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나오는 대사다. 활 하나로 청나라 정예부대를 상대한 모습이 인상 깊었던 영화다. 이렇게 우리 민족을 지켜주었던 활은 현시대에서도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올림픽 인기 종목 중 하나인 양궁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모든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며 효자 종목으로 그 역할을 수행했다.

활의 효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는 모바일 게임 시장도 그 모습을 드러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 효자 노릇의 주인공은 바로 '블루홀피닉스'의 ‘아처리킹(Archery King)’이다. 출시 5일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700만 다운로드, DAU(Daily Active Users, 하루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 300만을 돌파했다. 개발사 입장에선 자진모리장단이 절로 나오는 흥겨운 숫자다.

개발사 ‘블루홀피닉스’는 뜻밖의 순풍을 만나 깜짝 ‘대박’을 터뜨린 걸까?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블루홀피닉스’는 2012년 설립 시작일부터 글로벌 런칭을 중심으로 국제 시장을 공략해 왔으며, ‘아처리킹’의 전작이라 불리는 ‘볼링킹’ 또한 누적 다운로드 4,000만, DAU 150만을 기록하며 캐주얼 스포츠 게임계에서 강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블루홀피닉스’가 ‘아처리킹’을 통해 이처럼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국가, 문화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라는 장르를 중심으로, ‘블루홀피닉스’가 쌓아온 수년간의 글로벌 런칭 노하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인벤은 다른 소규모 개발사의 지표가 될만한 업적을 이룬 ‘블루홀피닉스’에 관해 더 많은 경험을 듣고 함께 나누고자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과연 그들은 어떤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 인터뷰 주인공 남준영 PD

Q. 먼저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현재 블루홀피닉스 ‘아처리킹’ 담당 PD로, 피닉스게임즈가 블루홀에 인수되기 전인 2012년도부터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험을 쌓아왔다. 아쉽게도 블루홀피닉스의 처녀작인 ‘건좀비’ 개발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후에 출시된 모든 게임 개발에는 참여했다. 프로젝트 메인부터 서브 담당까지 다양한 역할을 골고루 맡으며, 글로벌을 타겟팅한 모바일 게임 개발 및 런칭에 관한 노하우를 익혀왔다.


Q.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 게임이 런칭되다 보니, 업계에서는 유명해도 게이머에게는 다소 생소한 회사다. ‘블루홀피닉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블루홀피닉스는 2012년에 출시한 모바일 슈팅게임 ‘건좀비’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런칭했다. 스포츠, FPS, 리듬, 퍼즐 같은 모바일 플랫폼에 적합한 장르를 다루고 있으며, 현재는 캐주얼 스포츠 게임을 중심으로 출시를 기획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런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계 시장을 목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대세를 따라가지 않고 블루홀피닉스만의 독특한 게임으로 국제 경쟁력을 지니고자는 개발 철학을 가지고 있다. 다년간의 글로벌 서비스 경험으로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기업이다.

출시작으로는 2013년 카카오 게임대상을 수상한 ‘명랑스포츠 for Kakao’와 250만 유저를 확보한 ’치고박고 무한상사 for Kakao’가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천 만 누적 다운로드를 달성한 처녀작 ’건좀비’, 리우 올림픽 기간 동안 인기를 끌었던 공식 올림픽 게임 `Rio 2016 Olympic Games`가 있다.

또한, 퍼블리셔 MiniClip을 만나 재탄생한`볼링킹`은 전 세계적으로 누적 4천만 다운로드 및 최고 150만 DAU를 달성하며, 볼링게임 1위로 안착했다. 2016년 11월에 출시한 양궁게임 `아처리킹`은 출시 후 5일 만에 누적 700만 다운로드 및 최고 300만 DAU 돌파하며, 글로벌 캐주얼 게임회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 '블루홀피닉스'의 또 다른 화제작 '볼링킹'


Q. 지난 11월에 출시한 '아처리킹'이 출시 5일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700만을 달성했다. 소위말해 '대박'을 냈다. 도대체 어떤 게임인가? 개발 계기와 함께 소개 부탁한다.

‘아처리킹’은 모바일 양궁 게임으로 실시간 대전을 통해 전 세계 사용자와 경쟁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싱글 플레이 모드를 즐길 수 있다. 슈팅 손맛을 살렸으며, 편리한 조작과 간편한 게임성이 강점이다.

