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정하는 것도 그 시간이다. 선수들 PC를 3~4대 이상 계속 교체하느라 이런 시간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고, 뒤에선 스태프들이 짜증 내며 돌아다니니 선수들이 어떻게 악영향을 받지 않겠나. 게다가 세팅이 완료된 후에 이런 시간을 달라고 분명히 전달했음에도 그냥 밴픽으로 넘어가 버렸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e스포츠 특성상 경기 지연은 백번이고 이해 가능한 부분인데, 1세트에서 우리가 연습하고 준비한 전략, 전술에 대해 계속 얘기하는 것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스포티비 게임즈가 LCK를 분할 중계하기로 한 직후, 팬들은 OGN과 스포티비 게임즈가 선의의 경쟁을 펼쳐 결국 방송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 스포티비 게임즈는 지금 아무것도 향상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난 시즌에 없었던 선수들의 경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요소만 생겨나고 있다.

지금까지 좋은 화면, 뛰어나고 발전이 보이는 중계진, 팬들을 위한 여러 가지 이벤트를 선보이며, 좋은 게임 방송사로 거듭나고 있는 스포티비 게임즈는 경기 지연과 더불어 다른 문제점을 신속히 개선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진짜 짜증을 내도 되는 사람은 그들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