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9일 오전에 발생한 둥지 변경으로 인해, 보라매공원은 피카츄 둥지에서 해제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라매 공원에서 피카츄 스무 마리 정도를 잡았어요."

퇴근 후 늦은 밤, 당일치기로 가볼만한 포켓몬 여행지를 찾던 중 눈을 의심케 하는 제보를 받았다. 내용인즉 귀엽고 깜찍한 국민 포켓몬 '피카츄'를 수십 마리나 잡았다는 것. 매우 짧은 내용의 제보였기에 신빙성은 낮아 보였다.

기자가 트레이너 레벨을 25까지 올리면서 만난 피카츄는 총 세 마리. 그만큼 피카츄는 출현 빈도가 낮은 매우 희귀한 포켓몬이다. 그런데 수십 마리의 피카츄를 잡았다고!? 이는 관동 지방의 상록숲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제보는 사실이었다. 보라매 공원에서 피카츄를 수십 마리나 잡았다는 제보가 잇따랐고, 이미 탐방을 끝낸 유저들의 인증 게시물이 속속히 올라오고 있었다. 이때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으니, 바로 둥지(Nests)였다.

▲ 피카츄에게 둘러 싸인 행복한 광경 - 인벤 유저 'El메로'


아마 유저들에게는 네스트란 명칭이 더 익숙할 것으로 보이는 이 '둥지'의 뜻은, 수일에 거쳐 특정 포켓몬이 특정 지역에 고루 출현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지역이 포켓몬 밭이 되는 셈. 해외에서도 라프라스와 잠만보, 미뇽 등 희귀 포켓몬이 특정 지역에 스팟된 사례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이를 둥지라 지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현재 보라매 공원이 둥지지역이고, 둥지 포켓몬이 피카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둥지가 맞아야만 이러한 정황이 설명된다. 그래서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각, 동료 기자와 함께 보라매 공원으로 향했다. 정말 둥지가 맞다면 언제 스팟이 사라질지 모르니 말이다.

▲ 인벤 포켓몬GO 지도 서비스로 미리 포켓스톱 위치를 살펴보고 출발!


새벽 1시가 넘어 도착한 보라매 공원 후문 주차장에는 꽤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핸드폰을 꺼내 실행한 포켓몬 GO 화면은 온통 꽃가루 천지였고. 주차장과 가까운 곳에 있던 5개의 포켓스톱 모두 루어 모듈이 활성화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풍경이었다. 포켓몬 리스트에도 피카츄의 모습이 보였고, 포켓스톱 근처에는 무수히 많은 트레이너들이 몬스터볼을 던지고 있었다.

5~8개의 포켓스톱이 밀집된 곳은 '에어파크'로 보라매 공원의 첫 번째 핫플레이스이자 트레이너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T-33 등 전시된 전투기와 훈련기들이 모두 포켓스톱으로 지정되어 있어 몬스터볼 수급과 포켓몬 포획이 매우 탁월하다. 행복의 알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 게다가 화장실도 가깝고 따뜻한 음료 자판기까지 근처에 있어 편의성도 좋다.

실제 에어파크에는 루어 모듈로 출현한 포켓몬과 야생의 포켓몬, 피카츄가 무수히 많은 트레이너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매우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말이다. 귀엽고 깜찍한 국민 포켓몬 피카츄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다 보니 다들 발걸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날씨가 무척이나 추웠는데도 다들 피카츄를 잡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 에어파크는 루어 천국, 피카츄가 기다리고 있다!

▲ 새벽 1시가 넘는 시각. 구형 핸드폰 사진이 이정도 밖에 표현하질 못했다

▲ 두 마리의 피카츄가 보인다, 일단 포켓스톱부터...

▲ 우리는 모두 친구~ 피카

▲ 앗, 야생의 피카츄가 출현했다

▲ 첫 번째 피카츄 포획 성공

▲ 정신없이 스팟되는 포켓몬들

▲ 피카츄도 희귀한데 더 희귀한 두트리오까지!


