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VR 플랫폼이 나옴에 따라 VR 콘텐츠 역시 발맞춰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수는 여전히 적다. 재작년, VR이란게 한창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그때만해도 금방 VR 콘텐츠 혁명이 발생할 거라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지지부진한 걸까.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유니티 코리아의 오지현 차장이 금일(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VR 엑스포에 참가했다.

'가상현실에서 가상현실 구축하기'라는 제목의 이번 세션은 VR 콘텐츠 개발의 장애물과 그것을 없애고자 하는 유니티의 노력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됐다. 과연 VR 시장의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유니티의 비장의 한 수가 무엇일지 오지현 차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 유니티 코리아 오지현 차장



■ 유니티 에디터 VR, 개발자들이 왜 VR 에디터를 써야 할까?


어느덧 VR 콘텐츠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수는 적다. 간혹 VR 게임이 하나 나오면 여전히 화제가 된다. 그 이유는 뭘까. 유니티 코리아 오지현 차장은 그 이유에 대해 “유니티로 VR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건 쉽다. 개발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다”라며, 문제는 따로 있다고 말했다.

그 문제란 다름 아닌 모니터를 통해 VR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과 VR 기기를 쓰고 테스트할 때의 괴리감이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문제였다. 모니터는 결국 평면이기에 완벽하게 오브젝트를 배치했다고 해도 VR에서는 전혀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VR로 테스트해보고 다시 모니터로 수정해야 하는데 이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개발 기간이 늘어난다. 특히 모바일은 빌드가 느리기에 이런 작업을 반복하는데 더 시간이 든다. 결국, 이로 인해 VR 프로젝트는 개발이 오래 걸리고, 자연스레 많은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오지현 차장은 유니티의 새로운 기능인 유니티 에디터 VR(이하 에디터 VR)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디터 VR은 아직 개발 중이지만 VR 공간에서 직접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만큼, 개발과 테스트 때의 괴리감을 없앨 수 있다. 애초에 개발 공간 자체가 VR 공간이기 때문이다.

▲ 에디터 VR을 통해 VR 공간에서 오브젝트를 배치할 수 있다

에디터 VR을 쓰면 또 다른 장점도 있다. 단순히 VR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 말고 양손을 이용해 다양한 오브젝트를 배치, 조작하는 만큼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효율이 좋다. 이에 대해 오지현 차장은 "게임을 개발할 때 레벨 디자이너나 아티스트가 사용하면 작업 효율이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에디터 VR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얘기했다.

이러한 에디터 VR는 비단 유니티만 개발하고 있는 건 아니다. 언리얼 엔진 역시 에디터 VR에 관심을 갖고 개발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만간 완벽한 에디터 VR가 나오는 걸까. 오지현 차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현재 에디터 VR이 걸음마를 뗀 초창기 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는 보편화된 GUI와 마우스를 예로 들었다. 과거 제록스가 GUI와 마우스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후 MS와 애플을 통해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듯이 에디터 VR 또한 더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그로 인해 완성이 될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럼 완성된 에디터 VR은 어떤 형태가 될까. 그는 유니티의 '카르테 블랑시' 콘셉 영상을 보여주며, '카르테 블랑시'야말로 에디터 VR의 완성형이라고 말했다.




■ 유니티 에디터 VR, 어떻게 써야 할까?


에디터 VR의 미래에 대한 설명을 끝마친 오지현 차장은 이어서 에디터 VR의 사용법을 설명했다. 유니티에서 에디터 VR을 사용하기는 매우 쉽다. 에디터에서 VR 사용 항목에 체크만 하면 된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에디터 VR을 사용할 준비는 끝난다.

어떤 기기를 사용할지도 원하는 대로 고르면 된다. 유니티의 강점이 뭔가? 바로 강력한 멀티플랫폼 엔진이라는 점이다. HTC 바이브, 오큘러스 리프트는 기본이고 데이드림, 홀로렌즈, 삼성 기어 VR까지 호환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메이저 플랫폼 외에 지금도 수많은 VR 기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 기기들 역시 대부분 유니티 API를 지원해 플랫폼으로 인해 엔진을 바꿀 필요가 없다.

▲ 유니티는 생소한 VR 기기도 지원한다

기본적인 준비는 끝났다. 다음으로 직접 만드는 차례. 갑자기 허들이 높아진 거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유니티는 에셋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VR 콘텐츠 샘플과 가이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단 하나, 염두에 둘 게 있다면 VR 컨트롤러의 존재다.

오큘러스 터치와 바이브 컨트롤러처럼 VR 기기에 연동되는 다양한 컨트롤러의 경우 에셋 스토어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SDK를 받아서 적용해야 에디터 VR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컨트롤러에 대해 얘기하던 중 오지현 차장은 흥미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최근 동작 인식 기기인 립모션을 이용해 에디터 VR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립모션측에서 유니티용 SDK를 직접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는 정보였다.


지금까지는 VR에 대해 얘기했지만 그럼 AR은 어떨까. 오지현 차장은 "AR 역시 유니티 엔진이랑 잘 맞는다"라며, 대표적인 AR SDK인 Vuforia AR도 향후 유니티 엔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왜 VR 콘텐츠 개발이 느린지, 그걸 해결하기 위한 에디터 VR은 어떤 기능인지, 끝으로 유니티 엔진에서의 VR과 AR 사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친 오지현 차장은 MS의 AR 기기인 홀로렌즈를 시연하며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