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니 앞자리가 3으로 바뀌어서 이제 아줌마, 아저씨라고 앓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이지만,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어 느낌이 '확' 변했기 때문이리라. 이처럼 단어의 느낌은 사고를 지배하기도 한다.

서비스 11주년을 맞이하는 'R2'는 새로운 업데이트 타이틀 '아포칼립스(Apocalypse)'를 시작한다. 웹젠은 지난 10주년 간담회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올해는 연 4회에 걸친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중 2017년의 시작을 알리는 'Apocalypse Part1-Darkness'는 신규 던전 '암흑사제 사원'과 서번트 성장을 핵심으로 기존 던전과 아이템 드랍율 개선, UI 변경 등 콘텐츠와 편의사항에 걸친 대규모 업데이트다. R2를 이끌어가는 세 꼭지인 개발, 사업, 운영 각 파트의 인력을 만나 이번 업데이트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 김유미 운영팀장(좌), 허정휘 PM(우)


Q.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허정휘 PM(이하 허정휘): 이번 업데이트는 업데이트 명이 '리버스'에서 '아포칼립스'로 변화한 첫 번째 업데이트다. 우선 신규 던전 '암흑사제 사원'을 추가했다. '암흑사제 사원'은 로덴 지역에 위치한 던전으로 메테오스의 힘을 이용해 암흑신을 부활시키려는 '암흑사제단'의 근거지라는 설정이다.

이용자들은 암살단 변신에 성공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아니면 특정 NPC에게 5,000실버를 지불해 입장할 수 있다. 암살단 변신은 사원 외부에서 진행되는 일일 퀘스트 통해 획득하거나 사원 근처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사냥해 '암살단 옷조각'을 모은 뒤 '암살단 변신 스킬북'으로 교환해 변신할 수 있다.

▲ 신규 던전 '암흑사제 사원'

서번트는 '서번트의 성장 Part4'를 도입했다. 이용자의 캐릭터와 함께 사냥할 때 얻는 경험치로 진화하고 성장하는 '서번트'에 합성 기능을 추가했다. 4차 진화된 서번트 2개를 합성해 더욱 강력한 '캐릭터 변신 스킬'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또한, 4차 이상의 서번트를 채집 활동을 보내서 재료를 획득할 수 있다.

서번트 포스 대상도 확대했다. 아울러 포스 스킬 쓸 때 UI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어 개선했다. 이와 함께 서번트 성장에 피로도를 느낀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영양제와 영약 등 서번트 성장 아이템을 추가했다. 서번트 외형의 경우 좀 더 차별화됨을 느낄 수 있게 무기, 장비 등의 이펙트 등이 변경됐다. 유료 서번트도 외형에 있어 좀 더 차별점을 느낄 수 있게 변경했다.


Q. 이번 업데이트에도 신규 던전과 서번트 콘텐츠가 추가됐다. 더불어 기존 던전 리뉴얼 역시 진행됐다.


허정휘: 업데이트마다 진행했던 사항으로 이번에는 '에르테스'의 내부, 외부를 개선했고 몬스터의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종류를 확대했다. 이와 함께 보스 몬스터인 '아타락시아'를 물리치면 얻게 되는 고급아이템의 성능도 개선했다.

R2의 콘텐츠가 구성된 이후 손을 보지 않은 던전이라 신규 던전을 만들듯이 진행했다. 기존에는 퀘스트 등이 불안정하게 구성되어 있어 퀘스트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진행했다. 또한, 드랍율을 상향해 해당 지역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 암살단 변신


Q.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업데이트 요소도 있나?

허정휘: 이용자 피드백, 'R2에 바란다' 등을 취합해 업데이트에 참고했다. 팀랭크 취소 조건을 완화한 게 가장 대표적이다. 어뷰징을 막기 위해 약간은 빡빡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를 완화해서 각 팀 한 명 정도는 클라이언트와 접속이 끊기거나, 접속 자체가 불안정해 게임이 진행이 안 됐던 부분을 진행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몬스터 초성 검색이나 초대 거부 옵션 등의 편의사항 개선도 진행했다. 또 GM이 변신시켜줄 수 있는 종류도 추가했다. 기존에는 곰돌이와 선인장 두 종류였는데 두 종류를 더 추가했다. 이를 통해 GM과 이용자들이 더욱 편하게 의사소통하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 창고에도 비밀번호 설정이 가능하도록 수정했다.


Q. 서번트 업데이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용자 동향이 궁금하다.

김유미 운영팀장(이하 김유미): R2의 서번트들은 귀여운 외형을 가지고 있다. 사실 R2가 귀여운 게임이 아니다 보니 새롭게 느껴지고 있다. 캐릭터만을 육성할 때는 약간의 한계가 존재했는데 서번트 육성을 통해 이용자들이 성장의 초점을 바꿀 수 있어 만족스러워하는 이용자들이 많다. 이번 4차 업데이트를 통해 4차까지 육성시켜야 하는 부담감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래서 성장을 촉진해줘 조금 더 손쉽게 진화시킬 수 있는 영약과 영양제 등을 추가적으로 제공한다.

