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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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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긍정의 힘으로 날아오르다! '완성형 프로토스' 김대엽

이시훈(Maloo@inven.co.kr)
'긍정'은 위대한 힘을 갖고 있다. 단 한 번의 실패로 주저앉아 세상을 원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수많은 아픔과 시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긍정의 힘으로 스스로 강해지는 사람도 있다. 10년 동안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김대엽이 그중 한 명이다.

2008년에 데뷔한 김대엽은 프로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개인 리그와 유독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회사원'이었다. 그렇지만 김대엽은 회사원처럼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10년의 세월은 김대엽을 강철처럼 강하게 만들어줬다.

오랜 세월 동안 결실을 맛보진 못했지만, 김대엽은 실패를 밑거름 삼아 더 멀리 도약하고,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드디어 결실을 이뤘다. 김대엽은 3월에만 IEM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 2017 GSL 시즌1 우승을 기록하며 201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스타2 리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팬들이 김대엽에게 걸고 있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당당하게 우승자의 행보를 걷고 있는 김대엽. 그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Q. 오랜 도전 끝에 개인 리그에서 처음으로 우승했습니다. 당시 기분이 어땠나요?

개인 리그에서 우승하면 너무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우승하니까 "뭐지? 내가 정말 우승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개인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즐겁게 게임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그동안 만족스럽게 프로게이머 생활을 해서 크게 울컥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Q. 만족스럽게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부모님께서 항상 성적을 내는 것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말씀하세요. 그래서 지더라고 크게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그동안 개인 리그와 인연이 없었는데, 3월에만 IEM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과 GSL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IEM 월드 챔피언십은 무조건 제가 우승할 줄 알았어요. 아쉽게 우승을 태양이에게 내줬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고,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후회가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금방 떨쳐내고 4강전 김동원 선수와의 경기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결과가 잘 나왔죠.



Q. 이번 GSL 결승전은 팬들 사이에서 '콩라인' 대결로 불렸는데, 부담감은 없었나요?

사실 그런 이미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오히려 윤수를 이기고 나서 많이 미안하더라고요. 얼마나 상심이 크겠어요. 평소에 친해서 연락을 자주 하는 사이인데 결승전이 끝나고 연락을 하기 어려웠어요. 결국, 먼저 연락을 했는데 윤수가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잘 받아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Q. 최근 프로토스 선수들의 성적이 좋아서 소위 '프사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김대엽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제가 스타크래프트2를 처음 할 때부터 '프사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워낙 많이 들어서 "네 맞아요. 프로토스 세요."라고 대답하며 체념하게 됐어요(웃음). 하지만, 래더 최상위권은 여전히 테란과 저그가 꽉 잡고 있어요. 프로토스가 사기처럼 보이는 이유는 프로토스가 이길 때 워낙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처럼 보여서 그래요. 팬분들은 사도와 불사조가 너무 좋고, 불멸자는 잘 안 죽는다고 생각하세요. 프로토스를 하는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아파요. 사실 프로게이머가 그 유닛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거든요. 유닛이 사기가 아니라 선수가 사기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Q. 김대엽 선수는 항상 밝은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프로게이머 중에서 가장 긍정적이신 것 같아요.

신인 때는 그렇지 못했어요. 데뷔전 졌을 때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팀이 1:2로 밀리고 있을 때 제가 출전했는데, 제가 지는 바람에 팀이 졌어요. 그때 숙소에서 펑펑 울었어요. 지는 것을 정말 싫어했죠. 그런데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생각이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주변에서 지고 좌절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좌절하고 우울해하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어요. 그렇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하다 보니 결과도 잘 나왔어요.


Q. 패배에 쉽게 좌절하는 선수들에게 조언의 말을 한다면?

경기에서 졌을 때, 좌절하기보다는 "상대 선수가 나를 이기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지고 너무 상심하지 말았으면 해요. 저도 신인 때는 지고 나서 상심을 많이 했지만, 상심한다고 도움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빨리 떨쳐내고 앞으로 경기가 계속 있기 때문에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이겨내면 됩니다.


Q. 개인리그와 인연이 없을 때는 프로리그만 잘한다고 해서 '회사원'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습니다. 당시에 개인리그보다 프로리그에 더 집중하셨나요?

팀이 있는 이유가 프로리그가 있기 때문이라서 프로리그에 초점을 두고 연습을 했어요. kt 롤스터 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프로리그를 더 중요시했을 거예요. 하지만 선수들 입장은 반대였죠. 다들 개인리그에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프로리그뿐만 아니라 개인리그 준비도 열심히 했어요. 팀에서도 개인리그 준비를 많이 하라고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하지만, 이상하게 개인리그만 가면 경기가 잘 안 풀렸어요. 그 점에 대해서 팬들이 많이 아쉬워했죠. 저 역시 많이 아쉬웠어요.



Q. 이제 해외 팀 소속 선수가 됐습니다. kt 롤스터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kt 롤스터 소속이었을 때는 팀에서 모든 것을 챙겨줬기 때문에 정해진 대로 생활했어요. 지금은 정말 자유로워요. 나가고 싶은 대회도 마음대로 나갈 수 있어요.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스플라이스 팀의 매니저가 해외에서 근무하지만, 스카이프로 항상 저와 연락하면서 잘 챙겨줘요. 정말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어요. 해외 팀 소속이 돼서 힘든 점이 있다면 밥을 챙겨 먹는 것이 가장 힘들더라고요.

경기력은 kt 롤스터 때보다 더 오른 것 같아요. 저는 팀이 해체됐을 때, 선수들이 연습을 열심히 안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들 래더를 열심히 하면서 더 많은 노력을 하더라고요. 선수들의 열정을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저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들 열심히 준비하기 때문에, 경기 당일 컨디션이 정말 중요해졌죠.


Q. 최근 스타크래프트2 개인 리그가 많아졌습니다. 대회가 늘어나서 준비하기 힘들지 않나요?

GSL이 있는 상황에서 SSL과 VSL이 생겼는데, 대회가 많아져서 너무 기뻐요. 대회가 많아야 선수들이 더 많은 동기부여를 느끼고 열심히 하거든요. 힘들기보다는 게임할 맛을 느끼면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Q.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처음에는 팬들의 기억에 남는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지고 하니까 오히려 목표와 멀어지더라고요. 마음을 비우고 즐기면서 한 경기씩 치르다 보니 경기력도 좋아지고 우승까지 하게 됐어요. 팬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가 경기를 지더라도 즐겁고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언제나 즐기면서 게임을 하는 것이 목표예요. 계속 편하게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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