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장경환이 돌아왔다.

2015년 롤드컵 MVP를 수상했던 장경환.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시즌을 보낸 뒤, LCK 무대에 다시 합류하게 됐다. 15년도에 장경환이 보여줬던 경기력은 화려했다. 패배가 확실하게 보였던 경기를 뒤집은 마오카이,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 피오라, 자신의 대표 챔피언 럼블, 바위처럼 단단했던 말파이트까지.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중국으로 떠난 그였지만, 용병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소속팀이던 LGD는 강등전까지 겪는 위기를 맞았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장경환의 오더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팬들은 가슴이 아팠다. 그의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에, 분명 다시 제 기량을 보여줄 것이란 굳건한 믿음이 있다.

다시 LCK 무대에 선 그는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보여준 아쉬웠던 모습을 잊을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1년의 용병 생활을 거쳐 다시 국내 팬들 앞에 서기까지 장경환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복귀전을 앞둔 그를 만나 중국 생활에서 느낀 점과 새로운 팀, 아프리카 프릭스에 대한 기대를 들어봤다.


Q. 오랜만에 국내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최근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이 궁금한데?

하루에 여섯시간 이상 잠을 안 자고 연습하고 있다. 나이가 많기도 하지만, 주장을 맡아서 본보기를 보이고자 열심히 하고 있다.


Q. 아프리카 프릭스는 사실상 새로운 팀이 됐다. 팀 분위기는 어떠한가?

스크림에 지거나 하면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점도 있다. 평소에는 사이 굉장히 좋고 밥 먹고 쉬는 시간에 보드게임도 하면서 친해지고 있다.


Q. 새롭게 합류한 팀원 중 누구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은가?

'크레이머' 하종훈과 잘 맞는다. 내가 어떻게 다가가도 항상 좋게 받아들인다.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화를 내도 상처를 받지 않아서 친해지기 쉬운 것 같다. '쿠로' 이서행과도 좋다. 친하기도 했고 뭐라고 하더라도 상처를 잘 받지 않는다. 서로 잘하자는 분위기라 트러블이 없다.


Q. SKT T1에서 활동하던 시절, 팀 오더를 주로 맡아 했었다. 아프리카 프릭스 에서도 오더를 맡았는가? 팀원들이 잘 따라주는지 궁금하다.

초, 중반에는 정글과 라이너가 호흡을 맞추고 중, 후반에는 내가 오더를 맡고 있다. 나를 무서워하는 것도 있어서 그런지 아무튼 말을 잘 들어준다(웃음).


Q. 2016년에는 중국 LGD에서 활동했다. 1년여의 생활 동안 느낀 점이 있다면?

열심히 했는데, 잘되진 않았다. 시즌 초반에 순위가 많이 내려가더라도 포기하진 않았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되어 좌절을 맛봤다. 나에 대한 실망도 있었고 내 약점에 대한 것도 많이 생각했다. 알게 된 것도 많다.


Q. 중국 생활을 통해 어떤 점을 알게 되었나?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내가 난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게임이 더 안 됐었던 것 같다. 팬분들이 눈에 좋은 약을 보내주시길래 고민하다 시력 검사를 받았더니 난시가 있다더라. 안경을 쓰고 나서는 좀 더 편안해졌고 확실히 게임도 잘됐다.


Q. 정글러를 많이 부르는 스타일인데, 정글러와 언어가 통하지 않아 장점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에서만큼 정글러를 잘 사용하지 못한 점은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내가 더 잘하지 못한 것이 더 크다. 열심히 연습은 했는데, 개인 기량이 떨어진 것도 있었던 듯하다.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스트레스는 많이 받았다. 그래도 지난 일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지금은 괜찮다.


Q. 중국 활동을 접고 한국으로 복귀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LGD 팀을 나가고 북미, 유럽을 포함한 여러 팀에서 오퍼가 들어왔다. 그중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나를 가장 원했다. 연락도 많이 주시고. 그래서 나를 가장 원하는 곳으로 왔다. 중국에서 소통이 잘 안 되는 경험을 했기에 소통이 잘되는 곳에서 게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Q. LCK에 복귀하는 것이 긴장되진 않는가?

긴장도 되고, 잘하지 못했을 때 후폭풍이 두렵기도 하다. 기대도 하고 있다.


Q. '스피릿' 이다윤과의 호흡은 어떤가? 시너지를 기대해도 될까?

호흡은 잘 맞는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측면은 있어서 가끔 진정시켜야 하긴 한다. 다윤이가 돌진하는 챔피언을 좋아하는데 가서 돌아오질 않더라(웃음).


Q. 아프리카 프릭스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스타일은 이제 볼 수 없을 듯한데?

나는 그런 성향이 아니어서 이기기 위한 게임만을 할 것 같다. 지금은 스타일을 찾아가는 중이다. 때에 따라선 이기기 위한 게임만 하고 있고, 어느 때는 자주 싸움을 걸기도 한다.


Q. 팀의 오더와 주장을 맡은 입장에서 팀원 모두에게 원하는 스타일을 하나씩 말해줄 수 있나?

원거리 딜러는 안 죽고 많은 딜을 했으면 좋겠다(웃음). 전체적으로 승부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봤을 때는 팀원들 승부욕이 부족하다. 내가 승부욕이 강한 편이라, 팀원들의 승부욕이 부족해 보이나 보다.


Q. SKT T1 시절에 좋은 오더를 보여줬었다. SKT T1과 같은 운영을 기대해도 될까?

SKT T1 시절에도 중후반 운영은 내가 해왔으니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Q. 요즘 메타가 봇 라인에 치중되어 있다. 장경환의 스타일과 성향과 달라 걱정되진 않는가?

걱정된다. 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봇 듀오가 당하지 않는다면 나도 탑을 이겨놓을 자신은 있다. 봇 라인은 요즘 공격당하기 쉬운 라인이라 봇 라인을 위주로 해야만 하는 것 같다. 스크림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봇 라인을 공략한다.


Q. 탑 중심의 메타와 봇 중심의 메타를 모두 겪어봤다. 둘 중 어느 메타가 본인에게 더 잘 맞는 것 같은가?

탑이 중심일 때가 더 편하긴 하다.


Q. LCK서 대결이 기대되는 상대가 있다면 누구인가? 세 명을 손 꼽는다면?

16년도에 '큐베' 이성진이 잘했다. 이번에 다시 만나는 데, 꼭 붙어보고 싶다. '스멥, 송경호, '후니' 허승훈도 대결이 기대되는 선수다.


Q. 2017 스프링 스플릿 출사표를 들어볼 수 있을까?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막 호흡을 맞추고 있어서 처음부터 잘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잘해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15년도 만큼 캐리력을 보여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비슷하게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다리면서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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