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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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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어디 가지? #3] '진짜' VR 게임을 원한다면? 홍대 VRIZ PC Cafe

정재훈, 정수형 기자 (desk@inven.co.kr)

※ 'VR 어디 가지?'는 매주 목요일, 전국 방방곡곡의 VR 매장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VR. 쉽고 재미있게 체험해보고 싶으시다면 'VR 어디 가지?'를 참고해주시면 됩니다.

얼마 전, VR 전문 퍼블리셔인 'YJM 게임즈'와 PC 하드웨어 전문 업체인 '주연테크'가 손을 잡고 '주연 YJM'이라는 합작 회사를 설립했다. 사실 그리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닐 수도 있다. 기업들끼리 상호 이익을 위해 손을 잡고 새로운 법인을 만드는 것쯤이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밥 먹듯이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홍대 입구에 위치한 'VRIZ'의 운영 주체가 바로 이 '주연 YJM'이기 때문이다.

'VRIZ'는 다른 VR 체험존과는 조금 다른 목표를 잡고 만들어진 공간이다. 일반적인 'VR 체험존'의 경우 대부분 'VR'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요금제나 과금 방식, 운영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간 내부에 다양한 VR 어트랙션이나 기기를 들여다 놓는 디자인 자체는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VRIZ'는 체질적으로 이와 다르다. 'VRIZ'는 일반적인 'PC방'의 변형에 가깝다. 실제로 공간 대부분은 그냥 PC방일 뿐이다. 그러면서 VR을 즐길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사실 'VR 어디 가지?' 코너를 짜면서 'VRIZ'의 우선도는 상당히 낮았다. 누가 봐도 "아 여긴 VR 전용이구나"하는 장소에 먼저 눈길이 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VR 어디 가지?'의 목적은 첫 VR 체험을 위한 공간을 추천하는 것이니 말이다.


■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 그럴 줄 알고 지도 가져왔습니다


▲ 9번 출구로 나와서 쭈욱 직진

● 장소 정보

매장 이름: VRIZ PC Cafe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4-1 지하 2층
요금: 30분 10,000원, 1시간 18,000원
영업 시간: 24시간(VR 공간은 오후 3시 ~ 10시 제한 영업)
운영 주체: 주연 YJM



■ 솔직히 말해 외관은 그냥 동네 PC방


중제목에도 적었지만, VRIZ의 외관은 사실 그리 특별하지 않다. 다른 VR 체험존이 입구부터 HMD를 쓴 사람 사진을 걸어둔다거나, '환상의 체험을 하세요!'와 같은 과장된 슬로건을 걸어두는 것과는 다르다. 그저 담백한 동네 PC방에 가까운 모습이다. 솔직히 이름에 VR이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아무도 모를 정도다.

▲ 지하 2층에 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의 문이 열리면 상상도 못했던 광경이 펼쳐...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 내부 또한 보통 PC방과 다를 바가 없다. 음식 주문이 가능한 카운터, 요금 결제를 위한 POS 기기 까지. 그냥 PC방이다. 차이점이라면 입구 왼쪽을 차지하는 두 곳의 방과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VR 게임 중 하나인 'RAW DATA' 포스터뿐이다.

▲ 깜짝 놀랐던 1인용 PC 큐브... 그냥 DP용이다.

기본이 PC방인 만큼, 영업시간은 24시간이지만 VR이 목적이라면 시간을 잘 재야 한다. VR 공간은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제한적으로 영업하기 때문이다. 깜빡하고 그보다 먼저 가게 된다면? 열 걸음만 걸으면 일반 PC들이 늘어서 있으니 적당히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우리 또한 아무 생각 없이 오전에 갔다가 오후 세시가 될 때까지 손가락을 빨아야 했다.

▲ 이렇게 보면 그냥 PC방이랑 별로 다를게 없다.



■ 맛 한번 보자! 30분 끊고 고고!


오후 3시. 한동안 IT 관련 업무에 매진해있던 막내 기자 3호와 함께 다시 매장으로 향했다. '트릭아이 어드벤처'와 'VR SPACE'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막내 기자 1호, 2호는 이미 일정을 잡기 전부터 다른 일정으로 목요일을 가득 채워둔 상태였다. 꽤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VR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손사래를 치는 걸 보니 그냥 내가 싫은 것 같다.

하지만 막내 기자 3호에는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다. 강인한 멘탈과 게임력을 가진 남자 기자인데다, 출발도 전부터 "VR이라니 정말 기대되네요 ㅎㅎㅎ"라며 멋진 의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3D 멀미에 어지럼증에 대한 면역력이 제로에 가까웠던 1호, 2호에 비해 3호는 고수준의 덕력을 갖추고 있기에 3D 멀미에 대해서도 완벽한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다. 믿는다. 3호 기자.

▲ 단체 요금임을 감안하자. 생각보다 저렴한 편

방 안은 최대 5~6명 정도의 인원도 무리 없이 수용할만한 크기. 둘이 들어가기엔 좀 크다 싶은 공간이다. VRIZ의 고유한 성격은 이 '방'에서 나온다. 지금껏 다닌 다른 VR 체험존의 경우 각각의 체험 공간마다 다른 콘텐츠를 실행할 수 있고, 여러 콘텐츠를 즐기려면 꾸준히 HMD를 벗고 이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VRIZ는 놀이공원보다는 '노래방'과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단 방을 잡고 나면 움직일 일이 없다. 그냥 안에서 콘텐츠를 바꿔가며 플레이하면 그만이다. 준비된 콘텐츠는 모두 15종. 전부 다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게임들이다. 실제로 돈을 받고 개인 플레이어들에게 판매하는 제품들이라는 뜻이다. 대다수의 VR 체험존은 별도의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이용하거나, 혹은 딱 맞춘 플랫폼만을 사용한다. 이는 VR 체험존을 바라보는 사업적 마인드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 테다. 다른 VR 체험존들이 마치 '테마 파크'와 같은 형태로 VR 사업장을 꾸민다면, VRIZ는 완전히 PC방이나 노래방같은 국내에서 흔한 실내 놀이문화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콘텐츠는 모두 '스팀'으로 구동, HMD는 VIVE다.

