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디포게임즈 ⊙장르: 슈팅 액션 RPG
⊙플랫폼: 안드로이드 ⊙출시: 2017년 3월 30일


'슈팅 게임 좋아하세요?' 누군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단순한 조작법과 아슬아슬 탄막을 피해 가는 짜릿함, 시행착오를 거쳐 탄막의 패턴을 암기하며 숙련됨을 느끼는 묘미. 분명 매력적인 장르다. 그러나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무수한 탄막과 한 번 피격 시 격추되어 진입장벽이 높은 점, 결국엔 점수 경쟁으로 귀결되는 게임 콘텐츠에 마니아층을 제외한 유저들에게 인기가 시들해지는 장르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비행소녀'와 '비행기사단' 등 비행 슈팅 게임만을 만들어온 개발사 '디포게임즈'는 이러한 슈팅 게임에 질문을 던진다. '높은 진입 장벽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 '점수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게임에 이식한다면 어떨까?'. 그간의 시행착오, 노하우를 집대성했다는 에어로 스트라이크가 슈팅 게임 마니아층과 모바일 게임 유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을지 호기심에 게임을 설치했다.



슈팅 게임의 재해석 '성장 요소로 진입 장벽을 낮추다'


처음 시작한 게임 화면의 상단에는 기체의 체력 게이지가 있다. 흥미롭다. 비단 정통 슈팅 게임이라면 한 번 피격 시 격추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폭탄을 사용하거나 동체시력과 순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에어로 스트라이크는 기체를 육성할수록 피격 시 입는 대미지가 줄고 적을 빨리 처치할 수 있는 점. 확실히 정통 슈팅 게임이 아닌, 모바일 RPG라는 게임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익숙한 성장 시스템에 금방 적응할 수 있다. 강화를 통한 기체와 일종의 펫 개념인 드론을 강화하고, 만렙 5강화시 재료를 소모해 진화시키거나 동급 육성 단계의 기체와 합성해 다음 등급을 획득할 수 있다. 기체의 속성이 존재하고 같은 속성으로 조합한 편대가 받는 보너스,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과 3별 클리어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성장 요소가 많은 만큼, 재료를 획득할 수 있는 콘텐츠도 다양하다. 속성별로 기체의 진화에 필요한 재료를 획득할 수 있는 일일 전장, 기체에 장착할 수 있는 파일럿을 주는 레이드,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명예포인트를 지급하는 아레나, 캐시와 골드 소환권 등을 획득할 수 있는 에이스 모드 등이 있다. 모드별로 게임 방식이 다양해지니 좋았다. 체력이 많은 레이드 보스는 짧은 시간 많은 대미지를 주어야 하고, 아레나에서는 턴제 형식으로 다른 유저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편대의 육성이 중점인 게임. 난이도가 높다면 기체를 성장시킨 후 도전할 수 있다


▲ 강화, 레벨업, 개조, 장비 등 편대 육성 요소가 다양하다


▲ 기체의 속성에 따라 편대 조합 보너스를 얻을 수 있어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


▲ 성장 요소가 많은 만큼 재료를 구하기 위한 콘텐츠도 많다


모바일 게임의 양날의 검 자동과 소탕


탄막 패턴을 암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손이 빠르지 않아도 일정 정도 기체를 성장시키고 나면 스테이지를 자연스럽게 클리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권장 전투력을 만족시키면 자동 사냥으로도 3별 클리어가 가능했고 기체를 5성으로 만드는데 3일 정도가 걸렸다. 뽑기권에서 5성을 획득하지 못했음에도 꾸준히 플레이하면 기체와 드론을 진화시킬 수 있는 게임. 자동과 소탕만으로도 편대 육성이 가능한 점은 편리하다.

하지만 기체와 드론 성장이 주 목표인 게임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반복 작업이 필요하고 플레이 타임이 긴 편이다. 드론을 최대로 장착할 수 있는 계정 15레벨에 도달하기 위해 23,000 정도의 연료를 사용했고, 빠른 레벨업을 위해 소탕과 반복 전투를 계속했던 점이 아쉬웠다. 슈팅 게임에 숙련도를 높이고 싶거나,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을 선호하는 플레이어라면 최소한 보스 스테이지에서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지루함을 덜 수 있다. 만약 스테이지 중간에도 수동으로만 클리어할 수 있는 전장을 하나씩 넣었다면 지루함을 덜어주지 않았을까.

