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또 다시 터진 콩두 컴퍼니의 SKT T1 프로게임단의 개인방송 잡음과, 이어진 팬들의 분노에 대한 내용입니다.

SKT T1 LoL 프로게임단 소속 프로게이머들의 개인방송이 타인에 의해 의도치 않게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죠. 프로게이머들이 두 번이나 피해를 보았다는 사실에 팬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반복적으로 발생한 문제 때문에 말입니다.

첫 번째 이슈는 지난 2월 6일, SKT T1 소속 프로게이머들이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개인방송을 진행했던 날 발생했습니다. 특히, 팬들은 '페이커' 이상혁의 개인방송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문제에 불편함을 넘어 분노를 느꼈습니다. 당시 개인방송은 콩두 컴퍼니와 함께 진행됐는데, 하루 동안 너무 많은 부정적인 이슈가 터져 나왔던 것이죠. 팬들과 선수의 직접 소통을 방해했던 통역사, 방송 재송출이라는 특수한 시스템 때문에 개인방송 화면과 채팅창 사이에 발생한 딜레이 등. 팬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에 콩두 컴퍼니는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과문에는 방송 재송출이 진행된 배경과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았던 SKT T1 소속 프로게이머와 팬들에게 사과의 말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문제가 됐던 부분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식을 줄 몰랐고, 더욱 거세지기만 했습니다.

다행히도 사건 이후에 진행됐던 개인방송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팬들은 평소 응원하던 프로게이머들이 개인방송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에 기뻐했습니다. '뱅' 배준식은 인벤과의 영상 인터뷰에서 팀원들 모두 개인방송을 즐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제 다시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약 한 달이 지난 7일,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이날 SKT T1 프로게이머의 개인방송에는 다시 콩두 컴퍼니가 참여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프로게이머 방송 별로 각기 다른 문제가 터져 나왔던 겁니다. 한 방송 화면은 글씨를 읽을 수 없을 만큼 화질이 나빴고, 다른 방송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경보음이 계속 들렸습니다. 게다가 프로게이머들은 시청자의 '도네이션' 문구를 직접 확인할 수 없어 불편함을 겪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런 방송들은 다음 날 경기 스케쥴이 예정됨에도 불구,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기도 했죠.

콩두 컴퍼니가 개입했던 두 번의 방송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팬들은 '당연히' 분노했습니다. 여전히 직접적인 소통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방송을 보기 힘들 정도로 장비 관련 이슈가 터져 나왔으니까요. 또한 개인방송 당일 오후 5시에 LoL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경기가 있는데도 개인방송의 시간이 강제되어있다는 점 역시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죠. 이를 두고 중국 플랫폼 동시 송출 관련 계약이 이 모든 문제의 중심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크게 터져나왔습니다.

한국 팬들만 분노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해외 커뮤니티에 SKT T1 개인방송에서 발생했던 문제에 대해 알려지면서 해외 팬들 역시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SKT T1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LoL 프로게임단인 만큼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그들의 반응을 본 한국 팬들은 더욱 분노했죠. '어느 누구도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 이가 없다'는 확신이 생겼던 겁니다. 누가 봐도 두 번 발생했던 개인방송 관련 이슈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사실 팬들은 콩두 컴퍼니의 방송 재송출 자체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들이 SKT T1 프로게이머의 개인방송에 참여하고 재송출하는 과정을 문제없이 소화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하지만 이처럼 이상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개인방송을 진행했던 프로게이머 당사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 팬들이 분노했던 겁니다.

두 번 진행됐던 콩두 컴퍼니의 SKT T1 개인방송 개입은, 어떤 상황에서도 선수가 최우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못한 실패작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첫 개인방송에서 '페이커'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에 대해 자신을 탓하는 발언을 하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SKT T1 프로게이머들이 보여줬던 당황하는 모습 역시 보는 이로 하여금 속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느끼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여러 번 강조해도 아깝지 않은 사실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e스포츠에서 프로게이머는 최우선시 되어야 마땅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SKT T1 프로게이머들은 올해만 두 번이나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즐거움을 느끼며 진행하고 있다는 개인방송에서 말입니다.

콩두 컴퍼니는 이번 일에 대해 정확한 피드백과 대책을 발표해야 할 것입니다. 어떠한 변명이나 두루뭉술한 해명도 필요치 않습니다. 이미 팬들은 좋아하는 프로게이머가 개인방송에서 느꼈던 불편함에 극도로 분노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개인방송 중에 프로게이머들이 피해받지 않고, 즐겁고 유쾌하게 방송을 진행할 수 있길 바랍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림 - 석준규 기자
본문 - 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