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리마스터로 새롭게 태어난 스타크래프트 : 브루드 워(이하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내용입니다.

지난 3월 26일, 블리자드는 한국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I <3 StarCraft"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인 행사들과 달리, 이번 행사에서는 전부터 몇 가지 수상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원조 스타크래프트의 구매 버튼이 변화를 예고하는 저그의 변태 아이콘으로 변경되어 막혀 있었고, 1세대 스타크래프트 해설자인 엄재경 해설위원과 블리자드가 갑자기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갑작스레 마이크 모하임과의 기자 간담회가 예정되기도 했죠.

PC 게임을 즐긴 세대라면 모두가 다양한 추억을 가지고 있을 명작, 스타크래프트. 하지만 추억의 회상과 기술의 발전은 으레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습니다. 과거엔 화려하게 느껴졌던 화면은 이제 모자이크 효과를 준 듯 눈에 거슬리는 도트 그래픽으로 보이게 되고, 스타크래프트 이후 탄생한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에 의해 굳이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더라도 할 게임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어느덧 추억을 찾는 사람들이나 올드 매니아들만 찾는 게임이 되었고, 많은 유저들은 여전히 게임을 즐기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이 명작의 재탄생을 염원하곤 했습니다. 전작에 비해 너무나 '손맛'이 달라진 후속작에 만족스럽게 적응하지 못한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몇 년 동안이나 블리자드에게서 이에 대한 답변을 얻고자 했습니다. 수많은 발표가 쏟아져 나오는 블리즈컨에서도 항상 기대를 했고, 다양한 행사에서 중대 발표가 있을 때마다 귀를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떡밥을 쉽게 주지 않기도 하거니와, 발표된 것도 기대한 바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예외로 '꽤나 친절하게' 빵가루를 뿌려 둔 편이었지만, 여전히 깜짝 발표의 형식으로 리마스터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애를 태우던 올드 팬들에게, 리마스터를 비롯한 다양한 선물로 훌륭한 보답을 한 것입니다.

이번 리마스터 출시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고, 물론 부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단순히 그래픽을 조금 바꾼 뒤,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에게서 또 다시 구매를 유도한다는 것. 또한 스타크래프트 1에 다시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며, 스타크래프트 2는 여전히 소홀히 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 등입니다. 하지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다수의 팬들은 두 판을 벌리고 이번 발표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자사의 오래된 게임을 여전히 즐기는 올드 팬들을 홀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이를 많은 게임사들이 적극 본받아야 마땅하다고 칭송합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다시 만드는 '리메이크' 가 아닌, 원작의 손맛과 느낌을 그대로 두되 당시보다도 더욱 높아진 하드웨어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더 돋보인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한 이 손맛이 유지된다는 부분은 단순히 올드 팬들의 추억 만족이 아닌, 전설적이었던 e스포츠의 종목이 다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선수들도 손맛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하니 더욱 안심이 되는 부분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향한 열광적인 반응을 보며, 팬들은 새로운 희망을 가지기도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못지않은 최고 인기 프랜차이즈, 디아블로 2의 재탄생입니다. 과연 그 소망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올드 팬들의 인내를 존중하며 최고의 명작을 다시 부활시켜준 블리자드. 앞으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지나갈 행보를 기대하며, 어쩌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디아블로 2 리마스터 역시 조심스레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