트레이너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피카츄는 두 번 안에 못잡으면 도망간다."였다. 피카츄를 놓치고 나름의 분노(?)를 표현하는 트레이너들도 많았다. 잡힐 듯 말듯 밀고 당기는 피카츄의 모습이 얄미웠으리라 생각된다. 당연하게도 피카츄는 나름 희귀 포켓몬이기에 포획률이 낮은 편이다. 하여 라즈 열매와 슈퍼/하이퍼볼을 이용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에어파크에서는 피카츄 뿐만 아니라 이상해씨, 꼬부기, 꼬마돌, 쁘사이저 역시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이 외에 캐터피, 뿔충이, 파라스, 별가사리, 콘치, 아보, 아라리, 구구, 발챙이, 냐옹이, 이브이, 뚜벅초 등 다양한 종류의 포켓몬이 고루 등장했는데, 근처 포켓스톱에 모두 루어 모듈이 활성화되어 있어 포켓몬을 잡는 속도보다 스팟되는 속도가 더 빠를 정도였다.

▲ 뭐부터 잡아야 할까

▲ 피카츄와 꼬부기, 선택과 집중의 시간


피카츄 둥지답게 호수 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도 피카츄가 나왔다. 연속해서 세 마리나 말이다. 또 이상해씨와 쁘사이저까지 출현해 발길을 붙잡았다. 전체적으로 잡을 포켓몬이 너무 많았다. 가끔 스라크, 두트리오 등 또 다른 희귀 포켓몬도 출현해 5분이면 가는 거리를, 무려 20분이나 지체하기도 했다.

▲ 에어파크를 지나 호수 공원으로 가는 길

▲ 가는 길목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피카츄

▲ 잠깐 발걸음을 멈춘 이유는

▲ 이상해씨가 무려 두 마리나 나왔기 때문


호수 공원은 호수를 중심으로 좌측에 4개의 포켓스톱이 있고, 우측에 3개의 포켓스톱, 그리고 2개의 체육관이 있다. 물가라서 미뇽과 고라파덕, 야돈, 잉어킹, 콘치, 발챙이 등 물 포켓몬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잡을 수는 없었다. 중요한 건 피카츄니 말이다.

좌측 4개의 포켓스톱과 우측 3개의 포켓스톱에선 피카츄와 함께 '미뇽'도 쏠쏠하게 등장했다. 여러 마리의 야생 포켓몬과 루어 모듈로 출현하는 포켓몬, 그리고 시도때도 없이 급습하는 피카츄 덕에 호수 공원 역시 발길을 떼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날씨도 추운데 주머니에 손 넣을 시간도 거의 없었다.

▲ 호수 공원의 모습, 체육관에서는 실시간 배틀이 진행되고 있었다

▲ 피카츄가 무려 세 마리나.. 이젠 어지러울 정도

▲ 여기도 피카츄, 저기도 피카츄, 거기도 피카츄, 그리고 또 피카츄

▲ 호수 공원 근처 포켓스톱

▲ 이곳도 포켓스톱이다

▲ 이곳 역시 포켓스톱, 이 외에 박웅진 시비 비석도 포켓스톱이다


에어파크부터 호수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다. 평소 걸음이라면 30분도 채 안걸릴 시간이지만, 실시간으로 튀어나오는 여러 포켓몬이 걸음은 계속 더디게 만들었다.

잡은 피카츄는 총 31마리. 라이츄까지 진화시켜 도감을 채울만한 캔디는 충분했다. 정말 피카츄 둥지답게 무수히 많은 피카츄가 트레이너를 반기고 있다.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포켓몬은 잠시 외면하고, 피카츄만 노린다면 더 많은 캔디를 얻을 수 있음이 분명하다.

인벤 유저들의 제보에 의하면, 보라매 공원이 최초로 둥지가 된 날짜는 대략 1월 27일쯤. 해외에선 둥지가 약 2주 동안 유지된다고 알려졌다. 아마 다음 주면 피카츄 둥지가 다른 둥지로 바뀌거나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니 피카츄 애호가라면 늦지 않게 보라매 공원으로 향하는 것을 추천한다.

▲ 작은 피카츄가 더 귀엽다, 물론 전투력은...

▲ 귀가하며 들린 '광명 종합 운동장'

▲ 이 곳은 현재 '에레브 둥지'로 의심(?)될 정도로 많은 에레브를 만날 수 있다




※ 포켓몬 GO 인벤에서는 트레이너분들의 '둥지 정보'와 '포켓스톱 핫플레이스'에 대한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포켓스톱/둥지 정보 게시판에 제보 부탁드립니다. [포켓스톱/ 둥지 정보 게시판 -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