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APEX 대망의 결승전이 오는 3일 일산 킨텍스에서 펼쳐진다. 대회 시작부터 불안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점점 더 강해지더니 급기야 결승까지 올라온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와 대회 중 선수 이탈이라는 사고가 터지고도 완벽한 대체 인원을 구해 생존한 엔비어스가 맞붙는다.

딜러진이 강한 아프리카와 탱커진이 강한 엔비어스. 양 팀의 스타일이 상당히 차이나기 때문에 팬들 역시 누가 우위를 점할지 쉽사리 예측하기 힘든 대진이 성사됐다. 탱커 캐리가 가능한 엔비어스가 이길 것이라는 예측과 딜러들의 폼이 극한까지 올라온 아프리카가 이길 것이라는 예측이 첨예하게 맞물리고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APEX에 가장 빠삭한 이들이라면 바로 해설자들일 것이다. APEX에서 명품 해설을 선보이고 있는 김정민 해설과 '용봉탕' 황규형 해설은 다가올 진검승부를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김정민 해설 : 아프리카는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특히 2명의 메인 딜러진인 '아르한'과 '리크라이'는 전 세계 어딜 가서도 조금도 밀리지 않는 최고의 조합이다. 탱커진의 수준도 그에 맞춰서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많이 된다. 예전엔 엔비어스보다 약한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지난 4강 대회 기준으로만 보면 엔비어스가 아주 미세하게 앞서는 느낌? 하지만 그 차이가 크다고 보진 않는다.

엔비어스와 아프리카의 대결은 팀 상성, 인간 상성이 중요해질텐데 여기서 아프리카의 장점이 드러난다. 엔비어스는 아프리카가 어떻게 게임을 플레이할지 알 수가 없다. 아프리카의 딜러 둘이 모든 영웅을 다 잘하는 올라운더라서 영웅 폭이 엔비어스보다도 좋다고 보는데, 때문에 3탱 메타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카운터칠 가능성이 있다. 누가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프리카가 솜브라를 꺼낼 수도 있다고 본다.

엔비어스 역시 경험이 엄청나다는 걸 4강전에서 느껴서 굉장히 놀랐다. 사실 콩두 운시아가 현 메타에서는 엔비어스보다 더 강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개개인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위기 상황 대처 능력이 엄청났다. 원래 대회와 연습할 때의 실력이 다르기 마련인데 엔비어스는 워낙 큰 대회를 많이 경험해서 그런 면에서는 아프리카보다 엔비어스가 조금 더 강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아프리카는 3탱 메타를 하려면 '리크라이'나 '아르한' 둘 중 하나가 탱커를 해야 하는데 '아르한'이 겐지 등 돌격형 공격수를 자주 써 왔다. 그래서 APAC 때부터 '리크라이'를 원탑으로 내세우기 시작했고, 돌격 메타일 때는 '아르한'이 윈스턴도 종종 써 왔다. 게다가 '아르한'은 순간적으로 파고들어 빠르게 전황 파악을 하는 능력이 전 세계에서도 탑급에 꼽힐 만한 선수다. 하지만 디바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좀 더 봐야할 것 같다.

반면 '미키'의 디바와 '코코'의 라인하르트, '타이무'의 로드호그는 검증이 이미 끝났다. 탱커진 검증과 대회에서의 순간 판단은 엔비어스가 더 좋아보이지만 순수하게 딜러진만 놓고 보면 오히려 아프리카가 더 좋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현 메타는 탱커들이 이끌어가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미키'의 디바가 가지는 힘이 굉장하다.

'미키'가 의사소통이 상대적으로 힘들다는 단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4강에서 콩두 운시아를 잡지 않았나. 나는 콩두 운시아가 패치 후 가장 강한 팀이라고 봤는데 그런 콩두까지 넘은 팀이 엔비어스고, 결승까지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팀워크 문제는 더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질 일은 없다고 본다. '해리훅'도 에임은 대단히 뛰어나지만 너무 오랫동안 서포터를 해 와서인지 위치 선정에서 다소 아쉬울 때가 있었는데, 이런 점도 다듬을 시간이 있었다. 모든 요소에서 엔비어스가 좋아질 일 밖에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똑같이 플레이하는 팀은 진다. 콩두 운시아도 기본기 등 모든 면에서 굉장히 강했지만 변화가 너무 적었다. 아무리 센 팀이라도 어떻게 할지 알고 있으면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프리카가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나 대회에서의 담력, 걸어온 길을 보면 엔비어스가 가지는 챔피언의 위용이 대단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용봉탕' 황규형 해설 : 엔비어스는 대회나 결승 무대 경험이 많기도 하고, 아무리 리빌딩을 했다곤 하지만 탄탄하게 잘 하고 있다. 새로 들어온 '미키'도 이번 메타와 굉장히 잘 맞는 선수이기 때문에 오히려 '테일스핀'이 있었을 때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 안정적인 느낌이다. 현 메타가 딜러들도 물론 잘해야 하지만 탱커들이 캐리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힘을 받고 있다. 엔비어스가 메타 연구를 굉장히 많이 하는 팀이라 뭔가 새로운 것을 준비하긴 할 것이다. 연습할 때는 토르비욘까지 꺼내서 수비에 나서기도 했고, 또 그게 의외로 큰 효과를 보기도 했었다.

아프리카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프리카 역시 탱커진의 폼이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 아프리카는 딜러진인 '아르한-리크라이'가 굉장히 잘하기 때문에 엔비어스에 비해 딜러진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엔비어스는 리빌딩을 하기도 했고 '미키' 역시 탱커를 맡는 선수라서 솜브라같은 영웅을 쓴다면 '해리훅'이나 '타이무'가 써야 하는데 이 두 선수가 솜브라를 잘 쓸 거라는 느낌은 왠지 잘 들지 않는다. 특히 '해리훅'은 솔저:76를 제외하면 다른 영웅을 할 때 기복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승에서 솜브라를 쓴다면 아프리카가 쓸 것 같다. '아르한'이 솜브라를 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적도 있었고, 아프리카는 솜브라 전략 자체를 열심히 연습하는 걸로 알고 있다. 3탱 메타에서는 '아르한'이 디바를 하기 때문에 아프리카는 오히려 3탱 메타보다 2/2/2에 더 특화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2/2/2에서 솜브라가 등장하기 더 쉽기 때문에 가능성도 높고, 엔비어스가 어떤 전술을 쓸지 다 알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카운터로 솜브라 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솜브라는 사용하기 나름인데, 8강에서는 밴을 당한 상태였고 4강에서 꺼내기엔 연습 시간이 너무 없어서 위험부담이 컸다. 솜브라를 쓰려면 혼자 하는게 아니라 연계가 제대로 돼야 하는데 결승전까지는 시간이 1주일 이상 있었으니 충분히 솜브라가 나올 거라고 본다. 드림핵 등 해외 대회에서도 생각보다 솜브라가 꽤 잘 쓰인 편이었다.

양 팀이 만일 똑같은 3탱 메타로 맞붙는다면 엔비어스가 조금 더 세다고 본다. 물론 아프리카가 3탱 메타를 고집하지 않고 2/2/2같은 변칙 전술을 쓴다면 아프리카도 충분히 대등한 싸움을 펼칠 수 있다. 그냥 보면 엔비어스가 세 보이지만 아프리카가 변수를 만들 능력은 충분하다. 아예 차이가 확 나는 팀끼리 붙게 된 거라면 모르겠는데 두 팀 스타일이 워낙 달라서 쉽게 예측이 되질 않는다.


■ 오버워치 APEX 결승전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 VS 엔비어스(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