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네오에서 개발한 '리니지2:레볼루션'은 '리니지2'의 감성과 세계관을 계승한 모바일 MMORPG다. 이 작품이 '프로젝트S'로 불리던 시절, 게임이 공개된 직후 엔씨소프트의 주식은 당시 기준(15년 7월 16일)으로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할 정도로 기대감이 높은 작품이다. 그리고 출시를 앞둔 현재.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시연판을 지스타에서 공개했다.

지스타에서 공개한 시연판은 휴먼, 엘프, 다크엘프, 드워프 등 캐릭터 4종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퀘스트, 파티 플레이, 레이드 PK(Player Killing) 등을 담고 있다. 그 외 관람객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투 '요새전' 이벤트도 진행됐다.

'리니지2: 레볼루션'에는 4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4종의 캐릭터는 보자마자 "리니지2네"라는 말이 나오게 할 정도로 충실하게 옮겼다.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중갑을 입는 워리어 계열, 경갑을 입는 로그 계열, 마법을 사용하는 메이지 계열로 구분돼 있으며 2차 직업으로 분화한다. 2차 직업은 종족별로 다른 특성을 갖는다고 한다. 즉 사용자는 총 24개의 질문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대단한 장고 끝에 아리따운 엘프 궁수를 골랐다.


매우 간편한 퀘스트 인터페이스
편하다... 편하다... 아 편하다...

스토리 모드는 대부분 게임에서 기본이 되는 틀이다. 사용자는 스토리모드에서 게임의 기본 조작법과 시스템을 배우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앤드 콘텐츠인 '혈맹', '던전' 순환해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스토리 모드는 누가 봐도 '넷마블표'임을 온 몸에 칭칭 두르고 있다. 정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매우 간편한 퀘스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모바일로 사운(社運)을 끌어올린 넷마블답게 어떤 포인트에서 어떤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편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지 정확히 제공한다.

수행해야 하는 임무는 항상 '퀘스트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다음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NPC에 대한 자동이동을 제공한다. 퀘스트 장소로 자동 이동할 수 있어 MMORPG의 필드에 익숙하지 않은 모바일 게이머층이 퀘스트 수행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핸드폰이 하는 게임이라고 폄훼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먹고 살기도 바쁜 일상에서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이러한 접근은 매우 반갑다. 이러한 접근은 성장을 '세팅'으로 집중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가 대규모 콘텐츠와 동기 콘텐츠들을 즐기는 데 부담이 없게 한다. 단순 반복 작업은 핸드폰이 하는 거다.

▲ 원래 잡일은 기계가 하는 거라 그랬다.


화려한 손 놀림만 성장이겠느뇨
룬 세팅과 엘릭서, 세팅이 곧 성장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장 요소는 세팅에 초점을 맞췄다. 모바일 디바이스는 조작계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많은 게임들이 성장은 핸드폰이 하고 성장 기반을 플레이어가 맞추는 형식을 가진다. 일종의 매니지먼트에 가깝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룬 조각을 사용해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리는 룬 각인, 전투에 유용한 능력을 올려주는 엘릭서 제작은 기본적인 성장 콘텐츠다. 특히, 룬은 종류에 따라 공격, 방어, 생명력, 마법력, 회피, 크리티컬 등 다양한 능력치를 상승시키며 이는 말 그대로 각인되어 전직하거나 장비를 교체해도 유지된다. 성장함에 따라 이 룬을 각인할 수 있는 '룬 페이지'도 늘어난다.

룬을 활용하여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종족 및 직업에 따라 능력치가 조금씩 다름을 고려했을 때 플레이어의 선택지는 많이 늘어나는 것이다. '조작'의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보다는 모바일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다듬었다.

▲ 룬 각인, 저 수많은 옵션들을 보게나...

종족이나 클래스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레어 스킬' 시스템은 특정 조건을 달성한 뒤 제작을 통해 '레어 스킬북'을 얻어야 습득할 수 있다. 이 역시 캐릭터 성장에 관여하며 어떤 스킬을 '세팅'하느냐에 따라 아덴 월드에서의 역할이 달라진다.