▲ 편대를 육성하기 위해 자동 사냥, 소탕을 반복한다


▲ 권장 전투력을 넘으면 자동으로 무난하게 클리어하니 굳이 조작할 필요가 있나 싶다


수동 조작 콘텐츠 마니아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기체의 육성에 초점을 맞춘 게임인 만큼 자동과 소탕을 반복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때문에 강력한 보스가 등장하거나 피격 시 거의 한 번에 죽게 되는 오리지널 룰을 적용한 콘텐츠를 준비한 듯하다. 물론 PC나 콘솔 버전 슈팅게임처럼 극악의 탄막 패턴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조작법이 한정적인 모바일 디바이스에 맞게 조정된 게임 난이도, 다양한 패턴으로 회피를 유도함으로 오리지널 슈팅 게임의 팬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느낌이 강했다.

랭킹전 모드는 어느 정도 육성이 된 기체로도 피격 시 큰 대미지를 입는 모드이다. 자동 스킬, 자동 조작이 가능하지만 정교한 플레이를 통해 오랫동안 살아남으며 적을 해치우고 높은 점수를 획득, 주간 랭킹을 통해 캐시 재화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서버 랭킹이 반영되기 때문에 오락실에서 최고 점수에 도달하여 랭킹 1위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겨 넣던 오리지널의 향수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잘 육성된 편대로 전투를 시작하면 빠른 시간 내 적을 처치하고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으니, 공들여 육성한 편대를 시험하기에도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 시련의 탑, 무한의 탑 등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에이스 모드에선 자동 조작이 불가능하다. 현재 전투력보다 높은 전장에서는 피격 시 거의 한 번에 격추된다.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등장하는 보스의 공격 패턴이 다양해지고 오랫동안 살아남으며 탄을 쏟아내는 적들이 등장, 어느 정도 숙련된 플레이가 요구되기 때문에 몰입해서 플레이할 수 있던 점이 좋았다.

극악 난이도의 콘텐츠가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탄막이 꽃잎 휘날리듯 흩뿌려지고, 거대한 벽이 다가오는 듯한 패턴으로 마니아층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정해진 시간에 적을 처치하고 점수를 획득, 주 단위로 보상을 받는 랭킹전


▲ 에이스 모드에선 자동 전투가 불가능, 직접 조종해 적을 물리쳐야 한다


▲ 극단적인 탄막은 나오지 않아 마니아층을 만족시키기엔 약간 부족하다


'초심자가 즐기기에 적합한 슈팅 게임'


편의성이 만족스러운 게임이다. 수동으로 플레이할 시 일정 시간 손을 떼고 있으면 게임 플레이가 슬로우 모션으로 진행된다. 잠시 용무가 생겨 화면에서 손을 놓았을 때도 게임 진행에 있어 불이익이 없도록 디테일한 부분도 신경 썼다. 수동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에도 자동 스킬 사용 버튼을 활성화시켜 한 손으로, 오로지 기체의 이동에만 집중해 플레이할 수 있는 점이 슈팅 게임 초보자도 쉽게 입문할 수 있게 한다.

슈팅 게임임에도 가상 패드가 지원되지 않는 점은 의문이다. 손으로 조작할 시 정해진 속도로 이동하는 가상패드가 아니기 때문에 순식간에 탄막을 피할 수 있었다. 게임 설정으로 가상 패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슈팅 게임의 조작감을 느끼고 싶은 유저들을 배려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초창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슈팅 게임들은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경쟁하고, 더 높은 점수를 얻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반면 에어로 스트라이크는 편대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누구든 꾸준히 플레이하면 모든 콘텐츠를 클리어할 수 있는 게임이라 말하고 싶다.

자동 사냥의 반복, 지루한 패턴에 매몰될 수 있다는 모바일 RPG의 한계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뽑기 시스템과 별이 달려 있는 기체들도 익숙하다. 하지만 초보자도 천천히 숙련도를 높여가며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과, 편대를 육성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슈팅 게임을 좋아하지만 어려워서 플레이하기 꺼렸던 유저들에게 이 게임을 추천하고 싶다.

▲ 디테일한 편의성에 신경 쓴 슈팅 게임.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