방에 들어서자, 안내 요원이 함께 들어와 짧은 브리핑을 해 주었다. 15종의 게임이 각각 어떤 게임이고, 어떤 식으로 플레이해야 하는지 빠르게 설명해주는데, 진짜 엄청나게 빠르다.(프리스타일 랩인 줄 알았다) "좀 천천히 말씀하셔도 돼요"라고 하니 "그래도 빨리 해 보셔야죠"라는 대답과 함께 마저 설명을 이어갔다.

사실 이 단계에서 조금 걱정한 것이 안내요원이 계속해서 옆에 붙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VR 체험공간에서 이는 어느 정도 필요하면서도 상당히 불편한 점이다. 누군가 내 플레이를 계속 지켜본다는 것이 썩 좋은 기분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졌다면 안내요원은 곧 자리를 뜬다. 이후,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을 때 말하면 다시 와서 게임을 알려주고 자리를 뜬다. 다행이었다.

▲ 안내요원은 필요할 때만 들어온다.

가장 먼저 시작한 타이틀은 '스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RAW DATA'. 꽤 흔한 웨이브형 슈팅 게임이다. 막내 기자 3호는 의기를 다진 채 전장으로 향했고, 즐겁게 플레이했다. 좋은 평가를 받은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후 막내 기자 3호는 몇몇 타이틀에 더 도전했다. 수많은 이들이 플레이 중 실제로 넘어진다는 스키 게임, 그리고 굉-장히 어려웠던 '애리조나 선샤인'까지...

▲ 이때부터 조금 어지러워하기 시작했다.

막내 기자 3호는 초반의 박력에 부응하듯 어지럼증 하나 느끼지 않고 게임을 하나씩 주파했고, 슬슬 끝이 다가오자 "저 롤러코스터 한번 타보렵니다"라며 마지막 도전을 알렸다. 이 롤러코스터 체험은 내가 지금까지 수년간 지켜봐 온 그 어떤 VR 콘텐츠보다도 더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동된다. 보통 롤러코스터류는 4D 의자에 앉아 플레이하는 게 제맛인데, 아무래도 한 공간 안에 4D 의자까지 설치하기는 힘들다 보니 인위적인 방식으로 4D를 구현했다. 말 그대로 인위적이다. 무슨 말이냐고? 영상으로 보면 된다.

▲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4D 구현 방법...



■ 점수를 매기자면? - ★★★★☆ 4.5/5


VRIZ는 굉장히 좁고 한계가 뚜렷한 형태로 이뤄진 사업장이지만, 그러면서도 추구하는 바가 명확한 구조로 되어 있다. 지금까지 들러본 VR 체험존은 대부분 VR과 기존 게임 사업장을 접목하는 것보다는 VR을 소재로 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장이었다. VR을 주 소재로 쓰긴 하지만, 요금제나 즐기는 방식은 마치 '테마 파크'에 가까운 식으로 말이다.

▲ 방에 한번 들어가면 나올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VRIZ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가장 흡사한 형태를 꼽자면 역시 노래방. 안내요원이 간혹 들어와 도움을 주긴 하지만, 말 그대로 필요한 도움 수준에 그친다. 코스마다 스탭이 상주하는 구조보다는 확실히 부담이 적을 거다. 방문하는 입장에서나, 운영하는 입장에서나 말이다.

이런 의도는 내부를 구성하는 '콘텐츠'에서도 드러난다. 위에서 설명했듯 VRIZ에서 다루는 콘텐츠는 전부 '스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타이틀들이다. 요즘에야 스팀에 워낙 많은 타이틀이 입점하고 있기에 조금 퇴색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적어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팔아도 될 정도의 가치가 입증된 게임들이라는 뜻이다. 게임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는 다른 형태의 VR 체험존도 충분할지 모르지만, 진짜 VR로 제대로 된 게임을 해보고 싶다면 VRIZ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콘텐츠를 소개하는 메뉴얼도 준비되어 있다.

좋은 점수를 준 이유로 마지막 한 마디를 더 덧붙이자면, 착한 가격을 말하고 싶다. 한 시간에 18,000원이라는 가격은 얼핏 비싸 보이지만, 사실 그리 큰 비용은 아니다. 다른 곳에 비하면 훨씬 싼 가격이다. 게다가 같은 돈으로 1시간 동안 즐기기도 쉽지 않다. 반면 VRIZ는 한 시간 동안 몇 명이든 상관없이 똑같은 18,000원의 가격이면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체험 결과, 1시간 이용에 네 명 정도의 인원이면 부담 없이 즐기고 나오기에 딱 적당한 사이즈가 된다.

종합하자면, VRIZ는 VR 그 자체에 대해 어느 정도 개념이 잡혀 있고, 제대로 된 VR 게임을 즐겨보고 싶은 이들에게 가장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물론 VR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들이라 해도 꺼릴 것은 없다. 안내 요원이 굉장히 친절하게 하나하나 다 가르쳐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들르면 그만이다. 단지 '체험'을 위한 간단한 콘텐츠들로 구성된 체험존이 아닌, 진짜 VR 게임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다면? VRIZ가 답일 것이다.

▲ 재밌는데 왜 그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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