‘아처리 킹’을 개발하기 전, 가장 첫 번째로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던지며 시작했다. 블루홀피닉스가 이룩한 업적을 살펴보니, ‘명랑스포츠’, ‘볼링킹’ 같은 캐주얼 스포츠 게임이 확실한 성공 지표를 보이며, 시장성을 입증했었다. ‘명랑스포츠’ 경우 대만 버전 런칭 당시, 구글 무료게임 1위를 달성하며 캐주얼 스포츠 잠재력을 다시 한번 인지시켜 주었고, ‘볼링킹’의 실시간 대전이 글로벌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러한 팩트를 기반으로 실시간 대전이 접목된 캐주얼 스포츠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대표님, 팀원들과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양궁이란 소재를 찾게 됐다. 축구, 농구와 같은 인기 종목은 이미 많은 타이틀이 출시된 상태였고, 양궁은 올림픽 기간에만 주목을 받는 비주류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에서는 찾기 쉽지 않은 종목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틈새시장을 공략하자는 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으며, 양궁의 슈팅 시스템이 모바일 UI에 적합한 형태를 갖추어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이후 8개월의 개발 기간을 통해 ‘아처리킹’을 탄생시켰다.

작업하면서 양궁장에 직접 찾아가 활쏘기를 경험했을뿐더러 사내에 활까지 들이며 때아닌 ‘양궁’ 열풍이 불기도 했다. (만 원짜리 장난감 활이었다. 웃음)



Q. 1:1 실시간 대전 말고 '아처리킹'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무엇이 있나?

‘아처리킹’은 1:1 실시간 양궁 대전이라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챌린지 모드, 타임 레이스와 같은 솔로 플레이 요소도 많고 장비에 따른 변수를 전략적으로 조화시켰다. 챌린지 모드는 실시간 대전에 부담을 느끼는 유저를 위해 마련한 콘텐츠로, 챕터 별로 다양한 표적이 등장하며, 단계가 올라갈수록 수준 있는 공략방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가볍게 즐길 수도 있지만 깊게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한 게임이다.

차후 친구와 함께 대전할 수 있는 시스템과 ‘빙고모드’라는 새로운 콘텐츠도 마련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기념 이벤트 및 업데이트를 지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다.

▲ 멀티 플레이를 통한 실시간 1:1 대전! 싱글 플레이인 챌린지와 타임 레이스 모드도 즐겨볼 수 있다,

▲ 타임 레이스 모드

▲ 챌린지 모드

Q. 과거 볼링킹이 전 세계 123개국에서 스포츠 게임 1위를 달성했고, 앞서 설명한 '아처리킹' 또한 런칭 1주일 만에 7백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전작인 ‘볼링킹’도 단순한 소재와 심플한 UI로 의미있는 지표를 얻었다. 이번 게임도 단순한 소재와 실시간 대전 모드를 접목 시키면 어떨까 라는 고민으로 시작했는데, 좋은 성과를 거둔것 같다.

캐주얼 게임이다 보니 유저가 최대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디바이스 허들 없이 어떤 모바일에서도 부담없이 플레이 할수 있도록 최적화에 신경을 썼다.

통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는 해외 유저들 또한 고려해 앱 다운로드 한번에 모든 것을 편하게 즐겨볼 수 있도록 디자인 했다. 수년간 쌓아온 글로벌 런칭 경험이 결국 빛을 발한 것 같다. 또한 지향하는 바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개발에 힘써준 구성원들이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2012년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런칭했다. 최근에 출시한 타이틀을 살펴보면, 스포츠 관련 게임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글로벌 런칭이라는 특수성 고려해보면, 스포츠라는 장르는 어느 한 국가, 문화에 국한되지 않는 글로벌 콘텐츠다. 시장 지표 또한 스포츠 관련 게임이 가장 좋기 때문에 지금은 캐주얼 스포츠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그렇게 길지 않다. 이는 모바일 회사 성장의 큰 걸림돌이자 극복해야 할 장벽이다. ‘블루홀피닉스’는 국제 시장을 기반으로 롱런하는 게임을 먼저 개발하고 안정화가 되면 이후에 다양한 장르 게임을 런칭할 것이다.


Q. 모바일 게임의 최대 장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처리킹' 같은 경우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는 대전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플레이어의 슈팅 스킬을 베이스로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수정은 어려울 것 같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대전을 진행한다면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다. 따라서 버스 안에서는 대전 모드보다 챌린지 모드를 즐길 것을 추천한다.