허정휘: 1501 업데이트에 서번트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처음 콘셉트를 잡을 때 기존의 R2와는 조금 색다른 구성이어서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캐릭터 단독 성장에 대한 한계점에 대한 피드백도 있었고 해서 도입하게 됐다. R2가 가진 RPG 성장과 문맥이 통하는 게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 애완동물이라는 콘텐츠를 선택했다. 다른 게임에서 애완동물은 사냥에서 아이템을 대신 습득해준다거나 하는 도움을 주는 역할이었는데 R2는 성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 같이 성장하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서번트를 성장시키고 캐릭터가 변신하는 구성이 꾸준히 이어져 왔고 이번 합성을 통해 컬렉션도 늘어났다. 4차 진화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한데 내부적으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피드백 역시 높은 순위로 성실히 받고 있다.

▲ 서번트 변신


Q. 10주년 간담회에서 향후 일정 등을 발표했는데, 이후 지표상의 변화가 있나?

허정휘 PM(이하 허정휘): 10주년 간담회 때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당시 이용자들이 가장 좋아했던 게 업데이트 간격을 줄이는 것이었다. 2월 18일에는 '한국 러시아 최강자전'을 모스크바에서 진행한다. R2가 PvP에 기반을 둔 e스포츠를 생각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고 많은 이용자가 좋아했다. 또한 이용자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오토 문제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운영적으로 많이 색출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보기에는 부족한가 보다. 시스템화해서 이용자들이 진짜 오토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준비하고 있고 진행하고 있으며 유의미한 효과를 보고 있다.

10주년 프로모션을 강하게 하고 신규 서버 '아벨루스' 오픈 이후 많은 이용자들이 복귀했다. 더불어 이벤트에 대해 반응이 좋았다. 여러 지표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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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저들은 좋아하겠지만,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더 커졌을 텐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허정휘: 업데이트 방향성을 좀 바꿨다. 사실 간격이 준 만큼 좀 부담스럽기는 하다. 기존에는 패턴화된 업데이트를 집중도 있게 했다면 이제는 동시다발로 구성해야 하니 집중도를 분산해서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TF를 활용하고 있다. 좀 더 R2를 역동적이게 즐길 수 있도록 리버스 이후 아포칼립스에 맞게 활발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Q. 간담회 때 오토 단속 시스템을 확충한다 발표했다. 이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김유미: 진행 중인 상태다. 서버별로 오토들의 패턴이 달라 이를 개선 중이다. 개선해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GM이 끊임없이 수동으로 색출하고 있다. 현재 기존보다 100% 더 잡고 있는 상태다. 성과가 계속 보이며 점차 성과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이용자들이 느끼기에는 '발표했으니 금방 되겠네?'라고 느끼기에 체감상 좀 늦어지는 부분이 있을 텐데, 패턴 분석에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

▲ 곰돌이 변신을 위해 GM에


Q. 필드 전쟁이나 PvP가 활성화된 게임의 경우 특히나 운영에 민감한데, R2는 어떻게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나.

김유미: 일단 GM을 비롯한 내부 인원에게 굉장히 엄격하게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GM이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또한, GM들이 평균적으로 5~6년 이상 R2를 서비스해오고 있어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 같다.


허정휘: 인력이 변동되면 소양 교육 등을 통해 올바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신뢰를 무너트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김유미: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건 굉장히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신뢰와 관련한 부분은 가장 조심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게임에서 웹젠으로 R2가 이관된 이후부터 꾸준히 애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들을 중심으로 호흡도 매우 좋다.


Q. 이직율이 높은 직군 중 하나가 GM인데 오랜 경험이 있다니 놀랍다. 복지가 좋은건가?

김유미: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호흡이 좋다. 운영 인력뿐만 아니라 운영, 스튜디오, 사업 간의 호흡이 좋다. 이런 긍정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지 않나 싶다.

▲ 러시아로 가는 아르케탑 팀


Q. 2월에 국가 대항전 개념의 한러 친선전이 진행된다.

허정휘: 지금 모스크바가 영하 30도라고 해서 조금 걱정된다. 하하하. 글로벌 PvP 대회를 구상하고 있고 관련한 해외 퍼블리셔 등과 윤곽을 그려나가고는 있다. 구체화하지는 않았다. 우선 한러 최강자전을 목전의 목표로 삼고 진행하고 있다.

R2 PvP 토너먼트를 PC방에서 이벤트로 열어본 경험이 있기에 운영 노하우도 있고 사전 준비단계에서 고민을 많이 했기에 보완해 진행할 예정이다. 기술적으로 러시아어 클라이언트와 한국어 클라이언트를 호환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Q. 새로운 업데이트 타이틀 '아포칼립스'에 임하는 각오가 궁금하다.

허정휘: 이용자들이 저번 10주년 간담회 때 의견을 많이 줬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10년을 회고할 수 있어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본다. 향후 10년, R2가 더 나아갈 수 있는 부분으로 개발, 사업, 운영이 논의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다.

향후 업데이트에 관해서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있는 상태다.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 사실 R2 업데이트가 조금 단순한편인데 이를 깨고 이용자가 원하는 부분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콘텐츠 업데이트를 검토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10년 동안 많이 사랑한 R2에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10년도 스튜디오, 사업, 운영 그리고 이용자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굉장히 어렵고 예민한 단어가 '소통'이다. 우리는 정말 노력한다고 하는데 이용자들이 보기에는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이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업데이트를 통해 최선의 재미를 줄 수 있도록 하겠다.


허정휘: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고, 이용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김유미: 2월 러시아에서 친선전을 마치면 3월부터 '한팀장이 간다' 시즌 2를 이어간다. 전국적으로 이용자를 직접 만나면서 소통할 예정이다.

▲ '한팀장이간다'는 시즌2로 재개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