장비는 세팅에 완전히 치우쳐져 있다. 리니지2 원작에 등장하는 유명한 장비들도 등장해 수백 종 이상의 장비를 만나볼 수 있다. UI만 봐도 "이건 넷마블 게임이구나"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별다른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장비 강화 등을 알 수 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랬다. "이거 레이븐에 리니지 스킨 입힌 거야?" 뭐 아무튼 익숙함이 장점이다.

▲ 뭐, 익숙한 게 장점이다.


MMORPG의 핵심은 뭐다?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아들아, 네 엄마를 처음 만난 곳은 혈맹이었단다...

그렇다. 이 게임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다. 장르부터 MMORPG 아닌가. 온라인 MMORPG의 조작감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신 '리니지2: 레볼루션'은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에 힘을 쏟았다.

'혈맹' 시스템은 프랜차이즈 고유의 정체성이다. 혈맹은 수많은 공성전과 추억을 만들어 주었고 적지 않은 커플과 가정을 만들어줬다. 어쩌면 리니지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존재조차 몰랐을 이들을 이어줬다. '리니지2: 레볼루션'에도 혈맹은 핵심 콘텐츠로 등장한다.

혈맹은 일반적인 파티 플레이를 넘어 끈끈함을 신조로 하는 대표적인 커뮤니티 콘텐츠다. 단순 길드 개념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혈맹 던전, 혈맹 업적 등 혈맹원이 함께 도전하는 콘텐츠를 담았다. 시연 버전에서는 없었지만, 향후 '아지트', '척살' 등 다양한 혈맹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 귀여워서 괜히 마음에 들었다.

혈맹 레벨에 따라 최대 50명까지 혈맹원을 모집할 수 있으며, 혈맹 퀘스트와 기부를 통해 소속 혈맹을 더욱 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 혈맹 레벨의 성장에 따라,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는 혈맹 스킬과 버프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협동을 끌어내는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필드 보스 미션과 요새전이 있다. 요새전은 30분 동안 상대 진영에 있는 성물에 먼저 각인하는 혈맹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최대 50:50 총 1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콘텐츠다. 시연판에서 직접 할 수는 없었고 이벤트로 펼쳐진 30:30 요새전을 구경만 할 수 있었다.

▲ 부스에 마련된 요새전 이벤트


만듦새는 훌륭하다. 그래서 감흥이 없다
근의 공식은 이에이분의 마이너스 비 플러스 마이너스...

게임 산업은 흥행 산업이다. 할리우드가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시리즈로 기획되는 프랜차이즈 영화를 집중적으로 제작하는 것도 이전 흥행 작품의 마케팅 효과에 기대기 위해서다. 경쟁작의 홍수 속에 사용자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인지도를 사전에 확보한 작품은 시작선 자체가 다른 게임과 다르다. '리니지'의 브랜드 파워는 두말하면 입 아픈 수준 아닌가.

게임 산업은 계약으로 서로의 이해와 권력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게임 한 편의 기획, 개발에서 출시 후 운영, 손익 정산까지 참여자들 간에 수십 종의 계약이 이뤄진다. 그래서 게임은 최대한 많은 유통 규모를 확보하여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자 한다. 거기에 모바일 게임은 속도의 경쟁까지 해야 한다.

미디어 발달에 따라 콘텐츠 유통창구가 증가하면서 사업자 간, 장르 간 합종연횡 현상은 확대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가 이러한 흐름의 최대 수혜자이자 선구자였다. 스스로의 플랫폼과 개발을 뒤로 밀어두는 대신 투자와 배급 중심의 사업 모델을 발달시켜 시총 10조 원을 예상할 정도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완성 단계의 넷마블표 RPG'라는 평가 말고는 다른 수식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성공 공식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거기에 '리니지' IP를 얹었다. BM도 촘촘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만듦새가 참 좋은 게임이다.

그래서 딱히 감흥이 없다. MORPG의 스테이지가 MMORPG의 필드로 바뀌고, 비동기 콘텐츠가 동기 콘텐츠로 변한 거 말고는 신선한 느낌이 요만치도 없다. 게임 내에서 이용자 간에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기대되는 경험이라면 경험이랄까.

'근의 공식' 같고 '관등 성명' 같다. 그냥 툭 쳐도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이것과 마찬가지로 넷마블에 리니지 IP를 집어넣었더니 예상했던 모습의 흥행할 것 같은 게임이 나왔다. 공식대로 잘 만든 모범생 같은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