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시장에 전례 없는 폭풍이 몰아치면서 다가올 2017년 시즌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재밌는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올스타를 방불케 할 슈퍼 팀이 대거 등장하면서, 팬들은 이미 팀들의 예상 순위를 매기며 다가올 시즌을 부푼 가슴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퍼 팀의 등장에 맞서 기존에 있던 팀들은 그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피땀을 흘리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챌린저스 승격 이후 첫 롤챔스 시즌에서 6위를 기록하며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 MVP가 그중 한 팀이다. MVP는 이번 시즌에서는 지난 시즌을 넘어선 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MVP는 슈퍼 팀과 호적수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노력만이 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역대 최고의 시즌을 앞두고 최고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인 MVP팀의 근황이 궁금했다. 특히 챌린저스와 롤챔스에서 아무무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일약 스타 정글러로 떠오른 '비욘드' 김규석을 만나보고 싶었다. 대회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아무무로 팀의 승리를 만들고 유례없는 아무무 밴까지 이끌었던 당찬 신인 정글러 '비욘드' 김규석.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몸을 예열하고 있었을까?

처음 얼굴을 마주 본 김규석은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목소리가 잠겨 있었고 미열이 있었는지 얼굴에는 홍조가 가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시간 전까지 그는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김규석은 따뜻한 유자차를 한 모금 마시며 이 정도 감기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다가올 시즌에 대한 흥분감과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의 닉네임처럼 최고의 선수들을 넘어서 진정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비욘드' 김규석.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MVP 팀에서 정글러를 맡고 있는 '비욘드' 김규석입니다. 요즘 날씨가 추운데 감기 조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못 본 사이에 외모가 물이 오른 것 같습니다. 안경 벗은 모습도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안경은 게임을 할 때만 쓰고 평소에는 잘 안 써요. 요즘에는 게임에 집중하다 보니 시간이 없어서 외모 관리에 전혀 신경을 못 쓰고 있어요. 예전에는 나름대로 관리를 했습니다(웃음). 팩과 세안을 열심히 하면서 피부에 좋은 비타민을 챙겨 먹곤 했죠.


Q. 항상 궁금했던 것이 '비욘드'라는 닉네임의 의미였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닉네임인가요?

'벵기' 배성웅 선수를 좋아해서 B로 시작하는 닉네임을 찾던 중에 감독님께서 쓰시던 '비욘드'라는 닉네임을 물려받게 됐어요. '넘어서다'라는 좋은 의미가 있어서 현재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어릴 적부터 게임에 대한 재능이 있는 편이었나요?

저는 사실 게임에 재능이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런 생각이 있었으면 조금 더 일찍 프로게이머를 시작했을 거예요. 남들처럼 진로를 고민하다가 내린 결정은 결국 '하고 싶은 것을 하자'였어요. 그래서 가장 하고 싶었던 프로게이머의 문을 두드리다 보니 어느덧 프로게이머가 됐어요.




Q. LoL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다양한 포지션 중에서 정글러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시즌2부터 LoL을 시작했는데 출발은 브론즈였어요. 시즌3에서 포지션을 정글로 바꾸고 나서 바로 다이아로 올라갔죠. 다이아를 찍고 3일 만에 다이아 1까지 올라가더라고요. 정글을 하기 전에는 미드에서 AP 마스터 이로 꿀을 많이 빨았어요(웃음). 이후 마스터 이가 개편됐고, 게임을 하면서 정글러들에게 답답함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답답함을 느낄 바엔 '내가 직접 정글러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혹시 평소 닮고 싶거나 존경하는 선수가 있나요?

'벵기' 선수를 존경해요. 언제나 대회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니까요. '벵기' 선수는 언제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만들어요. 팀을 위해서 많은 부분을 희생하는 부분은 제가 추구하는 점과는 조금 다르지만, 팀원들을 편하게 만드는 측면은 정글러로서 꼭 본받아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Q. MVP에는 어떻게 입단하게 됐나요?

사실 LoL 커뮤니티를 잘 몰라서 그동안 모집 글을 못 보고 넘어갔어요. 그러다가 MVP 팀원 모집글을 보고 처음으로 입단 테스트를 봤죠. 1차 테스트가 5:5 온라인 테스트였는데, 테스트 공지를 늦게 확인하는 바람에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테스트를 봤어요.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서 합격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통과했죠. 2차 테스트에서도 너무 떨려서 실수가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저를 뽑아주셨어요.


Q. 챌린저스에서 롤챔스로 승격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팬들이 많아진 점이에요. 챌린저스때는 팬이 많지 않았어요. '맥스' 정종빈, '마하' 오현식 선수의 팬들이 가끔 챌린저스 경기장에 와주시곤 했어요. 그럴 때마다 형들이 많이 부러웠죠. 승격 이후 팬들이 많이 생겨서 정말 좋았어요. 첫 경기에서 상대 팀이 너무 강력해서 경기하면서 정말 많이 떨었던 기억이 나요.