Q. 작년 블루홀과 피인수 합병이 진행됐다. 최근 개발작업을 진행하면서 특별한 시너지 효과가 있었나?

여러 방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피인수 합병은 ‘볼링킹’이 퍼블리셔 Miniclip을 통한 리뉴얼 런칭 직전이었다. 회사 규모가 있다 보니 보다 다양한 부서를 구축할 수 있었으며, 세미나 참석 같은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협업을 통해 더욱 디테일한 지표 분석을 얻을 수 있었고, 시장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발전할 수 있었다.

과거 내부 인원 테스트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은 분과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어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 홍보 경영관리와 지원도 많이 받아 인프라가 확실히 구축된 느낌도 받았으며 개발환경까지 안정화 되어 여러모로 시너지를 효과를 받았다.

▲ 블루홀과 피닉스게임즈의 만남은 2015년 시작되었다.


Q. 디바이스가 발전하면서 VR, AR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출시되고 있다. 블루홀피닉스에서 AR 또는 VR 관련 콘텐츠 개발 예정이 있나?

과거 PC게임은 모바일 플랫폼이 완벽히 구축되면서 찬밥 신세로 밀려났다. 다음 타석의 주인공은 VR이며 AR, VR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구축되는 동시에 모바일은 지금 만큼 시장성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에 따라 ‘블루홀피닉스’도 VR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으며, AR 관련 개발은 아직 계획이 없다. 현재 개발한 게임이 VR에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과 인원 규모가 안정화 되면 그때 도전해볼 예정이며, 지금 당장은 ‘아처리킹’에 집중하고 싶다.


Q. 블루홀피닉스는 국제 모바일 시장을 표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지표 또한 매우 긍정적이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국내 시장이 많은 리소스를 확보한 대형 회사 아니면 승부를 보기가 어려운 시장 환경으로 바뀌면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세계 시장은 한국과 다르게 채워 넣는 것 보다 비우는 게 중요하다. 한국 모바일 게임은 메뉴도 다양해야 하고 물량도 많아야 하고 그래픽 퀄리티 등 채워 넣기 위주로 게임을 만든다면, 세계 시장에선 다양한 시장에 대응해야 하다 보니까 최대한 비워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게임 콘텐츠는 물론 최적화와 같은 사양에서도 비워낼 만큼 비워냈다. 게임을 만드는 접근법이 확실히 달랐다. 뭘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면 안 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캐주얼 게임에선 다운 받고 추가 다운 받도록 유도하는 것이 매우 큰 로스다. 추가 다운이 발생하면 유저 2~30% 이상이 이탈해 버린다.

또한, 세계 시장에선 아직 캐주얼 게임이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부분이 있다. 간단한 게임일수록 대충 만들기는 쉬운데, 재미있게 만들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캐주얼 게임은 단순하면서 진한 재미를 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며, 아케이드적 감수성이 게임 제작에 녹아있어야 한다. 다행히 ‘블루홀피닉스’엔 90년대 중반부터 게임을 만들던 경험자와 프로듀서, 디자이너분들이 많이 있다. 요즘은 기기만 모바일이지 피시 게임 그대로 가져오려는 사람이 많은데 쉽지 않다. 모바일이라는 기기의 특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것 같다.


Q. 글로벌 런칭을 하면서 겪은 힘든 경험이 있나?

출시하는 국가에 직접 가볼 수 없어 그들의 로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다. 과거 출시를 진행했던 국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지만, 새롭게 출시하는 국가는 DB가 없어서 시장의 흐름과 반응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SNS를 기반으로 다양한 국가의 유저들과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메일을 통해 많은 연락이 오기도 하며 최대한 실시간으로 피드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토어 계정 같은 경우 우리에게 권한이 없어, 직접적인 관리는 어렵지만, 모니터링은 지속해서 하고 있다.


Q. 블루홀피닉스의 목표나 게이머 또는 관련 업계 종사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블루홀피닉스’만의 독특한 색깔을 유지하며, 전 세계 유저들이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게임 개발사가로 거듭나고 싶다. 다음 차기작이 기대되는 그런 개발사 말이다.

현재 내수시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지속해서 전개되면 좋겠다. 국내 시장에 한정돼 특정 장르에 치중되기보다는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아처리킹’의 긍정적인 지표가 다른 모바일 개발사들의 자극제가 되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길 희망한다.

참고로 '아처리킹'은 과금 없이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며, 큰 사행성을 조장하는 요소도 없다.
(가챠가 없다) '블루홀피닉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모바일 게임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며, 현재 양궁 게임 세계 1위로 오른 '아처리킹'의 자리를 지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