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일렉트로닉 스포츠 게임즈' (World Electronic Sports Games, 이하 WESG) 아시아 태평양 최종 지역 예선 3일 차 경기가 펼쳐지는 일산 킨텍스 8번 전시홀에서 한국 도타2 팬들에게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디 인터내셔널6(이하 TI6)가 끝난 후 오래 몸담았던 MVP 피닉스를 떠난 '포렙' 이상돈이 현장을 찾았다.

TI6 후 팀 시크릿으로 이적했던 이상돈은 약 2개월 뒤 다시 팀 시크릿을 나와 한국으로 돌아왔고, 12월에 열리는 보스턴 메이저에 MVP 피닉스의 용병 신분으로 참전하게 됐다. 이상돈은 커뮤니티에서 떠도는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소감을 밝혔다.


Q. 오랜만이다. 유럽 팀에서 생활을 했었는데, 지내보니 어땠나?

유럽 생활 자체는 정말 좋았다. 공기, 집 등등 게임 외적으로도 모든 생활이 마음에 들었다. 음식은 조금 안 맞았지만... 랭크 게임 환경이나 스크림 환경은 말할 것도 없이 베스트였다. 유럽 팀 뿐만 아니라 CIS 지역, 북미 팀과도 수월하게 스크림을 할 수 있었다. 유럽 서버에서는 랭크 게임도 곧잘 잡혔는데 이번에 돌아와서 중국 서버에서 랭크 게임을 돌렸더니 큐를 90분동안 돌렸다.


Q. 약 2개월 만에 팀 시크릿을 나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팀 자체의 성향이 나와 맞지 않았다. 그 팀이 처음에는 '아티지'와 'EE'라는 파밍형 코어를 썼는데, 이제 전투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나를 포함한 동남아 3인을 데려온 줄 알았다. 하지만 팀 차원에서 여전히 수동적인 플레이를 하려다보니 내 실력 자체가 줄어드는 것 같았다.

나는 빈틈을 노리고 싸움에서 이겨서 스노우볼을 굴리는 플레이를 하고 싶었고, 또 그게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인데 팀에서 그런 플레이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뭘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물론 팀 내부적인 불화나 문제는 전혀 없었고, 지금도 팀 시크릿 선수들과는 좋은 사이로 남아있다.


Q. 보스턴 메이저에서는 MVP 피닉스의 서브 멤버로 뛸 예정인데, 이후 거취는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있는지?

가능하다면 유럽 팀으로 갈 생각이다. 환경이 너무 완벽했다.


Q. 과거 '제락스'와 함께 MVP 핫식스에서 활동할 때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표했는데, 이제는 문제가 없나?

그때와는 다르다. 그동안 영어를 열심히 배웠으니 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는 더 이상 문제가 없다. 도타를 하면서 영어가 많이 늘었다. 요즘은 영화도 자막 없이 보면서 계속 영어를 배우려고 하고 있다. 도타가 정말 교육에 좋은 게임이다(웃음).


Q. MVP로의 복귀를 바라는 한국 팬도 많은데, 아직 그럴 예정은 없는지?

이번 메이저를 봐야 할 것 같다. 과정과 결과를 둘 다 본 후에 결정을 내릴 생각이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Q. 1개월 뒤면 보스턴 메이저다.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말해달라.

우선 보스턴 메이저 전까지 중국 랭크에서 오프레이너 세계 최초로 9K를 찍고 피닉스의 가장 큰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다인 것 같다. 정식 MVP 피닉스 소속이 아니라 용병 신분이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