Q. 현재 MVP 팀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새해가 밝았고, 많은 일을 겪으면서 호흡이 좋아졌어요. 지금 팀 분위기는 정말 좋아요. 사실 잠깐 분위기가 침체됐던 시기가 있었어요. 초심을 잃고 해이해졌다고 할까요? 그래서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죠.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그러자 승부욕이 강해졌고,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어요.




Q. 대회에서 아무무를 사용하면서 초식형 정글러 이미지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정글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원래 수비적인 챔피언을 많이 했는데, 공격적인 챔피언을 하지 않으면 어느 타이밍에 공격을 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와요. 그래서 모든 정글 챔피언을 다 연습하고 있어요. 지금은 딱히 특성이 없는 것 같아요. 굳이 정한다면 잡식 같아요(웃음).


Q. 최근에 눈여겨 보고 있는 정글 챔피언이 있나요?

눈여겨 보기보다는 요즘에 리신을 많이 연습하고 있어요. 저는 아무무를 좋아해서 리신이 잘 안맞았는데, 리신이 정글러의 기본 소양 같은 챔피언이거든요. 리신이 요즘 굉장히 좋기도 하고 잘하는 정글러가 되려면 모든 정글 챔피언을 잘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손에 잘 맞지는 않지만, 이 악물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Q. 최근에 정글 챔피언이 너무 강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원딜 챔피언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많죠. 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글 챔피언이 강하다는 것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원딜이 약해졌다는 말은 상황에 따라서 맞는 것 같아요. 요즘 원딜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느낌이에요. 원딜은 3코어 아이템이 갖춰져야 강해지는데 최근 라인 개입이 많아지면서 원딜이 클 수 있는 타이밍이 뒤로 많이 밀려났어요. 원딜이 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타이밍이 늦어진 셈이죠. 아마도 포지션의 한계인 것 같아요. 다른 챔피언들은 콤보가 있어서 순간 화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 원딜은 그런 부분이 부족하니까요.


Q. 수많은 정글 유저들에게 자신만의 정글 팁을 주자면?

갱킹을 할 때 하나의 라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안 돼요. 망한 라인을 풀어주기 위해서 갱킹을 갈 때는 5:5인 상황에서 갱킹을 갈 때보다 더 많은 부분을 생각하고 가야 해요. 정글러는 집착만 하지 않으면 수월하게 티어를 올릴 수 있어요. 사실 정글러에게 있어서 오브젝트 관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것은 저만의 비밀이기 때문에 알려드릴 수 없어요(웃음).


Q.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면서 뛰어넘고 싶은 정글러가 있나요?

'피넛' 한왕호 선수를 뛰어넘고 싶어요. '피넛' 선수는 피지컬이 뛰어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정말 잘해요. 그래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피넛' 선수보다 더 잘하고 싶고, 경험을 많이 쌓아서 노련하게 받아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Q. 지난 롤챔스 섬머에서는 6위를 기록했습니다. 결과에 만족하나요? 지난 시즌을 돌이켜본다면?

그 당시에는 6위라는 결과에 스스로 만족스러워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정말 죽을 만큼 최선을 다했으면 후회가 남지 않았을 거예요. 지나고 생각하니 정말 아쉬운 데뷔 시즌이었어요.




Q. 최근 10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다양한 챔피언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10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챔피언 폭이 다양하고 이해도가 높은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아요. 라인마다 자주 사용되는 챔피언이 정해져 있다 보니 정말 특이한 챔피언이 등장할 것 같지는 않아요. 특히 정글 쪽은 기존에 자주 등장했던 챔피언이 나올 것 같아요. 아무무같은 챔피언은 지금 활약하기 어려운 시기라서 못 볼 것 같습니다.


Q. 최근 대규모 이적으로 슈퍼 팀들이 탄생했습니다. 슈퍼 팀들과의 대결을 앞두고 긴장되지 않으신가요?

긴장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아요. 하지만 롤챔스 무대는 증명하는 곳이고, 모든 팀이 서로 붙어봐야 알아요. 강팀이 무조건 더 잘하고 이길 거라는 전재를 깔고 게임을 하면 후발 주자는 당연히 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항상 '해볼 만 하다', '붙어보자'는 생각으로 선입견 없이 게임을 하려고 해요.


Q. 다가올 새로운 시즌은 어떨 것 같나요?

긴장감보다는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더 커요. 몇몇 강팀을 제외하면 다들 비슷한 전력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변수가 작용할 것 같아요. 다크호스 팀이 등장해서 이변을 만들 수도 있어요.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MVP 팀의 이번 시즌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목표는 당연히 LCK 우승이에요. 목표를 이루면 다음 더 큰 목표로 넘어가겠지만, 우선 우승을 할 만한 선수임을 증명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하고 싶어요. 지난 시즌에서 강팀들에게 맥없이 무너졌다면, 이번 시즌은 강팀들을 넘어설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거예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고, 고생하고 있는 팀원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빨리 시즌이 개막해서 팬 여러분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항상 고생하시는 감독님과 후원사인 롯데 칠성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