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최근 대두되는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들의 닉네임과 예기치 못한 선점에 대한 내용입니다.

SKT T1 Woif, SKT T1 Pe4nut, SSG Arnbition... 뭔가 익숙하지만 묘하게 다른 이름들. 마치 '미시간 런던' 이나 'NICE', '디디바오' 같은 가짜 상표 사칭이나 말장난이 아닌, 방송이나 솔랭 관전 등에서 볼 수 있던 진짜 선수들의 닉네임입니다. 세계에 휘날리고 있는 멀쩡한 닉네임을 두고, 무슨 일로 저런 닉네임을 사용하게 되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이유는, 바로 손 빠른 어느 유저들의 아이디 선점 때문일 것입니다.

연말이 되고, 꽤나 가능성 있는 이적 소식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해당 팀 이름과 선수의 닉네임은 눈과 손이 모두 빠른 수많은 유저들의 표적이 됩니다. 그리고 이적이 결정된 뒤 공식 발표가 채 나오기도 전, 선수들은 자신의 닉네임을 이미 빼앗겼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렴풋이 보일 수 있도록 철자를 살짝 바꾸기도 해보지만, 다양한 변형조차 예측한 듯 이미 많은 아이디는 점거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갓 만든 듯한 레벨 1의 소환사에게 말입니다. 그리고 그 플레이어는 더 이상 플레이를 하지도 않는 경우도 흔하게 보입니다. 어찌 되었건 자신의 올바른 닉네임을 가져야 하는 선수들은 선점 유저를 찾아 나서게 되고, SNS에는 어느 유저가 쓴, 닉네임을 넘길테니 현금이나 고급 스킨을 달라는 글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별 문제가 없다는 의견 역시 흔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에서의 닉네임 선점 시장의 관점으로 보면, 단순히 닉네임 제작이라는 자유 권한을 이용해 희귀한 무형의 재화를 얻고, 값지게 되파는 흔한 시장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 게임 내에서는 닉네임이 보장되는데도 불구, 프로 선수들의 개인적인 솔로 랭크까지 이러한 닉네임을 반드시 보장해 줄 필요는 없다는 의견입니다. 마치 페이커 선수가 소속팀 닉네임과는 관계가 없는 'Hide on bush' 를 쓰더라도 모두가 알아 주는 것에서 보이듯, 굳이 다른 모든 프로 선수들의 프로 경기 닉네임과 같은 닉네임을 보장하기 위해 선점 유저들이 강제로 양보를 해야 할 명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설령 무료 닉네임 변경권과 부스터 등의 보상으로 협상을 한다 해도, 오히려 그것이 더욱 혼란스러운 선점 시장을 야기할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른 관점으로는, 팀 이름과 정확한 선수의 이름을 명기한 부분에서부터 사칭의 우려가 있는 점. 그리고 너무나 노골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선수들에게 불편을 야기하는 점 등이 수많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마치 먼저 갖게 된 닉네임을 인질로 삼는 것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역시 닉네임 선점은 유저의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가 있고, 그 의도가 명확치 않은 시점에서는 라이엇게임즈 역시 강경한 제지는 힘든 입장일 것입니다. 결국, 아직은 유저들의 양심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이지요. 이에 많은 팬들은 프로 선수에겐 소속 팀을 별도로 표기해 주는 시스템 구축이나, 더 확실한 규정의 제작과 실행을 요구하는 모습 등 다양한 해결 방법을 촉구하는 중입니다.

선수들, 혹은 팀의 얼굴이 되기에 소중히 다뤄져야 하는 닉네임. 그리고 팬심이든 금전적 목적이든 간에 선수의 닉네임을 선점하고 싶은 유저의 권한과 욕구. 사이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내야 하는 라이엇게임즈의 어깨가 무거울 듯 합니다. 앞으로도 반복될, 연말이면 불거지는 닉네임 선점 이슈.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