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불쾌한 골짜기'효과란 어떤 뜻인가요?
▣ 용어 설명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란 정확히 말해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말합니다.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개념으로,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말한 '이질적인 불쾌함'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입니다.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는 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 경우, 인간과 같다고 느끼기보다는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불쾌한 골짜기 효과'라는 말을 사용했지요. 여기서 '골짜기'는 인간을 닮은 정도와 불쾌함의 그래프를 그릴 때 한순간 마치 깎아지는 벼랑처럼 불쾌함이 치솟는 영역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불쾌한 골짜기는 비단 '로봇 공학'에서만 쓰이는 용어가 아닙니다. 3D 영상화 기술이 발달하면서 굳이 로봇이 아니더라도 인위적으로 인간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똑같이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일으키게 되었지요.
물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D 영상이나 게임 등의 산업에서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기술력이 발전하던 시기였던 만큼, 인간과는 꽤 동떨어진 모양새를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불쾌한 골짜기'는 인간을 닮아갈수록 불쾌함이 커지는 것이 아닌, 어느 순간에 이르러 불쾌함이 극대화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누가 봐도 인간은 아니다 싶었으니 불쾌함은 크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인물의 묘사가 점점 진짜 인간과 가까워질수록 이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무언가가 인간과는 다르게 행동할 때, 혹은 인간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요. 대표적인 예로는 3D 애니메이션인 '폴라 익스프레스'와 '베오울프'가 있습니다. 개봉 당시 영화관을 방문했던 어린이들이 무섭다고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었지요.
VR 콘텐츠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이 '불쾌한 골짜기'는 중요한 고비이자 과제가 됩니다. 사실 어찌 되었건, 모니터를 통해 보는 것은 그렇게 큰 혐오감을 주지는 않습니다. '모니터'라는 장치부터가 '인간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강화하는 방어 기제가 되어주기 때문이죠. 아무리 사실적으로 만든다 해도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그다지 큰 불쾌함이 느껴지진 않거든요. 하지만 VR은 이를 완벽히 부정할 때 완성되는 개념입니다.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맞지만, 보는 이가 그렇지 않다고 느껴야 하니까요.
그러므로 더 세심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2005년에 들어 불쾌한 골짜기를 처음 논문으로 써냈단 '모리 마사히로'는 자신의 논문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불쾌한 골짜기라는 것을 그래프의 1봉우리와 2봉우리 사이의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죠. 여기서 1봉우리는 인간을 닮았으나, 인간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상태입니다. 모리 마사히로가 주장한 1봉우리의 예시는 '불상'이 있지요. 2봉우리는 인간과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는 구간입니다. 진짜 인간과 같은 것을요. VR에서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지 않게 하려면, 아예 첫 봉우리에 머물거나, 2봉우리를 완벽하게 이뤄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불쾌한 골짜기 효과'가 무조건 해결해야 할 과제거나, 문젯거리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불쾌한 골짜기를 노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죠. '좀비'의 경우 이 불쾌한 골짜기가 없었다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소재입니다. 인간과 닮았으나 전혀 인간 같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불쾌한 골짜기의 끝을 보여주니 말입니다.
어쩌면 몇 년 후엔, 불쾌한 골짜기가 그저 과거에 존재했던 개념 정도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기술은 끝을 모르고 발전하고 있으며, 언젠가 인간이 인간답게 보이기 위한 요소들이 모두 검증되고 밝혀진다면 불쾌한 골짜기에 휘둘릴 일도 없겠지요. 하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VR 착용 도중 조금 이상한 사람이 보여도 이해해 주세요. 아직 미완성 얼굴일 테니까요.
▣ 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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